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of Sword Castle RAW novel - Chapter 202
202화.
‘우선은 공중에 떠 있는 마법사부터 치우는 게 정석 같은데…….’
“‘얼음 창’! 하하하핫!”
‘어? 날 안 노리나? 아… 백작이 주목표니까 거기부터인가?’
‘빙결사’ 주코프가 시전한 ‘얼음 창’ 주문은 찬성을 향해서가 아닌 백작을 호위하고 있는 자르엔 울프와 자르엔 하운드들부터 공격하고 있었다.
“‘화염의 화살’! 으아악!”
“그 정도 마법 수준이라니, 하찮군.”
‘…자르엔 울프 안에 마법사도 있었구나. 아무튼… 이대로 가면 퀘스트 실패야. 그러면…….’
우선은 손에 닿지 않는 ‘빙결사’ 주코프를 놔두고 찬성은 ‘변이된 자, 진도’부터 처리하기 위해 집중했다.
‘후우… 속전속결! 결국엔 쓰러뜨리고 또 쓰러뜨리면 된다!’
한 번 방해를 받았을 뿐, 찬성은 다시 호흡을 가다듬고 ‘변이된 자, 진도’에게 다가가서 검을 휘둘렀다.
“그르르르… 네놈!”
“은하검법 3식-항성(恒星)!”
산이 무너져도 바위 하나와 돌멩이 하나씩 치우다 보면 결국 옮길 수 있는 법.
찬성은 잠시 신경을 끄고 빠르게 ‘변이된 자, 진도’부터 처리하고자 스킬을 사용하여 딜을 몰아 넣었다.
“하! 진도 놈… 내가 도와줘야 하는 거냐? ‘얼음 화살’!”
‘…아니! 왜 갑자기 또 날 공격하는 건데!’
“날 도저히 가만히 놔두질 않는군. ‘얼음 창’! 성가신 놈, 저깟 놈 하나 제대로 처리 못하다니!”
진도를 공격하니 귀신같이 자신을 공격하는 ‘빙결사’ 주코프. 게임 시스템을 이해한 유저라면 이 현상에서 ‘변이된 자, 진도’의 어그로가 ‘빙결사 주코프’와 연동되어 있다는 것을 눈치채겠지만…….
‘나는 이 녀석을 공격했다고! 크윽!’
“이빨의 동료들이여……! 그르르…….”
‘늑대 정령들까지……! 하지만!’
찬성의 입가에선 미소가 가시질 않았다.
이 정도는 되어야 자신이 전력을 다하지, 하는 생각. 시시한 것보다야 이렇게 힘든 게 훨씬 인생이 재미있지 않은가!
“우오오옷!”
춤을 추듯 다시 한번 화려하게 움직이는 찬성의 활약에 ‘변이된 자, 진도’의 체력은 급격히 깎여 내려갔다.
“우와… 저래도 딜이 안 줄어드네.”
“쿠룩, 이번엔 좀 힘드시겠지 했는데… 와, ‘얼음 창’이랑 빙결 마법 그냥 치워 버리면서 싸워 버리네.”
“지지직… 냉기 저항 포션 드시더라고요. 지지직…….”
“킁, 진도 누웠네요.”
[Lv.43 변이된 자, 진도(보스 몬스터)] [생명력:0퍼센트]“그르르… 부족 사람들의… 얼굴이… 보이는구나.”
쿠우우웅!
얼음 마법의 방해가 있었지만 결국 찬성의 ‘비검’과 ‘검성’의 검술에 빠르게 체력이 소모되어 쓰러지는 ‘변이된 자, 진도’였다.
‘다음은……!’
하나 아직 전쟁은 끝난 것이 아니기에 찬성은 이번엔 ‘빙결사’ 주코프를 노린다.
“은하검법 2식-성운(星雲)!”
진눈깨비 같은 별빛이 하늘 방향으로 뿌려지며 ‘빙결사’ 주코프를 향해 날아갔지만, 그 순간 그대로 사라져 버리는 ‘빙결사’ 주코프였다.
‘뭐야? 뒤?’
“제국 마법사가 우습게 보이더냐? ‘얼음 감옥’!”
기척을 눈치채자마자 찬성의 등 뒤에서 ‘빙결사’ 주코프의 목소리가 들리더니 그대로 찬성에게 마법을 시전, 찬성은 ‘검기 제어’를 발동한 다음 자신을 향해 만들어지는 ‘얼음 감옥’을 베어 내고 빠르게 빠져나갔다.
