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of Sword Castle RAW novel - Chapter 201
201화.
“크르릉! 이런 제길!”
“진도! 자, 자네가 어떻게? 이럴 수가!”
자르엔 백작은 엄청난 충격을 받은 표정으로 공격이 막힌 진도를 보며 경악했다.
그도 그럴 것이 ‘자르엔 울프’, 자신의 친위대 중의 친위대인데 그중에서 설마 배신자가 나올 줄은 상상도 못했던 것이다.
‘이, 이게 무슨 일이래? 아니, 분명 죽을 뻔한 우리를 도와주지 않았나?’
충격을 먹은 건 찬성도 마찬가지. 백작을 노리는 자가 설마 진돗개 수인이고, 경비들에게 잡혀가던 걸 구해 준 ‘진도’일 줄은 꿈에도 몰랐던 일이었다.
그러는 사이 주변에 있던 다른 자르엔 울프와 자르엔 하운드 대원들이 급히 돌아와서 진도를 둘러쌌고, 몇몇은 백작을 호위하기 위해서 옆에 달라붙었다.
“멍! 최적의 타이밍을 잡았다고 생각했는데, 저 앱솔 공작가의 개가 날 방해할 줄이야! 대장군 펠릭스켈을 쓰러뜨린 놈이라 만만치 않을 걸 알았지만! 으르르르릉!”
진도는 자신의 암살 계획을 방해한 찬성을 노려보며 으르렁대면서 적의를 드러냈다.
“진도… 네놈이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런 짓을 저지른 게냐! 내 분명 너를 자르엔 하운드 시절부터 중용하고 아껴 왔거늘!”
“으르릉! 나는 엄연히 백작님의 가르침대로 하고 있는 겁니다. 으르르릉!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거죠!”
“대, 대체 뭘 하려고 제국 놈들과 손을 잡은 건가?”
“컹! 우리 부족의 원한! 왕국 따위 상관 않고 살아가던 우리 부족을 멋대로 전멸시킨 죄!”
‘…어, 자세한 건 모르겠지만 대충 저 ‘진도’는 자르엔 백작가에 원래부터 원한을 가지고 있었다는 건가?’
[귓말][미니멈실버:‘진도’의 배경 스토리는 자르엔 백작 진영으로 하면 알 수 있어.]“독심술 쓰세요?”
“그릉, 네 표정이 딱 그건데 뭘 새삼!”
“어, 자르엔 백작 진영으로 하지 못하는데, 어떻게 알죠?”
자신에게 귓말을 날려 준 미니멈실버를 바라보며 항의하는데, 그녀는 지금 한창 바쁜지 얼굴도 안 보여 주고서 (전설)랜드 드레이크 ‘초전’을 탔다가 내렸다가 하면서 열심히 싸우는 중이었다.
“그럼 요점만 정리해서 말할게. 진도는 수인족으로 왕국 변경의 작은 부족 출신, 그리고 자르엔 백작의 영지인 ‘울프팩’이 있던 땅은 본래 그의 부족을 비롯해서 여러 수인과 야생 민족들이 살던 땅이야. 근데 그걸 자르엔 백작 가문이 과거에 싹 다 밀어 버리고 차지한 거지.”
‘와, 저거 엄청 잘 쓰시네.’
“그래서 진도는 부족의 후손으로서 언젠가 자르엔 백작가를 멸망시킬 기회를 엿보았고, 제국과 손잡고 있던 게 요약. 자세히 이야기해 주려고 해도 시간이 없으니…….”
“아, 예? 시간?”
“뒤를 봐.”
그르르… 그르르르르!
미니멈실버와 떠드는 사이, 뒤에서 갑자기 들려오는 짐승의 으르렁거림에 찬성은 고개를 돌려 그곳을 보았고, 진도가 목에 낯선 주사기를 꽂아 넣은 것을 발견했다.
