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of Sword Castle RAW novel - Chapter 299
299화.
“매칭이 안 잡히는데, 어쩌죠?”
엄연히 세계급 게임이고 월드 서버로 돌아가는데, 찬성의 매칭이 안 돌아가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한 일이었다.
승부욕은 전 세계인에게 공통적인 것으로 랭크 점수를 올리기 위해 혈안이 된 투기장 상위 러너들이라면 갑자기 자연재해처럼 나타난 찬성의 존재에 대한 소문을 듣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패배 없는 전승. 핵이나 치트 행위로 착각할 법도 했지만 지금 찬성의 아이템 수준이 유례없이 높고, 실시간 방송 중인 덕분에 그런 의혹은 전혀 없었다.
[검왕 찬성의 잔잔한 어나월드아카 투기장 방송!] [시청자 수-18,803명]“와우…….”
영상 편집과 편집자를 구하느라 오늘 게임을 아직 안 하고 있던 민희는 실시간으로 찬성의 방송 시청자 수가 무섭게 올라가는 것을 지켜봤다.
“게다가 다른 방송들도 주목을…….”
그뿐이 아니었다.
PVP 및 투기장을 하는 다른 스트리머들도 찬성의 방송을 나쁘게 말하면 도방, 좋게 말하면 리뷰 및 관람을 하면서 열심히 시청자들과 소통할 정도. 그야말로 찬성어천가가 따로 없었다.
“매칭 대기… 45분. 오늘은 여기까지 해야 할 것 같아요. 고고학 일일 퀘스트도 다 했고…….”
[‘狼牙風風’ 님이 1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검마는… 봐주세요. 아무튼 매칭이 안 잡혀서 방송을 더 할 수가 없으니 오늘은 여기까지 할게요. 남은 플레이 타임은 이제 다른 평판 퀘스트랑 해야 해서 나중에 또 방송 공지할게요. 정말 봐 주셔서 감사하고… 아! ‘찬성 검가’ 구독이랑 좋아요, 알림 설정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비검-육성파’.”
난데없이 검을 휘두르면서 종료하는 찬성이었지만 이건 엄연히 방송 종료 리액션.
사전에 정해 둔 것으로, 어차피 방송 종료 타이밍이면 무리해도 상관없기에 지금 인게임 내에서 찬성이 사용할 수 있는 최고의 ‘비검’을 방송 종료 액션으로 정한 것이었다.
[방송이 종료되었습니다.]그리고 방송이 종료되고, 캡슐에서 나온 찬성은 능숙하게 몸을 놀려서 휠체어에 탄 뒤 거실로 나가 정수기에서 물을 받아 마셨다.
“휴우우우~ 생각보다 힘드네. 사람들 반응을 본다는 게…….”
“첫 방송 느낌 좋던데? 역시 검마님. 기왕 이렇게 된 거 검은 무복 아바타로 새로 맞춰 줄까? 잘 어울릴 거라고 생각하는데…….”
“검마(劍魔)는 좀… 아무리 그래도 전 검을 아무렇게나 심마에 빠져서 휘두르지 않아요.”
“아니. 상대 기준에서 본 너의 모습은 누가 봐도 악마더만.”
“아니, 그건 무슨…….”
“볼래? 다른 사람 시점에서의 네 모습. 어디 보자, 여기 있네. 지금 딱 리뷰하고 있네. 너랑 싸웠던 거…….”
『아니, 미쳤다니까! 저거 보라고! 저… 저 안광이랑 검광을 번뜩이면서 숨소리 하나 안 내고 무섭게 달려오는데! 심지어 형상도 잘 안 보이는데! 어떻게 겁을 안 먹어! 게다가 내 공격은 하나도 안 통하고, 근데 난 맞으면 거의 즉사급 데미지 들어오고…….』
“…하하하.”
