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of Sword Castle RAW novel - Chapter 246
246화.
그리고 해외에서 난리가 났으니 전파를 타고 한국 커뮤니티에도 찬성이 새로이 쓴 전설은 급속도로 퍼져 나갔다.
그중 가장 빠르게 반응한 곳이 바로 찬성을 갤주로 모시고 있는 ‘검성 클래스 게시판’으로, 벌써 ‘비검-육성파(六星破)’의 클립을 따서 여기저기 나르면서 열심히 떠드는 중이었다.
같은 패턴도 이 정도면 질릴 법하지만, 찬성이 이번에 보여 준 ‘육성파(六星破)’는 또 큰 논란감인지라 다들 호들갑을 떨지 않을 수 없었다.
“크르르… 진짜 얘는 한계가 어디까지인 거야?”
“또 전설이 한 페이지 쓰였군요.”
“지지직… 갱들 전부 오늘 싸움으로 레벨 다운이 커서 다들 자숙 모드 들어가는 추세네요. 레딧 여기저기에서 이야기들이 돌아요. 지지직… 안심하고 가겠네요.”
이틀이면 충분한 돌아가는 길. 일행은 이제 안심하고 갈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하며 찬성에게 연락을 넣으려는데…….
[시스템-‘찬성’ 님이 접속을 종료했습니다.]“음? 접속 종료?”
“크릉, 화장실이라도 가려는 건가?”
[채팅방(5)] [찬성:저, 저 지금 위험 메시지 더 떠서 게임 나왔어요. 지금 기계에서 막 연기 나고 난리라서요. ㅠㅠ] [미니멈실버:너 설마?] [찬성:저도 무리라는 건 알고 있었는데… 그래서 딱 한 번 썼거든요. ‘육성파(六星破)’라고 하는 건데요.]“하아아아… 하긴 그 상황에선 어쩔 수 없었나? 그나저나 또 신기술? 대체… 하아~”
스트리밍 영상으로 찬성의 활약을 보았기에 그가 안 좋은 상황이라는 것을 알았고, 비장의 수단을 동원해야 하는 것까지는 이해했다.
하지만 새로운 ‘비검’은 지금까지의 것과 차원이 달랐기에 워낙 예상 밖이라서 충격이 큰 그녀였다.
[미니멈실버:지금 어떻게 하고 있어?] [찬성:일단 바로 고객 센터에 신고했어요! 이미 늦은 저녁 시간이라 내일 온대요.] [미니멈실버:아니, 내가 신고할게. 네 건 취소해.] [찬성:왜요?] [미니멈실버:내 계정은 ‘D.E사’의 ‘다크니스 프리미엄’ 등급이라서 고객 센터 접수 및 처리가 너보다 10배는 빨라! 그리고 24시간 때를 가리지 않지!]“아하……!”
자본주의 사회의 절대 정의. 고가의 캡슐 기기 구입 및 온갖 마일리지 상품을 사고도 ‘탈것-흑우왕’을 살 수 있을 정도로 구입을 많이 한 그녀의 계정 등급은 백화점 VIP 같은 취급을 받을 수 있었다.
[미니멈실버:오늘 안에 고쳐서 처리하려면 그편이 훨씬 나아. 그러니까 그냥 기다리고 있다가 내 대신 맞이한다고 해.] [찬성:네에!]“그러니까…….”
말에 묶인 끈들을 한 손으로 잡고, 한 손으로 인터페이스 창을 조종해서 미니멈실버는 D.E사 고객 센터에 기기 고장 관련 접수를 했다.
그리고 역시나 ‘다크니스 프리미엄 고객’이라서 그런지 3분 만에 답변이 날아왔다.
[귓말][D.E사 고객 센터 운영자845:지금 바로 기기 수리를 위한 직원들을 보냈습니다. 등록된 주소를 다시 한번 확인해 주시고, 혹시나 잘못되었을 경우 연락 주시길 바랍니다.] [귓말][미니멈실버:문제없습니다. 아, 대신 저는 잠시 나갔다 올 일이 있어서 맞이하는 건 제 동생이 할 건데 문제없는지요.] [귓말][D.E사 고객 센터 운영자845:전혀 문제없습니다. 감사합니다, 고객님.]“그르르… 됐어. 그나저나 걔는 진짜 무리하지 말라고 했는데… 심지어 안전 관련 앱이랑 프로그램까지 깔았는데, 그걸 뚫고 고장을 내다니… 하아아~”
“그게 아니고서는 이기지 못할 상황이었나 보죠.”
