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of Sword Castle RAW novel - Chapter 249
249화.
스릉!
소리가 따라와서 들리기 시작할 때, ‘은하검법 3식-항성’의 중심은 검은 균열이 나타나서 갈라졌다.
그리고 번쩍이면서 터지려던 ‘은하검법 3식-항성’은 검은 균열에 의해 빨려 들어가듯이 그대로 사라져 버린다.
“태양. 베었… 다?”
채앵!
‘Lv.?? 정신 나간 검성’이 놀라서 말을 하는 것과 동시에 검과 검이 부딪치는 소리가 청명하게 산에 울려 퍼졌다.
“…베었다! 베었노라! 베었도다! 내가! 나를! 나 자신을! 드디어! 드디어……! 꺼으… 꺼으으으… 끄아으으… 꺼으… 끅…….”
환호하던 ‘Lv.?? 정신 나간 검성’은 감격에 겨운 나머지 그대로 주저앉아 눈물을 흘리면서 펑펑 울기 시작했다.
‘…고통스럽고, 고생스러웠겠지. 나도 구성(九星) 때, 진짜진짜 안 되고 또 안 되어서 고통스러웠는데…….’
“끄허어어어어! 흐아아아!”
성취는 물론이고, 자신의 업적을 넘어 스스로의 자존심을 되찾은 거라면 그 기쁨은 한이 없으리라.
누군가의 성취와 자신을 넘어 새로운 경지에 도달한 것. 찬성도 흐뭇하게 그것을 쳐다보면서 그가 감동의 여운을 느끼는 것을 충분히 기다려 주었다.
‘정말 감동적이야. 한계를 넘어 새로운 경지에 도달하는 것. 모든 무인의 꿈같은 일이니까…….’
그리고 잠시 뒤, ‘Lv.?? 정신 나간 검성’은 그대로 일어나 찬성에게 다가오면서 품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때가 많이 타고 허름해진 손바닥만 한 작은 노트였다.
“이거… 너, 너 가져. 고마… 고마워.”
“고마울 게 없죠. 저는 할 수 있는 걸 확인시켜 드린 것밖에…….”
“지켜… 지켜봐 준 거! 고마! 그리고! 태, 태양. 벤 거! 안다! 너! 나는… 나, 나나나. 나는. 이제. 시간이… 시간이… 태양을!”
찬성에게 낡은 노트를 쥐여 준 ‘Lv.?? 정신 나간 검성’은 떨면서 무언가 말하려는 것 같았지만 원래부터 제대로 말을 못하던 자여서 그런지 말이 엉망진창이었다.
‘나보고 알려 달라는 거였나? 왜지? 엘프… 라는 건 보통 오래 살지 않나?’
간절하게 말하는 모습이 마치 죽음을 앞둔 것처럼 다급해 보여서 이상하다고 생각한 찬성이었다.
하나 ‘Lv.?? 정신 나간 검성’, 그는 흔히 수명이 길다고 알려져 있는 요정족인 엘프. 그래서 이 산 위에서 오랫동안 수련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파사삭!
그 순간 기이한 소리가 찬성의 귀에 들렸다.
‘어?’
[Lv.?? 정시 ㄴ간 검성]파사삭…….
한 번 더 소리가 들렸을 때, 찬성이 눈치챌 정도로 손과 발의 일부가 부서져서 가루로 흩어짐과 동시에 그의 알림 글자도 일부 사라져서 바로 부서진다는 걸 눈치챌 수 있었다.
“시간이 되었나?”
‘갑자기 말이 정상적으로 되었어! 아! 사람이 부서지기 시작한 걸 이렇게 표현한 거구나!’
부서지면서 더 이상 ‘Lv.?? 정신 나간 검성’이 아니게 되자 정상으로 돌아온 것을 나타내면서… 동시에 사라져 가는 걸 표현한 것에 찬성은 깜짝 놀라며 감탄했다.
‘우와아아아아아아아!’
변화는 그뿐이 아니었다.
엉망진창으로 말하던 말투가 정상적으로 변함과 동시에 그가 걸치고 있던 모포가 떨어지고, ‘Lv.?? 정시 ㄴ간 검성’의 몸이 보였다.
“보아하니, 나는 원하던 곳에 다다른 모양이군.”
