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of Sword Castle RAW novel - Chapter 18
18화.
[친구 목록]Lv.52 ‘업화의 마법사’ 미니멈미니미니(길드:화신)/오프라인
Lv.9 ‘무투가’ 근손실보험/현재 위치:고블린의 탑
“됐다. 뜨죠?”
“쿠룩. 넵. 뜹니다, 저도!”
[귓말][근손실보험:어떻습니까? 갑니까?] [귓말][찬성:네! 보입니다.]서로 친구 추가를 하고 확인까지 마친 뒤, 둘은 고블린의 탑을 나가서 보륀 촌락으로 향했다.
돌아가는 길에 주변에 보이는 잡고블린이라든가 몬스터들을 때려잡으며 경험치를 벌었기에 찬성은 8레벨을 달성할 수 있었다.
함께 사냥한 덕분에 꽤 가까워진 둘은 마차를 타고 가면서 대화를 이어 나갔다.
“쿠룩, 아, 맞다. 찬성 님, 혹시 저희 파티에 한 명 더 끼워도 될까요?”
“한 명 더요?”
“예. 저랑 현실에서부터 친구인 놈인데~ 쿠룩! 그놈은 다른 전직을 하기 위해서 다른 루트로 갔습니다. 쿠룩! 그런데 이제 던전에 갈 테니 합류할 겁니다. 쿠룩! 잠시 채팅 좀 하겠습니다.”
딱히 반대할 이유가 없었기에 찬성은 고개를 끄덕이며 찬성했다.
그리고 잠시 후, 모험가 길드에 도착하자 근손실보험은 곧바로 여기저기를 둘러보았다.
그러더니 이내 누군가를 발견한 듯 손을 흔들며 그에게 향했다.
“쿠룩! 여기야! 인마! 쿠룩! 호진아!”
“어, 그래. 왔냐?”
‘와, 저게 뭐야?’
철컥!
근손실보험이 호진이라 부른 남성은 무뚝뚝하게 그를 맞이했다.
그런데 호진을 보는 찬성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보통 저렙 하면 빈약한 장비를 연상하기가 쉬운데, 눈앞의 유저는 튼튼한 판금으로 된 육중한 검은 갑주를 걸쳐서 피부를 한 점도 드러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등엔 보기만 해도 무시무시한 거대한 창과 방패를 메고 있어서 범상치 않은 모습이었다.
“근데 너는… 쿠룩! 여전히 외양부터 신경 쓰는구나. 9레벨에 끼고 있는 건 보급용 장창인 주제에. 쿠룩! 아바타 살 돈으로 일단 장비부터 맞추라니까…….”
“그 말에 쿠룩! 쿠룩! 콘셉트질 하는 너보단 내가 나은 것 같은데?”
“쿠룩! 아바타 효과라니까! 쿠룩!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거 아니라고! 쿠룩! 아! 찬성 님, 죄송합니다. 여기 이 호진… 아니, 그러니까 ‘전국건강협회’ 녀석입니다. 건강이라고 부르면 됩니다.”
“안녕하세요? 전국건강협회입니다. 아이디나 외양을 보시면 알겠지만 탱커 지망인 전사입니다.”
간단히 자신을 소개하는 ‘전국건강협회’였고, 찬성도 그에 맞춰 예의 있게 인사부터 했다.
온라인 게임에서는 보통 채팅으로 간결하게 끝나지만 가상현실 게임에서는 서로의 모습을 볼 수 있기에 현실에서처럼 예의 있게 대하는 게 중요했다.
“아, 예. 저는 찬성입니다. 저도 일단 ‘전사’ 클래스입니다. 잘 부탁합니다.”
“예이~ 그럼 미리 이야기한 대로, 바로 셋이 던전으로 가죠. 저도 빠르게 전직 레벨을 찍고 싶으니 말이죠.”
