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of Sword Castle RAW novel - Chapter 221
221화.
“이게 뭐지? 아, 뭔가 보인다.”
[???-발굴된 작은 상자]???
잡동사니
???
“땅속에서 꺼낸 상자.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양식은 엘프 제국의 것으로 보이며 알 수 없는 문양이 새겨져 있다.”-감정(1성) 적용됨/고고학 지식(1성) 적용됨
[시스템-‘전문 기술:고고학’의 경험치가 상승합니다.]‘오… 스킬 보유에 따라 문구가 달라지는구나.’
손바닥 크기의 상자를 바라보자 자동으로 정보 갱신. 가지고 있는 스킬로 마치 전문가인 것처럼 문구가 변경되어 주는 게 꽤 재미있던 찬성은 신선한 느낌을 받으며 계속해서 땅을 파면서 발굴을 해 나갔다.
‘오오… 생각보다 재미있네.’
[???-깨진 도기 조각]잡동사니
“땅속에서 꺼낸 작은 도기 조각.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바깥에는 통일 제국 시절의 문양이 새겨진 것으로 보인다.”-감정(1성) 적용됨/고고학 지식(1성) 적용됨
“통일 제국? 엘프 유적인데 다른 것도 나오는 건가?”
“그건 이곳이 통일 제국과 엘프들의 전쟁터였기 때문이다. 전쟁터… 라기에도 웃기지. 놈들이 침략해 왔었으니까.”
의아해하면서 도기 조각을 보던 중 갑자기 뒤에서 나타난 ‘현장 책임자 란디아’의 말에 깜짝 놀라는 찬성. 어지간해선 자신이 기척을 놓칠 수가 없는데, 아무래도 이것도 강제 이벤트 같은 거라서 감각을 능가한 것 같았다.
“오오… 그렇군요.”
“드디어 그 어리석은 전쟁의 증거가 나오고 있군. 아무튼 잘하고 있다. 계속해 나가도록.”
“아, 저어… 잠시만요.”
“뭐지?”
“이거 어떤 물건인지 확인해 줄 수 있을까요?”
찬성은 태연하게 아까 전 인벤토리에 들어갔던 ‘???-발굴된 작은 상자’를 꺼내어 보여 주었다.
일반적인 플레이어라면 인터페이스 창을 열어서 정보를 확인하거나 아니면 다른 유저 혹은 커뮤니티에 물어보지, 이렇게 직접 NPC에게 질문하는 경우는 드물 것이다.
“이건… 왕가의 문양?”
“예?”
“이미 멸망한 우리 엘프 왕가의 문양이다. 안에 뭐가 들어 있는지 확인해 봤나?”
“아뇨. 열어 볼게요. 어라?”
상자를 잡고 힘을 줘서 열어 보려는 찬성. 하지만 상자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분명 히든 클래스에다가 개별 레벨 최상급 스테이터스를 가지고 있어서 어지간하면 쉽게 열려야 하는데, 열리지 않았다.
“끄으으응! 끄으으으으응! 안 되겠다. 검으로 베어야 하나?”
“아마 소용없을 거다. 엘프 왕가에서 걸어 놓은 마법이 있기 때문이지. 마법에 대한 소양이 없으니 눈치를 못 채는…….”
“하아아… 흠!”
찬성은 고민도 하지 않고 상자를 적당한 바위에 올린 다음 그대로 검을 수평으로 겨누고 휘둘렀다.
상자의 자물쇠 부분을 노리고 휘둘렀는데…….
상자는 아무런 변화 없이 그대로 고요히 있었기에 란디아는 화가 나서 지적하려다가 무덤덤하게 말했다.
“아무 변화도 없군. 엘프 왕실 마법사가 만든 결계는 그리 쉽게 깨어지지 않지. 알고 싶다면 대삼림 속에 숨어 계신 왕족의 후예에게로 가야…….”
“열렸네요.”
“뭐라고? 어떻게? 결계가 있는데… 잠깐, 그 검은?”