거적때기로 가려진 비쩍 마른 몸, 그리고 무언가가 건조하게 부서지는 소리와 함께 그의 몸은 부서져서 가루로 흩어지고 있었다.
“어, 어? 이, 이건 무슨 일이에요?”
“대가일세. 본래라면 도달할 수 없는 곳에… 도달하려면 대가가 많이 필요하더군.”
“아…….”
“이것저것 가진 걸 하나씩 저울에 올려놔 봤는데, 그래도 가격이 절대 맞지 않아서 말이야. 삶 전부로도 모자라서 생명과 영혼까지 일부 저울에 올려놓았지. ‘은하검법-3식’을, ‘검신’이 만든 검을 넘기 위해서…….”
파사삭… 파사삭…….
또다시 몸이 부서져 가루가 되어 가는 ‘정시 ㄴ간 검성’. 이제는 숨겨진 레벨이 사라진다.
‘레벨이 사라졌어? 어?’
하나 그는 담담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계속해 나갔다.
그는 허락되지 않은 경지에 이르기 위해 자신의 삶뿐만 아니라 영혼과 생명까지 지불하여… 정신이 나가 버린 상태로 ‘검’을 휘두른 것이었다.
그저 ‘은하검법-3식’을 베고 도달한 이 경지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친 것이고, 이제 그 대가가 돌아온 것이다.
“만족… 하시나요?”
“당연하지. 이 한 걸음이 얼마나 힘든지 알지 않나? 사원의 후계자. 나는 이제 ‘비전’의 창시자로 ‘검성’들에게 영원히 이름이 남게 되니 후회는 없네.”
파사삭…….
한 번 더 부서져서 또 흐트러지기 시작하는 ‘정신 나간 검성’. 어느새 하반신은 완전히 사라졌다.
‘하나의 검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친다. 와아…….’
단 하나의 성취를 위해, 단 하나의 ‘검’을 남기기 위해 모든 것을 버렸지만 후회하지 않는 그 모습. 깊은 감명을 받은 찬성은 부서져 가는 그의 모습을 끝까지 바라보았다.
“그럼 내 ‘비전’을 부탁하고. 사원의 후계자, 다음엔 자네가 날 넘기를 기원하지.”
파사사삭……!
‘태양을 베어 낸 검성’.
그렇게 완전히 부서지는 순간 ‘정신 나간 검성’의 이름이 ‘태양을 베어 낸 검성’으로 바뀌고, 부서진 가루들은 별 가루처럼 그대로 흩어져 하늘로 날아간다.
‘이번에도 찡하네. 하아아~ 나도 과연 새로운 ‘비검’에 도달할 수 있을까?’
찰나를 위해서 모든 것을 바치고 부서져 승천한 ‘태양을 베어 낸 검성’의 이야기. ‘비검’을 수련하며 극한에 이르러 본 찬성은 극히 공감하면서 눈을 감고 여운을 즐겼다.
[시스템-은하검법 비전 3식 ‘갈라져 내리는 항성(恒星)’을 습득했습니다.] [시스템-퀘스트 시작 아이템 ‘(전설)태양을 베어 낸 검성이 남긴 노트’를 입수했습니다.] [시스템-퀘스트 조건을 완료했습니다.] [시스템-레벨 업! 45레벨이 되었습니다.]‘드디어 3식을 습득했네. 게다가 레벨 업? 아, 경험치… 많이 얻어서 레벨 업 직전이었구나.’
이 산을 올라올 때 설인들과 싸우면서 경험치가 꽤 차올랐었다.
거기에 추가로 이 ‘비전’을 습득해서 비전 퀘스트의 경험치들이 찬성에게 입수되어 45레벨에 도달하게 된 것이었다.
[???-검의 길은 끝이 없나니]당신은 검성(劍星)으로서 ‘검의 사원’ 후계자의 자리까지 올라왔습니다.
하지만 검(劍)의 길은 이걸로 끝일까요? 절대 아닙니다.
살아 있는 한 당신은 계속 한계에 도전하며, 새로운 길을 닦아야 합니다.
물론 그 전에 먼저 그 길로 향한 자들이 깔아 놓은 길을 따라잡는 일이 먼저이지만요.