“쿠룩! 그럼 ‘Lv.1-10 도시 하수구 대규모 청소 작전!’을 받고 오죠, 찬성 님. 쿠룩! 저놈은 원래부터 그쪽 루트 타던 놈이라서 문제없으니까요. 쿠룩!”
찬성은 근손실보험의 말대로 모험가 의뢰 게시판으로 가서 의뢰를 받았고, 셋은 곧 함께 도시 하수도 영역으로 향했다.
“와, 뭐야? 뭔데 사람이 이렇게 많아요? 와아아……! 와아아아!”
사람들이 아예 없던 고블린 루트를 탔던 찬성이었기에 사람이 점점 많아지는 곳으로 오니 깜짝 놀라 당혹스러워하는 반응을 보였다.
튜토리얼이 끝나고 모험가 길드에 들어갔을 때도 놀랐었지만, 거긴 실내라서 보이는 인원에 한계가 있었다.
하나 여기는 정말 끝도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많이 보여서 찬성은 눈이 돌아갈 지경이었다.
“어떻게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한곳에 있을 수 있죠? 와아아아…….”
“와, 진짜 핵뉴비시네. 지금 대세 게임이니 당연한 건데…….”
“쿠룩쿠룩. 심지어 이런 마을이 6개나 더 있죠. 쿠룩!”
“6개?”
근손실보험의 말에 찬성은 깜짝 놀랐다.
이 도시 하나만 해도 상당히 큰 규모인데, 그런 게 6개나 더 있다니!
근손실보험과 전국건강협회 두 사람은 오히려 아주 흥미롭다는 듯 찬성을 바라보고 있었다.
“와, 이 사람, 진짜 찐뉴비구나.”
“쿠룩, 내가 말했잖아. 쿠룩.”
“요즘은 이거든 저거든 다 게임 감각 익히고 자라는데……. 진짜 희소종이다. 이건 청정수도 그냥 청정수가 아니네. 크으으으! 이건 진짜다, 진짜!”
“쿠룩쿠룩. 나도 엄청 놀랐다니까…….”
비록 이들은 이 ‘어나더 월드 아카이브’ 게임은 처음이지만 유소년 시절부터 게임을 시작해서 다양한 장르의 게임으로 단련된 역전의 게이머들이었다.
이런 둘도 여러 종류의 뉴비를 보긴 했지만 찬성처럼 완전히 게임 자체가 처음인 청정수 오브 청정수는 처음일 정도였기에 재미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킁킁, 이 냄새는……! 하수구라고는 들었는데… 설마 진짜 냄새까지 재현한 건가요?”
“리얼리티 있는 가상현실이니까요. 쿠룩. 물론 하수구 냄새는 나더라도, 쿠룩! 몸이 나빠지거나 병에 걸리거나 하진 않습니다. 쿠룩! 쿠룩!”
‘아, 이 반응, 존귀해. 개쩔어. 힘딸충 새끼 제대로… 사람 하나 물어 왔네.’
청정수 찬성의 반응. 마치 놀이동산에 아이를 처음 데려온 부모와 같은 심정이 샘솟았다.
근손실보험과 전국건강협회는 훈훈하게 찬성의 반응을 즐기면서 입구에 있는 경비병에게서 퀘스트를 갱신했다.
“아~ 모험가 길드에서 온 풋내기들인가? 얼른 들어가게나. 열심히 쥐를 잡아 주게~”
[시스템-퀘스트가 갱신되었습니다.] [퀘스트:쥐를 잡자, 쥐를 잡자, 찍찍찍]경비병에게 지하 수로로 들어가는 걸 허락받은 당신은 도시 지하 수로를 어지럽히는 ‘거대 쥐’를 잡기 위해 본격적으로 사냥을 시작한다.
조건:거대 쥐 사냥 0/15
“퀘스트 갱신했습니다!”
“예. 하지만 안 할 겁니다. 곧바로 던전 간다고 했죠? 보면 아시겠지만, 퀘스트를 할 상황이 아니거든요.”
“예. 왜 그런지 알 것 같네요…….”