‘제국군 비밀 요원 대장’이 꽂아 넣었던 것과 같은 주사기. 제국군의 생체 실험 결과물로 괴물로 변이시키는 약물이었다.
“그르르… 그르르르… 보인다. 우리 부족 사람들이… 내 고향이… 그르르… 그르르… 크오오오오오오!”
“진도!”
“진도 님이?”
“이봐! 진도!”
“세상에… 자르엔 울프 중 하나인 저분이! 저런 모습으로……!”
[Lv.43 변이된 자, 진도(보스 몬스터)]클래스:자르엔 울프
생명력:100퍼센트
보유 스킬:클래스-야생 신의 신관(강제 개방), 확장된 야성, 이어받은 원한
그렇게 먼저 만났던 비밀 요원 대장처럼 괴물로 변이한 진도. 무작정 커지고 폭주할 듯이 근육량이 불어났던 앞의 형태와 다르게 날렵한 인간형 야수 형태 그대로 전투에 최적화된 육체로 변한 것이었다.
“그르르… 오래된… 부족을 모시는 우리의 신이시여… 저에게 원한을 갚을 힘을… 그르르… 주소서…….”
[시스템-‘Lv.43 변이된 자, 진도(보스 몬스터)’가 자신에게 ‘날카로운 이빨의 축복’을 사용합니다.]그러더니 양손을 합장하고는 자신에게 사제처럼 축복을 사용하는 모습. 보유 스킬에서 보듯 지금 저 ‘변이된 진도’는 약물의 힘으로 육체가 강화된 것을 넘어서 클래스까지 추가로 개방된 것이었다.
“와우… 그러니까 이건 또 신기한 타입의 이중 클래스네요.”
“쿠룩, 진도는 어느 야생 부족의 유일한 후예 출신으로 신관의 자격도 의식으로 부여받고 지식도 가지고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본인에게 ‘신앙심’이 없어서 발현되지 않고 있다가 저 약을 맞음으로써 일종의 트랜스 상태가 되어서 ‘신앙’을 찾게 되고, 신이 그에 대해 응답하게 된 거죠. 아, 이것도 자르엔 백작 루트를 하면 알게 됩니다.”
“뭔가 게임을… 불편하게 만들었네요.”
“쿠룩, 시점에 따라서 볼 수 있는 시나리오가 다른 거죠. 쿠룩. 아무튼 전 다시 전투하러…….”
“그거 설명해 주러 일부러 오신 거예요?”
“쿠룩, 아무튼 맡깁니다! 그놈 안 막으면 퀘스트 실패입니다!”
설명만 하고 쏙 사라지는 근손실보험. 찬성은 다시 고개를 돌려 ‘Lv.43 변이된 자, 진도’를 바라보았다.
“그르르… 선조시여… 그르르… 지금 원한을 갚겠나이다… 그르르… ‘이빨의 사도들아! 나와라!’…….”
변이된 괴물의 육체를 하고 있음에도 그는 말을 하고 주문을 시전하면서, 주변에 늑대 정령들을 부르는 건 물론 한 손엔 이전 ‘울프독 자르엔’이 사용한 것과 유사한 석궁이 들려 있었다.
“진도! 이 망할 자식! 배신이라니!”
“큭! 망할 정령들이!”
“내부에서 난동을 부리고 있어서 제압이 힘듭니다!”
이미 주문을 시전한 뒤로는 전투에 돌입한 상태로 사방에서 사격을 하는 자르엔 울프와 자르엔 하운드들을 압도적인 힘으로 짓밟고 있었다.
“그오오오오! ‘숲의 야성이여!’… 그르르…….”
“으아아아악!”
“더, 덩굴 이것들은 뭐야?”
‘우와… 그러니까 신관으로서 주문도 시전하고, 소환도 하고, 사격도 하는 데다 근접전도 강하네?’
더 이상 참을 수 없다고 생각한 찬성은 곧바로 검을 들고 ‘진도’를 향해 달려갔다.