찬성이 들고 있는 검을 보고 놀라는 ‘란디아’. 그가 현재 사용하는 검은 ‘(영웅)라이오넬 가드의 사자 검’으로, 레오나 앱솔 퀘스트 라인을 하면서 받은 것인데…….
“라이오넬 가드의 ‘사자 검’? 앱솔 공작가의 친위대인 라이오넬 가드 중에서도 극소수만이 받을 수 있다는 명검! 과연 그거라면!”
‘어? 이런 반응은 좀… 신기하네.’
하지만 내심 상당히 기분이 좋은 찬성이었다.
검사에게 있어 검 또한 자신의 몸과 같은 것이라서 칭찬받는 건 좋은 일이었지만, 단순히 공격력 수치를 재는 ‘아이템’이 아닌 ‘명검’이라고 해 주는 건 내심 그가 가지고 있던 로망이었던 것이다.
“가, 감사합니다. 아무튼 안에 뭐가 들었는지 봐야…….”
듣는 사람도 몸 둘 바를 모를 정도로 낯간지러운 상황. 찬성은 열린 상자 쪽으로 가서 뚜껑을 열어 보았다.
“그, 그보다 혹시 손상이 되지 않았습니까? 그래도 귀중한 유물인데…….”
‘갑자기 존대하니까 더 간질거려!’
현장 책임자인 란디아가 갑자기 존대하는 것이 더 적응이 안 되는 찬성. 하지만 그래도 검술은 진짜였기에 상자는 아무 문제 없었다.
“그, 걸쇠 부분만 노리고 휘둘러서 문제없습니다. 이건… 뭐지?”
내부를 열어 보니 전자 기판에 톱니바퀴와 전선 같은 것이 얽혀 있는 기계 부품이 들어 있었다.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그는 옆에 있는 란디아에게 이게 무엇인지 물어보는 듯한 시선을 보냈지만 그녀도 고개를 저었다.
“이건 저도 모르겠네요. 이게 왜 엘프 왕가의 상자 안에 보관되어 있는 거지? 이건 대체…….”
“오…….”
[???-수상한 기계 부품]“무엇인지 알 수 없는 기계 부품이다. 물론 그것은 추정일 뿐 자세한 건 전문가의 시선이 필요할 것 같다.”
[퀘스트 발견!] [고고학 퀘스트:수상한 기계 부품]발굴 도중 수상한 물건을 발견했다. 기계… 부품 같은데, 아무래도 관련 지식이 있어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이것에 대해 알 만한 사람에게 가서 정체를 밝혀내자.
조건:수상한 기계 부품의 정체 알아내기
그와 동시에 나타난 새로운 퀘스트. 찬성은 또 이렇게 다른 퀘스트가 시작되는 건가 생각했지만…….
“일단 일퀘부터 끝내고 해야지.”
그렇게 계속 삽을 들고 약 30여 분간 더 땅에 삽질을 하면서 이런저런 잡동사니 유물들을 주운 끝에 퀘스트를 마칠 수 있었다.
“거기! 오늘은 이만하면 된 것 같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퀘스트 완료!] [퀘스트 보상]전문 기술:고고학 숙련도, 은화 22개, 소량의 엘프 세력 평판
‘오… 엘프 세력 평판도 오르네? 신기하다. 은근 재미있는데? 고고학. 게다가 이런 퀘스트도 나오고…….’
순수한 생산계와는 다른 재미가 있는 점에서 나름 ‘D.E사’가 신경 써 준 거였지만, 그래도 유저들 대부분은 실리적인 면을 추구하기 때문에 고고학은 비인기 전문 기술이었다.
뉴비인 찬성은 아직 그런 계산에 익숙지 않으니 순수하게 즐기고 있는 것이었다.
“으음… ‘수상한 기계 부품’에 대해서 알 만한 사람이…….”
일반적으로 ‘기계 부품’ 하면 게임 속에서는 역시 ‘기계 공학’ 숙련자라든가 관련 클래스 아니면 흔히 말하는 드워프 종족 같은 걸 떠올리겠지만…….
