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of Sword Castle RAW novel - Chapter 274
274화.
“그러니까 여기에 ‘지식 탐식자’의 사도뿐만 아니라 다른 무언가가 있고 싸우고 있다는 거네요.”
“쿠룩, 하긴 생각해 보면 지금 실버 님이 ‘지식 탐식자’의 사도가 되었으니 그 머리 없는 애들이랑 친해져서…….”
“뭔가 머리 없는 애들 하니까 탈모 놀리는 것 같다.”
“지지직… 풉!”
보스 하나를 쓰러뜨리고 나니 약간 여유가 생긴 듯 찬성 일행은 서로 농담을 하면서 미니멈실버가 띄운 지도를 보고 나아갔다.
“와, 이게 이렇게 편해도 되나? 몬스터 위치는 물론 함정까지 다 보이니 긴장감이 팍 죽어 버리네.”
“쿠룩, 원래 게임은 날로 먹어야 제맛이지만 이건 너무 날로 먹어서… 어우, 날것이야.”
“지지직… 회충약이 필요할 정도네요.”
“구구, 맵 끌까요? 참 내…….”
배경이라든가 내부 모습은 1층과 다를 바 없이 으스스했지만 이제는 맵도 밝혀져 있고, 거기에 미니멈실버가 ‘지식 탐식자의 사도’ 클래스로 전직해서 그 ‘머리 없는 자’들의 아군이 되었기에 긴장감이 완전히 풀어진 상태였다.
“으음, 일반 파티였다면 1층 보스에서 고생하고, 아마 여기서도 마찬가지로 미지의 공포와 2스테이지를 하고 있었겠죠. 누님이 전직해서 우리는 룰루랄라지만요.”
“구구구, 아무튼 여기에… 보자. 음, 맞네요. 저 방에 ‘머리 없는 자’들이 있네요. 일단은 제가 대화를 시도할 테니 조금 떨어져서 봐 주세요.”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서 일행을 아주 멀리 두진 않고, 미니멈실버는 조심스럽게 방의 문을 열고 ‘머리 없는 자’들과 ‘머리 없는 자 사제’가 있는 안쪽으로 들어갔다.
‘혹시 모르니 언제든 소환수를 꺼낼 준비를…….’
“침입자냐? 아니… 사도님이셨군요. 모두 예를 갖추어라. 위대한 그분의 사도님께 이 모자란 사제가 예를 올립니다.”
‘…멀쩡하게 들리네? 아, 하긴 사도니까 들려야 정상이겠지.’
다행히도 ‘머리 없는 자’와 사제는 적대적이지 않을뿐더러 미니멈실버에게 다들 무릎을 꿇고서 예를 갖출 정도로 호의적이었다.
‘근데 뭐라고 이야기해야 하지?’
“저희가 걱정되어서 내려오신 듯하군요. 하나 걱정 마십시오. 지하에서 올라오는 ‘허무의 군세’들의 공세는 저희가 잘 막아 내고 있는 중입니다.”
‘허무의 군세?’
“귀중한 지식들이 만들어지는 이 세상을 백지로 만들려는 놈들의 야망은 저희가… 헛? 자, 잠시만 기다리십시오!”
열심히 보고하던 사제는 무언가를 느꼈는지 벌떡 일어나서는 갑자기 양손을 모으고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약 1분이 지난 뒤, 사제는 놀라면서 사도인 미니멈실버를 향해 말을 건넸다.
“크, 큰일 났습니다! 전투 중인 다른 사제와 사도님들이 ‘허무의 군세’ 속에서 강력한 권속을 앞세워서 2층까지 밀고 올라왔다고! 도움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설마? 사도님께선 그것을 미리 알고 오신 것이군요!”
‘아하, 이렇게 자연스럽게…….’
“부탁드립니다. 놈들은 이 세상을 ‘허무’로 만들려고 하는 자들입니다. 그러니 부탁드리겠습니다! 사도님!”
