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of Sword Castle RAW novel - Chapter 176
176화.
[시스템-퀘스트가 갱신되었습니다.] [퀘스트:레오나 앱솔(3-7) 탈출 성공]당신은 배가 폭파하는 것을 보았고, 수안 영지에서 치열하게 격전을 벌인 끝에 탈출에 성공했다. 이제 앱솔 공작가로 돌아가자.
조건:‘세이온’의 앱솔 공작가로 돌아가서 레오나 앱솔과 합류.
“휴우~ 이 퀘스트 라인은 이걸로 끝인가? 그러면 후딱 돌아가야지.”
찬성은 곧바로 귀환 스크롤을 찢었다.
덕분에 단숨에 ‘세이온’에 있는 앱솔 공작가에게 받은 저택의 방으로 이동할 수 있었다.
“보자. 레오나 아가씨가 어디에 있으려나?”
찬성은 앱솔 공작가의 저택을 돌아다니면서 레오나 앱솔을 찾았다.
그러다 미니 맵을 보고 드디어 그녀의 위치를 확인하는데…….
‘설마 저택 입구에 있을 줄이야. 나도 이제 가신인데 안으로 들어오시지.’
“찬성 님! 무사하셨군요!”
“예. 덕분에 무사했습니다. 레오나 아가씨는 어떠셨습니까?”
“찬성 님이 시선을 끌어 줘서 아주 시원하게 날려 버릴 수 있었어요! 오호호호홋!”
정말 기쁜 건지 레오나 앱솔의 하이 톤 웃음소리는 오늘따라 더욱 흥겨워 보였다.
그녀는 정말 기분 좋다는 듯 가슴을 펴면서 찬성에게 활기차게 말했다.
“이걸로 그 망할 자르엔 백작 놈들이 세금을 횡령하는 걸 막았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뭉클한 거 있죠?”
“근데 배는 완전히 침몰시킨 겁니까?”
“예. 주신 그 물약, 성능이 아주 좋더라고요. 후후후! 배에 구멍이 엄청나게 크게 나서!”
마치 어린아이처럼 신이 나서 이야기하는 레오나 앱솔.
숙적을 무찔렀다는 것보다 왕국의 재정을 어지럽히는 악당, 자르엔 백작가를 엿 먹인 것이 엄청 기쁜 것이리라.
“저는 바로 오라버니에게 보고를 하러 올라갈게요. 그런데… 이번 일은 워낙 비밀 작전스러운 거라 제대로 된 포상을 받지 못할 수 있어요.”
‘옳은 일이어도 엄연히 테러 행위이니 대놓고 공표할 순 없겠지.’
“물론 그렇더라도 제가 개인 사재를 들여서라도 반드시 보상해 드릴 테니 크게 걱정하지 마세요.”
“아뇨. 그러실 것까진 없습니다. 옳은 일을 하는데, 더구나 이미 많이 받기도 했고…….”
“세상에……!”
[시스템-‘레오나 앱솔’의 호감도가 상승합니다.]찬성이 겸허하게 사양하는 스탠스를 취하자 또다시 레오나 앱솔의 호감도가 상승했다.
목숨을 건 위험을 넘어왔는데 보상을 더 요구하지 않고 겸허한 태도를 취하니 감동할뿐더러…….
[시스템-‘레오나 앱솔’의 당신에 대한 호감 상태가 ‘곁에 있고 싶어지는 사람’으로 상승합니다.]그녀가 이상적이라 생각한 ‘기사’의 태도를 가지고 있어서 호감도 단계가 하나 더 올라가 버린 것이었다.
“아~! 이제야 알 것 같네요. 찬성 님이 제가 일하는 노예 수용소로 오신 이유를! 모두 저와 당신을 만나게 하고자 하는 신들의 인도였군요.”
“그런 거… 같네요.”
“후후훗, 아무튼 마음 같아서는 축하연을 열어서 한잔 마시고 싶지만,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되었네요! 이제부터 자르엔 백작가를 정치적으로 압박할 준비를 해야 해서 시간 여유가 없을 것 같아요.”
