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of Sword Castle RAW novel - Chapter 216
216화.
찬성의 검(劍)은 그야말로 경이(驚異)로운 것이었다.
스킬로 제약해 둔 플레이어의 한계를 넘고, 현실에서 사용하는 ‘비검’을 구현하고, 거기에 이젠 게임 내의 스킬을 자신의 무(武)로 만들어 ‘비검’에 결합시킨 기예까지…….
“정말 멋진 모습이야.”
“그리고 반응도 결국은 이렇군.”
경이와 놀라움의 충격이 조금 가시자 플레이어들은 이제 이 경이로운 것에 대한 각자의 판단과 의견을 내기 시작했다.
같은 것을 보았음에도 사람들은 각자 다른 다양한 의견과 생각, 감정을 느끼고는 그것을 표현했다.
“이래서 우리도 예상을 못하는 거지.”
로망의 시야로 보면 그는 ‘검성’ 클래스의 이상형 그 자체였고, 많은 플레이어들이 선망할 수 있는 그런 존재다.
하지만 게임의 시야로 보면 판단할 여지가 없는 밸런스 브레이커. 아무리 가상현실이라 자유도가 높다곤 해도 저건 ‘검성’이라는 클래스의 틀을 너무 벗어나서 독주가 심각했기에 분명 손을 대야 할 수준이었다.
“음… 역시 부정적 반응이 더 많군. 인간의 본능 같은 거지.”
질투, 열등감,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을 가진 누군가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들. 원초적인 그 감정들은 별도의 여과나 직접 만나지 않는 인터넷상에서 강하게 드러나고 있었다.
『현재 체력 40퍼센트! 빠릅니다! 엄청 빨라요!』
『이게 보스가 체력 50퍼센트 이하가 되면 이제 패턴이 바뀌는데, 받는 데미지가 커져서 더 빨리 잡을 수 있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미니멈실버 유저! 슬슬 집중력이 사라지는 건지 몰이에서 몇 마리 몹이 새고 있지만 그걸 입구에서 지키는 파티원들이 차단해 주고 있는 거군요.』
『좋은 전략이네요.』
과열되는 채팅방 분위기를 알자 운영진 둘이서 열심히 화면도 돌리고 주의를 환기시키려고 하면서 해설을 하지만, 채팅방 분위기는 여전히 ‘검성’에 대해서만 집중한 채 점점 더 뜨거워지고 있었다.
“흠, 여론은 그렇지만… 역시 솔직하군.”
[시청자 수-214,388명]질투심과 열등감을 가진다는 것도 결국은 관심. 뛰어난 것에 사람들은 관심을 가지게 되고, 어떤 감정과 반응을 보여도 그것은 결국 열광하는 것과 같다.
좀 더 속된 말로 한다면 미친다는 것.
“음, 아무튼 간에 흥행 보증 수표라는 건 확인되었군.”
논란과 구설수가 게임사에 문제가 된다고?
그것도 사건 나름. 이 건에 대해선 딱히 ‘D.E사’가 운영적으로 미스를 낸 것도 아니다.
가상현실을 너무 잘 구현해서! 게임을 너무 잘 만들어서 일어난 일! 그러니 따로 조치를 할 이유가 없었다.
“이건 회사에 득이 되니 말이지. 하지만 그렇다고 아무것도 안 할 순 없으니… 몇 가지 손을 써야겠군.”
회사에 득이 되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예 ‘검성 너프’를 요구하는 유저들의 의견도 무시할 순 없는 노릇. 그들을 위로할 방안도 당연히 마련해 둬야 했기에 사장은 지금 방송을 시청하고 있을 사원들을 불렀다.
***
“제국이여… 영원하라.”
[Lv.43 펠릭스켈 대장군(필드 보스 몬스터)]클래스:타일런트 나이트
생명력:0퍼센트
보유 스킬:대장군의 결의, 대장군의 격노
“휴, 잡았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쿠룩.”
“근데 뭔가 다른 게 없네요.”
“뭘 기대하신 겁니까?”
“그러니까 시청자들 앞에서 하는 시연이니까 갑자기 숨은 요소라든가? 추가적인 난이도 상승 같은 거? 좀 더 두근거렸을 텐데 말이죠.”