“살덩이 님밖에 없네.”
찬성에겐 지금까지 게임하면서 가깝게 지낸 ‘살덩이는나약하다’뿐이었다.
강철 신교의 사제. 닉네임부터가 금속과 기름 냄새 물씬 풍기는 이미지이고, 클래스 자체도 그 ‘강철 신의 사도’만 봐도 그야말로 기계의 화신이었다.
[귓말][찬성:살덩이 님, 저 무슨 아이템 같은 게 나왔는데… 살덩이 님과 관련 있어 보이는데요. ‘???-수상한 기계 부품’. 이거거든요.]“지지직… 찬성 님이 내게 연락을? 지지직……! 아이템 이야기였구나. 지지직… 이게… 보자.”
순간 설렜지만 내용을 알고는 금방 정신이 드는 그녀. 일단 떠오르는 내용이 없어서 곧바로 인터페이스 창을 열어서 검색을 해 보려다가 멈칫했다.
‘잠깐잠깐, 이대로 답을 알아 버리면… 그냥 빠르게 이야기해 버리고 끝나잖아? 어차피 나도 일일 퀘스트 끝났고, 나중에 파티원들이랑 던전 가는 거 빼고는 시간이 남았으니까…….’
이대로 그냥 답을 알려 주는 것보다는 직접 만나서 퀘스트를 풀어 나가는 편이 그와 함께 있을 수 있고 친밀감도 올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빠르게 그녀의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응. 같이 추리하면서 하는 게 좋을 것 같아. 이런 기회가 아니면 단둘이 있기 어려우니까…….’
사심이 들어간 판단과 함께 그녀는 곧바로 찬성에게 귓말을 넣어 그를 세이온에 있는 ‘강철 신의 대신전’으로 불렀다.
***
약 5분 뒤…….
앱솔 공작 진영의 대도시인 세이온도 수도급 거대 도시였기에 거의 모든 시설들이 다 있었고, 수많은 유저들이 오가고 있었기에 찬성은 앱솔 공작가에서 받은 사자를 타고 ‘강철 신의 대신전’에 도착했다.
대규모 방송으로 얼굴이 알려진 만큼 아바타 스타일도 변경한 그는 주변을 두리번거리면서 살덩이는나약하다를 찾았다.
“보자. 어디 계시려나? 사람이 너무 많아서 모르겠네.”
[귓말][살덩이는나약하다:뒤예요.]“음? 어라? 아, 이 아바타…….”
“예. 전에 봤던 그거예요.”
예전에 보았던 붉은색에 하얀 무늬를 가진 신관복을 입은 ‘살덩이는나약하다’였다.
얼굴은 코 위로 쓰는 가면으로 가리고 있었고, 눈 부분은 보이지 않았다.
“아무튼 그 아이템이 뭐죠? 보여 주실래요?”
“예. 여기요.”
“보자. 으으음…….”
찬성이 내민 ‘???-수상한 기계 부품’을 보는 ‘살덩이는나약하다’. 그녀의 시선에서 보는 아이템의 인터페이스는 달라져 있었다.
[???-수상한 기계 부품]“어떤 물건인지 알 수 없지만 그래도 당신에겐 매우 친숙한 기운이 느껴진다.”-강철의 신앙(4성) 적용됨
“…이거 저희 강철 신님과 관련된 것 같네요. 어디서 얻으셨어요?”
“정말요? 저 ‘전문 기술:고고학’ 배우고 첫 발굴 현장 임무 하러 가서 발견한 거예요. 엘프 유적 발굴이었나?”
“엘프? 이상한 데 있네요? 으음… 전혀 관련 없어 보이는 곳에서 나올 줄이야.”
중요한 ‘강철 신 종파 신관’ 공략을 외우고 있는 ‘살덩이는나약하다’는 ‘강철 신’ 종파의 유물이 ‘엘프 유적’에서 나온다는 이야기는 들어 본 적도 없었다.