“예.”
“그래도 겨, 결국 전 기사니까요. 보고하고 자료만 만들어 주면 되는 거라 금방 끝날 거예요. 그, 그러니 일 마치면 이번엔… 걱정 없이 ‘세이온’에 맛있는 거 먹으러 가요. 어떤가요……?”
얼굴이 살짝 붉게 달아오른 레오나 앱솔은 부끄러움을 이겨 내면서 말을 이었다.
찬성에게 일 마치고 난 뒤 다시 만나자는 약속을 신청한 것이다.
“물론이죠. 언제든 가능합니다. 아, 그, 시간이라도 잡을까요?”
“아뇨, 아뇨! 일단은 지금 해야 할 일이 언제 끝날지 몰라서. 정보부랑 기사단, 오라버니에게 설명하는 일이 언제 끝날지 모르니 제가, 제가 찾아갈게요. 그러니! 나, 나중에 봐요!”
[시스템-‘레오나 앱솔(3)’ 퀘스트를 클리어하셨습니다.] [퀘스트 보상]대량의 경험치(약 31퍼센트), 대량의 앱솔 공작가 평판
[시스템-‘앱솔 공작가’의 평판이 2단계가 되었습니다.]‘다른 보상은 없지만 그래도 경험치를 많이 주네. 아마 스토리상으로 테러 작전이라 그런가?’
34레벨로 레벨 업 하고 난 뒤에 준 경험치임에도 이전 퀘스트 완료 경험치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다.
생각보다 보상이 후해서 나름 만족스러운 찬성이었다.
‘아~ 다음 퀘스트가 기대되는데. 나중에 찾아온다고 하니 기다려야 하려나?’
찬성은 고개를 갸웃하면서 레오나 앱솔이 떠나간 곳을 바라보았다.
전반적으로 게임에 대한 만족도가 한층 더 올라간 기분이었다.
‘어려운 난이도의 전투도 재미있지만, 퀘스트 스토리도 좋네. 특히 저 레오나 아가씨랑 같이 다니고 대화하면서 진행하는 게… 으음… 으으음…….’
레오나 앱솔에 대한 감상을 이야기하려 하자 갑자기 말문이 막히고 가슴속이 근질거리는 요상한 기분이 드는 찬성.
설마 자신이 NPC에게 호감을 가진 것인가?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어어… 그건 좀 아니지 않나. 아니, 그, 리얼하다곤 하지만 게임 NPC고… 물론 매력적이긴 한데… 어어어… 으으음…….’
난생처음 해 보는 게임에서 느껴 보는 이 미묘한 감정에 찬성은 머리를 긁적이며 혼란에 빠졌다.
[시스템-오늘의 플레이 시간이 약 30분 남았습니다.]‘…아! 시간! 맞다! 그러고 보면 날을 넘길 각오했었는데, 빨리 다녀왔었지. 이럴 때가 아니지. 어, 얼른 할 수 있는 일퀘나 하자!’
생각보다 빨리 퀘스트가 끝나서 날을 넘길 필요가 없어졌다.
그러니 일찍 자고 내일 다시 게임해야겠다고 생각한 찬성은 오늘의 타임 30분을 알차게 쓰기 위해서 몸을 움직였다.
***
30분 뒤.
밤 12시가 지나 날짜가 바뀐 시간.
건강한 생활 그 자체인 찬성은 12시가 되기 전에 게임을 마치고 나와서 곧바로 씻고 잠자리로 향했다.
“그럼 저 잘게요. 누님도 너무 늦게까지 깨어 있지 마시고 주무세요.”
“나는 이제 시작이란다. 아! 그리고 지금 다들 34레벨 찍었으니까! 내일은 다 같이 퀘스트 라인 할 거야.”
“예이~”
자러 가는 찬성에게 중요 사항을 알려 준 민희의 밤은 이제 시작이었다.