함께 지하 수로로 들어온 찬성은 전국건강협회의 말을 금방 이해했다.
본래 어둡고 습해서 음산한 광경이 펼쳐져야 하는 지하 수로인데, 보이는 풍경이 전혀 그렇지 않았던 것이다.
지금 이곳은 전쟁이 터진 곳의 대피소인 양 수많은 사람들이 곳곳에 자리 잡고 있었다.
각자 횃불이나 모닥불을 피우고서 자리를 잡고 있어서 마치 야시장처럼 북적거렸다.
“포션 팝니다~ 장작용 나무 팝니다~”
“‘D.E’사는 거대 쥐를 더 풀어라~! 풀어라~! 풀어라~!”
“다들 한 대씩만 치고 양보합시다! 막 죽이지 마세요!”
“레인저 씨X, 저거! 화살로 톡톡 치고 도망치는 거 보소!”
“여기 우리 자리예요!”
“박준표 2번! 박준표 2번! 당당한 대통령! 박준표 2번!”
“정치 떡밥 아웃! 시끄러워!”
“사람이 되게 많네요?”
“이게 정상이죠. 쿠룩. 현재 인기 최고의 게임이니……. 쿠룩!”
“그래서 나 퀘스트 할 때 X 되는 줄 알았다니까! 10마리 채우다가 진짜 날 새는 줄 알았어. 아무튼 던전으로 직행하죠. 제가 길을 알고 있습니다.”
전국건강협회의 투덜거림을 들으며 셋은 환하게 밝고 사람이 많은 지하 수로를 계속해서 걸어갔다.
그러면서 풍경을 보는데, 이곳의 몬스터인 거대 쥐들이 리젠되자마자 수많은 사람들이 마치 바퀴벌레처럼 달려드는 모습이 보였다.
주변 유저들의 사냥하는 모습을 보며 그들은 계속 이야기를 나눴다.
“이럴 거면 그냥 고블린 루트로 가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이는데요.”
“인식이라는 게 원래 그렇죠. 쿠룩. 그리고 의뢰로 가는 사람들도 있긴 합니다. 쿠룩. 뭐, 결과는 저처럼 철저히 사전에 준비한 케이스라든가? 찬성 님 같은 재주가 없으면… 바로 뉴비 절단기행이지만요.”
“으으음…….”
‘뉴비 절단기’라는 말 자체가 아직도 잘 와닿지 않는 찬성으로서는 ‘그렇구나.’ 생각만 하고 넘어가는 수밖에 없었다.
지하 수로 깊은 곳까지도 거대 쥐가 나타나길 기다리는 수많은 유저들 덕분에 찬성 일행은 아무런 전투 없이 무사히 던전 입구라고 할 수 있는 대왕 쥐의 소굴 입구에 도착했다.
“와, 여기도 사람 엄청 많네요?”
오자마자 찬성은 아까보다도 더 놀랐다.
수많은 사람들이 얼마 전 고블린의 탑 앞에서 근손실보험이 띄워 둔 것 같은 파티 모집창을 띄운 채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
…….
“아까 입구도 시장 같다고 했는데, 여긴 더 정신없네요.”
“다 던전으로 들어가려고 하는 사람들이니까요.”
“이제 저희는 어쩌죠?”
“고블린의 탑을 둘이서 깼다고 하셨잖습니까? 쿠룩. 저희 셋이면 떡을 치겠죠. 안 그러냐? 쿠룩.”
전국건강협회는 친구인 근손실보험의 시선에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이곳에서 만나기 전부터 그와의 귓말로 찬성과 근손실보험이 단둘이서 고블린의 탑을 클리어했다는 것을 들었기 때문에 셋이서 도전하는 것을 반대할 이유가 없었다.
“만약에 실패해도 그때 다시 파티 모으면 되겠지. 자, 가자.”
셋은 곧바로 검은색 아우라가 일렁이는 동굴 안으로 들어갔다.