“뭐, 그런 판단을 못할 애가 아니라는 건 잘 알고 있죠. 하지만… 그르르… 그거 내 건데! 내가… 그르릉! 내가 줄 서 가면서 주문한 내 아이인데! …그르르르르!”
인터넷 예약에 실패해서 직접 매장에 가서 이틀 전부터 매장 앞에다 텐트를 치고 웨이팅을 해서 겨우겨우 구한 ‘팬텀 드라이브-2’다.
물론 찬성에게 양도하면서 그 가격은 부친이 지불해 주었고, 찬성은 대가만큼 충분히 활약해 주고 있었지만 그래도 역시나 자신이 피땀 흘려서 쟁취한 기기가 망가진다니 가슴이 쓰릴 법했다.
“지지직… 하긴 ‘팬텀 드라이브-2’는 지금도 대기열이 많이 밀렸다고 할 정도이니… 지지직…….”
“근데 찬성 님은 어쩌죠? 기기를 수리한다면 아무리 빠른 루트를 써도 우리랑 합류하는 게 무리일 텐데 말이죠.”
“크릉, 뭐, 귀환 주문서 한 방이면 걔는 문제없이 그란 왕국으로 돌아갈 수 있으니… 하고 싶은 대로 하게 해야죠. 물론 기기를 수리하고 난 뒤지만요. 킁.”
자신은 VIP 격인 다크니스 프리미엄 등급이니 오늘 안… 아니면 몇 시간 내로 수리가 될 것이다.
정 안 되면 기기라도 교체해 줄 D.E사였기에 오늘 플레이 타임은 손해를 보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잠시 후 찬성의 휴대폰으로 메시지가 왔다.
[채팅방(5)] [찬성:와, 기사분들 엄청 빨리 왔어요. 지금 기기를 보고 계세요.] [미니멈실버:그것이 다크니스 프리미엄 등급의 힘이란다.] [찬성:끝내주네요. 다크니스 프리미엄 등급!] [미니멈실버:그나저나 고쳐지면 뭐 할 거니? 그란 왕국에 돌아가서 레벨링? 아니면 전문 기술?] [찬성:이렇게 된 거 혼자서 휘트니산으로 가 보려고요.] [미니멈실버:위험하지 않니?] [찬성:역으로 덜 위험하죠. 이번에 필란데스에서 이렇게 설치고 사라졌으니 역으로 휘트니산에 있던 애들 다 사라질 가능성이 있죠.]‘하긴 그럴 가능성도 있지.’
미니멈실버는 고개를 끄덕이며 찬성의 의견에 동감했다.
이번 ‘필란데스 영지 전투’로 인해 찬성의 위상은 무시무시하게 올라 버렸으니, 설사 누군가가 그를 발견하더라도 덤빌 생각을 하지 못할 레벨이었다.
[검성 게시판]검성 게시판의 유저들은 최강의 검성이라는 존경과 애칭을 담아 ‘검황’이라고 부르는 자들도 생겨날 정도였다.
[미니멈실버:반대로 그 명성을 노리고 덤비는 애들도 있지 않을까?] [찬성:위험하면 그냥 도망칠게요. 하하, 아바타도 다른 걸로 위장했고, 여차하면 귀환해 버릴게요.]‘그러면 문제없겠네.’
찬성의 말을 들은 그녀는 그의 행방에 안심하며 계속 마차를 몰고 그란 왕국으로 향하는 운행에 속도를 내었다.
***
약 2시간 뒤…….
찬성은 직원들이 자신이 썼던 ‘팬텀 드라이브-2’를 만지는 것을 보면서 기다렸고, 이리저리 뜯어보던 그들은 결국 기기 교체를 명하고는 찬성이 쓰던 기기를 꺼내고 새로운 기기를 가져와서 재설치해 주었다.
“교체 완료했고, 사용하시던 프로그램까지 재설치 완료했습니다. 그대로 쓰시면 될 겁니다. 또 쓰던 기기는 확실하게 포맷하였으며 개인 정보 안전은…….”
직원은 찬성에게 여러 서류와 과정들을 찍은 사진을 보여 주면서 확인을 받았고, 그렇게 몇 개의 서류에 사인을 마치자 그들은 청소까지 해 주곤 떠났다.
“휴우… 드디어 다시 하겠네. 그나저나 기기 교체할 정도였다니… 칠성, 팔성, 구성은 꿈도 못 꾸겠네.”