[시스템-퀘스트가 갱신되었습니다.] [전설 퀘스트:어둠 속의 전쟁(2)]‘지식 탐식자’의 사제들과 신도들이 싸우는 대상은 아무래도 ‘허무의 군세’라고 하는 자들인 것 같다. 그리고 지금 그 권속들이 3층을 뚫고 올라와 이곳이 있는 2층에 도달한 것 같다고 한다.
선택 조건:
1.허무의 군세를 토벌한다.
2.알 게 뭐냐! 도망친다.
“후우~ 뻔한 이야기를… 아, 벌써 투표 끝났네.”
조건부 투표가 나오자마자 순식간에 투표는 끝났고, 파티원들 모두 1번을 선택하여 ‘허무의 군세’를 토벌하는 퀘스트를 받게 되었다.
“감사합니다! 저는 계속해서 다른 곳에 있는 사제들을 부르도록 하겠습니다. 부디 지식 탐식자님의 은총이 있기를!”
사제의 배웅을 받으면서 미니멈실버가 방을 나오자 파티원들이 그녀를 반겨 주는데 다들 고개를 갸웃하고 있었다.
“퀘스트로 보건대 스토리는 제대로 진행하신 것 같은데… 쟤네들, 뭐라고 한 겁니까? 우리 귀에는 여전히 ‘vlvmxlvlvmxl akdgoTdjdy!’ 같은 소리로밖에 안 들려서요.”
“삐잇, 별말 안 했어요. 그냥 쟤네가 ‘허무의 군세’라고 하고, 우리보고 도와 달라고 한 거? 아무튼 그놈들이 올라오고 있다네요.”
“쿠룩, ‘허무의 군세’라. 또 뭔가 엄청난 게 나오는 느낌이군요.”
적들의 정체를 알아낸 찬성 일행은 곧바로 지하 복도를 걸어가는데, 미니멈실버가 다시 시전한 ‘광범위 영역 탐지(3성)’에 ‘미확인 적’이라고 표기된 알 수 없는 점들이 ‘머리 없는 자’와 ‘머리 없는 자 사제’들의 점과 만나고 그들을 지워 버리면서 점점 찬성 일행이 있는 곳과 가까워지고 있었다.
“오는 거군요.”
“쿠룩, 또 한바탕해야겠군요.”
“허무의 군세… 어떤 적일지.”
적들이 오는 것을 알았기에 찬성 일행은 미리 전투 준비를 해 두고 놈들이 다가오는 것을 기다렸다.
그리고 약 10미터쯤 거리에 놈들이 있다고 표기된 순간, 찬성 일행의 시야에 복도 너머에 있는 놈들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Lv.51 정예-허무병(虛無兵)] […모든 것은 허무하도다.] [허무로 돌아가야 한다.]그것은 인간 형태의 빛 덩어리, 거기에 병사용 체인 메일을 입고 창을 든 병사의 모습을 한 자들이었다.
이목구비가 전혀 보이지 않는 그들은 가볍고 빠른 움직임으로 찬성 일행을 향해 달려오면서 마치 경전의 구절을 외우듯 ‘허무하다.’만을 반복하고 있었다.
“일단 정체는 봤고, 그럼 이제 맛을 볼까요? 가죠! 찬성 님! 하나씩!”
“네!”
창을 든 병사 형태를 한 ‘허무병’을 각각 하나씩 상대하기 위해 찬성과 전국건강협회가 앞으로 나아갔다.
“‘은하검법 3식-항성’!”
“‘라이온 슬래시’!”
터어엉!
각각 빠른 속도로 날아오는 창 찌르기를 찬성은 반사 신경으로 피하고, 전국건강협회는 방패로 비껴 흘려 내면서 파고들어 둘 다 스킬로 공격에 성공했다.
[시스템-당신의 ‘은하검법 3식-항성(恒星)’으로 ‘허무병’이 389의 데미지(‘허무의 군세’로 경감)를 입었습니다.]‘데미지가 적어?’
“뭐야? 딜이 왜 안 박혀?”
