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of Sword Castle RAW novel - Chapter 306
306화.
“자유기사 님! 공략대로! 공략대로 하세요! 삐이잇!”
“해, 해 보겠습니다! ‘바람 같은 걸음’!”
‘지룡협격진’의 파훼법은 열심히 회피기를 쓰면서 피하는 것뿐. 그나마 10명의 ‘지룡 기사단’이 일제히 동시에 가는 것도 아니고, 진형을 갖춰서 돌진하는 건 쉽게 막기 어려웠다.
“‘은하검법 4식-백야’!”
“찬성아, 쟤네 상태 이상 면역이야.”
“치사하네요!”
“레이드 보스에게 치사하다고 해도…….”
“이제는 그냥 알 때 되지 않으셨습니까?”
찬성은 옆에서 도움을 주고자 스킬을 시전했지만 ‘지룡 기사단’은 속도가 전혀 줄지 않은 채 계속해서 질주해 나갈 뿐이었고, 이 패턴은 오롯이 순수하게 회피 능력으로 잘 피해 나가야만 했다.
“훗, 걱정 마십시오. 저 탈론 레인저보단 좀 모자라지만! 이 포레스트 레인저! 이 정도 패턴엔 대응할 충분한 기동력을 갖고 있습니다! 안심하고 원거리 딜을 하십시오.”
한 길드의 장답게 ‘자유기사’는 아주 민첩한 움직임으로 광장 필드를 달리면서 ‘지룡 기사단’의 ‘지룡협격진’을 열심히 회피해 나갔다.
“헙! 흣쨔! 허엇!”
마치 서커스를 하듯이 무서운 속도로 달려오는 ‘지룡 기사단’의 협격진을 유연하고 빠른 속도로 피한 ‘자유기사’는 마지막 ‘지룡협격진’의 공격까지 피하고 곧바로 활을 들어 반격을 했다.
“껄껄, 저 친구도 실력은 좋긴 하더만.”
“오올~”
“삐잇! 다들 어서 움직여서 빨리 하나씩 줄여요!”
그리고 ‘지룡협격진’의 시전을 끝내고 멈춘 기사들부터 찬성의 파티원들은 모두 일제히 공격을 시작했다.
“이 왕국의 개놈들이!”
“딜딜! 이런 다수 타입은 빨리 숫자 줄여야 합니다! 측면과 후면 노려서 줄이세요!”
이 ‘보스-지룡 기사단’은 10개나 되는 개체의 특징 때문에 일반적인 레이드 구조를 따르지 않고, 패턴에 지속적으로 대응하면서 딜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물론 아예 필요 없는 건 아니고, 패턴과 패턴 사이에 진영을 재정비하거나 딜할 때는 탱커가 나서서 탱킹을 해야 했지만 그 이후는 대부분 고정된 패턴들로 공세를 펼치는 것이었는데…….
“안 되겠다! 지룡협격진이다! 우선은 너부터 처리해 주마! ‘살덩이는나약하다’!”
마지막 열 번째 기사가 돌진을 마치자 또다시 ‘지룡 기사단’은 창과 검을 들고서 ‘지룡협격진’을 시전했고, 타깃을 ‘살덩이는나약하다’로 바꿔 겨누기 시작했다.
“아니, 또 같은 걸 시전해요?”
“패턴 순서는 완전 랜덤인지라……!”
주사위를 굴리고, 다시 굴리면 똑같은 수가 나올 확률이 있듯이 ‘지룡협격진’을 펼친 다음 또다시 ‘지룡협격진’ 패턴이 나올 수 있는 것이 이번 네임드의 핵심이었다.
그래도 타깃팅은 달라져서 이번에 대응할 사람은 ‘살덩이는나약하다’였는데…….
“그래도 살덩이 님은…….”
“지지직… ‘철벽 전개’, ‘철벽 전개’!”
강철 신 종파의 신성 마법, 저레벨부터 매우 잘 써먹은 강철의 벽이 이번에도 ‘지룡 기사’들의 돌진을 막나 싶었지만…….
“이런 걸로 우릴 막을 순 없다!”
투콰아아앙!
가장 맨 앞에 있던 ‘지룡 기사’가 검을 휘두르자, 강철의 벽은 그대로 땅에 쓰러져 버렸다.
그러곤 그 뒤를 따르던 다음 ‘지룡 기사’가 창으로 두 번째 철벽 전개를 그대로 무너뜨렸다.
“와우… 굉장하네요.”