“큭! 네놈, 설마 ‘검성’이었나? 어쩐지… 진도 놈이 쉽게 쓰러지더라니!”
‘…방금 그 순간 이동, 되게 성가시네!’
“죽어라! 이 마법사 놈아!”
“쏴라! 커다란 괴물이 쓰러졌으니…….”
찬성이 의아해하는 사이, 다른 자르엔 하운드와 자르엔 울프들은 각자 석궁과 활을 들고서 일제히 ‘빙결사’ 주코프를 향해 쏘아 댔다.
“흥, 하찮은 것들이……! ‘얼음 방패’!”
허공에 손을 젓자 그대로 커다란 얼음의 방패가 생성되어 화살들을 막아 내면서 마법으로 그들을 공격했다.
‘이번엔… 그 순간 이동 안 하네? 강한 기술에만 사용하나? 아니면 스킬 재사용 시간이 있는 건가?’
그동안 돈 던전 짬밥이 어디 가지 않는지 찬성은 상대의 스킬에 대해 최대한 유추하면서 동시에 공중에 여유롭게 붕붕 떠 있는 놈을 처단할 방법을 생각해 보았다.
‘가장 쉬운 건… 내가 하늘을 날아가는 건데… 아니면 ‘일성점’인가?’
약 5미터 높이에서 절대 내려오지 않는 ‘빙결사’ 주코프. 자신이 도약을 하면 거의 ‘비검-일성점’의 사거리에 들어오는 위치였다.
‘방금 스킬을 썼을 때 순간 이동했지만 지금 저 화살은 그냥 막는 걸 보면 재사용 대기 시간이 있는 건 확실한 것 같고… 아무튼 원거리 공격을 해 보면!’
찬성은 거기서 발상을 얻고, 한참 사격 중인 자르엔 하운드의 어깨를 밟고 뛰어올랐다.
‘됐다. 거리가 나온다! ‘비검-일성점’!’
거리가 나오는 것을 잰 그대로 ‘빙결사’ 주코프에게 ‘비검’을 찔러 넣었다.
[시스템-당신의 일반 공격으로 ‘빙결사’ 주코프가 2,803의 데미지를 입었습니다.]“컥!”
[Lv.43 ‘빙결사’ 주코프(보스 몬스터)] [생명력:63.3퍼센트]‘뭐야, 맞으니 엄청 깎이네?’
탁!
땅으로 착지하면서 사태를 파악한 찬성. 확실히 러시로 나와서 압박을 해서 어려운 거지, ‘빙결사’ 주코프 자체는 결국 노멀 퀘스트 라인에서 나오는 보스 몬스터 타입이라서 맞기만 하면 체력이 뭉텅이로 깎여 버렸다.
“크윽!”
‘어? 하늘로 날아오른다!’
“감히 내게 상처를 입히다니! 용서 못해!”
‘맞으면 맞을수록 더 높이 올라가나?’
“모조리 얼려 주마! ‘눈보라’!”
높은 곳까지 올라간 ‘빙결사’ 주코프는 양손을 하늘로 들어 올리더니 ‘눈보라’ 주문을 시전했다.
“눈보라……?”
찬성이 있던 이 전장의 맑은 하늘에 먹구름이 서서히 모이기 시작, 금방 하늘을 짙게 메우더니 곧 눈발이 날리면서 거센 바람과 함께 ‘눈보라’가 몰아치기 시작했다.
“날씨를… 바꾼다고?”
게임 내에서 이런 대규모 마법을 보는 건 처음인 찬성은 큰 충격을 받은 듯 입을 벌리고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사실 본래 유저들이 사용하는 ‘눈보라’ 마법은 그냥 일정 지역에 얼음비를 뿌려서 데미지를 주는 스킬이지만, 지금 이 효과는 그래도 ‘보스 몬스터’가 사용하는 스킬이라는 것을 보여 주는 연출이었다.
‘심지어… 낮지만 데미지가 있어? 물렁하다고 만만히 봤다가… 진짜 난리 났네!’
심지어 추위는 구현되어 있기에 차가움과 오한은 그대로 느끼는 찬성. 데미지는 자신뿐만 아니라 범위 내에 있는 아군 모두에게 전해졌고, 상태창에 있는 백작의 체력도 내려가기 시작했다.
‘어, 어쩌지? 뭔가 방법을…….’
“…….”
“…….”
“…….”
