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of Sword Castle RAW novel - Chapter 240
240화.
『아아! 크흠! 화질, 음성, 이상 없으신지요? 이 모습인 건 신상 같은 걸 보호하기 위한 목적이니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AhAh! Ahem! Are there any problems with video quality and sound? This…….』
미국인인 두 사람을 위해 그녀가 말하는 동시에 밑으로 영문 자막이 빠르게 지나갔다.
“저 인형 탈… 집에도 있으셨어?”
민희는 아침에 하는 어린이 방송에서나 볼 법한 전신을 가리는 인형 탈을 착용한 상태였는데, 이번엔 여우였다.
주황색과 하얀색 털의 그러데이션, 거기에 검은색 털의 장식, 귀여운 스타일로 된 인형 탈을 쓴 민희의 모습에 찬성은 살짝 충격을 받았다.
[Wewillneverbeslaves:설마 그녀는 털의 일족이었던 것입니까? 이것은 매우 충격적입니다.] [Butwewillbeconquerors:놀라움! 경이로움! 짐승 정장! 입은 것이 놀랍습니다!] [근손실보험:뭐, 감추면 좋으니…….] [전국건강협회:일단 실버 님이 말하는 걸 계속 듣죠.]『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죠. 지금 저희 위치는 메리 왕국의 여기, 그리고 그란 왕국까지 거리는 이만큼. 비전 항해술로 온 만큼 상당한 거리예요.』
쫘아아악.
커다란 지도에 선을 긋는 민희. 그 루트는 커다란 대륙의 거의 4분의 1을 가로지르는 선이었다.
『일단 거리상으론 이런데 이제 여기서 산맥, 지형, 건물, 야산, 이런 거 다 따지면 생각보다 오래 걸릴 거고. 마이클 님, 미아 님, 두 분 탈것은?』
[Wewillneverbeslaves:나는 탈 수 있다. ‘(일반)탈것-농작용 말’.] [Butwewillbeconquerors:나는 직업 보상으로 받았다. ‘(일반)탈것-야생 늑대’.] [근손실보험:미아 님 건 그나마 통상 탈것 수준이라 괜찮은데, 마이클 님 게 심각하군요.] [전국건강협회:저거 예전에 찬성 님이 타던 자전거보다 살짝 나은 정도잖아. 실질적 속도가…….]최악의 조건도 이런 최악의 조건이 없다.
이동 속도라도 괜찮아야 저 지옥 같은 곳에서 탈주라도 하는데… 느리면 그야말로 최악의 사태였다.
[살덩이는나약하다:지금 미국 커뮤니티들을 가 보니까, 그들 대부분 ‘기승’ 스킬이나 ‘기마 전투’ 스킬을 기본으로 장착하고 있어요. 진짜 서부극 그 자체죠.] [근손실보험:말 위에서 사격전. 어우… 진짜 최악의 조건이군요.] [Wewillneverbeslaves:그래서 우리 너무 무서워서 산속에서 산다.]『상대는 기동성이 있는 데다 말 위에서 원거리 전투가 가능한 타입인가? 일반 도로를 쓰면 불리하니 이거 무조건 험지 돌파해야겠네요. 후우~』
벌써부터 고생길이 훤히 보이자 민희는 한숨이 나왔지만 어쨌든 찬성이 맡기로 한 이상 최선을 다해야만 했다.
『하지만! 그러면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 배를 타고도 원래 3일 일정을 잡았던 루트인데! 이거 무조건 마차랑 제대로 된 탈것을 타고 정규 도로로 가야! 그나마 플레이 타임 약 하루 반에 가능하죠.』
[Butwewillbeconquerors:그러면 도둑과 적들에게 공격을 받게 된다. 어떻게 해야 하는가?] [전국건강협회:그냥 바다로 가면 되지 않습니까? 실버 님 클래스가 해적이고, 항구에서 배만 적절히 손에 넣으면 다소 시간은 걸리겠지만 안전하게 갈 수 있을 것 같은데 말이죠.]『그것도 방안이긴 한데… 결국 항구 마을은 ‘갱’들이 차지하고 있을 거란 말이죠. 그런데 대단위 전투는 우리 인원이 부담이 크죠.』
[근손실보험:후~ 뭘 선택해도 부담이 크군요. 정말이지 마차를 타고 도로로 가는 게 베스트인데…….] [살덩이는나약하다:음, 그럼 이러면 어때요? 다소 좀 힘든 방법이지만…….]‘살덩이는나약하다’가 장문의 의견을 주르륵 적어 올리기 시작했다.