“…….”
“…….”
“…지지직…….”
지금 잡은 것도 어처구니없는 일인데, 찬성은 여기서 더 고되고 힘든 걸 바라고 있으니 당혹스러운 파티원들이었다.
“그런 거라면 그냥 쫄들 하나둘씩 보내 드릴 걸 그랬나요?”
“쿠룩, 그러면 우리 완전 날먹 멤버로 인식할걸?”
“지지직… 이미 반쯤 토템 취급이네요. 물론 대부분은…….”
인터페이스 창을 열어서 실시간 방송을 틀어 본 ‘살덩이는나약하다’가 채팅방 여론을 확인해 주었다.
미니멈실버는 그래도 바깥을 돌면서 몹 몰이를 했다는 전공이라도 있지, 나머지 3명은 그냥 입구에서 들어오는 몬스터를 한두 번 차단한 게 전부이니 정말로 시너지 제공 토템이었다.
“사실 지원해 주곤 싶었는데… 우리가 어설프게 끼어들면 찬성 님이 곤란하니…….”
“쿠룩, 뭐, 예상하고 방송 나온 거니 말이야. 실버 님이 몹 몰고 오는군. 저거 마무리나 합시다. 근데 다 잡았으면 우리 불러야지 않나?”
“지지직… 근데 사실 거의 다 찬성 님 이야기로 싸움박질 중이라 우리 이야기는 없기도 해요. 그나저나 운영진분들이 우리를 안 부르는 건 방송 지연 시간이 있어서 그런 것 같네요.”
“아하.”
방송 사고 같은 예상외의 사태를 대비해서 지연 시간이 있었기에 방송에선 아직도 찬성이 레이드 보스를 잡는 장면이 나오고 있었다.
“얘네 좀 빨리 잡아!”
“네, 누님… 어라?”
“크, 크흠!”
미니멈실버가 데려온 몬스터를 정리하려던 찬성 일행이었는데… 그들의 뒤에 어느새 ‘운영자 H-11’이 나타난 것이었다.
[보스 공략 다들 수고 많으셨습니다. 그럼 이제 이동해서 가벼운 인터뷰를 하면 끝나게 됩니다. 그러니 기다려 주시길 바랍니다.]“이걸로 끝입니까?”
[예. 충분히 대단한 걸 보여 주셨으니 만족스럽습니다. 이제 인터뷰만 하시면 나머지는 저희가 다 알아서 하겠습니다. 그럼 이동합니다.]딱!
설명을 마친 ‘운영자 H-11’이 손가락을 튕기자 찬성의 파티원들은 즉시 오늘 접속하자마자 만났던 그 새하얀 공간으로 순간 이동했다.
의자가 하나씩 마련되어 있고, 반대편에는 ‘운영자 E-07’이 카메라 역할을 하는 것 같은 인터페이스 창을 향해서 이리저리 말하면서 시간을 끄는 중이었다.
[자, 각자 자리를 마련해 두었으니 앉으시면 됩니다. 그리고 저희가 신호를 드리면 그때부터 화면이 돌아간 거니 말씀 및 행동 주의하시고 마이크 드리면 그때 말씀하시면 됩니다.]“예.”
그러곤 ‘운영자 H-11’이 ‘운영자 E-07’ 옆으로 가서 마저 방송을 진행하는 동안 미니멈실버가 찬성의 옆에 앉아서 조심스럽게 말을 건넸다.
“이제부터가 진짜야. 알지?”
“예? 아, 예!”
보스 잡는 거야 찬성에게 있어서 걱정할 요소가 없는 일이었다.
중요한 것은 이제 이 공식 인터뷰에 대한 대응. 사실상 이 방송의 주인공이 찬성이니 그에게 수많은 질문이 몰려올 것이고, 그 모든 질문에 대답하는 것에 따라 향후 그의 게임 및 방송에 큰 영향이 있을 것이었다.
[…그래서 드디어 우리가 보고 싶어 했던! 유저분들이 너어무나 궁금했던 그분! 지금 인터뷰해 보겠습니다. 자! ‘검성(劍星)’ 클래스! 화제의 인물! 닉네임 ‘찬성’을 쓰시는 분입니다! 자, 여기 마이크입니다.]“아, 예. 그…….”