조건:
은하검법 비전 1식 익히기(완료)
은하검법 비전 2식 익히기(완료)
은하검법 비전 3식 익히기(완료)
은하검법 비전 4식 익히기 0/1
은하검법 비전 5식 익히기 0/1
세 번째 비전을 습득한 것으로 인해 퀘스트 조건이 완료되었고, 찬성은 새로운 스킬의 옵션을 확인해 보았다.
[액티브-은하검법 비전 3식 ‘갈라져 내리는 항성(恒星)’]스킬을 시전한 순간부터 검으로 공간을 베어 갈라, 공간의 틈을 만든다. 해당 공간의 틈으로 3초 동안 주변의 모든 오브젝트와 유저를 빨아들여 모으게 되며 흡입력은 베어 낸 공간의 틈 크기에 비례한다.
“내 모든 것을 걸어 베었네.”
‘말만 봐서는 잘 모르겠네. 직접 써 볼까? 분명 본 거는 내가 쓴 ‘항성(恒星)’만 베여 빨려 들어간 것 같았는데…….’
의아해하며 찬성은 검을 들어서 자세를 잡고 허공을 향해 은하검법 비전 3식 ‘갈라져 내리는 항성(恒星)’을 시전했다.
그가 벤 검의 궤적을 따라 검광이 새겨지고, 그곳에 아까 전 보았던 검은 균열이 생기면서 열리는데…….
쩌저적……!
‘뭔가 엄청 커?’
아까 전 ‘태양을 베어 낸 검성’이 자신의 ‘은하검법 3식-항성’을 벨 때와는 다르게 궤적이 너무나 길고 큰 탓인지 균열이 엄청 거대한 것이었다.
‘이거 설마?’
휘오오오오오!
찬성이 시전한 은하검법 비전 3식 ‘갈라져 내리는 항성’의 ‘검은 균열’이 크게 만들어진 탓인지 찬성이 밟고 있던 눈과 주변의 돌들이 모두 빨려 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렇구나! ‘비전’이 같아도! 쓰는 사람에 따라 조절이 다르다는 걸 표현한 건가?’
터덕터덕! 덜그럭!
예리한 검으로 낸 균열이라서 그런지 검은 균열 속에 돌멩이 같은 물건들은 빨려 들어가지 않고 걸려 버렸고, 잠시 후 검은 균열이 사라지자 그대로 떨어져 내렸다.
‘음, 이렇게 쓰는 거구나.’
공간을 베어서 그곳에 빨려 들어가게 되는 힘으로 적을 모으는 스킬. 게임 스킬적으로 보면 ‘중력장’, ‘블랙홀’ 같은 이미지로 적을 모으는 타입의 스킬이었다.
‘음… 자세를 무너뜨리거나 아니면 주변 엄폐물을 모을 때 좋겠다.’
은하검법 비전 2식 ‘펼쳐지는 성운(星雲)’과 같은 유틸리티 형태의 스킬. 찬성은 스킬에 대한 이해를 마친 뒤, 그다음 ‘태양을 베어 낸 검성’이 자신에게 넘겨준 노트를 읽어 보았다.
‘사실 이게 더 궁금했어.’
[퀘스트 시작 아이템 ‘(전설)태양을 베어 낸 검성이 남긴 노트’]이걸 받았다는 건 분명 내가 인정한 자 혹은 내가 ‘태양’을 베는 데 도움을 준 자라는 뜻이다. 아니면 결국 ‘경지’에 도달하지 못해 실패하고 죽은 내 흔적에서 찾아낸 것일지 모르지.
이 글을 볼 사람이 누구인지 모르더라도 부탁을 들어주길 바란다.
내 검을 내 ‘검의 사원’으로 데려가 ‘검의 무덤’을 만들어 주게.
경지를 이루는 데 성공했다면 성공했다고, 실패했다면 실패했다고 이정표는 남겨야 하지 않나?
‘검의 사원’의 위치는 표시해 두었다.
장례비는 그곳에 있는 내 유산으로 치름세.
그럼 부디 이것을 본 그대가 나의 성공을 보았길 비네.
[퀘스트 발견!] [전설 퀘스트:부서진 그에게 경의를…….]당신은 같은 검성으로서 ‘태양을 베어 낸 검성’의 부탁을 들어주고자 한다. 그의 ‘검의 사원’으로 향하자.