스크롤이 길어질 만큼 올라간 글을 보고는 마이클과 미아는 경악하면서 깜짝 놀랐다.
[Butwewillbeconquerors:이건 불가능하다! 성립할 수 없는 계획이다!] [Wewillneverbeslaves:상식적으로 너무 허황된 일이다! 이것은 ‘임무 불가능하다’ 영화가 아니다!]그녀가 내민 방법은 작전이라기엔 너무나 말도 안 되는 것. 보통 사람의 상식선에서 판단할 수 없는 무모함의 극치였다. 그들은 그렇게 반발했지만 찬성의 파티원들은 생각이 달랐다.
[전국건강협회:오, 그러면 되겠네요.] [근손실보험:충분하겠군.]『음, 약간의 작업이 필요하지만 확실히 가능하겠어.』
그들과 다르게 찬성의 파티원들은 태연했고, 혼자만 읽는 게 늦은 건지 찬성의 채팅이 뒤늦게 올라왔다.
[찬성:어, 그러니까 이거… 다 제가 해야 하는 거죠?] [전국건강협회:네.] [근손실보험:옙. 맞습니다.] [살덩이는나약하다:하지만 방법이 이것뿐이에요. 파이팅!]『사실 네가 시작한 일이니까 네가 끝내야지.』
[찬성:어, 네, 하, 할게요. 그럼 바로 들어가서 준비할까요?]『아니, 기다려. 사전 준비도 필요하고, 내용을 좀 디테일하게 잡자. 그리고 시간도 오후 3~4시경에 들어가서 8시간 풀타임 하고 바로 12시 지나서 넘어갈 수 있게 조치 취하고…….』
최대 16시간가량 걸릴 대작전. 그 작전의 핵심은 당연히 일당백의 전력을 자랑하는 찬성이었고, 일행은 곧바로 계획 준비에 들어갔다.
그로부터 몇 시간이 지나고 오후 4시경…….
작전 개요는 이미 나왔으니 미니멈실버의 인형 탈 방송은 진작 끝난 상태였고, 찬성은 일행이 지시해 준 작전을 암기하고 준비를 마친 뒤 캡슐에 들어가기 전 채팅방에 들어간다고 메시지를 남겼다.
[찬성:그럼 곧바로 들어가서 준비하고 먼저 시작할게요.] [미니멈실버:그래. 지령 내린 대로만 해. 그리고 채팅방 항상 주시하고.] [찬성:넵!]“그럼 가 볼까!”
캡슐에 들어가 게임을 실행시키고, 접속에 성공한 찬성은 따라 들어오는 파티원들을 신경 쓰지 않고 곧바로 ‘(탈것)흑우왕’을 소환해서 질주하기 시작했다.
‘그다음엔… 보자, 캐시 샵에서 산 물건들과 우편을 확보하고…….’
[시스템-‘(일반)아바타:붉은 웨스턴 재킷’을 입수했습니다.] [시스템-‘(일반)아바타:붉은 웨스턴 진’을 입수했습니다.] [시스템-‘(일반)아바타:붉은 웨스턴 장갑’을 입수했습니다.] [시스템-‘(일반)아바타:붉은 웨스턴 롱부츠’를 입수했습니다.] [시스템-‘(일반)아바타:붉은 웨스턴 모자’를 입수했습니다.]‘졸지에 서부 패션을 입게 되다니…….’
캐시 샵에서 구입한 것은 서부 스타일의 아바타. 빠르게 조작하자 찬성은 무복 차림에서 단숨에 서부극에 나올 법한 카우보이 스타일로 변신했다.
마침 그의 탈것이 ‘흑우왕’이다 보니 외양은 완벽한 카우보이의 모습이었다.
‘근데 붉은색은 좀 심하지 않나? 너무 눈에 띄는데…….’
검붉은 재킷 안에는 검정색과 색이 밝은 붉은색으로 체크무늬가 그려져 있어서 숲속 한가운데에서도 볼 수 있는 레벨이었다.
‘그리고 이다음 우편으로 들어온 건…….’
[시스템-‘(영웅)미완성 건블레이드’를 입수했습니다.] [시스템-‘(영웅)웨스턴 블루 아이 라이플’을 입수했습니다.] [시스템-‘(영웅)검은 이빨 리볼버’를 입수했습니다.] [시스템-‘(영웅)하얀 번개 리볼버’를 입수했습니다.]‘하나는 길쭉한 총이고, 또 하나는 칼이랑 총이 결합된 이상한 무기…….’