“일단은 대주교님께 보여 드리러 가죠. 근데 너무 대단한 게 아닐 수도 있어요.”
“어, 그러면 왠지 미안할 것 같네요. 시간 뺏는 느낌이라.”
“그래도 혹시 뭔가 다른 것이거나 다른 조건이 밝혀질 수도 있으니 파티를 맺고 가 보죠.”
살짝 사심이 들어갔지만 아무튼 살덩이는나약하다는 찬성과 파티를 맺고 ‘강철 신 종파’의 대신전으로 들어가서 곧바로 대주교 NPC가 있는 곳으로 향하는데…….
[삐빕… 어서 오라… 삐빕. 길을 헤매는 자여. 삐빕…….]“우와! 로봇? NPC가 로봇이었어요?”
“예? 아… 아, 찬성 님은 참 여기 대주교 처음 보시는 거죠?”
허공에 떠서 가부좌를 틀고 있는 기계로 된 사제를 본 찬성은 깜짝 놀라 살덩이는나약하다의 뒤에 숨으며 반응했다.
[삐빕… 놀라지 마시게. 삐빕… 나는 그저 세상을 위해 그분의… 삐빕… 말씀을 전하는 자일지니. 삐빕…….]“근데 진짜로 이러면 판타지… 가 안 맞지 않나요?”
“판타지니까 이런 것도 할 수 있는 거죠. 아무튼 찬성 님, 대주교님에게 그거 보여 드리세요.”
아직도 적응이 안 되는 느낌이었지만 찬성은 조심스럽게 인벤토리에서 ‘???-수상한 기계 부품’을 꺼내어 대주교의 앞에 보여 주는데…….
[삐빕… 부품… 삐빕… 분석 시행… 삐빕…….]“아무리 봐도 판타지랑 거리가 멀어 보이는데요?”
“그래도 뭐, 보상이 있으니까요. 아, 맞다. 기왕 온 김에 같이 저 앞의 카페라도 가 볼래요? 이번에 요리 숙련 마스터 찍은 백 선생님이라는 유저분이 차린 곳이 있는데…….”
은근슬쩍 찬성에게 자신의 사심을 제안하는 ‘살덩이는나약하다’. 그녀의 제안에 찬성은 그럴까 고민하면서 고개를 갸웃하는데, 두 사람의 앞에 새로운 시스템 창이 나타났다.
[판독 완료… 삐빕… 이 부품! 우리 ‘강철 신 사도’의 파편으로 밝혀짐. 삐빕… 찾아야 한다. 부품에 남은 신호 주파수로 탐색 완료… 쓰러져 잠들어 있을 신의 사도를 찾아야 한다. 살덩이는나약하다, 삐빕… 이는 거룩한 사명… 대략적인 위치를 찾아냈으니 그리로 향하라.] [시스템-퀘스트가 갱신되었습니다.] [신관 직업 전용 퀘스트:‘사도’ 탐색(1)]강철 신 종파의 대주교는 이 기계 부품의 정체를 밝혀내었다. ‘사도’의 파편. 대주교는 당신에게 이 사명을 맡긴다.
조건:잠들어 있는 ‘강철 신의 사도’를 탐색
“오… 전용 퀘스트인데, 같이 뜨네요.”
“파티를 하기도 했고, 유물을 찾고 소유한 건 찬성 님이니까 그런 것 같네요.”
“음… 아무튼 그럼 같이 가 볼까요? 보상이 뭔지는 모르지만 퀘스트가 같이 나왔고, 그 ‘강철 신의 사도’ 같은 게 또 나올 수 있으니까 보고 싶기도 하고…….”
찬성이 천진하게 ‘같이’ 가자는 말을 하자 설레기 시작하는 ‘살덩이는나약하다’. 그녀로서는 다른 파티원들과 함께가 아닌 단둘이 모험하는 거라는 생각에 가슴이 벅차올랐고, 그대로 고개를 끄덕이며 찬성의 제안을 기쁘게 승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