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of Sword Castle RAW novel - Chapter 179
179화.
“비검-오성화(五星花)!”
“그르르르르! 아우우우우!”
“…절대 용서할 수 없어!”
제국의 실험체들과 같은 괴물로 변이하는 모습에서 더 이상 이자는 물론 자르엔 백작가를 좌시할 수 없는 악(惡)이라 확신한 찬성은 더더욱 맹렬히 검을 휘두르며 거세게 압박했다.
“크르르르! 크아아아아아!”
물론 변이된 ‘울프독 자르엔’도 당하고만 있지는 않겠다는 듯 포효하면서 마구 날뛰며 발톱을 휘둘렀다.
‘클래스:없음’이 되어도 기반 스테이터스가 ‘자르엔 울프’인 만큼 빠른 스피드와 완력까지 겸비하여 속도는 잔상이 생길 정도로 빨랐고, 발톱의 공격은 예리하면서 한 번 휘두를 때마다 부두와 배가 파괴되어 버릴 정도로 맹렬했다.
“크오오오오오오!”
게다가 일절 공격 기회를 주지 않으려는 듯 잘 멈추지도 않고 계속 움직여서 일반적인 플레이어들이라면 ‘그로기’나 ‘딜 타임’을 안 주는 이 보스 패턴과 난이도에 대해서 다들 강하게 불만을 성토했을 것이다.
‘도망치던 것보다 훨씬 상대하기 쉽군.’
하나 찬성에겐 이렇게 알아서 근접해 오는 쪽이 더 쉽게 느껴지는 상황. 한 치의 흔들림 없이 제자리에 서서 ‘울프독 자르엔’의 맹렬한 공격들을 받아 내고, 피하며 데미지를 넣었다.
“크오오오오오오!”
‘크고, 흉포하나 그런 만큼 단순해.’
그는 흉포한 짐승의 형태에 흔들리지 않고, 맹렬히 달려드는 모습을 차분히 바라보며 최적의 회피로를 구하면서 옆을 지나는 울프독 자르엔의 급소에 그대로…….
“은하검법 3식-항성(恒星)!”
[시스템-당신은 ‘은하검법 3식 항성(恒星)’으로 ‘Lv.40 울프독 자르엔’에게 1,431의 데미지(급소 보너스 추가)를 입혔습니다.]‘괴물 형태에 피해 감소라도 달려 있나 보네.’
수안 영지에서 주던 데미지보단 낮아진 것을 보며 찬성은 괴물 형태에 달린 능력을 예상했다.
상대하기 월등히 편해지니 찬성은 파티원들의 상태를 확인할 여유가 생겼다.
‘여차하면 잠깐 이놈을 놔두고 지원을…….’
“지지직… 사도님 소환 쿨 타임! 4분 남았어요! 원래 10분인데, 쿨감 물약 미리 마시고 써서! 8분으로 시작했거든요! 지지직……!”
“쿠룩, ‘자이언트 스윙’! 그거 좋은 소식이군요. 쿠룩! 덕분에 자르엔 하운드들 케어가 쉬워져서 정말 좋더군요. 쿠룩.”
“크르릉, 늑대들 덫으로 유인해서 넣어 주세요.”
“예이~ 아, 근데 실버 님도 들어가야 되지 않나요?”
‘갈 필요가 없겠네. 그럼 얼른 이놈이나 정리하자.’
몰려온 늑대는 전국건강협회가 맡아서 탱킹, 자르엔 하운드들은 어떻게 했는지 몰라도 숫자가 많이 줄어들어 있어서 압박이 거의 없었다.
“크르르르! 크아아아아악! 나는… 나느느은!”
[Lv.40 울프독 자르엔(보스 몬스터)] [생명력:28.3퍼센트]생명력이 줄어들수록 점점 그 흉포한 기세가 거세지고, 움직이는 속도가 빨라지는 울프독 자르엔.
그러나 찬성에겐 암만 빠르고 난폭해져도 움직임이 단순한 이상 좀 더 귀찮을 뿐이었다.
‘음… 그래도 피 좀 더 빠지면 뭔가를 하겠지? 그나저나 소집은 더 안 하나?’