보통 5인으로 도전하는 곳을 3인이 들어가는 걸 보며 다른 유저들이 쑥덕거렸다.
“뭐지? 저긴 셋이서 들어가네?”
“길드 쩔 받는 거 아니야? 앞장선 갑옷 입은 유저, 딱 봐도 범상치 않아 보이던데 말이지.”
“그렇다기엔 길드 표시가 없잖아.”
“아니면 인맥이 있다든가 과금 유저라서 그렇겠지. 맨 뒤에 따라다니던 초라한 전사 유저는 완전 초보 같더만~ 좋겠다. 누구는 인맥 잘 받아서 쉽게 던전 가고.”
“에휴~ 그러게 말이야. 아까 그 갑옷 입은 전사는 완전 쩔어 보이더만~ 부럽네.”
일반 유저 셋이 들어갔다면 조금 이상하다고 생각했겠지만, 시작부터 과금을 통해서 화려하게 치장한 전국건강협회 덕분에 아무도 그렇게 생각하는 이가 없었다.
그리고 모험가 기본 보급용 장비를 입고 있어 상대적으로 초라한 외양, 거기에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뉴비의 리액션을 하며 뒤에서 졸졸 따라다니는 찬성에 대해선 그 누구도 그가 던전 클리어의 핵심일 거라곤 짐작도 하지 못하리라.
[던전:대왕 쥐의 소굴]이곳은 지하 수로의 왕이 사는 곳이다. 거대 쥐들의 대왕, 대왕 쥐. 수많은 암컷들을 거느리고, 백성들은 모두 그의 자식들이다. 불결하고 더러운 병을 옮기며, 제국의 위협이 되는 그들을 반드시 처단해야 한다.
[시스템-‘던전:대왕 쥐의 소굴’에 입장하셨습니다. 해당 인스턴스 던전은 앞으로 3시간 동안 귀속됩니다.]기존 퀘스트 라인을 뚫지 않고 들어간 던전이라서 그런지 그들의 눈앞에 시스템 창으로 간단한 스토리가 떴다.
“분위기가 기분 나쁜 게… 이제야 지하 수로 같네요.”
냄새나는 건 기본, 어둡고 습하며 물소리만 들려오는 지하 수로의 풍경에 찬성은 살짝 오싹함을 느꼈다.
하나 찬성을 제외한 두 사람은 이런 유의 게임을 많이 해서인지 태연하게 던전 공략 준비를 하기 시작했고, 전국건강협회가 찬성에게 던전에 대해 간단히 설명을 해 주었다.
“자, 간단히 설명드리자면 이 던전은 총 지하 3층으로 되어 있습니다. 대부분의 몬스터는 거대 쥐의 바리에이션들로 공통적인 특징은 불빛에 모여든다는 것. 일부러 찾아다니지 않고 초보 유저들이 지하 수로를 찾는 이유이기도 하죠. 그냥 불만 피우면 알아서 몬스터들이 몰려오니까요.”
“호오오…….”
“아무튼 본래는 탱커 지망이자, 무장을 단단히 한 제가 앞에서 무기와 방패를 들고 횃불을 들거나 모닥불을 피워서 싸우고자 하는데, 뭔가 다른 의견 있으십니까?”
“아뇨.”
딱 봐도 튼튼한 갑주를 입은 건 물론이고 창과 방패, 심지어 아이디까지 탱커 지망이라는 걸 강력하게 어필하는 전국건강협회의 말에 찬성은 이견이 없었다.
“좋습니다. 그럼 리딩은 제가 하도록 하죠. 자, 찬성 님은 대강 저 힘딸맨과 양익으로 호흡 맞추면 될 겁니다.”
“옙!”
“그러면… 자, 다 같이! 질주부터! 절 따라오세요!”
쿵쿵쿵쿵!
전사 둘, 무투가 하나의 공통 스킬 질주를 쓰면서 앞으로 튀어 나가는 찬성 파티.