자르엔 울프와 자르엔 하운드들을 상대하면서 날뛰던 ‘Lv.43 변이된 자, 진도’는 백작의 암살을 방해한 찬성을 향해 포효하며 한 손으로 주문을 시전한다.
“그르르… 내 일을… 방해한 놈… 저주한다… 그르르… ‘벌레의 저주’.”
“저주?”
우우우웅!
벌레의 날갯짓 소리와 함께 ‘Lv.43 변이된 자, 진도’의 손에서 벌레 무리가 생성되어 찬성을 향해 날아왔다.
“일단 피하면… 아!”
간단하게 피하나 싶었지만, 벌레 무리는 찬성을 지나치다가 선회해서 계속해서 쫓아왔다.
‘아, 지능이 높게 설정되어 있나?’
일반 게이머였다면 ‘투사체 판정이 아니야?’라고 생각했겠지만, 아직 게이머 마인드가 아닌 그는 벌레의 지능이 높게 설정되어 있다고 믿고 돌아오는 벌레 떼들을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하면서 뛰느라 고생하는데…….
‘벌레엔 뭐더라……? 아! 불!’
찬성은 도망치면서 한 손으로 인벤토리를 열어서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서 가지고 있던 횃불을 찾아냈다.
그리고 횃불을 능숙하게 꺼내자 자동으로 불이 붙었고, 그대로 검처럼 휘두르면서 벌레 떼를 태워 버렸다.
“휴우! 동굴에서 수련할 때 생각나네!”
그러고는 다시 날렵하게 선회하여 ‘변이된 자, 진도’에게 달려갔다.
“그르르… 묶어라… 그르르… ‘덩굴 속박’……!”
“그런 것도 쓸 것 같았어!”
서걱서걱!
벌레를 사용한 것부터 시작해서 ‘야생’이라는 테마를 자랑했으니 그런 식물도 사용할 거라는 걸 예측한 찬성은 바닥에서 올라오는 덩굴들을 모조리 잘라 내면서 전진하는 속도를 늦추지 않았다.
“그르르르! 용서… 못해!”
“읏챠! 헛!”
덩굴에 석궁 화살까지 날아오는 것을 자유자재로 피하면서 전진한 찬성은 어느새 진도의 코앞까지 도착했고, 곧바로 검을 휘두르면서 데미지를 누적하기 시작했다.
[Lv.43 변이된 자, 진도(보스 몬스터)] [생명력:81.33퍼센트]‘으음… 이미 공격받고 시작한 상태고, 그래도 결국 시나리오 퀘스트라서 난이도가 ‘불가능에 가까움’보다는 낮게 책정돼서 그런가 체력이 금방 낮아지네.’
“쏴라! 쏴! 반역자를 처단하라!”
“이 은혜도 모르는 놈이!”
“절대로 백작님에게 다가가게 해선 안 돼!”
찬성이 이리저리 유도하며 전투하는 상황에서도 사방에서 자르엔 하운드와 자르엔 울프들이 일제히 공격하면서 데미지를 꾸준히 넣고 있었다.
‘음, 기능적으로 다양하게 몰려 있을 뿐, 그리 어렵지 않은 건가?’
“그르르르! 네노오오옴! …그르르!”
[Lv.43 변이된 자, 진도(보스 몬스터)] [생명력:49.21퍼센트]초근접 거리에서는 주문이나 석궁 공격도 잘 맞지 않고, 게다가 찬성은 마치 검무(劍舞)를 추듯이 화려하게 검으로 데미지를 넣으면서도 속박하려는 ‘덩굴’을 베고, 달라붙으려는 벌레들을 그냥 떨칠 수 있었다.
‘이것도 무난히 쓰러질 것 같은데… 어?’
“‘빙하 장벽’!”
“크억!”
안도하는 순간, 눈앞에 갑자기 생긴 얼음의 벽에 찬성은 그대로 부딪쳐서 땅을 구르게 되었다.