“그르르… 그르르르! 크르르르르! 네놈은 결국 후회하게 될 거다! 자신이 무슨 짓을 했는지! 무얼 방해했는지! 알게 되면 후회하게 될 거라고! 크르르르르!”
‘아, 이거 TV에서 악당들이 많이 하던 대사다. 직접 들으니 이건 좋네. 음?’
“크르르르… 어째서! 이런 일이! 신은 어떻게 너희 같은 놈에게 이런 힘을 내려 준 거냐? 너희는… 너희가 지금 하는 일은… 크르르! 크오오오오!”
‘힘의… 불합리함에 절규하는 건가? 이것도 악당 대사네.’
제대로 된 수련을 하지 않고, 그저 힘만 추구하는 악당이 할 법한 클리셰 대사까지……. 최후의 발악다운 모습을 보여 주는 연출이었다.
“이제 그것도 끝이다.”
[Lv.40 울프독 자르엔(보스 몬스터)] [생명력:0퍼센트]“크… 크르륵! 아, 안 돼! 나는… 나는… 해야 할 일이 아직! 크르르르!”
쿠우우우웅!
거센 폭풍처럼 날뛰던 울프독 자르엔은 결국 근접전에서 무적이나 다름없는 찬성의 검에 그대로 땅에 쓰러져 버렸다.
“우, 울프독 님이 쓰러지셨다! 도, 도망쳐!”
“후퇴! 후퇴하라!”
크르르르릉! 아우우우우우!
“악! 늑대들 ‘광폭화’ 걸렸네! 이거 마무리 좀 해 주세요!”
그리고 울프독 자르엔이 쓰러지자 남아 있던 ‘자르엔 하운드’들은 도주하고, 늑대들은 하울링과 포효를 하면서 ‘광폭화’하여 날뛰었는데, 그것을 정리하는 것으로 공략을 마치게 되었다.
[시스템-‘업적:개예요? 늑대예요?(조건:밀수 창고 던전의 울프독 자르엔 처치)’를 달성하셨습니다.] [시스템-‘업적:유 노 낫띵(조건:‘암부의 늑대’와 ‘소집-자르엔 하운드’를 합쳐 다섯 번 이하로 사용 후 울프독 자르엔 처치)’를 달성하셨습니다.]“지지직… 다들 수고하셨습니다! 지지직…….”
“네. 찬성 님 덕분에 오늘도 편하게 깹니다.”
“쫄들 몰려가던 거 안 어려우셨어요?”
“여기서 징하게 파밍한 저희 수준이면 여유롭죠. 던전 난이도라는 건 아무리 어려워도 그 던전에서 파밍한 아이템을 갖추면 자연히 쉬워지게 짜는 게 기본이니까요.”
“쿠룩, 거기에 찬성 님이 본래 의도된 난이도를 반쯤 낮춰 버린지라. 쿠룩… 우리 쫄 웨이브 딱 한 번 봐 가지고… 여유로웠죠.”
본래 던전 의도를 그냥 다 박살 내 버리는 바람에 더 쉬워져 버린 찬성의 파티였다.
아무튼 클리어를 했으니 이제 보상을 확인하고, ‘밀수 장부’를 입수해야 했다.
“아무튼 보상이나 확인을…….”
[드롭 아이템 목록](영웅)늑대 부름의 호각 장신구
(영웅)흑암의 단검
(희귀)늑대가 새겨진 만년필
(퀘스트 아이템)밀수 장부
(특정 인물 전용)빛바랜 양피지
“특정 인물 전용? 저기, 이건 뭐예요? 아이템 ‘(특정 인물 전용)빛바랜 양피지’?”
아이템 이름을 링크해서 파티창에 올려 보는 찬성. 파티원들은 그가 올린 아이템 정보를 보며 자신들도 확인하기 위해 보상 상자에 손을 대 보았다.
“그릉? 나는 안 보이는데? 그런 거.”
“지지직… 저도 안 보여요.”
“쿠룩, 찬성 님만 보이는 아이템인가 보네요. 아무튼 입수해 보세요.”
“아, 예. 확인해 볼게요. 이게 뭐지?”
[(일반)빛바랜 양피지]아주 오래된 양피지입니다. 안에는 목탄으로 그리거나 써진 흔적들이 남아 있습니다만, 알아보기 매우 어렵습니다. 하나 아주 오래된 것이기에 소중하게 보관하고 있던 것 같습니다.