“감탄할 때가 아니지! 삐이잇! 그보다 살덩이 님 구하기나 해요! 레이드는 숫자가 줄면 피곤해지니까요. 살덩이 님은 엄연히 최상급 물딜 버퍼인 만큼 찬성이의 딜이 30퍼센트 이상 줄어 버린다고요! 할아버지!”
“껄껄껄, 알았네.”
‘살덩이는나약하다’는 이동기를 가지지 않은 뚜벅이 힐러. 하지만 미니멈실버에게 방편은 이미 마련되어 있었다.
자신이 스킬을 바꿔서 구해 줘도 되지만 그건 비장의 패로 쓰려고 아낀 상황. 우선은 사용 가능한 패부터 사용하기로 한다.
“이보게, 처자~ 이거 잡게나! ‘로프 투척’!”
‘탈론 레인저’인 용철은 술을 마시고, 술을 만들기 위해서 기동력이 가장 좋은 클래스인 ‘탈론 레인저’를 택했고, 그런 그는 빠르게 로프를 투척하여 살덩이는나약하다를 구해서 회피를 시켰다.
“어이쿠! 읏챠! 미안하네. 근력 스탯이 낮아서……!”
“멈춘 놈부터 딜하면 되는 거죠? ‘비검-사성절’!”
“음, 나한테 ‘협격진’을 써 줬으면 좋겠군. 수행의 진척을 시험해 보고 싶은데…….”
‘좋아, 대응이 잘되고 있어. 우리 레이드 파티, 능력치 격차는 크지만 그래도 있을 건 다 있으니까.’
진짜 유능한 지휘관이란 전쟁을 하기도 전에 승리하게 만드는 법.
애초에 유일급 아이템보다도 더욱 귀하고 강력한 SSS급 사기 치트 캐릭터인 찬성을 들고 있는 공격대인 만큼 암만 초행길이라곤 해도 충분히 깰 견적을 잡은 것이었다.
‘다른 길드장급들도 아이템이 밀리지, 실력이 밀리는 게 아니고… 이미 공략이 다 된 던전에서 애먹는 것도 말도 안 되는 일이지.’
하나 세상일이라는 게 언제나 계획대로 되는 건 아니었다.
“왕국의 개놈들이! 절대 용서 못한다! ‘지룡협격진’! ‘용철’ 너부터 없애 주마!”
‘…3연? ‘지룡협격진’? 아니, 이, 이거 확률이 얼마야?’
세상의 행운과 불운이라는 건 똑같은 확률의 장난에서 나온 결과.
그리고 그 어떤 희박한 확률도 가능성이라는 이름에서 구현이 된다.
누군가가 단챠로 신화 등급을 뽑는 행운을 가능성의 이름으로 구현해 낸다면?
“죽여 주마! ‘지룡협격진’!”
어느 레이드 공격대는 재수 없게 최악의 패턴만 골라서 나오는 가능성도 구현이 되어도 이상할 게 없다.
“죽여 주마! ‘지룡협격진’!”
“쟤 혹시 저거밖에 못 써요?”
“아니! 그럴 리가 없잖아!”
“쿠룩, 저거 버그 난 거 아닙니까? 아니, 무슨…….”
“D.E사에서 저거 조종하는 거 아니야?”
그렇게 3연속, 4연속, 5연속, 6연속, 무려 7연속 ‘지룡협격진’을 펼치는 ‘지룡 기사단’이었다.
“아니! 아니이! 삐이이에에엑! D.E사 양반들아! 이건 아니잖아!”
말도 안 되는 확률로 이어진 7연속 지룡협격진, 억까에 미니멈실버는 절규하면서 D.E사를 부르짖었다.
하지만 어찌하리. 세상의 그 어떤 확률도 가능성.
그리고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로 함축 가능하다.
“7연속 지룡협격진이라니… 우리가 어찌 알았겠는가?”
[시스템-‘시대의흐름’ 님이 쓰러졌습니다.]“아니… 아니! 이건 아니잖아아아아!”
[시스템-‘미니멈실버’ 님이 쓰러졌습니다.]“어이쿠… 망했군.”
그리고 이 예상하지 못했고, 있을 수 없는 확률로 구현된 ‘지룡 기사단’의 비기(?)인 ‘칠연(七連) 지룡협격진’.
아무리 뛰어난 유저들이라곤 해도 대응할 스킬이 없으면 무력한 법.