한데 자신들의 공격이 예상외로 데미지가 적게 박히자 둘 다 놀란 얼굴이 돼서 일단 반격하는 ‘허무병’들의 공격에 대응을 하면서 소리쳤다.
“찬성 님! 찬성 님 딜량은 어떤가요?”
“어, 저도 평소보다 적어요!”
“쿠룩, 찬성 님 딜이 적다는 건 물리 내성 타입인가? 그러면 마법으로… ‘번개 화살’!”
“지지직… 원소 계열 마법을 말하는 거면 ‘융해의 빛’! 지지직!”
‘방어력 무시’가 달려 있는 ‘검성’의 데미지까지 낮아지는 것을 통해 물리 데미지 감소가 있는 것을 빠르게 눈치챈 파티원들이 마법으로 지원하는데…….
“쿠룩, 마법 딜량이 낮아! 특정 원소 저항인가?”
“지지직… 그냥 마법 데미지도 감소하는 것 같은데요?”
“구구구~ 이번에도… 상당히 힘든 격전일 것 같네요. 그래서 ‘허무’라는 건가?”
상당히 성가실 것 같은 느낌을 잔뜩 받는 찬성 일행이었다.
하나 그렇다곤 해도 ‘허무의 군세’라는 전혀 새로운 NPC 세력을 발견하고 전투를 벌이는 것이라 나름 두근거리는 일이기도 했다.
“…진짜! 맷집만 더럽게 세 가지고!”
“쿠룩, 이거 딱 보니까 데미지 반감 같은데?”
“‘허무의 군세’… 만만치 않은 타입이라는 거네요.”
찬성 일행은 시작부터 빡센 몬스터 타입에 긴장하기 시작했다.
가뜩이나 정예 몹은 체력과 공격력도 높은데 거기에 데미지 반감까지 달려 있는데, 문제는 이 ‘정예’ 몬스터는 플레이어 입장이지 저 ‘허무의 군세’ 입장에서는 일반 몬스터 레벨이라는 것이었다.
“저기, 그것도 그건데 말이죠. 이 ‘허무병’…….”
“젠장! 또다시 온다! 찬성 님! 준비하죠!”
“아, 예!”
그때 찬성이 무언가를 발견한 듯했지만 급박한 상황에 다시 전투부터 해야 했기에 또다시 몰려오는 ‘허무병(虛無兵)’들을 상대로 전투를 지속했다.
그렇게 약 1시간 동안 엄청난 피로도가 쌓이는 밀도 높은 전투를 지속한 찬성 일행. 너무 튼튼해서 상대하기 힘든 ‘허무병’의 파도를 돌파해 나가는데, 힘든 것도 있지만 쓰러진 ‘허무병’들이 남긴 것은 고작…….
[(일반)허무(虛無)의 재] [그저 허무할 뿐.]이것뿐이었다.
그래, 싸우기는 더럽게 힘든데 나오는 아이템이라고는 오직 이 ‘허무의 재’뿐. 심지어 한 놈당 1개씩. 하나하나가 강적이라서 소모가 조금씩 일어나는데 보상까지 개판이니 답답할 노릇이었다.
“쿠룩, 무슨 아이템이 이거만 나오는 몬스터가 어디 있습니까?”
“게다가 빡세. 저거 방어력만 높은 게 아니라 공격력도 은근 높아! …경험치까지 없었으면 정말! 돌아가자고 했을 겁니다.”
“지지직… 이 아이템, 어디 쓸 곳도 검색해도 안 나오네요. 지지직…….”
“구구구… ‘허무의 군세’라는 세력 자체를 우리가 처음 발견한 것 같으니까요. 후우우~”
“저기, 그리고…….”
“아! 또 온다! 숨 좀 돌리자! 진짜아아!”
또다시 찬성은 말할 타이밍을 놓쳐 버리고 전투는 지속되었다.
물론 몰려오는 것을 상대하기만 하는 게 아니라, 찬성 일행은 이 불합리한 전투를 꾸준히 돌파해 나가면서 2층에서 3층으로 내려가는 계단이 있는 홀에 거의 도달하자…….
