Game of Sword Castle RAW novel - Chapter 174
174화.
“서, 설마 그 울프독 자르엔?”
“아는 사람입니까?”
찬성은 당연히 처음 듣는 이름이었다.
그 때문에 설명은 자연히 레오나 앱솔의 입을 빌려서 들어야 했다.
그녀는 잔뜩 긴장한 눈빛으로 살짝 떨면서 힘겹게 입을 열었다.
“울프독 자르엔… 자르엔 하운드의 핵심 간부 중 한 명이에요. 그의 손에 죽은 우리 라이오넬 가드만 여럿. 그래서 우리는 저자를 ‘사자 살인자’라고 부르죠. 서, 설마 이곳에 있을 줄은…….”
“즉… 강하다는 거군요.”
강적이라는 레오나 앱솔의 말에 찬성의 눈이 빛을 냈다.
100 대 2 전투를 했을 때부터 이 퀘스트 라인의 전투는 만만치 않을 거라 이미 예상을 한 상태.
예상한 대로 강적이 나오니 가슴이 뛰기 시작한 것이다.
“하! 겸손도 하셔라. 오히려 레오나 앱솔 님과 거기 검성분이야말로 저희에게 공포의 존재지요. 저희 대원 100명을 단둘이서 전멸시키고, 거기에다가 저기 검성님은 저희 핵심 시설인 물류 창고를 개박살 내신 분이시잖습니까.”
‘아… 그게 연동되는구나!’
“(소곤)찬성 님, 여긴 적의 영지이니, 이대론 위험해요. 그냥 싸울 게 아니라 방법을 바꿔야 할 것 같아요.”
자신이 물류 창고에서 난리 부린 것이 스토리에 적용된 것에 감탄하던 차.
레오나 앱솔이 조용히 자신에게 말을 걸어왔다.
찬성은 눈앞의 울프독 자르엔과 이야기하는 척을 하면서 고개를 끄덕이곤 그녀의 말에 긍정했다.
“(소곤)그러면 우리 둘 중 한 명이 여기 남아서 저들을 상대하고, 한 명이 저 배를 터뜨리는 걸로… 그리고 각자 도망쳐서 앱솔 공작가에서 보는 걸로 해요.”
[퀘스트:레오나 앱솔(3-5) 선택]세금 운송선을 폭파하기 위한 작전을 시작하려던 찰나, 자르엔 백작가 놈들이 우리의 뒤에 나타나서 방해를 한다.
상황이 여의치 않아서 레오나 앱솔은 당신에게 임무를 분담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선택 조건:
1.내가 남아 싸우고, 레오나 앱솔에게 배를 폭파시키라고 한다.
2.레오나 앱솔을 이곳에 남겨 싸우게 하고, 내가 배를 폭파시킨다.
‘고민할 가치가 없네.’
[시스템-‘1번(내가 남아 싸우고, 레오나 앱솔에게 배를 폭파시키라고 한다.)’을 선택하셨습니다.]1초의 고민도 없이 자신이 전투를 한다는 선택을 하는 찬성이었다.
선택지를 고르자 레오나 앱솔은 무언가 각오한 얼굴로 찬성에게 말했다.
“너무 무리는 하지 말아 주세요.”
“레오나 아가씨야말로 몸조심하세요. 저는 죽거나 잡혀도 고작해야 모험가 나부랭이지만, 아가씨는 잡히면 귀족 가문 간의 문제가 되니까요.”
“그렇네요. 생각해 보면 전에는 왜 굳이 무모하게 싸운 건지 이해가 안 가네요. 후훗.”
“전에는 우연히 걸렸고, 도망치기도 힘들어서 싸울 수밖에 없었지만 지금은 따로 해야 할 일도 있고…….”
찬성이 말하자 세금 운송선을 바라보는 레오나 앱솔. 그래, 이번엔 반드시 해야 할 목적이 있다.
저 배를 터뜨리고 무사히 도망쳐서 이곳 수안 영지에 왕국의 시선을 끌어 놈들의 횡령을 막아야 한다는 목적이!
“부디 무운을……! 꼭 살아서 세이온에서 만나요.”
“예.”
[시스템-퀘스트가 갱신되었습니다.] [퀘스트:레오나 앱솔(3-6) 내가 남아서 싸운다]…선택은 정해졌고, 내 일은 이제 그녀가 일을 마칠 때까지 싸우다가 도망치는 것이다.
조건:세금 운송선이 파괴될 때까지 버티고, 무사히 수안 영지를 떠나기
다시금 갱신된 퀘스트. 드디어 본격적인 이번 퀘스트의 피날레가 시작된다.