『검성이라서 기본 스테이터스 성장치도 높아. 기본적으로 힘 10점, 민첩 10점, 생명력 8점, 행운 10점으로 밀리 클래스 톱급 성장률. 대신 방어 시스템이 ‘검성의 경지’ 하나뿐이지만 저건 거의 물리 공격 면역급 방어력+물리 방어 관통급 공격력을 다 갖고 있지, 광역기 있지, 대인 기술 있지, 상태 이상 스킬도 나중에 생기지, 거기에 저 검마는 벽도 타고, 천장도 걷고, 분신술도 쓰고, ‘비검’도 하고… 으아… 으아아… 으아아아아아아악!』
“…어, 미안합니다. 근데 저 이제 성장률 힘 11점, 민첩 11점, 건강 9점, 행운 11점인데…….”
“검마님, 자비를 좀 베푸십시오. 아무튼~ 이상한 칭호로 불리게 되었지만 방송은 성공적이었어. 축하해.”
“아, 예. 감사합니다.”
‘사실은 성공할 수밖에 없는… 거지만… 어떻게 투기장 한 번을 안 지는 건지.’
아무리 찬성이 대단해도 솔직히 한두 번은 질 줄 알았던 그녀였지만, 여태껏 게임을 해 온 경험치와 아이템의 힘, 거기에 진짜 달인의 고고한 실력은 그리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는 걸 다시금 깨달았다.
‘진짜 방송 안 했으면 어뷰징 혹은 핵 유저라고 해도 할 말이 없지.’
“아, 맞다. 누님, 오늘 후원 막 엄청 들어오던데… 얼마나 들어왔는지 알 수 있나요?”
“아, 맞아. 그 이야기 해야지. 휴우~ 놀라지 말렴. 오늘 네 방송에서 들어온 후원 액수는 무려…….”
“무려… 꿀꺽.”
“외화, 한화 모두 합쳐서 계산해 본 결과…….”
“결과…….”
“정말 상상도 못한 액수가 들어와서 많이 놀랐습니다. 그래서…….”
“누님, 어디 가요 경연 프로그램 MC에라도 빙의하신 건가요? 이다음 막 60초 후에 계속됩니다, 같은 게 나올 것 같은 불길한 기운이 드는데요.”
이상한 곳에서 눈치가 빠른 찬성의 말에 민희는 속셈을 들킨 듯 혀를 찼다.
이럴 때 아니면 언제 또 찬성을 놀려 보겠는가? 게다가 평생 잊지 못할 첫 방송의 후원 수익이기에 그녀는 더더욱 뜸을 들이면서 찬성의 기대감을 드높이려 했던 건데, 결국 드디어 밝힐 타이밍이 오게 됐다.
“무려 2억 1천 2백 하고도 34만 5천 원! 진짜 중국이랑 일본 큰손들이 장난 아니더라. 물론 플랫폼 수수료 생각하고, 세금 생각하면 실제 손에 쥐는 건 더 적겠지만… 아무튼!”
“대박이네요!”
“그렇지! 아주 대박이야! 꺄아아아아아!”
찬성의 능력이면 당연하다고 생각해 왔지만, 그래도 역시 결과와 액수에서 나오는 현실감은 조금도 줄어들지 않는다.
게다가 2억이다. 무려 2억이나 되는 액수. 1억만 해도 서민이 모으려면 몇 년을 잡아야 하는지 모를 정도로 큰 액수인데, 방송 한 번에 2억이니 당연히 기쁠 수밖에 없었다.
둘은 서로 손을 맞잡고 순수하게 기뻐하면서 날뛰었고, 당장 오늘 저녁은 이날을 기념하며 거하게 차려 먹자고 생각했다.
“아무튼 대박이야. 드디어 대박이 터졌어. 엄청난 대박. 생각해 보면 네가 ‘검성’을 택했을 때 말린 내 자신이… 바보 같아. ‘검성’을 택한 덕분에 중국이랑 일본 도네가 엄청 많았는데… 참고로 전체 도네 액수의 7할이 중국, 일본이란다.”
“우와아아… 그거 놀랍네요.”