조건:그의 검을 줍고, 지도에 표시된 ‘검의 사원’에 도착.
‘오… 전설! 어, 얼른 가자.’
경의를 표하는 마음과 함께 찬성은 얼른 ‘태양을 베어 낸 검성’이 사라진 자리에 있던 검을 인벤토리에 넣고 맵을 열어 보았다.
‘보자. 어디로 가야… 오! 그란 왕국! 아! 그래. 이 검성! 엘프였지!’
이 게임의 설정상 엘프들이 사는 곳은 주로 그란 왕국, 그것도 찬성이 속했던 ‘앱솔 공작가’의 영지 쪽에 있는 곳이 그들의 거주 지역이었다.
‘멀지도 않네. 아무튼 전설 퀘스트! 뭐가 있을지 기대가 되네. 얼른 귀환해서 가야! 오늘 플레이 타임 시간이 아슬아슬한데……!’
찬성은 빠르게 귀환 스크롤을 찢고서 ‘앱솔 공작가 영지’에 있는 자신의 거점으로 복귀, 그리고 가능한 한 빨리 맵에 표시된 곳으로 향하려고 애쓰지만…….
[시스템-오늘의 플레이 타임을 모두 소모하셨습니다. 게임이 종료됩니다.]‘아악! 망했다.’
오늘 12시부터 새벽을 넘어서 플레이 타임을 소모했기에 찬성은 결국 그란 왕국, 앱솔 공작가 영지로 복귀하자마자 게임을 종료할 수밖에 없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옆에 있지 않고, 게임 종료했다가 복귀했어야 했나? 으으음… 궁금한데, 뭘 줄지가.”
전설 퀘스트 시작이라고 하니, 뒤에 더 과정이 있을 수 있었지만 찬성은 ‘검’에 경의를 표하면 어떻게 될지 너무나 궁금했다.
‘인터넷으로 뒤를 보러 갈까? 아니, 아니야. 아무리 그래도 그건 아니야!’
하지만 이미 오늘 플레이 타임은 다 소모한 상황. 인터넷으로 확인하고 싶은 욕구가 치솟았지만 자신을 간신히 제어하는 찬성이었다.
‘하아~ 그냥 채팅방에 보고나 하고 잠이나 자야겠다.’
그렇게 채팅방으로 간단하게 메시지를 남기기로 했다.
‘아무도 없네. 하긴 원래 계획이 위험하면 연장 시간을 쓰기로 했지. 그게 아니면 미국인들이 플레이하는 시간대를 피해서 쉬고 가기로 했으니…….’
그래서 그란 왕국으로 이동하는 파티원들과 대학원생들은 어제 플레이 타임을 다 쓰고, 모두 접속 종료한 상태였다.
‘그래도 나중에 접속하면 볼 수 있으니까… 남겨 두자.’
[찬성:비전 퀘스트 완료 추가로 그거 하면서 전설 퀘스트 시작 아이템 받았어요. 근데 플레이 타임이 없어서 여기까지밖에 못함. ㅠㅠ 자러 갈게요.]채팅을 남겨 둔 찬성은 ‘비전은 배웠으니까…’라고 자신을 위로하며 씻고 모자란 수면을 채우기로 했다.
그리고 몇 시간이 지난 뒤, 마치 근무 교대를 하듯 민희가 잠에서 깨어났다.
“으으음… 뭐야? 이건.”
눈을 뜬 그녀는 마치 당연히 해야 할 일처럼 자동으로 휴대폰을 집었고, 열어서 채팅방과 메일함을 확인하던 중 채팅방에 있던 찬성의 메시지를 발견했다.
“음… 그래, ‘비전’을 결국 배웠구나. 잘됐네. 음? 전설 퀘스트? 으으음? 얘는 또 무슨 전설 퀘스트를… 하아아아~”
아직 그란 왕국에 도달도 안 했는데 또 엄청나면서도 귀찮은 걸 가져왔다고 생각한 그녀는 아무튼 메리 왕국 휘트니산 꼭대기에 ‘비전 퀘스트’가 있는 것이 진실이 되었음을 알고, 해당 정보부터 영상으로 만들기 위해 움직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