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of Sword Castle RAW novel - Chapter 304
304화.
“수고하셨습니다. 부활 받으신 분들, 얼른 일어나세요.”
“아오, 망할 야바위 보스. 그냥 멀쩡하게 게임하라고…….”
“그거 때문에 미니 게임이라고 좋아했던 사람들 다 호불호가 갈리지만요.”
“확실히 치사하긴 했어요. 갑자기 사람 얼굴만 한 딱지를 내지 않나?”
“그래도 딱지치기는 정석 공략이 있어서 첫판 내주고 하면 되긴 하는데…….”
보스에 대한 감상을 주고받으면서 각자 일어나 재정비를 하는 일행. 먼저 나온 미니멈실버가 아이템 확인을 했다.
[보상 아이템] [(영웅)환영 마법사의 지팡이] [(영웅)가르간트 수호단의 바지] [(영웅)가르간트 수호단의 덧신] [(영웅)파티 게임을 하는 방법(장신구)] [가르간트 정예병의 휘장]“보자, 템은… 무난한 영웅급들이네요. 레이드 전설 좀 보고 싶다. 삐잇, 경매 빠르게 진행할게요.”
“이제 2넴인데… 너무 욕심부리는 게 아닐지? 전설이 그리 쉽게 나오면 그게 게임입니까? 애초에 일반적인 유저들은 여기 레이드에서 영웅 등급 먹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인데…….”
“…….”
“…쿠룩.”
“…지지직.”
“하하.”
자유기사의 지적에 ‘허무룡’ 공략 멤버인 기존 찬성 파티원들은 뭐라 할 말이 없는 듯 시선을 돌릴 뿐이었다.
그렇게 이야기를 하는데, 어느새 하늘에서 비룡을 탄 대장군 가르간트가 다시 나타나서 공격대원들을 비웃었다.
“하인케스를 쓰러뜨렸군. 흐하하하! 어차피 그 마법사 놈은 그저 시간 벌기일 뿐이었다. 이 멍청한 놈들! 모두… 사라져라!”
“에?”
쿠그그그! 콰르릉!
그러자 공격대원들이 서 있는 바닥이 흔들리면서 무너지더니 찬성을 비롯한 레이드 공격대원들 모두 그대로 아래로 빠져 어디론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우왓? 갑자기 이게 뭐야? 아니… 이런 데 언제 함정이?’
낙하의 체감을 맛보면서 찬성은 다른 파티원이 무사한가 바라보는데…….
“‘(영웅)파티 게임을 하는 방법(장신구)’ 80금화. 더 입찰하실 분 없습니까?”
“으으음… 고민되는군요. 신관 클래스에겐 전설 제외하고 BIS인데… 다른 신관님이랑만 경쟁할 줄 알았는데… 설마 주술사님이랑 경쟁할 줄은…….”
“쿠룩, 저도 세미 힐 해야 하는 입장이라서… 쿠룩.”
“지르십쇼. 일단 나올 때 먹어야 합니다, 시대의흐름 님!”
“껄껄껄, 맞는 말이야. 나도 옛날에 다른 게임 할 때 ‘장신구 다음에 나오겠지.’ 했다가, ㅋㅋㅋ 시즌 넘어가고도 못 먹었던 경험이 있었거든. 나올 때 좀 무리해서 먹는 게 제일이야.”
“분배금 뻥튀기하려고. ㅋㅋㅋ 이 인간들이. ㅋㅋㅋ”
‘…이게 게이머? 떨어지는데 태연해?’
떨어지면서도 태연한 공대원들의 모습. 오늘도 게이머라는 인종에 대해 새로운 것을 알게 된 찬성이었다.
‘어? 소리가? 보통 이런 데면 물이 있지 않나?’
딱… 투두둑! 투둑!
먼저 무너져 내린 바위나 돌이 땅에 떨어져 부딪치는 소리가 들려와 아래가 물 같은 안전하게 착지할 수 있는 곳이 아니라 맨바닥이라는 사실을 눈치챘다.
‘이거 큰일 아니야?’
아무리 뛰어난 능력치를 가지고 있어도 이 높이에서 떨어지면 그냥 즉사할 수밖에 없었는데, 찬성은 당황하여 주변을 바라보지만 다들 태연했는데…….