“게다가 오늘 너의 무패 투기장 돌파 덕분에 시너지도 나서… 너튜브 채널도 엄청 찾아오고, 조회 수도 빵빵하게 늘고 있어. 진짜… 진짜 대박이야! 이걸로 군자금도 든든해졌어.”
“혹시 저 캡슐 개조할 수 있을까요? 그 커스텀 캡슐로 업그레이드해서 다른 비검들도 사용할 수 있게 하고 싶어서요.”
현재 기기로는 ‘비검-육성파’가 한계점. 찬성의 말로는 비검은 앞으로 7성, 8성, 9성까지 있다고 했다.
그 한계점을 가상 세계에서 구현해 내기 위해서는 그 ‘비검’을 감당할 수 있는 캡슐 기기가 필요했고, 이전에 커스텀 기기에 대한 이야기를 했었다.
“아, 맞다. 그것도 있어야 하네. 흐으으음… 비검.”
“안 될까요? 1억쯤이면 된다고 했는데…….”
“음… 안 될 건 없지. 다만 이게 바로 정산이 되는 게 아닌지라. 현금이 되려면 시간이 걸리니 말이지. 보자, 다음 정산일이… 보름 정도 뒤네. 그러니 일단 그때 현금 들어오는 거 생각하고 해 보자.”
“네!”
돈도 들어오고 전망도 좋으니 기합이 확 들어간다.
민희 또한 찬성의 방송이 잘된 것으로 인해서 군자금도 늘어나니 마음이 든든했지만, 그렇다고 기뻐만 하고 있을 순 없었다.
‘해야 할 게 많아. 편집자 뽑기, 방송 콘텐츠와 일정, 돈 관리, 그리고 당장 다음 주에 해야 할 공성전, 레이드 멤버 편성, 커스텀 기기, 그리고 KOREA 길드 내부에 있는 배신자 색출까지…….’
머리 써야 할 곳이 너무 많아서 두통이 올 법했지만, 이렇게 일이 잘 풀리기 시작하면 그런 고난 속 두통도 지금은 기분 좋은 일이 된다.
‘그래, 하나하나가 재미있는 일이 되는 거지.’
“누님, 근데 우리 뭐 먹나요?”
“음, 호텔이라도 갈까? 크게 먹으려면 역시… 호텔 레스토랑인데. 음… 어떻게 할까?”
슬쩍 찬성의 다리 쪽을 바라보는 민희. 외출하면 사람들의 시선에 부담을 느끼지 않을까 우려를 표하는 그녀였다. 하나 찬성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 웃으면서 말했다.
“음, 그러면 그건 나중에 우리 파티원들 다 모아서 크게 회식할 때 가죠. 대신 오늘은 가볍게 시켜 먹어요.”
“그래, 그러자. 후우~”
그래도 나중에 크게 회식 같은 느낌으로 무리 지어서 가면 찬성의 존재감도 희석될 거라고 생각한 그녀는 나중에 회식할 날을 생각하며 배달 앱을 열어서 주문을 고민했다.
***
며칠 뒤…….
KOREA 길드의 길드장 ‘국뽕’은 하루하루 시간이 지날수록 피가 마르는 기분을 느끼고 있었다.
“휴우우우우우~ 정말 힘들군.”
입에서 ‘죽음의 기사’ 특유의 푸른 이펙트가 달린 한기가 뿜어져 나왔다.
방금 전 게임 내에서 길드 스폰서 기업 관계자들과 미팅이 있었는데, 그들은 본래 ‘세우르’였던 그란 왕국의 수도 ‘교토 특구’를 되찾으라고 오만 난리를 쳤던 것이다.
‘…진작 뺏기지 않았어야 했는데. 아무튼 우선은 프락치 색출을 어디 시작해 볼까?’
어떻게 해서든 다음 과정을 위해 ‘국뽕’은 인터페이스 창을 조작해서 인터넷을 열어 길드 간부들에게 E-메일을 하나씩 보내기 시작했다.
그러고는 미니멈실버에게도 메일을 보내 작전을 개시한 것을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