미니멈실버가 보내 준 무기. 찬성이 지금 들고 있는 (영웅)라이오넬 가드의 ‘사자 검’은 너무 특색이 강하고 디자인이 눈에 띄는 물건이라서 그란 왕국에서 왔다는 걸 눈치채기 쉽기 때문에 위장을 위해 미니멈실버가 새로운 무기를 보내 준 것이었다.
‘무기 아바타를 끼면 되지 않나? 라고 물었지만…….’
‘자, 카우보이를 하려면 대부분 무슨 클래스를 선택할까? 원거리 무기인 총기를 주력으로 쓰기 위해 ‘레인저’ 계열 혹은 ‘도적’ 계열이 대부분이야. 그놈들은 ‘관찰’이나 ‘감정’ 스킬 같은 게 많으니까 네가 아바타로 무기를 덮어도 들켜.’
“음… 반박할 말은 없었지. 근데 구해 줄 거면 평범한 검이 낫지 않나?”
[(영웅)미완성 건블레이드]착용 시 귀속
분류:한 손 검, 권총
레벨 제한:40
클래스 제약:없음
고유 옵션:총과 검이 하나라고?-손잡이에 있는 방아쇠를 당겨 단발 사격 가능, 사격 후 재장전 필요, 일정 확률로 내구도 추가 감소, 공격력은 민첩에 비례하며 각종 총기 관련 스킬 적용
옵션:데미지 35~55, 민첩 +45, 행운 +40
“총과 검을 하나로 합쳐 본 걸세. 어떤가?”/“병X 같아. 그래서 얼마지?”
원래는 미니멈실버 본인이 쓰려고 산 건데, 지금 그에게 필요해서 넘긴 것이었다.
딱 봐도 총기와 검을 같이 쓰는 해적 계열에 맞는 스탯 구성과 옵션을 가지고 있는 해적 클래스가 쓰면 잘 쓸 아이템.
하나 일단 ‘검’이기에 찬성이 써도 무리는 없는 것이었다.
“음, 이거 사격은 어떻게 하는 거야. 총알도 같이 오긴 했는데… 끙~ 무게 중심도 늘 쓰던 거랑 다르고…….”
그렇게 찬성은 한두 번 ‘미완성 건블레이드’를 휘둘러 보면서 감을 잡았다.
그리고 허공을 겨누고 방아쇠를 당기자 검 자루에 달려 있는 총기 부분에서 불꽃과 함께 총탄이 발사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오오오…….”
처음엔 내켜하지 않았지만 한 번 쏴 보자, 찬성의 눈빛이 변했다.
화약이 폭발하면서 전해지는 자극적인 손맛과 진동, 그리고 진한 화약 냄새. 냉병기 이외의 ‘무기’라는 개념을 처음 접해 본 찬성은 그 신기한 자극에 남성의 본능이 끓어오르면서 가슴이 두근거렸다.
“이거 제법 다루는 맛이 있을 것 같은……! 그, 그러면 이거!”
그는 눈을 빛내면서 다음엔 라이플을 뽑아서 겨눠 보았다.
‘(영웅)웨스턴 블루 아이 라이플’. 외부가 목재로 이루어진 1800년대 양식 라이플로 군대를 가 본 적 없지만 어제 최민희가 영상 자료를 통해서 미리 학습시켰기에 찬성은 능숙하게 장전을 하고 조준을 한 다음 쏴 보았다.
타아아앙!
“우와아아, 이게 총이구나.”
마지막으로 받은 리볼버 2자루까지 써 보면서 찬성은 총기에 대한 실습을 마치고는 지도를 보며 본격적으로 민희가 지시한 작전을 떠올렸다.
‘필란데스 영지로 가야 한댔지?’
‘알았지? 찬성아, 늘 그랬지만 이번 작전의 핵심도 너야. 그 아바타랑 무기를 가지고 필란데스 영지로 가서 유저들을 무차별 살육해.’
‘처음엔 듣고 엄청 놀랐지. 유저를 무차별 살육?’
‘어차피 그 영지는 이미 ‘블러디니들 갱’이 장악한 곳이라서 일반 유저는 없어. 있어도 노예처럼 부려 먹혀서 견디지 못하고 진작 게임을 접었지. 구별하는 건 어렵지 않을 거야. 게다가 어차피 성향치가 깎일 대로 다 깎인 놈들이라 죽여도 페널티도 없어.’
‘나쁜 놈들을 처단하는 건 뭐… 문제없으니.’
‘아무튼 중요한 건 너는 다른 ‘갱’처럼 보여야 해. 평소처럼 고결하고 지고지순하며 당당한 검성이 아니라, 비열하고! 치졸하고! 잔혹하고! 더러운! 갱단! 무법자! 악당! 빌런처럼 싸워야 한다는 거야. 그래야 널 오해하고 그 갱단이 다른 갱단이 전쟁을 걸러 온 줄 알지!’