“이게 뭐지?”
고개를 갸웃하며 양피지에 그려진 것을 바라보는 찬성. 아이템 설명대로 검은 목탄으로 그려진 흔적이 있지만 너무 오래되어서인지 잘 보이지도 않았고, 글자 몇 개만 알아볼 수 있을 뿐이었다.
“뭔가 암호어려나? 난해하네요.”
“쿠룩, 그래도 떡밥일 수 있으니 버리거나 팔지 말고 들고 계시는 게 좋습니다.”
“예, 그럴게요.”
근손실보험의 말대로 찬성은 일단 그 ‘빛바랜 양피지’를 보관하기로 한다.
그렇게 ‘밀수 장부’를 모두 입수하게 된 찬성 일행이었지만…….
“빨리 잡았으니… 그, 실례가 안 된다면 나가는 길에라도 보스들 찍으면서 좀 가도 되겠습니까? 세트 템 바지… 노려 보긴 해야 해서요.”
“크릉, 그러죠. 어차피 우리 또 원트에 잡아서 시간 여유가 있으니…….”
“지지직… 아이템이 안 나오는 것도 아니고, 착귀나 스킬북, 전직권 파밍도 되니까요… 지지직… 찬성 님도 문제없죠?”
“아, 예. 저도 하던 사이드 퀘스트 다음이 없어서 얼른 밀죠.”
바지가 안 나와서 괴로워하는 전국건강협회를 위한 합의를 끝내고 찬성 일행은 나가면서 보스 몇 명을 더 파밍을 했고, 전국건강협회는 드디어 바라고 바라던 바지를 손에 넣는다.
“바지이이이이이이이이! 내 사랑 바지! 드디어 나왔다아아아아! 내 바지이이이이이!”
“어, 엄청 좋아하시네요.”
“쿠룩, 그야 저희 파밍은 다 끝났고, 초조했으니까요. 쿠룩.”
“지지직… 심지어 운 없는 사람은 정말 끝까지 노리던 세트 아이템 못 먹어서 결국 경매장에 착귀로 올라온 거 비싸게 샀다고 하죠. 지지직…….”
“크릉, 살 수나 있으면 그나마 다행이지. 다른 게임이었으면 못 사고 그냥 평생 못 먹은 상태가 되니 말이야.”
운이 없으면 일어나는 극단적인 경우. 여러 반발이 많지만 그래도 ‘랜덤 박스’의 존재가 이런 문제를 커버해 주기에 옹호하는 의견이 나오는 부분이었다.
“그럼 얼른 퀘스트 끝내러 가죠.”
“예이~!”
기쁘게 파밍까지 마치게 된 찬성 일행은 곧장 앱솔 공작가로 귀환, 앱솔 공작에게 가서 퀘스트를 완료하고 갱신시켰다.
‘오늘은 장미 무늬 팬티네. 저거 맨날 바뀌는구나.’
오늘은 화려한 빨간 팬티를 입은 앱솔 공작. 그는 찬성 일행에게서 밀수 장부를 받더니 체크하며 보기 시작했다.
“드디어 왔군. 으음… 으으음… 음, 그래. 역시 그랬나? 으으음…….”
책상으로 돌아간 그는 밀수 장부를 비롯해서 여러 책자를 보며 무언가 체크하는 것 같았다.
“이럴 리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그 인간이… 그 자르엔 놈이 그런 생각을 했다고? 이럴 리가 없는데……!”
담담했던 앱솔 공작의 어조에 무언가의 감정이 깃들었다.
충격에 빠진 듯, 그는 계속 여러 서류를 넘기고 계산을 하면서 검토하고 또 검토하는데… 감정이 격양되는 건지 서류를 넘기는 손짓이나 움직임이 더욱 거칠어졌다.
“뭔가 충격적인 소식이라도 들은 걸까요?”
“쿠룩, 지금 저희는 무슨 질문을 해도 대답할 수 없습니다. 쿠룩.”
“중요한 파트니까요.”
“지지직… 시크릿 모드 기동… 지지직…….”
“…….”
앱솔 공작의 반응에 의아해하는 찬성. 그리고 파티원들은 다들 뉴비인 그의 반응을 즐기기 위해서 모두 입을 꾹 닫고 스토리가 진행되는 것을 지켜볼 뿐이었다.