전국건강협회는 쥐들의 소리를 들으면서 앞으로 나아간 다음 적당한 구석 지형을 찾더니 그쪽에 곧바로 모닥불을 피웠다.
찍찍… 찌지지직!
그러자 어두운 지하 수로 구석구석에 있던 거대 쥐들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작게는 중형견에서 대형견 정도의 크기를 가진 쥐들.
짙은 갈색의 털을 가진 놈들은 냄새나는 더러운 모습을 하고 있어 딱 봐도 유해 동물로 보였다.
“공격 타이밍은 놈들이 절 때리는 순간부터 시작해 주시면 됩니다. 이상! 그리고 만약 상대하기 힘들면 제 등 뒤, 저 모닥불 쪽으로 움직여 주세요.”
“아, 예!”
“쿠룩! 알았다.”
쿠우우웅!
전국건강협회가 그대로 방패를 땅에 찍어 두드리면서 자세를 잡는 사이, 거대 쥐들은 이미 모닥불로 몰려오고 있었다.
그 숫자는 자그마치 10마리.
찬성은 새로운 환경에서 맞닥뜨린 적 때문에 살짝 긴장했지만, 그래도 새로운 적과 싸우는 것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득해졌다.
찌직찍찍찍!
찍찍! 찍찍찍찍!
찍! 찍찍!
찍찍! 찍찍찍!
기분 나쁜 소리를 내면서 몰려온 거대 쥐들은 어느새 코앞까지 다가왔고, 전국건강협회는 한 발 나아가서 창으로 견제 찌르기를 한 다음 방패로 놈들의 파도를 막고자 했다.
정석적인 탱커의 테크닉으로, 방패를 벽으로 삼아 몰려오는 적들을 버티는 동안 아군이 적을 처리하는 방식이었다.
“자! 와라!”
“그런데 저분, 피하지 않고 저 거대 쥐 무리들을 혼자 막아 낼 수 있나요? 아무리 방패로 막는다고 해도 맞으면 체력이 소모될 텐데…….”
“쿠룩, 그건 걱정 없습니다. 쿠룩. 왜냐면 제가 초기 스테이터스에 힘 30을 줬지 않습니까? 쿠룩. 그럼 전국건강협회인 저놈은 어떨까요? 쿠룩.”
“설마?”
“쿠룩. 네, 맞습니다. 저 새끼, 초기 스테이터스 30개를 모두 건강에 때려 넣었습니다. 보자, 대충 이렇네요.”
[Lv.9 전국건강협회]클래스:전사
힘:21
민첩성:13
지력:5
건강:51(+10)
마력 적응:5
행운:13
생명력:71/71 스태미나:51/51
근손실보험이 스윽 하고 인터페이스를 다루자 찬성의 눈앞에 전국건강협회의 스테이터스가 보였다.
무려 건강이 51에 추가 수치가 플러스되어 10이 더 증가해서 61!
찬성은 눈이 커짐과 동시에 근손실보험과 전국건강협회 둘을 번갈아 바라보면서 밝혀지는 아이디의 진실에 또 한 번 놀랄 수밖에 없었다.
“헐…….”
“쿠룩! 쿠룩! 뭐, 게임은 재미있게 해야 하는 게 아니겠습니까? 쿠룩! 그럼 처리하도록 하죠. 쿠룩!”
“아, 예!”
근손실보험의 말에 찬성은 곧바로 나아가서 거대 쥐들에게 검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메인 탱커 전국건강협회가 앞에서 거대 쥐들을 견제해 준 덕분에 찬성은 손쉽게 몹들의 측면을 잡을 수 있었다.
“더블 슬래시!”
[시스템-당신의 ‘더블 슬래시’로 거대 쥐는 23의 데미지(급소 보너스 추가)를 입었습니다.]‘오… 뭐야? 움직임 장난 아닌데? 이야아아~! 뭐야, 이거?’