영상 편집, 인코딩, 정보 수집, 게임 내 소식과 정보 등등… 해야 할 일이 산더미였다.
“흐으음, 정말이지 하루 소식 챙겨 보는 것도 일이네. 하긴 월드 서버니까 그럴 수밖에 없겠지.”
찬성의 너튜브 채널의 성장세는 다른 화제들과 업로드가 중지된 상태라서 잠시 주춤한 상태였다.
[찬성 검가-구독자 94,411명]‘으음… 10만 갈 것 같았는데 아쉽네. 망할 포트리스 자식! 지금이 한창 영상 올리면서 피치 올려야 하는 때인데… 씁!’
혀를 차면서 포트리스의 개지랄을 한탄하는 민희.
자신들의 흔적과 행적을 노출시키지 않기 위해서 영상을 올리지 않고 있어서 답답할 노릇이었다.
“…이렇게 쩌는데 말이지. 하아~”
민희는 이미 완성된 무역 창고의 네임드 격파 영상과 레오나 앱솔과의 협동으로 2 대 100을 격파하는 영상을 보았다.
이걸 올리지 못한 게 아쉬울 지경이었다.
“에휴~ 뭐, 내일… 아니, 이제 오늘이네. 오늘만 물류 창고 돌면 이제 세트 템 안 맞춰진 사람들 위주로 아이템 테이블 맞춰서 보스만 썰면 되니까.”
그때부터 다시 영상을 올리자고 생각하며 민희는 오늘 자 찬성의 플레이 영상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일단 같이 플레이한 부분은 대강 알고 있으니 넘어가고, 이번에도 볼 곳은 주로 찬성이 혼자 플레이한 파트였다.
“보자… 으으음…….”
『이건 어때요?』
『오… 이것도 신기하네요.』
“흐으으음, 점점 진심으로 몰입해 가는 것 같은데… 후우~ 건질 게 없어 보이네.”
거의 대부분 레오나 앱솔과 꽁냥거리면서 수안 영지를 돌아다니는 찬성의 모습만 나오고 있었다.
그러다가 한 곳에서 잠시 멈추는 민희.
그것은 붉은 로브를 입은 ‘살덩이는나약하다’가 기계로 된 말을 타고 찬성에게 달려가는 장면이었다.
“대체 저분은 얼마나 기계를 좋아해서 말도 기계로 된 걸 타고 다니는 거야? ‘강철 신’ 종파도 종파인데…….”
『여기요! 여기이이이이!』
“어머! 목소리 뭐야?”
민희도 늘 노이즈가 끼었던 목소리가 아닌, ‘살덩이는나약하다’의 실제 육성은 처음 듣는 상황이었다.
심지어 같은 여성이 들어도 여성미와 우아함이 가득한 고운 목소리라서 더욱 크게 놀란 것이었다.
『주문하신 물건 도착했습니다! 헤헷…….』
“와, 목소리 엄청 좋네. 흐으음~”
그것을 본 민희는 뭔가 묘한 기분이 들었다.
그래도 레오나 앱솔은 게임 NPC니까 덕질이라 생각하면 되는데.
‘살덩이는나약하다’는 엄연히 실존하는 사람이었다.
‘음… 뭐, 객관적으로 봐도 매력이 넘치는 애니 그럴 만하다는 생각이 들지만서도… 으으음… 아무튼 목소리가 좋다고 현실에서 외모도 좋다는 법도 없고…….’
갑자기 자신의 몸 상태를 바라보는 민희.
‘나도 운동 좀 해야 하나?’
아직도 쭉 뻗은 키에 맞는 괜찮은 몸매였다.
하지만 스스로는 팔뚝이라든가 아랫배에서 ‘나태의 대가’가 쌓여 가는 것을 느끼고 있는 그녀였다.
“내가 대체 무슨 생각을… 정신 차려. 크흠! 쟤 생각도 해야지. 넘기고, 넘기고…….”
그녀는 혼란에서 벗어나기 위해 대화하는 장면을 스킵 후, 전투가 나올 때까지 계속 쭉쭉 장면을 넘어갔다.