“작별 인사는 이제 다 나누셨습니까? 좀 더 느긋하게 나누셔도 괜찮습니다. 어차피 시간 끌면 좋은 건 저희인지라.”
왜 가만히 있나 싶었는데, 홈 어드밴티지를 적극적으로 어필하는 울프독 자르엔.
그의 말에 찬성은 더 이상 할 말이 없다는 듯 앞으로 걸어 나가며 검을 뽑아 들었다.
“으으음, 저희가 얕보여서 그런 건지. 뭐… 100명이나 둘이서 참살하셨으니 저희가 꽤 얕보일 만하긴 합니다만, 저는 상당히 다를 겁니다.”
[Lv.40 울프독 자르엔(보스 몬스터)]클래스:자르엔 울프
생명력:100퍼센트
보유 스킬:암부의 늑대, 이름 없는 명예, 흑암검(黑暗劍)
‘자르엔 울프? 일반 자르엔 하운드랑은 다르다는 의미인가? 그보다 무기가 안 보이네?’
앞으로 나온 울프독 자르엔도 허리에서 무기를 뽑는 모션을 취했다.
어둠 속에 숨겨져서 그런지 자루를 제외하고는 양손에 든 무기의 형태가 보이지 않았다.
‘보자. 정보에 보면… 흑암검이 아마 저거 효과이려나?’
“검성은 제가 맡겠습니다. 다른 대원들은 레오나 앱솔을 가능한 한 생포하세요. 만만치 않은 상대라 생각되면 죽여도 좋습니다. 시신으로 앱솔 공작과 거래해도 좋으니까요.”
그의 말에 주변에 있던 자르엔 하운드들이 움직였다.
싸움은 이미 시작된 거나 마찬가지. 선수(先手)는 레오나 앱솔로부터 시작되었다.
어둠 속에서 황금의 아우라가 빛나면서 레오나 앱솔은 울프독 자르엔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용맹의 빛!”
“큭! 눈이!”
“젠장! 이 정도로 눈이 부실 줄이야!”
‘오! 이런 것도 구현했어?’
달빛만 비추는 어두운 밤.
갑작스럽게 번쩍하는 레오나 앱솔의 섬광은 어둠에 익숙한 자르엔 하운드들의 눈에 강렬한 데미지를 가했다.
덕분에 빠른 속도로 접근하던 자르엔 하운드들이 한순간 휘청거렸다.
“찬성 님! 그럼 뒤를 부탁합니다!”
“흐으음… 속닥거리는 게 뭔가 했더니, 별개 행동을 하기로 했군요. 하긴 저 아가씨는 잡히면 문제가 크니 현명한 선택지입니다.”
유일하게 멀쩡한 것은 울프독 자르엔.
하나 그는 이미 찬성과 교전을 하고 있기에 그저 혼란스러워하는 부하들과 이미 물로 도망치는 레오나 앱솔을 지켜보는 수밖에 없었다.
“제기랄! 쫓아!”
“쫓아라!”
간신히 시각을 회복한 자르엔 하운드들은 열심히 쫓기 시작했고, 이 부둣가에 남은 건 찬성과 울프독 자르엔뿐이었다.
그리고 찬성은 검을 뽑은 채로 울프독 자르엔을 경계하였다.
그런데.
‘근데 저거, 무기가 안 보여?’
방금 ‘용맹의 빛’이 번쩍하는 순간 안력을 집중해서 어둠 속에서 보이지 않던 울프독 자르엔의 무기를 보려고 했는데, 빛을 받았음에도 무기의 형태가 전혀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흑암검이라는 것의 효과인가? 대체 뭘로 보이지 않는 거야? 흐음…….’
“안 들어오십니까? 시간 끌면 계속 지원이 와서, 저는 좋습니다만? 이번엔 100명보단 많을 겁니다. 아, 혹시 지금 비겁하다는 생각을 하셨나요? 아쉽지만 저는 명예니 정정당당 같은 거 따지는 입장이 아니라서요.”
능글맞게 말하면서 여유를 부리는 울프독 자르엔.
쓸데없이 목소리는 간드러지면서도 우아한 게, 여성들을 많이 울릴 것 같은 스타일이었다.
아무튼 찬성으로선 지금 선택할 수 있는 건 오직 싸우는 것뿐.
굳이 고민하지 않고 앞으로 달려 나갔다.
“질주!”
“드디어 오시는군요. 근데 어쩌죠? 저는 그렇게… 명예롭게 싸우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요!”
