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of Sword Castle RAW novel - Chapter 192
192화.
그리고 동시에 집무실 문밖에서는 전투를 시작하는 찬성에게 버프나 지원을 하고서 각자 대기 중인 파티원들이 채팅방을 사용하여 보고를 올리고 있었다.
[채팅방(5)] [살덩이는나약하다:전투 걸리기 전에 찬성 님에게 ‘화신 버프’ 올렸고, 그다음 모든 장비를 쿨 타임 감소 아이템으로 바꿨어요. 그래서 지금 ‘강철 신의 사도’의 쿨 타임은 6분 30초예요. 대신 다른 스탯은 꽝이라 힐도 조심히 써야 할 판이에요.] [전국건강협회:찬성 님은 현재 전투에 들어갔습니다. 언제든 지원 대기 중…….] [근손실보험:찬성 님에게 버프 오라 범위가 닿는 선에서 계단 입구의 적들 확인 중… 실버 님의 계획대로 되고 있습니다.]“크릉, 다행이군.”
그리고 미니멈실버는 현재 건물 내부를 빠른 속도로 달리면서 어디론가 향하고 있었다.
“거기 서라! 침입자다! 침입자가 나타났다아아아!”
“어서 쫓아가!”
“저 망할 도둑년이!”
“잡아라! 잡아!”
수십… 아니, 수백의 병력들이 우르르 몰려들어 그녀를 쫓아오면서 궁병들은 화살을, 마법사들은 마법을 날리고 있었다.
‘힘들 건 예상했지만, 역시 이 방법뿐이니… 답이 없네.’
미니멈실버가 선택한 전략은 바로 ‘몰이’. 마치 양치기 견이 양들을 몰아서 이리저리 옮기는 것처럼 이 ‘제국군 비밀 군사 요새’에서 이제 집무실과 그 주변에 있는 병력들을 깡그리 몰고 다니는 것이었다.
‘…잡는다고 해도 중과부적으로 밀린다면 남은 건 이 방법뿐이지.’
이렇게 몰고 다니면 확실히 몬스터들은 그 리젠 포인트 위치에 존재하는 것이 유지되는 것으로 되어 있어서 추가로 더 나타나지 않으며, 집무실에 고립된 ‘펠릭스켈 대장군’과의 전투도 가능했다.
다만 전략이 성립되려면 역시 파티원 한 명이 빠지고서 보스 몬스터를 처치할 수 있는 역량도 중요하지만, 가장 핵심인 건 이 수많은 몬스터들을 계속 몰고 다니면서 생존할 수 있는 능력이었다.
‘그래. 이런 임무를 맡을 걸 예상해서 내가… 내가 이런 딜 쓰레기인 ‘브롤러(Brawler)’를 택한 거였지!’
딜량은 쥐꼬리, 하지만 대부분의 도적 클래스들이 가진 유틸리티를 모두 사용할 수 있는 브롤러 클래스.
바로 이 순간에 그녀의 클래스는 그 어떤 히든보다도 빛이 났다.
“‘얼음의 덫’, ‘연막탄’! 그리고…….”
데미지 딜링을 희생한 대신 맥가이버 칼 같은 다양성이 콘셉트인 클래스답게 레벨이 오를수록 이 각종 기능은 더 빠르게 늘어난다.
“‘스킬:작살총’!”
펑! 철그렁!
갈고리가 달린 총을 쏘아 내어 건물 2층 난간에 걸고, 휘감아 자동으로 빠르게 올라갔다.
‘찬성이 걔는 그냥 달려 올라가 버리지만… 원래 이런 벽 타기 기술은 고급 기능이라고!’
“2층이다! 다시 위로 올라갔다! 쥐새끼 같은……!”
“포위해서 퇴로를 막아!”
“쫓아! 쫓아라!”
‘역시 A.I도 만만치 않네. 퇴로에 병력을 배치해서 막을 줄이야.’
하지만 걱정 없는 그녀는 계속해서 ‘스킬:작살총’을 이용하여 찬성 일행이 싸우지 않는… 다른 건물 위층으로 올라가서 도망쳤다.
‘자, 어디까지 따라오려나…….’