“저기 화면 보면 돼. 저게 카메라 역할을 하고 있어. 바로 인사하면 돼.”
“예. 아, 안녕하십니까? 레벨 39의 검성 클래스를 플레이 중인 찬성이라고 합니다.”
처음 해 보는 인터뷰인지라 긴장을 한 것인지 살짝 얼었지만 그래도 미니멈실버가 잘 유도해 주었고, 어제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대비도 했기에 잘 진행할 수 있었다.
‘음… 반응은 역시 반발, 욕설, 질투… 너프 발언들뿐이네.’
욕설은 어찌저찌 필터링되어서 수위 조절이 되었지만 반발이 너무나 컸다.
역시 레벨도 모자란 상태에서 단독으로 레이드 보스 킬링을 해 버리는 모습을 보여 줬으니 어떻게 보면 당연하다고 생각하면서 옆에서 인터뷰를 지켜보는 미니멈실버였다.
[과연, 이 게임이 그럼 생애 첫 게임이시라는 거군요. 그런데… 그런 컨트롤을?]“컨트롤이라기보단… 그… 제 움직임이라는 느낌이라서요.”
[아하하, 그게 맞죠. 가상현실 게임이라곤 해도 결국 현실에 가깝게 움직이는 거니까요.]“예. 그래서…….”
일단 인터뷰 자체는 무난하게 진행되었고, 찬성은 사전에 미니멈실버와 구성해 둔 대로 차근차근 대화를 해 나갔다.
이대로라면 무난하게 되어 갈 것 같았지만…….
[그러면 저기, 그 ‘비검’이라는 건 어떻게 쓰시게 된 건가요? 스킬의 수준에 이른 ‘검’의 기술! 종종 말씀하시면서 하시던데…….]‘이런 게 관건이지.’
틀림없이 나올 질문이라 예상한 부분, ‘비검’의 비밀!
어디 무협 소설인 양 ‘파성검각’이라고 하는 비밀 문파에서 전수받았다고 할 순 없는 노릇이니 이것만은 반드시 둘러대야만 했다.
‘실제로 무협 소설에 나오는 유파가 있다고 말하면 그건 그것대로 미친놈 소리 듣거나 파장이 클 테니…….’
“그거요? 그냥 가상 세계에서 자유도가 높다 보니 ‘검’을 휘두르면서 이랬으면 좋겠다? 저랬으면 좋겠다? 라는 걸 해 보다 보니까… 어쩌다가… 하나씩 되었고, 그걸 이름 붙이다 보니까… 그… 러니까 하, 하면서 이름도 붙이고 그러다 보니 되었습니다!”
‘이것도 상당히 무리수지만! 그럼 어떻게 할 거야! 그나마 다행인 건 얘가 방송이 처음이라 어색한 점 덕분에 거짓말을 한다는 게 절대 구분이 안 간다는 거지.’
자신이 시켰지만 이것도 상당히 말도 안 되는 소리인 건 틀림없는 사실이라서 되레 본인이 부끄러워져서 눈을 질끈 감는 미니멈실버. 그리고 찬성의 이 태도에 시청자들의 반응은 당연히도…….
‘방송이라는 거 되게 어렵지만 정도를 걸어야 하는 무인으로서 거짓말이라니!’
채팅방의 반응도 황당함으로 가득했고, 찬성은 찬성대로 방송도 어색한 데다 생전 잘하지도 않는 거짓말까지 해서 어색함이 2배가 되어 인터뷰 진행이 힘들 정도였다.
‘…개판이네. 이거 어쩌죠?’
‘몰라. 그냥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는 게 좋을 것 같은데? 더 이상 깊게 파도 다른 게 나올 것 같진 않고…….’
‘그러죠.’
사회를 맡은 ‘운영자 H-11’과 ‘운영자 E-07’도 찬성의 상태를 보며 더 깊게 파 봐야 혼란만 가중되리라 생각하고는 화제를 돌리기 위해서 다음 질문으로 넘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