스슷!
허공을 향해 무언가 휘두르는 울프독 자르엔.
찬성은 안력을 집중해서 그 무언가를 밝혀내려 하지만 전혀 보이지 않았다.
오직 들리는 것은 아주 미세한 소리뿐. 일단 그것만으로 찬성은 검을 휘둘러서 날아오는 것을 쳐 내고자 했다. 하지만…….
푹! 챙!
[시스템-울프독 자르엔의 공격으로 67의 데미지를 입었습니다.] [시스템-울프독 자르엔의 공격으로 0의 데미지(완전 방어)를 입었습니다.]하나는 맞고 하나는 간신히 쳐 내는 그였다.
저 울프독 자르엔이 들고 있는 ‘것’이 뭔지 몰라도 보이지도 않고, 들리지도 않는 무언가를 날려 대니 참 난감했다.
물론, 난감한 것과 흥미로운 것은 별개였다.
‘이거 참……! 재미있네.’
“호오? 설마 ‘흑암검’을 막아 낼 줄이야. 놀랍군요. 역시 검성이십니다.”
‘아니, 이건 진짜 나 아니면 아무도 못 막을 것 같은데.’
하나를 막은 것도 찬성이라서 가능한 수준이다.
뭘 날리는 건지 몰라도 소리도 거의 안 들리고 형태도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차라리 상대의 자세를 보고 위치를 특정하려 했으나, 이 어두운 환경에서 놈은 어두운 색 옷에 망토로 몸까지 가리고 있어서 파악하기 어려웠다.
‘이러면 결국 최대한 보법으로 움직여서……! 달라붙는다!’
“하핫! 화가 나셨나요? 하지만 저는 아까도 말했지만 그리 명예롭지 않습… 니다!”
스슷!
또다시 미세한 소리와 함께 날아오는 공격.
심지어 울프독 자르엔은 이젠 뒤로 물러나서 거리를 더더욱 벌리려고 했다.
‘발걸음도 빠르네. 무장이 가벼워서 그런가? 그러면…….’
조급해하지 말고 조금씩 안전하게 거리를 좁히자.
생각을 정한 찬성은 골목으로 파고들면서 적이 날리는 공격을 피했다.
쳐 내는 건 어려워도 상대가 공격하는 움직임을 보는 건 충분했기에 그것에 맞춰서 아예 공격받을 때는 엄폐물을 이용하고자 한 것이었다.
“오? 숨는 건가요? 하지만…….”
‘바람 소리가… 휘어?’
휘익……! 챙강!
아주 미세하게 날아오는 ‘그것’의 궤도가 휘는 것을 들은 찬성은 검을 들어서 골목으로 들어오는 연장선에 끼워 넣었다.
‘추적 기능 같은 건가? 역시 판타지!’
‘판타지라고 다 그런 거 아니야!’
‘…찬성 님, 판타지는 만능이 아니에요.’
‘그냥 평범한 호밍 기능이잖아요.’
‘아니, 첨단 기기도 없는데 쓰는 거니 판타지 맞는 것 같은데…….’
파티원들의 태클이 들려오는 것 같은 기분이 든 찬성은 다시 집중력을 발휘해서 저 울프독 자르엔을 바라보았다.
“후후훗…….”
골목에 숨어든 찬성을 비웃기라도 하듯, 잠시 공격을 멈추고 손가락을 까딱까딱 움직이면서 웃음소리를 흘렸다.
‘날 얕보고 있어?’
보통 사람을 초월하는 청각에 울프독 자르엔의 웃음소리는 분명하게 들렸고, 찬성의 승부욕은 한 번 더 점화되었다.
‘그래, 어디 해보자 이거지?’
찬성의 눈빛이 한 번 더 변하고, 그의 기백이 공기를 짓눌렀다.
찬성은 골목에서 뛰쳐나가서 상대에게 빠르게 달려들었다.
“슬슬 조급해지시나 봅니다? 하핫.”
프로그래밍된 대로 여유 있게 웃으면서 찬성을 맞이하는 울프독 자르엔.
하나 만약 그가 사람이었다면 적지 않게 당혹스러웠을 것이다.
공기를 짓누르는 기백과 함께 전해져 오는 살의(殺意)는 진심이었기 때문이다.
“흡! 흡흡!”
“…스으. …흡!”
다시금 어둠 속에서 무언가를 날리는 울프독 자르엔.
이번에 찬성은 굳이 그것을 막으려 하지 않고, 몸을 낮추고 바람을 타고 달리며 날아오는 공격을…
…회피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