“이런 제길! 안 되겠다. 대장군님이 전투 중이니……! 1소대, 2소대와 사령부를 지키던 인원은 복귀해라! 대장군님을 지원해야 한다.”
‘역시 일정 거리 이상을 따라오면 자동으로 돌아가게 되어 있네.’
고전 MMORPG 게임 등에 이미 있던 기능으로, 플레이어를 죽자 사자 쫓아오더라도 정해진 영역을 일정 거리 이상 벗어나면 돌아가는 기능이 역시 이 ‘어나더 월드 아카이브’에도 적용되어 있었다.
‘복귀하면 자동으로 자기 자리로 가고, 그다음엔 자연스럽게 공격받고 있는 사령부 대장군 집무실에 있는 보스 몬스터에게 가도록 설정되어 있지.’
하지만 그것은 이미 아는 사실. 미니멈실버는 재빠르게 건물 난간 쪽으로 뛴 다음 그대로 점프한 뒤 바로 다음 스킬을 사용했다.
‘스킬:일회용 낙하산.’
철그럭! 펑!
기기가 조작되는 소리와 함께 그녀의 등 가방에서 낙하산이 나타나서 펴지고, 떨어지던 체공 시간이 낮아지면서 자연스럽게 하강 비행이 되었다.
‘좋아. 계획대로야. 이렇게 내려가면……!’
자신이 더 빨리 사령부 본부 입구에 도착하게 된 미니멈실버는 그대로 계단을 올라가서 집무실로 향하는 계단 아래쪽에 각종 덫들을 설치했다.
“바쁘다, 바빠! 크르릉! 후우!”
실제로 뛰어다니는 건 아니었지만 바쁘게 달리고 각종 일을 하다 보니 호흡량이 많아지고 몸에 자꾸 힘이 들어갔다.
예정대로 덫들을 설치하고서 집무실 방향 계단을 올라간 그녀는 파티원들을 만났다.
“크르르… 후아! 사, 상황은?”
“잘 싸우고 있습니다. 역시 명불허전 찬성 님.”
“쿠룩, 그렇지만 역시 레이드 보스라서 체력이 너무 높습니다. 이제 깎은 체력 4퍼센트. 시간… 꽤 걸릴 것 같습니다.”
“후우우… 집무실 내에서 싸우는 문제는요?”
“지지직… 전혀 없다고 봐도… 저거 보세요. 벽 타는 건 물론이고, 천장도 찬성 님의 영역이에요.”
크오오오오! 챙강!
그렇게 말하며 집무실 내부를 손으로 가리키는 ‘살덩이는나약하다’였다.
안에서는 말 그대로 판타지 영화에서나 볼 법한 격전이 벌어지는 중으로, 찬성은 미니멈실버가 지시한 ‘집무실 내에서 떠나지 않고 싸운다.’를 철저히 실행하며 ‘펠릭스켈 대장군’과 격전 중이었다.
“킁, 역시 대단하네. 사실 나도 좀 더 감상하고 싶지만…….”
“크아아악!”
“가, 감히 덫을! 저 망할 똥개가!”
“잡아라! 쳐 죽여 버릴 거야!”
“크릉, 손님이 오기 시작하니 가 봐야겠네. 크르르…….”
밑에서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 병사와 경비병들이 덫을 밟는 소리와 반응이 들려오자 미니멈실버는 다시 움직여서 복도에 있는 창문을 통해 빠져나갔다.
“저기다! 덫을 친 도둑놈이 저기 있다!”
“쫓아라! 어서 쫓아!”
다들 제자리로 돌아와서 어그로가 초기화되었고, 올라가려고 하지만 이미 그 자리에 있던 덫을 다시 밟으면서 어그로는 미니멈실버가 다시 먹게 되고, 병사들은 자연스럽게 그녀를 쫓는다.
‘…좋아, 계획대로야. 이대로 계속 몰이를 하면……!’
공략 성공은 예정되어 있다.
이론과 전략의 완벽한 증명. 그녀는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하나 아직 방심해선 안 된다.
“게 서지 못할까! ‘아이스 볼트’!”