육성파(六星破)만 해도 이 난리가 났는데, 그 이상의 비검을 쓰면 어떻게 될지 훤한 찬성이었다.
‘아무튼 육성파(六星破)도 이 정도니까… 기계 업그레이드 전에는 그 이상은 생각도 못하겠네. 하아~’
그렇게 비검의 사용을 자제하자는 생각을 한 찬성. 그리고 그는 계속해서 휘트니산으로 향하는 길을 재촉한다.
‘아무튼 이 동네, 사람이 없으니 고요하네.’
메리 왕국. 지속적으로 갱단들의 압박에 시달려서 일반 유저들의 접속률이 많이 뜸해진 곳이다.
그란 왕국만 해도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무언가 다른 일을 하는 유저들의 모습이 심심치 않게 보였는데 말이다.
‘안 보였던 건 대부분 우리가 일부러 사람이 없을 만한 곳을 찾아다녀서였으니까…….’
사람들이 없는 곳이다 보니 그냥 제일 빠른 탈것인 ‘흑우왕’을 타고 갈까 고민하는 찬성이었지만 이번에 ‘대학원생’들을 만난 것처럼 예상 밖의 변수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생각했기에 그는 참고 계속해서 일반 군마로 여정을 지속했다.
[시스템-‘휘트니산 입구’에 도달했습니다.]‘여기인가…….’
그렇게 열심히 달리길 약 1시간. 찬성은 드디어 산행로 입구에 도달했다.
메리 왕국에서 가장 높은 산이라 그런지, 까마득한 높이 중반부터는 눈이 쌓여 있는 설원 지대가 보일 정도였다.
“후우… 그럼 조심해서 올라가 봐야지.”
찬성은 주변을 주의하면서 곧바로 산행을 시작했다.
필란데스 영지에서 크게 한바탕한 것 때문에 포션을 비롯한 아이템도 거의 남아 있지 않아 전투를 벌이기엔 적절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아무튼 조심해서 올라가야지.’
일단 산행로가 있는 곳까지는 일절 문제가 없었지만 그다음부터는 이제 탈것으로도 가기 힘든 험지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설마 추위도 구현했을 줄이야. 하긴 설산이니…….”
바위와 눈으로 덮여 있고, 심지어 바람도 차갑게 불어왔다.
‘설산… 옛날에 많이 오르내려 봤지. 산속 야영지에서 수련할 때나 폭설이 쏟아질 땐 정말 식겁했다니까…….’
뽀드득.
힘겹게 올라가면서 추억을 떠올리는 찬성. 산속에서 살던 그였기에 설산의 공포는 잘 알고 있었는데…….
“그르르… 고기! 고기! 킁킁! 낯선 고기 냄새가 난다!”
“그르르르르!”
[Lv.43 흉포한 설인]‘어우…….’
현실의 경우 야산에 사는 야생동물 격인 몬스터들이 꽤 먼 거리에 살짝 보였는데, 문제는 찬성이 발견한 시점에 이미 그 ‘설인’들은 찬성을 발견하고 달려오고 있었다는 점이다.
‘보호색 때문에! 눈에 잘 안 띄었구나! 큭!’
그 좋은 찬성의 안력으로도 거친 바람이 불어오고 눈이 덮인 산속에 새하얀 털로 뒤덮여서 숨어 있던 설인 몬스터들을 발견하기란 어려운 일이었다.
“그르르르! 크오오오!”
‘심지어 머릿수는 5마리.’
높이 약 3미터가량을 자랑하고, 새하얀 털과 양손에 커다란 발톱이 나 있는 설인들. 후각으로 적을 감지하는 몬스터라서 그들은 멀리서 바람을 타고 온 냄새를 맡을 수 있던 것이었다.
‘…온다!’
그르르르!
캬오오오!
컹컹!
심지어 설인들의 포효 소리에 사방에 있던 늑대를 비롯한 다른 야생동물형 몬스터까지 몰려들었다.
여기선 사냥감을 놓고 서로 경쟁하려는 놈도 있을 거고, 어부지리를 노리는 몬스터도 있을 것이다.
정말 리얼한 게임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찬성은 검을 뽑고 설인들을 향해 달려갔다.
‘여기까지 온 이상! 확실하게 비전의 흔적을 찾고 말겠어.’
아직도 저 멀리에 있는 휘트니산의 ‘정상’을 바라보며 그는 의욕을 불태우면서 발톱을 휘두르는 설인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