앞에서 방어해 주던 전국건강협회는 자신의 좌우를 누비면서 거대 쥐를 처리하는 찬성의 움직임에 속으로 감탄을 내뱉었다.
‘이야기는 들었지만, 이건 상상도 못했는데?’
보통 유저들은 가상현실 게임에 온다고 해도 익숙한 본능적 움직임을 보인다.
무기를 휘두르는 일에 익숙지 않아서 엉성한 자세가 나오는 것이다.
게다가 급소를 노린다고 해도 잘 맞히지 못하는데, 찬성은 모조리 급소만을 맞히고 있었다.
‘보통 거대 쥐는 급소가 목, 머리, 배, X구멍 총 네 곳. 하나 저 네 곳 모두 시점이 낮고, 민첩하게 움직이는 거대 쥐의 급소를 맞히는 건 거의 우연으로나 가능한데…….’
[시스템-찬성 님의 ‘강하게 찌르기’로 거대 쥐는 35의 데미지(급소 보너스 추가)를 입었습니다.] [시스템-찬성 님의 공격으로 거대 쥐는 14의 데미지(급소 보너스 추가)를 입었습니다.] [시스템-찬성 님의 공격으로 거대 쥐는 15의 데미지(급소 보너스 추가)를 입었습니다.] [시스템-찬성 님의 공격으로 거대 쥐는 32의 데미지(급소 보너스+크리티컬 데미지 추가)를 입었습니다.]…….
…….
…….
주르륵 올라오는 찬성의 데미지 로그. 모조리 급소에 적중했다는 표시뿐이었다.
이러니 기가 막히지 않을 수가 있을까?
애초에 급소 데미지 보너스라는 건 급소를 맞히기 어려우니 주는 건데, 그걸 밥 먹듯이 하고 있었던 것이다.
‘움직임도 다르고, 눈빛도 달라. 이거 진짜 괴물 뉴비네? 고블린 던전을 혼자 깼다고 하기에 범상치 않을 거라고는 생각했지만… 이 정도일 줄이야! 조영이 저 새끼, 갑자기 웬 뉴비를 끼우자고 하더니, 이 정도면 오히려 모셔야 할 수준이지!’
‘고블린 던전보다… 많이 쉽네. 하지만 죽을 때 소리는 실제 걸 녹음했나? 엄청 소름 끼치네. 게다가 이 살에 찔러 넣는 감촉도 리얼하고…….’
찌이이이익!
‘고블린은 살이 적어서 뼈를 때리는 느낌만 났는데 말이지! 이건 이거대로 즐겁군.’
찬성은 손에 느껴지는 신선한 감촉을 즐기는 동시에 거대 쥐들 사이를 무아지경으로 누비면서 검을 휘둘렀다.
‘네발 동물들은 움직임이 거의 직선적이지. 게다가 얘네는 그 고블린들처럼 귀찮은 원거리 공격을 하지 않아.’
대신 숫자가 많고, 동물형이라서 개체의 체력이 높은 식으로 게임사가 밸런싱 조절은 해 두었다.
그러나 오직 ‘근접전’만을 염두에 둔 상황이기에 찬성의 무대였던 것.
그는 어느새 전국건강협회가 말한 작전을 잊어버린 채로 거대 쥐들의 공격을 피하고 막는 검무(劍舞)를 화려하게 추고 있었다.
‘더! 더!’
직선으로 달려오는 거대 쥐를 하나 피하면서 목 부분을 올려 베고, 동시에 측면에 다가오는 거대 쥐 둘을 몸을 낮춰서 피했다.
자신을 지나쳐서 거대 쥐 둘이 착지하는 타이밍에 몸을 돌리며 두 놈의 목을 베자 바로 다음 거대 쥐가 타깃에 들어왔다.
눈앞의 거대 쥐가 입을 벌려 이빨을 겨누고 뛰어오른 것을 검으로 막아 낸 다음 꼬리를 잡아서 땅에 내다 꽂고 그대로 복부를 깊숙하게 베었다.