“‘깃털 같은 바람’! 어떻게 낙하 속도 감소 유틸 가진 게 저뿐입니까?”
[버프 마법-깃털 같은 바람] [3분간 대상의 낙하 속도가 감소합니다.]“오, 감사합니다.”
어느새 파티 상태를 살피던 자유기사가 낙하하는 찬성에게 아슬아슬하게 버프를 넣어 주었고, 간신히 떨어지는 속도가 줄어들어 안전하게 내려가게 된 찬성은 그제야 안심했다.
“껄껄, 나는 착지용 스킬이 있으니 안 걸어 줘도 된다네.”
“지지직… 클래스 전용으로 착지돼요.”
“저는 배 만드느라 조선 관련 제작 스킬에 있는 그물이랑 닻으로 착지가 되어서…….”
“착지 성공. 휴우~ 여기서 죽어서 경험치 날리면 그것도 웃긴 일이죠.”
“쿠룩, 어떤 레이드 파티는 여기서 낙하 데미지 감소나 비행, 추락 방지가 없어서 그냥 다 죽었다더군요.”
“보통은 이런 추락 패턴 아래에는 물이 있어서 안전하게 추락하는데… D.E사의 변주 능력은 참…….”
나름 여러 클래스들이 가진 능력을 다양하게 활용하게 해 주려는 것인데, 효율을 중시하는 유저들은 이런 부분에 대해 귀찮다면서 반발하는 이들도 있었다.
“동굴이라. 이거 올라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딱 봐도 길을 따라가게 해 두었죠. 경매 끝나면 저리로 가면 됩니다, 찬성 님.”
“이거 전설이 나와야 재미있는데… 쿠룩.”
그렇게 잠시 기다리니 두 번째 보스 경매가 완전히 끝났고, 찬성 일행은 세 번째 보스를 향해서 나아갔다.
어둡고 깊은 동굴 속을 지나가면서 보이는 자연의 위엄. 이건 또 새로운 느낌이라서 찬성은 눈을 빛내면서 그 풍경을 즐기고자 했지만…….
쿠우웅……! 쿠우우웅! 쿵! 쿵!
“어? 뭔가 와요!”
“그렇죠. 역시 게임사는 절대로 유저들이 가만히 놀게 놔두지 않습니다.”
“으어어어! 밥 먹을 시간이다아아아! 맛있는 냄새!”
“나 배고파아아아! 배고파아아아!”
“저건…….”
[Lv.60 정예 제국 오우거 노예]×2생명력:100퍼센트
보유 스킬:엄청 질긴 피부, 근력A, 끝없는 배고픔
지하 내부를 울리고, 땅을 뒤흔들면서 다가오는 그것은 근육질에 인간형 괴수인 거대한 오우거 두 마리. 삽과 곡괭이를 들고 안전모를 쓴 차림새를 보아하니 이 지하에 동굴을 만드는 공사를 하고 있던 것 같았다.
“이 밑의 공동이 원래 있던 게 아니라 저 큰 몬스터들에게 시켜서 만들게 한 것 같네요.”
“아무튼 우리에겐 그저 쫄몹일 뿐입니다. 찬성 님이 곡괭이 든 놈 상대하시고, 제가 삽 든 놈 맡겠습니다. 점사는 제 거부터!”
“아, 예!”
이 깊은 지하가 어떻게 만들어진 것인지에 대한 설정이 저 오우거들로 인해 이해가 되면서 다시 공격대는 오우거와의 전투에 들어갔다.
거대하고 무시무시한 외형에 오우거들이 쓸 수 있는 크기로 만들어진 삽과 곡괭이가 위협적으로 휘둘러지는 실체감은 실제 거대한 중장비가 눈앞에서 덤벼드는 느낌을 가져다주었고…….
“이거도 좋네요! 와우우우우!”
부우우우웅!
살벌하면서 묵직한 파공음과 압력에 찬성은 현실에서 절대 겪지 못할 체험을 하면서 천진난만하게 파티원들에게 공감을 요구했지만…….
“뭐가 좋은 겁니까? 더럽게 세고! 방패로 비껴 내는 거 더럽게 어려운데!”
“쿠룩, 찬성 님에게 우리와 같은 시선을 요구하지 마라.”
“으음, 나도 재미있어야 저 정도 할 수 있을까?”
“지지직… 악귀 님, 그건 무리일 거예요.”