“하아… 하아……! 크릉!”
아무리 전략의 공식이 맞아떨어졌다고 해도… 현실은 수학처럼 항상 같은 값을 넣는다고 같은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
이 결과는 오직 자신이 병사들에게 쓰러지지 않고, 계획한 대로 이행해야만 나오는 것. 조금이라도 비틀어지거나 실수하면 그걸로 끝이었다.
‘내 아이템도 지금… 오로지 ‘속도’에만 맞춰서 모두 세팅해서 체력이 불안하고…….’
이 몰이 작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오로지 ‘이동 속도’뿐이었기에 그녀는 이동 속도를 극한으로 올리기 위해서 모든 아이템을 ‘이동 속도’ 위주로 맞추었다.
그래서 지금 그녀의 최대 생명력은 고작 ‘210’밖에 되지 않았다.
‘상대는 정예 몹이니 공격을 그냥 맞으면 두 대, 급소나 크리티컬이 뜨면 한 대. 살벌해.’
조금이라도 삐끗하면 이 전략은 모두 수포로 돌아가게 되고, 무너진다.
점점 늘어나는 부담의 무게. 첫 바퀴는 그래도 이론을 실행하는 단계라서 덜했는데… 이젠 견적이 나오니 부담감이 더 커졌다.
‘나만 잘하면 잡을 수… 있다는 부담감. 스포츠에서 팀의 에이스 선수들이 받는 무게감… 같은 건가?’
‘어… 안 되면 굳이 무리해서 안 해도 된단다. 응, 무리할 필요 없어. 애초에 세상일이란 무리해서 되는 건 거의 없단다.’
‘……! 하필 이럴 때, 열받는 얼굴이 떠오르네!’
부담감 속에서 집중력이 흐트러지려는 순간, 그녀의 머릿속에 자상하면서도 느긋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개인적으로 존경하면서도 좋은 아버지라는 건 부정할 수 없었지만, 동시에 열이 받으면서 넘고 싶은 산이기도 한 존재.
‘그래, 할 수 있어. 나도 할 수 있어. 이까짓 거 무리 아니야. 그래!’
느슨해지려는 집중력을 살리며 그녀는 미니 맵을 보고 병사들의 위치와 궤도를 다시금 확인한 뒤, 도주 루트를 더 철저히 조정하며 달려갔다.
***
같은 시각, 대장군 집무실.
미니멈실버가 유인을 하고, 찬성이 일대일로 펠릭스켈 대장군과 격전을 치르는 동안 남은 파티원들은 집무실 밖에서 스탠바이한 채로 각자 대기 중이었다.
“우리 암만 작전상 대기라지만 너무 날로 먹는 것 같은데… 몬스터… 새는 거 없지?”
“쿠룩, 실버 님이 일을 잘하시니까… 우리 체면도 있으니 한두 마리는 놓쳐도 괜찮을 텐데 말이야. 쿠룩.”
“지지직… 대기조지만 아무 일이 없으면 아무것도 안 하는 느낌이니까요. 지지직…….”
“쿠룩, 살덩이 님은 그래도 버프라도 드리지 않습니까? 저희는 완전 잉여인데… 차라리 같이 싸우고 싶지만…….”
대장군 집무실 내부는 저 대장군이 탄 랜드 드레이크 한 마리와 찬성만 해도 가득 차 보일 정도로 좁은 편이라서 단체로 전투하기에 부적합했고, 설사 하더라도 만약 미니멈실버가 몰이를 하다 놓쳐서 올라온 병사 혹은 대장군 근위병들이 리젠될 경우 커버를 해야 하기 때문에 대기해야만 했다.
“대장군 근위병… 빨리 리젠 안 하려나~”
“쿠룩, 그러게. 이렇게 잉여 같은 건 너무 싫은데 말이지.”
문제가 생기길 바라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아무것도 안 하고 날로 먹는 건 기분이 좀 그랬는지 다른 파티원들은 찬성의 전투를 지켜보면서 대화를 나누었다.
“크윽! 쥐새끼 같은 놈이! ‘타일런트 스매시’!”
“흠!”
콰아앙!