[Lv.52 허무(虛無)의 전사(보스 몬스터)]생명력:100퍼센트
보유 스킬:클래스-전사, 허무의 군세
보스 몬스터의 모습이 보였다.
보스라곤 해도 허무병(虛無兵)처럼 그냥 인간의 형태를 한 새하얀 유령이 투구와 갑옷, 거기에 검과 방패를 차고 있을 뿐이었다.
“전사?”
“쿠룩, 1차 클래스?”
“지지직… 보스인데 클래스가 1차? 지지직…….”
다만 클래스가 2차나 3차 클래스도 아닌 기본 1차 클래스인 ‘전사’여서 다들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동안 봐 온 클래스 보유 타입 보스 몬스터들은 그 격을 나타내듯 적어도 3차 클래스, 혹은 히든, 전설 클래스를 가진 것들이 대부분이었는데… 기본 클래스 중 하나인 ‘전사’라니, 이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뭔가 허망하네. 무슨 1차 클래스야? 보스가~ 참 내.”
“쿠룩, 방심하게 유도하고 보나 마나 싸우다가 전직하거나, 아니면 누구 부르는 거 100퍼센트다.”
“지지직… 아니면 허무병(虛無兵)들이 몰려오겠죠?”
“구구구… 죽음의 기사랑 성령수 부르고, 빡세게 가 볼게요. 음? 찬성아, 왜? 뭐 하고 싶은 말 있니?”
“그러니까… 아뇨. 아니에요. 일단 바로 가 보죠.”
찬성의 모습이 이상한 것을 눈치챈 미니멈실버가 그에게 발언권을 주었지만 찬성은 일단 가 보자고 말했다.
미니멈실버는 그가 뭔가 발견한 것 같았지만 굳이 말하지 않는다면 그리 대단한 건 아닐 거라고 생각하고 본격적으로 공략에 나섰다.
“그럼 시작합니다! 먼저 들어가죠. 하! 1차 클래스 ‘전사’는 뭐, 스킬 구성 몇 개 없으니 쉬울 겁니다. 피 후딱 깎아서 다른 패턴이나 보죠. 찬성 님.”
“아, 예!”
전국건강협회가 먼저 방패를 들고 앞으로 전진, 공략을 시작했다.
‘Lv.52 허무(虛無)의 전사(보스 몬스터)’는 달려오는 전국건강협회를 발견하자 말을 하는데, 순식간에 무기가…….
[모든 것은 허무하다.]검이라고 하기에는 엄청나게 크고 검날이 두꺼운 그레이트 소드로 바뀌었다.
동시에 ‘허무의 전사’가 입은 갑옷이 검은 갑주로 변경이 되고, 붉은 망토가 둘러진 모습으로 순식간에 변화하면서 방패를 두 쪽 낼 기세로 대검을 휘둘렀다.
“뭐, 뭐야아? ‘사자의 충의’!”
쿠와아아아앙!
믿을 수 없는 속도로 무기와 모습이 변하면서 날아오는 ‘허무의 전사’의 공격에 ‘전국건강협회’는 피하는 건 무리라고 생각하고 생존기를 켜면서 방패를 들어 올려 방어했지만, 충격량을 이기지 못하고 그대로 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아니, 무슨 이런 게…….”
[허무하도다.]카아아앙!
그리고 ‘허무의 전사’는 전국건강협회를 마무리하려고 그레이트 소드를 휘둘렀지만, 이미 전국건강협회 앞에 도착한 찬성이 검을 막아 내면서 외쳤다.
“역시 내 예상이 맞았어. 이거 밑에 나온 거 ‘클래스-전사’라는 의미가 아니에요!”
“삐이? 그냥 전사가 아니라니… 무슨 소리니?”
모두가 의문을 품은 시선으로 찬성을 바라보았고, 그는 ‘허무의 전사’와 검으로 벌이는 힘겨루기에서 밀리는 상황에서도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