“갱단, 무법자, 악당, 빌런이라…….”
‘네 취향에 안 맞는 일이겠지만! 네가 확실히 해야! 이 불쌍하고 가련한 ‘대학원생’들을 안전하게 그란 왕국으로 보내 줄 수 있어.’
“‘남을 돕기 위해서 악명을 뒤집어쓰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로다.’ 후우… 악당, 갱단, 무법자, 빌런.”
흑우우우~
“악당, 갱단, 무법자, 빌런.”
눈을 감고, 찬성은 기억들을 떠올렸다.
자신이 갖고 있는 악당, 갱단, 무법자, 빌런에 대한 지식들을 떠올리기 시작, 잔학무도하고 공포스러운 위압감들을 떠올린 그는 ‘그대로 하면 되겠구나.’라고 생각하며 이미지를 구축, 그다음 마치 옷을 갈아입듯이 자신의 마음에 그렸고, 그러자 동시에 외양으로 드러나는 그의 눈빛이 일순 변했다.
“…다 왔군, 필란데스 영지. 누가 서부극 취향 아니랄까 봐 목책에 감시탑만 올려 둔 상태네?”
평소 유하고 맹한 감이 있던 눈빛은 검술을 휘두를 때 이상으로 날카로워지고, 찬성의 태도는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평소 그의 모습이라면 상상할 수 없는 비릿한 썩은 미소. 그는 비아냥거리면서 서서히 가까워져 오는 필란데스 영지의 모습을 보며 전투 준비를 했다.
“아무튼… 요점은 신나게 날뛰면서 다 죽이면 된다는 거였지? 쉽네.”
철컥! 타아앙!
사람이 바뀌듯 표정과 어조까지 싹 바뀐 찬성은 그대로 ‘흑우왕’에서 내린 다음 ‘(영웅)웨스턴 블루 아이 라이플’을 꺼내 한가롭게 감시탑에 있는 NPC의 머리를 조준하고 그대로 쏴 버렸다.
[시스템-당신의 ‘사격 공격’으로 ‘Lv.38 필란데스 영지 수비병’이 513의 데미지(급소 보너스 추가)를 입었으나 크리티컬 히트로 2배의 데미지를 입어 1,026의 데미지를 입었습니다.] [시스템-‘필란데스 영지 수비병’이 죽었습니다.]“일단 한 놈.”
시스템 창이 뜨는 걸 무신경하게 넘기면서 찬성은 빠르게 재장전을 한 다음 그 옆에서 당황하고 있는 다음 NPC를 향해 총을 쏘았다.
‘비검’이라는 초인적인 경지의 검술을 사용할 수 있는 찬성에게 일반적인 ‘사격’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검으로 베면 거의 모두 급소 보너스를 받듯이 그는 지금 라이플을 쏘면 쏘는 대로 NPC들의 머리통에 박히면서 학살함은 물론 변고가 생겨서 나오기 시작한 ‘블러디니들 갱’들까지 모조리 학살하고 있었다.
“뜨는 데미지랑 상태를 봐서는… 저놈들, PVP랑 약탈하러 다닌답시고 아이템 파밍이랑 레벨링을 상당히 게을리했나 보군.”
비상을 알리고자 난리 치다가 찬성이 쏘는 헤드 샷 한 방에 줄줄이 쓰러지는 ‘블러디니들 갱’ 단원들. 그가 말한 대로 ‘블러디니들 갱’ 단원들이 약한 것도 있었지만, 그의 검성 클래스는 민첩을 비롯한 모든 스테이터스 성장치가 준수했기에 총기 관련 스킬이 하나도 없어도 기본 데미지는 어느 정도 보장이 된 덕분이었다.
“저기다! 저기 빨간 재킷 입은 놈이다! 뒤졌어!”
“레드넥커드 갱 놈인가? 뒤졌어! 어서 말을 타고 쫓아!”
땡땡땡!
그렇게 NPC와 블러디니들 갱단원을 합쳐서 10명쯤 죽였을까?
연락을 받은 ‘블러디니들 갱’ 단원들이 본격적으로 말을 타고 영지 문을 열고 나와 찬성을 향해 달려왔다.
하나 그는 전혀 당황하지 않고, 이번엔 라이플을 집어넣고 한 손에 미완성 건블레이드와 다른 손엔 검은 이빨 리볼버를 꺼내 들고는 달려오는 말들을 향해 썩은 미소를 지으며 달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