찬성 같은 극한의 이레귤러 케이스가 아닌 이상 죽음을 맞이할 수밖에 없었고, 세 사람이 당하게 된다.
[공격대][미니멈실버:이거 그냥 ㄹㅌ?] [공격대][붉은수염이반:일단 쭉 하게 두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만?] [공격대][시대의흐름:일단 패턴에만 대응하면 돼서 큰 힐은 안 필요하니…….]이 정도로 억까에 망한 판이면 아예 판을 새로 갈아엎는 것도 좋은 법.
리트라이를 고려하는 미니멈실버였지만…….
“기왕 이렇게 된 거 다른 패턴이 나올 때까지 일단 해 보죠.”
“나한테… 나한테 협격진을 써 달란 말이다!”
“쿠룩, 솔직히 8연속은 오버입니다, 악귀 님.”
“지룡협격진!”
“이 개새끼들이!”
진심으로 빡친 목소리를 내는 전국건강협회. 사실 누구라도 빡칠 수밖에 없다.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이 기동력뿐인 패턴. 카드 게임으로 치면 조커를 연속으로 8장을 내는 행위.
적어도 변수 통제 정도는 할 수 있는데, 우격다짐으로 랜덤으로 처넣은 게임사를 욕할 부분이 맞았다.
“죽어라! ‘자유기사’!”
“왜 또 나한테 옵니까아아아!”
기어이 나오는 8연속 지룡협격진. 그 누구도 보지 못했을 것이고, 앞으로도 이 같은 확률의 장난이 아니면 더 이상 못 볼 ‘팔연 지룡협격진’이었다.
“…저거 사람이 조종하는 거 아닙니까? 진짜 열받게 약한 사람부터 노리네.”
“쿠룩, 예림이! 어서 그 패 까 봐! 운영자가 조종하는 거야?”
“짜라잔짜라잔~ 짜라잔~ 짜라라 짠 쿵짝짝쿵짝짝. 어?”
[시스템-‘자유기사’ 님이 쓰러졌습니다.]개소리를 하면서 어떻게든 ‘지룡 기사’들을 줄이기 위해 분투하는 사이, 결국 8연속 ‘지룡협격진’에 자유기사까지 뻗어 버렸다.
이제 남은 인원은 여섯. 절반가량의 인원이 누워 버렸기에 보통의 레이드 파티라면 ‘리트하게 빠른 전멸요!’를 외쳐야 정상이었지만…….
“다른 패턴 이제는 쓰겠죠?”
“아마 그럴 듯요.”
“그래도 숫자는 둘 줄였으니… 쿠룩.”
파티원들은 8연속 ‘지룡협격진’을 피하다가 죽는 동안에도 공격대원들은 노는 게 아니었기에 틈틈이 딜을 넣어서 ‘지룡 기사’의 수를 줄이기 위해 노력했고, 덕분에 2명이 줄어서 지금 지룡 기사단의 ‘지룡 기사’는 8명이었다.
“음, 다음엔 날 노려 주겠지.”
“지지직… 그래도 마나는 풍부하니까요.”
“껄껄껄, 젊은 친구들이 투지가 좋구먼! 암! 패턴은 하나라도 더 봐야지!”
RPG 게임의 레이드는 보스 몬스터 공략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이 파티원의 생존. 죽은 파티원의 공백 포지션을 다른 사람들이 짊어져야 하는 부담이 있기 때문에 그 어떤 난이도든 간에 생존이 우선이었다.
그래서 시청자들이 보기엔 그야말로 위기인 상황. 하지만 그러면서도 ‘검왕이라면 어쩌면…’이라는 생각을 하며 그들은 기대하고 있었다.
‘과연, 그냥 무난하게 압도적으로 깨는 것도 좋지만, 역시 사람들은…….’
죽어 있어서 여유로운 미니멈실버는 시청자들의 채팅을 보면서 이 반응도 좋다고 생각하며 과거에 어디선가 들은 명언을 떠올렸다.
‘스스로 자신의 위기를 연출하고 깔끔하게 반격함으로써 관객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안겨 주는 것! 그것이 킹의 듀얼이다!’
물론 이게 연출된 위기는 아니다.
실제로 8연속 ‘지룡협격진’을 쓸 확률은 육면체 주사위 8개를 던져서 모두 1이 나올 확률보다 낮았다.
하지만 그 희박한 확률 속에서 나온 위기를 극복한다면 본인들은 물론 위기를 극복하는 것을 바라본 시청자들도 카타르시스를 얻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