그리고 어두운 밤이 되어서야 그녀가 바라던 찬성의 전투가 드디어 나왔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레오나 앱솔 아가씨, 그리고 검성 찬성 님. 저는 자르엔 백작의 아들이자, 이 자르엔 하운드 수안 영지 지부장을 맡고 있는 울프독 자르엔입니다.』
“아, 우리 그란 왕국은 울프독 자르엔인가? 다른 나라도 대응 던전의 NPC가 나오는데, 하필 우리나라는 쟤가 나오네.”
민희는 깜짝 놀라면서 찬성과 레오나 앱솔에게 인사를 하는 울프독 자르엔을 쳐다보았다.
퀘스트 라인에서 밀수 창고 던전과 노예 수용소 던전의 NPC가 서로 대응돼서 나오는 건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가 본 것은 다른 나라에서 실행한 유사 시나리오 퀘스트의 자료.
그 때문에 NPC의 정확한 이름까지 알아낼 수는 없었다.
“쟤 밀수 창고 보스에다가 다른 데서도 자주 나오는 앤데. 여기서도 나오네.”
자르엔 백작가의 핵심 캐릭터이자 레오나 앱솔에 대응되는 NPC.
그 때문에 같은 티어 던전인 자르엔 백작가의 ‘밀수 창고 던전’의 보스 중 하나이기도 했다.
레오나 앱솔과의 차이점은 설정상 암부 조직에 속하는 ‘자르엔 하운드’라는 것.
그렇기에 레오나 앱솔과는 달리 던전 최종 보스는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쉬운 보스는 아니었다.
“진짜 더러운 방식으로 어려워서 다들 피하는 보스고, 우리도 가능하면 마지막에 공략하려고 미루었는데 저기서 일대일로 만난다고?”
한국은 물론 해외 유저들 사이에서도 악명이 높아서 죄다 피해 가기로 유명한 보스.
그걸 지금 찬성이 일대일로 맞이하고 있으니, 놀랄 수밖에 없었다.
“과연 저건 어떻게 할지 기대가 되네. 와, 저 ‘흑암검(黑暗劍)’ 투사체 진짜 악질이다.”
어두운 환경 속에서 날아가는 투명한 단검 형태의 투사체.
스킬 이름부터가 기만인 ‘흑암검’은 ‘울프독 자르엔’의 기본 공격으로 인터넷에서도 악질이라고 소문이 자자했다.
‘과연 어떻게 극복을… 역시 찬성이는 남아 있는 걸 택했군. 쟤 완전 전투광에 버서커라니까…….’
싸우지 않고 보상을 줄 것 같은 선택지가 있어도 ‘싸운다’를 고를 것 같은 찬성이다.
그 때문에 폭파 임무를 하러 가지 않고, ‘스스로 남는다’를 택할 것이라 예상했다.
잠시 민희가 딴생각에 빠진 사이, 곧바로 교전이 시작됐다.
『큭!』
‘흑암검을 어떻게… 어우! 맞았어? 찬성이가! 맞았어?’
불가피한 상황이거나 마법 데미지가 아니라면 ‘검성의 경지’로 모조리 막아 내 왔던 찬성이었다.
그런데 그 ‘찬성’이 못 막는 모습을 보니 기가 막히는 그녀였다.
『…후후훗.』
“웃어? 게다가 노 가드? 그냥 맞는다고? 세상에! 그렇구나! 맞으면서 투사체의 형태와 크기를 파악한 거구나! 대박이다! 이 부분 편집 잘하면 끝내주겠네.”
찬성의 몸에 꽂혀서 사라지는 ‘흑암검’의 시간대를 정확하게 적는 민희.
이번에도 영상감은 멋지게 나온 게 많았다.
‘근데 이걸… 이걸 지금 바로 못 올리고! 아으윽! 포트리스 그 인가아아안! 진짜아아!’
그러면서도 망할 포트리스 때문에 사용하지 못하는 것을 격렬하게 아쉬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