‘게임이라는 게, 판정만 들어가면 데미지는 알아서 측정이 되니까! 힘 조절을 더 할 수 있어서 쉬워!’
[시스템-찬성 님의 공격으로 거대 쥐는 13의 데미지(급소 보너스 추가)를 입었습니다.]본래 살수(殺手)라면 힘을 줘서 해야 유효한 타격이 들어갔겠지만 여기는 게임.
급소를 찔러도 생명력 때문에 죽지 않았지만, 반대로 판정만 지키면 유효한 타격으로 쳐주는 이득이 있었다.
아까 복부도 본래라면 전력으로 베어야 할 상황이지만 칼끝으로 스치고 지나가기만 해도 데미지로 쳐주니, 그것에 맞춰 힘의 낭비를 줄이고 다음 거대 쥐를 빠르게 상대할 수 있었다.
“쿠룩쿠룩! 봐. 내 말 맞지? 쿠룩, 너 내일 점심 쏘는 거 잊지 마라. 쿠룩!”
“그래, 쏴야지. 젠장… 설마 진짜 말로만 듣던 만렙 뉴비를 볼 줄이야. 아으으으, 이 아바타 지르느라 생활비를 한계까지 쥐어짰는데… 하아아~”
찬성의 능력은 듣고서 금방 믿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고, 현실 친구답게 그것을 가지고 내기를 한 두 사람이었다.
패자는 보다시피 찬성의 능력을 부풀렸다고 생각한 전국건강협회 쪽이었고 말이다.
“쿠룩쿠룩! 그러게 쿠룩, 누가 돈을 막 쓰라고 했나? 쿠룩. 그나저나 또 얼마나 돈을 쓴 거냐? 쿠룩. 과금 좀 적당히 하라니까. 쿠룩.”
“시끄러워! 자기만족을 위해 지르는 게 뭐가 문제냐! 게다가 생활비 계산은 이미 해 놨다고! 제길! 무조건 이기는 줄 알고 괜히 소고기 한번 얻어먹으려다가!”
“쿠룩쿠룩!”
“개자식… 내가 굶어 죽으면 유서에 네놈 이름을 반드시 쓸 거다.”
“죽지 않게, 쿠룩쿠룩. 대용량으로 산 누네X네랑 건빵으로 된 인간 사료 정도는 보내 주마. 쿠룩쿠룩. 아무튼 저 뉴비님은 어떻게 할 거냐?”
“어떻게 하긴. 당연히 따라가야지. 이 꿀잼각을 어떻게 참냐? 앙?”
“쿠룩쿠룩. 그래야 내 친구 놈이지.”
끄덕.
전국건강협회의 말에 근손실보험은 고개를 끄덕이며 주먹을 쥔 손에 엄지손가락을 내민다.
게임을 즐기는 방법은 여러 가지이지만 이들처럼 오랫동안 여러 가지 게임을 거듭 즐겨 온 게이머라면 그 어떤 게임을 해도 익숙한 부분이 존재하기 때문에 신선한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것이었다.
“군 제대하고 복귀한 게임에서 이런 꿀잼 상황이 벌어질 줄이야! 뉴비 짱! 혼자 가지 말라고! 그러다 죽어!”
“쿠룩! 저기로 가면 잔뜩 나올 건데! 빨리 보호하러 가자. 쿠룩!”
“오케이! 질주.”
가상현실 게임 또한 처음 나왔을 때는 신선함 그 자체였지만, 역시나 게임은 게임.
몇 년 동안 즐기고 나니 신작이 나와도 비슷한 면이 존재해서, 신선한 재미를 찾기 위해서 이런 변태 스테이터스 콘셉트 플레이까지 하게 된 고인물이었다.
이런 그들에게 찬성이라는 재능 넘치는 변태 뉴비는 꿀잼 게임을 보장해 줄 오아시스나 마찬가지였기에 의기투합한 둘은 거대 쥐들에게 포위되려는 찬성을 쫓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