그렇게 약 5분간, 서류만 뒤적거리던 앱솔 공작은 갑자기 일어서더니 서랍의 담뱃갑에서 시가를 하나 꺼내어 입에 물고 불을 붙였다.
“스읍… 후우우우~ 세상일이라는 게, 참 기묘할 따름이군. 후우우우… 어떻게 이런 일이 있는 건지.”
‘대체 뭔 일이 있는 거지? 대체 어떤 일이 있기에 저러는 거야? 자르엔 백작가랑 제국이 또 얼마나 악독한 짓을 한 거지?’
찬성은 한껏 진지해진 표정으로 앱솔 공작이 할 말과 또 퀘스트가 갱신되는 것을 기다렸고, 잠시 후 앱솔 공작의 입이 열렸다.
“일단… 자네들은 수고했네. 우리 가문을 위해 힘든 일들을 해 주었지. 우선 그에 따른 보상부터 해야겠군.”
[퀘스트 완료!] [퀘스트 보상]경험치(14퍼센트), 금화 10개, 은화 30개, 대량의 앱솔 공작가 평판
*이제 앱솔 공작가 ‘가신 임명’ 퀘스트가 수행 가능해집니다. 단, 이미 ‘가신’일 경우 불가능합니다.
아바타:앱솔 가문의 하급 휘장
‘오, 보상 들어왔네. 근데 난 이미 가신이라 이건 못하는 거네.’
“후우우… 그럼 이만 가 보게. 나는 계속해야 할 일이 있으니. 이다음은 역시 아직 자네들에겐 부탁할 수 없는 거니 말이야.”
‘음? 이걸로 끝인가?’
뭔가 엄청난 게 오나 싶었더니 그냥 나가 보라는 앱솔 공작. 찬성은 김이 팍 새 버리는 느낌에 의아해하면서 그를 바라보는데… 동시에 시스템 창에 메시지가 올라왔다.
[시스템-‘미니멈실버’ 님이 파티에서 탈퇴하셨습니다.] [시스템-‘근손실보험’ 님이 파티에서 탈퇴하셨습니다.] [시스템-‘살덩이는나약하다’ 님이 파티에서 탈퇴하셨습니다.]“어라? 갑자기 왜 파티를 탈퇴… 게다가 어디 가세요?”
말없이 파티를 탈퇴하고 나가려는 세 사람을 제지하려고 하는 순간, 용무가 끝난 듯 돌아가던 앱솔 공작의 목소리가 갑자기 들려왔다.
“오오! 자네들! 마침 거기 있었군! 우리 레오나가 인정한 가신과 외부 임무를 맡아 준 라이오넬 가드! 자네들에게 꼭 해야 할 말이 있네!”
“어라?”
나가려던 앱솔 공작이 손바닥 뒤집듯이 바뀌더니 찬성과 전국건강협회 두 사람을 반기며 뛰어온 것이다.
그것과 뒤에 나가 있는 파티원들의 구성을 본 찬성은 이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바로 눈치챘다.
“아아! 이거! 가신 이상들만 있어야 퀘스트가 갱신되는 거군요!”
“정답요.”
고개를 끄덕이며 정답이라고 말해 주는 전국건강협회. 이제 퀘스트 라인이 끝나면서 자연스럽게 열린 ‘가신이 되는 걸 열어 준 퀘스트’. 일단 ‘가신’이 되어야 다음 스토리를 개방할 수 있게 해 주는 것인데…….
“‘라이오넬 가드’는 애초에 앱솔 공작가 평판 MAX 고정이라. 지위 자체가 이미 가신, 중신을 넘어선 상태니까요.”
“그리고 저는 이미 ‘가신의 증표’를 가지고 있어서 ‘가신’ 취급이고… 그렇군요.”
“네, 그런 거죠. 아무튼 지금 공작님이 이야기하시니 집중하시지요.”
“네!”
놀라면서도 레오나 앱솔 퀘스트 라인이 단순하게 그냥 하는 걸로 끝난 게 아니라 이렇게 복선처럼 챙기게 된 것에 또 한 번 감탄하는 찬성. 흥분을 가라앉히면서 본격적으로 앱솔 공작의 이야기를 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