그는 작게 느껴지는 고통과 충격을 참아 내면서 재빨리 자세를 잡고 움직여 눈앞의 얼음벽을 세운 자를 찾았다.
“대체… 뭐야? 어디지? 우왁!”
콰앙!
적을 찾으려고 하는 순간에도 ‘변이된 자, 진도’는 계속 공격을 했고, 찬성은 급히 그것을 피하면서 주변을 둘러보는데… 마법을 쓴 자가 보이지 않았다.
‘대체 어디에…….’
“하여간 일 처리 하나 제대로 못해서 사람을 더럽게 성가시게 만드는군. 암살에 반드시 성공할 거라고 큰소리 뻥뻥 치더니만 저 꼴이라니…….”
‘공중이라고?’
하늘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고개를 들자 그곳엔 사람 하나가 떠 있었다.
검회색 계열의 제국 군복에 진한 푸른 망토를 걸친 냉정한 인상의 마법사. 그리고 자연스럽게 찬성의 옆에 상태창으로 그의 정체가 드러났다.
[Lv.43 ‘빙결사’ 주코프(보스 몬스터)]클래스:제국군 마법사
생명력:100퍼센트 마력:100퍼센트
보유 스킬:상시 비행, 빙결 마법 특화
‘보스?’
“비, 빙결사 주코프라니! 위험하다! 당장 저놈부터 없애야 한다!”
“전원 머리 위의 저 마법사를 노려라!”
자르엔 하운드와 자르엔 울프들은 일제히 그에게 반응해서 각자 화살과 암기들을 날렸지만 그 ‘빙결사’ 주코프는 가당치도 않다는 듯 손을 휘저었고, 그의 몸에 얼음으로 된 얇은 막이 생성되더니 화살과 석궁 화살이 모두 튕겨 나갔다.
“하찮은 짓을… 우선은 구해야겠군. ‘빙하 장벽’! ‘빙하 장벽’!”
그러고는 ‘변이된 자, 진도’의 사방에 얼음의 벽을 생성하더니 서서히 내려와서는 그의 옆에서 혐오하는 표정으로 말했다.
“본래라면 들려와야 할 암살 소식이 들리지 않아서 직접 와 봤는데 결국 그 꼴이라니. 하여간… 촌뜨기 수인 놈의 말을 믿은 게 잘못이지. 아무튼 내가 친히 도울 테니 넌 네 쓸모를 다해라.”
“크르르르! 아, 알겠… 다!”
콰자자창!
그와 동시에 얼음으로 된 벽들이 일제히 깨지면서 두 보스 몬스터가 백작을 노리고 전진하기 시작했다.
“대체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크릉? 루트를 단축했으니까, 원래 하나씩 만나야 할 보스들도 다 같이 만나는 거지. 처음에 말했잖아. 계속 네임드가 몰려올 거라고…….”
“아아……!”
당황하는 찬성에게 어느새 근처에 온 미니멈실버가 적절히 설명을 해 주었고, 찬성은 이 보스 몬스터 웨이브가 왜 오는지에 대해 이해하게 되었다.
“보스가 개별적으로 강하지 않아 보이던데… 이러면 많이 힘들겠지. 아, 그리고 빨리 처리 안 하면… 또 다음에 누가 올 거야. 게다가 지금 계속 같이 싸워 주는 ‘자르엔 하운드’랑 ‘자르엔 울프’들도 누울 거고, 그러면 결국 실패하겠지. 그럼 파이팅! 나는 계속 전선 커버하러 갈게!”
그렇게 설명만 주욱 해 주고 떠나 버리는 미니멈실버. 찬성은 또 새로운 방식으로 나온 역경에 미소 지으며 다시금 기합을 넣고 ‘변이된 자, 진도’와 ‘빙결사’ 주코프가 난동을 부리는 곳을 향해 돌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