찬성을 향해 거대한 도끼를 휘두르는 펠릭스켈 대장군이었지만 찬성은 능숙하게 회피했다.
동시에 대장군이 탄 랜드 드레이크인 ‘초전’도 찬성을 노리고 달려들었지만, 좁은 곳이라서 장애물도 그렇고 제약이 많아 이쪽도 느려 터진 상태였다.
‘왜 편한 전장으로 옮기지 않을까? 뭐, 그게 몬스터의 설정 같은 건가?’
“네 이노옴!”
‘가장 이해가 안 가는 건 꼭 저 위에서 싸워야 하는 걸로 강요받은 것 같은 느낌이란 말이지. 내려와서 협공하면 더 편할 텐데.’
게임과 레이드 시스템의 근간을 뒤흔드는 생각을 하며 찬성은 서서히 익숙해져 가는 ‘펠릭스켈 대장군’을 바라보았다.
필드 레이드 보스라서 기믹이 심플하다고는 들었고, 랜드 드레이크를 타고 있는 점이 특이할 뿐 결국 순수 무력으로 싸우는 전사 타입이라서 찬성의 ‘검성의 경지’로 모든 공격이 방어 가능해서 싸우기가 수월했다.
[Lv.43 펠릭스켈 대장군(필드 보스 몬스터)]클래스:타일런트 나이트
생명력:92퍼센트
보유 스킬:대장군의 결의
탈것:랜드 드레이크 ‘초전’
‘다만 문제라면 피해 감소가 높아서 데미지가 적게 박힌다는 거? 이거 시간이 엄청 걸릴 것 같아서 평소라면 지루하게 여기겠지만…….’
찬성은 미소를 지으며 ‘펠릭스켈 대장군’을 바라보았다.
적절한 수준의 무용과 위험 요소를 가지고 있어 긴장과 주의를 하지 않으면 위험함, 그리고 튼튼하면서 많은 생명력으로 쉽게 쓰러지지 않는 강인함을 겸비한 상대.
‘실험 대상으로 최적의 요소잖아? 이거, 해 보고 싶은 거 다 해 볼 수 있겠어.’
자칫하면 지루한 상대가 될 뻔했지만 이번엔 다르다.
찬성은 검을 쥐고 자세를 잡고, 심호흡을 하면서 무언가를 준비했다.
“스으읍… 더블… 슬래시.”
부웅!
찬성이 먼저 휘두른 검의 궤도가 허공을 가르고 지나가면서 동시에 흐릿한 환영 같은 게 찬성의 옆에 나타났다가 사라져 버렸다.
“음… 실패했군. 역시 어렵다니까…….”
“‘타일런트 버스터’!”
콰아아앙!
잠시 찬성이 멈춘 사이, 펠릭스켈 대장군이 틈을 노리고 집무실 바닥이 무너질 기세로 도끼를 휘둘렀지만 이 건물 자체가 ‘파괴 불가능’ 오브젝트 설정이라서 그런지 집무실은 무너지지 않았고, 찬성도 간신히 피했다.
‘하지만… 계속 시도하면 그만이지. 아, 그 전에 우선 공격 스킬 쿨은 다 빼고!’
“크오오오!”
‘더블 슬래시’, ‘강하게 찌르기’, ‘은하검법 3식-성운’! ‘비검-사성절’, ‘비검-오성화’!
피하면서 찬성은 화려하게 비검과 스킬들을 사용해서 데미지를 누적시켰다.
그리고 모든 스킬이 쿨이고, 자신도 비검을 다시 쓰기 위해 호흡을 정비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심호흡을 하면서 자세를 바로잡았다.
그러곤 찬성은 다시 집중을 하고, 또다시 검을 휘두르며 외쳤다.
“더블… 슬래시! 음! 다음번에!”
여기까지 왔다면 다들 이해할 것이다.
그는 ‘스킬:더블 슬래시’를 완벽히 자기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이해하기 위해서 진짜로 사용할 수 있게 수련하고 있었다.
충격적이고 비현실적이라 여길 만한 사실이었지만, 찬성은 본래 현실에 존재하지만 그 능력이 비현실에 가까운 인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