“거기 아이템 제일 좋으신 분들! 딜 좀 해 주십쇼. 우리 딜량 일부에만 몰려서 개빡셈다!”
역시 레이드 던전이라서 그런지 뉴비의 신선한 감상은 저 멀리로 가 버리고, 파티원들은 열심히 오우거들을 쓰러뜨리며 전진하기 시작했다.
“으어어! 간식 시간이다!”
“배고파! 배고프다아아아!”
“이놈의 지하 동굴에 오우거가 대체 몇 마리야! 오우거 양식하냐?”
“1, 2네임드에 쫄 구간 없었으니 쫄 구간이 있어야죠.”
“껄껄껄, 옛날에 십자군이라는 레이드 던전이 있었는데… 거기가 그립구먼.”
“그때까지 언급 안 해도 요즘 대세는 난이도는 어려워도 쫄 구간보다는 그냥 어려운 보스에 꼬라박는 게 좋죠. 쫄 구간에서 막 1시간, 2시간 쓰면… 어휴우~ 그거만큼 지옥이 없죠.”
레이드 던전의 스케일과 퀄리티를 상징하는 것이 쫄 구간. 그나마 이 ‘어나더 월드 아카이브’에서는 추가 경험치를 전쟁이나 다른 콘텐츠에 사용할 수 있는 자원으로 취급하였기에 나았지만… 그래도 전통을 고수하는 게임들을 제외하고 근래 MMORPG 게임들에서 괜히 적용하지 않는 게 아니었다.
그렇게 약 30분가량, 계속 자신들을 도시락이나 밥 취급하는 오우거들을 정리하면서 주파한 결과, 동굴 끝에 여태껏 상대한 것보다 더 큰 머리 둘 달린 오우거의 모습이 보였다.
“어어어엉? 뭐야아? 아직 밥 오려면 멀었는데? 이봐, 네가 불렀어?”
“나 안 불렀다! 장군님이 간식 보내 준 게 아닐까?”
“히히… 그런 것 같다. 맛있겠다아~”
“먹자! 배고프다! 난 머리가 둘이라 더 배고파!”
[Lv.60 두 머리 오우거 감독관(보스 몬스터)]생명력:100퍼센트
보유 스킬:머리가 둘이면 모든 게 두 배다!, 두 배로 먹는다!, 두 배로 논다!, 두 배로 부른다!
“오… 보스답게 쟤는 풀 무장이네요. 그보다 스킬 이름이 기이하네요.”
“패턴을 예감하는 거죠. 아무튼 실버 님, 브리핑요.”
“쟤는 한마디로 설명하기는 어려운 편인데… 으음… 아무튼 그리 어렵지는 않아요. 영상 보고 오신 분들은 알겠지만…….”
“그냥 하면 된다. 그리 안 어렵다. 좀 X 같을 뿐이다.”
브리핑하려던 미니멈실버가 웬일인지 말을 흐리는 상황. 옆에서 악귀가 나란히 그 말을 거들면서 보스 공략에 대해 간단하게 일축했다.
“음, 여러분들, 혹시 뭐 때문에 저러는지 아세요?”
하지만 잔혹한 인방의 시청자들은 그 누구도 조언은커녕 단서도 주지 않은 채 이번 보스에게 당해 보라는 듯 이야기했고, 찬성은 어쩔 수 없다는 듯 머리를 긁적이면서 ‘두 머리 오우거’를 바라보았다.
그냥 ‘감독관’이라는 이름답게 다른 오우거 노예와 달리 잘 차려입고, 무장은 커다란 철퇴와 곤봉을 양손에 하나씩 들고 있는 게 전부…….
‘뭔가 특이한 게 있을 것 같진 않은데…….’
여태껏 상대해 온 일반 오우거 노예의 강화판이라고 해야 할까? 그 정도 느낌밖에 들지 않았다.
하지만 레이드이기에 무언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며 찬성은 공대원들과 함께 공략을 시작했다.
“어엉? 식사가 무기를 들고 달려든다!”
“진정해! 늘 있는 일이잖아! 우리는 우리 일을 하면 된다!”
“그래! 맞아!”
‘뭐가 나오려나?’
“메인 탱 제가 할 테니, 찬성 님은 딜이나 세게 박으십시오! 가죠!”
쿵! 쿵!