하늘을 날 수 없는 자신이기에 파티원들에게 뭔가 도움을 줄 수 있을지 물어보는 시선을 보냈지만, 다들 찬성을 슬쩍 보기만 하고 각자 자신들의 위치에서 전투를 지속했다.
‘다들 방법이 없나? 아니면… 꿀꺽… 꿀꺽…….’
“지지직…….”
포션을 마시며 궁리하는 가운데, ‘살덩이는나약하다’와 얼굴이 마주친 찬성. 기계식 마스크를 쓴 얼굴이기에 눈이 맞았다고 할 순 없었지만 그녀는 한 손으로 자신의 입을 가리키고, 한 손으론 찬성을 가리키고 있었다.
‘내가… 말해라?’
“지지직…….”
‘아아아! 그러고 보니!’
그제야 파티원들이 왜 이런 태도를 보이는 건지 깨달은 찬성. 이번 보스 러시에선 묘하게 파티원들이 도움보다는 그냥 설명만 하고 전투를 하러 떠났는데, 그동안 ‘보스 킬링’은 찬성의 담당이었고 그는 어려운 난이도에 환장하는 변태여서 평소와 같은 줄 알았다.
‘생각해 보면 나… 수동적으로 파티원들이 지원해 주는 대로만 받고 그저 싸우기만 했구나.’
그러다 보니 자신이 필요해서 무언가를 요청해 본 적이 거의 없다는 걸 깨달은 찬성이었다.
그리고 미니멈실버가 왜 굳이 시나리오를 빠삭하게 알아 가서 피 토하면서 자르엔 백작과 언쟁했는지까지 깨닫는다.
그저 ‘검’과 ‘싸우는 것’만으로는 이런 상황을 혼자 극복할 수 없다는 것, 또 언제까지 남들이 챙겨 주는 것에 의존해선 안 된다는 것까지…….
‘스승님, 역시… 우물 안의 개구리는 세상에 나와 봐야 자신의 한계를 깨닫는군요.’
새로운 깨달음. 찬성은 산속에 있는 스승님을 떠올리며 싱긋 미소를 짓고는 고개를 돌려 ‘살덩이는나약하다’에게 말했다.
“살덩이 님! 제 발아래에다가 가능한 대로 ‘철벽 전개’를 써 줄 수 있을까요!”
“지지직… 네! ‘철벽 전개’! 지지직……! 그리고 이중 시전으로!”
찬성의 지시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그녀는 곧바로 주문을 시전했다.
철컹! 철컹!
‘올라간다! 됐어!’
“지지직… 쭉쭉 올려 드릴게요!”
강철의 벽을 생성하는 ‘철벽 전개’를 찬성의 발아래에 연속으로 시전하여 계속해서 들어 올렸다.
세 번째 생성부터는 아래가 비어야 하지만 떨어지기 전에 반복 시전함으로써 찬성을 하늘 높이 올려 주는 ‘살덩이는나약하다’. 심지어 세심하게 찬성이 ‘빙결사’ 주코프에게 가기 쉽도록 살짝 비스듬하게 생성해 주었다.
“이제 됐어요! 뛰어오릅니다! 감사합니다!”
“지지직… 이게 마지막! ‘철벽 전개’!”
“질주!”
‘질주’를 사용하여 벽을 대지처럼 달려서 가속을 얻은 찬성은 하늘을 그대로 날아올라 점프! ‘빙결사’ 주코프에게 도달했다.
“네, 네놈이!”
“역시 큰 주문을 사용하면 아까처럼 순간 이동이나 대응을 못하나 보네. 아까 전에 화살로 확인했지만 말이야.”
‘채널링 스킬(Channeling Skill)’이라고, 계속 시전을 ‘집중’해야 하는 타입의 스킬 용어를 모르는 찬성이었기에 오해가 있었지만 어쨌든 결론은 ‘눈보라’를 시전하는 중엔 다른 일을 할 수 없다는 걸 알았기에 찬성은 끝장을 보겠다는 듯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전력으로 검을 휘둘렀다.
자유 낙하로 완전히 검의 간격에서 멀어지기 전 찬성은 지금 가진 스킬 중 가장 강한 검술을 화려하게 사용했고,
“크억! 이,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
[Lv.43 ‘빙결사’ 주코프(보스 몬스터)] [생명력:0퍼센트]‘잡았다.’
‘빙결사’ 주코프의 체력이 0을 가리키는 것을 확인하며 그대로 낙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