땅을 울리면서 ‘보스-두 머리 오우거 감독관’은 레이드 파티를 향해 달려와서 양손의 무기를 휘둘렀다.
메인 탱커는 전국건강협회. 방패를 들고서 공략을 시작했고, 잠시 후 시청자들이 왜 말 안 했는지 빠르게 이해하게 된 찬성이었다.
“죽어라!”
“너도 죽어라!”
“머리가 둘인데… 이상하게 잘 싸우네요!”
“그래서 탱이 2명 필요하죠.”
‘머리가 둘이면 모든 게 두 배다!’는 동시에 2개의 타깃을 공격하는 것으로 이 몬스터는 한 번에 탱커가 2명이 필요한 것이었다.
이 부분은 뛰어난 찬성과 전국건강협회가 잘 해결할 수 있었다.
“나! 배고프다아아!”
“힘쓰니 나도 배고프다아아아! 음식 창고 연다!”
그리고 그다음 ‘두 배로 먹는다!’는 생명력이 어느 정도 소모되었을 때 품에서 리모컨을 꺼내어 음식 창고 문을 열고 그곳으로 가서 술과 음식을 먹어서 생명력을 회복하는 패턴.
이 패턴의 파훼법은 웃기게도 플레이어들이 먼저 뛰어가서 산더미 같은 음식과 술을 마셔야 하는 것이었다.
“아니! 왜 파괴하거나 태우면 안 되나요? 왜 굳이 우리가 먹어야? 게다가 술까지… 강요를?”
“껄껄껄! 난 공짜 술이라 좋은데? 오우거 맥주 참 맛있구먼! 게다가… 예끼! 먹을 걸 마구 버리면 못쓰네!”
“오우거 보스다운 패턴이죠. 빨리 마셔요!”
“악기바리도 아니고… 무슨! 우걱우걱… 아, 빵 텁텁해!”
“오죽하면 여기 돌려면 굶고 와야 한다는 말도 있죠. 우걱우걱…….”
어쨌든 보스 몬스터의 생명력은 채울 수 없기에 열심히 먹는 공격대원들. 그러자 ‘두 머리 오우거 감독관’은 화를 내면서 날뛰기 시작했다.
“내 음시이이익! 정말 화가 나! 화가 나서 참을 수 없어어어어어!”
“분노의 노래 시작이다아아!”
‘노래?’
먹을 걸 빼앗겨서 화가 난 건 이해가 가지만 갑자기 노래를 부른다니 어처구니없는 그였다.
심지어 진짜로 어디선가 음악이 흐르기 시작하더니 신나는 노래가 나오고 있었다.
“Yo! 소고기! 돼지고기! 곰 고기! 닭고기! 기름 가득 바삭바삭 튀기기! 오늘도 난 먹고 싶어 죽겠지만! 몹쓸 놈들이 모조리 뺏어 먹었어! YO!”
“하지만 난 괜찮아! 안 괜찮아! 배가 고파아! 그래도 먹고파아! 이놈들을 쓰러뜨려 먹고파아! 그러니까! 이 노래를 부른다아!”
그리고 갑자기 이상한 랩을 시작하는 ‘두 머리 오우거 감독관’. 그러자 사방에 음파가 퍼져 나가더니 공격대원들에게 마법 데미지를 입혔다.
“아니, 무슨 노래를 갑자기…….”
“삐이잇! 찬성아! 스톱! 그거 공격하면 안 돼! 그러면 광폭화 버프 걸리고, 다시 노래를 시작해서 광역 마법 데미지가 늘어나!”
“…그럼 이대로 그냥 마법 데미지를 맞아야 하는 거예요?”
“그래서 힐러들의 역량 시험 패턴인 거죠.”
“쿠룩, 우리 시간인 겁니다. ‘치유의 비’!”
“지지직… ‘연쇄 중급 치유’. 저는 좀 애매해졌지만요. 지지직…….”
딜러와 탱커만이 레이드의 참여자가 아니기에 이른바 힐러들의 능력을 시험하고 유능함을 보여 줄 수 있는 패턴인 것이었다.
단순히 오우거가 노래를 불러서 데미지를 입힌다는 것에 황당한 느낌이었지만, 파티 힐러들의 활약이 돋보이게 되는 걸 보며 레이드 던전의 구성에 대해 감탄하는 찬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