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of Sword Castle RAW novel - Chapter 313
313화.
[비검-칠성운(七星雲)]하늘에 구름이 자욱하게 껴서 가려져도 그 위의 별은 여지없이 빛난다.
보이지 않아도 아는 것.
구름에 가려진 별이 당연하게 빛나는 것처럼 그의 검은 빛나지만 보이지 않는 별처럼 순식간에 일곱의 섬광이 되어 찌르는 것.
하나 그것만으론 부족하다.
이것만이었다면 찬성은 기계의 과부하를 감수하고 ‘비검-칠성운’을 쓰지 않고, 서른여섯의 검을 난무하는 ‘비검-육성파’를 썼을 것이다.
‘이 순간!’
[은하검법 3식-항성(恒星)]‘은하검법 3식-항성(恒星)’. 찌르기 자세에서 내미는 ‘은하검법’의 스킬. 둘 다 같은 찌르는 형(形)이었기에 조합한 것이었다.
그리고 그 ‘비검-칠성운’과 검성이 가진 가장 강한 대인(對人) 스킬인 ‘은하검법-항성’의 조화.
이것을 한 단어로 칭하자면,
[파성검각(破星劍刻) 비검(秘劍)-칠성운(七星雲) 항성식(恒星式)]이라고 할 수 있으리라.
[Lv.63 변이된 가르간트]머리 생명력:0퍼센트
양팔 생명력:0퍼센트(재생까지 6초)
몸통 생명력:0퍼센트(재생까지 5초)
양다리 생명력:0퍼센트(재생까지 0초)
그리고 경이의 절기가 사라지고 난 뒤, ‘변이된 가르간트’의 머리 생명력은 0을 가리키고 있었다.
양다리가 재생하기까지 0초대. 0점 콤마대의 시간을 남기고 찬성의 검은 ‘변이된 가르간트’를 쓰러뜨리는 데 성공했다.
“고맙… 다, 왕국의… 개들이여…….”
“…….”
“…….”
“…….”
“…….”
그리고 공략에 성공했다는 걸 증명하듯 사망 대사를 말하며 거목처럼 쓰러지는 ‘변이된 가르간트’.
‘초행 올 공략’이라는 기염을 토했지만, 지금 다들 공략의 기쁨에 대한 환호성 같은 건 내지 않고 있었다.
[방송이 종료되었습니다.]놀라는 것은 시청자들도 마찬가지. 0.9퍼센트가 약 1점 몇 초 만에 깎이는 것도 놀랄 일이지만 찬성의 모습이 순간 사라졌다가 섬광이 번쩍하던 그 ‘스킬’도 궁금했기에 난리였는데, 거기에 한술 더 떠서 갑자기 방송까지 종료된 것이었다.
이런 반응은 방금 막 검성 리메이크를 승인한 뒤 찬성의 레이드를 바라보던 ‘D.E사’의 사장과 직원들도 마찬가지였다.
“저, 저게… 뭡니까?”
“…묻지 말게. 나도 알고 싶네. 일단은…….”
사장은 다급하게 자신의 PC 키보드를 두드리면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확인했다.
다른 건 몰라도 데이터는 거짓말을 하지 않기에 지금 게임 속에서 일어난 현상을 분석하기 위해 열심히 확인했고, 기이한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은하검법 3식-항성(恒星)’이 일곱 번이나 시전되었다고?”
데미지 로그를 확인한 결과 나온 것은 경이로운 데이터였는데… 일단 현재 검성의 대인 스킬들 중 가장 데미지가 높은 ‘은하검법 3식-항성’을 일곱 번.
‘심지어 시전이 된 타이밍도 같아. 역시… ‘비검’인가? 하긴 게임 내의 스킬과 그 비검의 연계에 대해서는 이미 나왔던 바가 있지.’
이러면 확실히 0.9퍼센트나 까 버린 것이 이해가 되는 일이었다.
어쩜 이렇게 날마다 새로운 것을 보여 줄 수 있는 건지. 사장은 즐거움에 미소를 지으면서 눈을 빛내며 직원들을 향해 입을 열었다.
“보게나. ‘검성’이 문제인 게 아니라, 이 유저가 문제이지 않나? ‘검성의 경지’ 너프하고 보상으로 데미지 상향을 해 주었다면 저 ‘비검’은 어떻게 할 건가? 하하하!”
“하, 한데 역으로 보면 저 ‘비검’을 막아야 하지 않을까요?”
“유저들의 자유도.”
“으윽…….”
직원은 속으로 사장에게 욕하고 싶은 것을 간신히 참아 냈다.
아무튼 그들은 결국 초행길, 심지어 트라이 없이 이 레이드 던전 ‘가르간트 요새’의 모든 공략에 성공한 것이었다.
***
찬성의 절기에 혼이 나가서 순간 굳었던 공대원들은 몇 초가 지나자 재부팅된 컴퓨터처럼 정신을 차리기 시작했다.
“자, 잡았다! 아무튼 잡은 거 맞지?”
“와, 시X… 진짜. 우아ㅓ어ㅏ아아아악!”
“지지직… 언어 회로까지 뭉개지기 시작하네요. 지지직…….”
“허허허, 이렇게 될 줄은 몰랐는데…….”
“이번엔 진짜로 못 잡는구나, 생각했는데… 쿠룩.”
“하아아아…….”
막아 두었던 댐을 터뜨린 것처럼 감정을 표현하기 시작하자 다들 끝도 없이 감탄했다.
정말로 이번엔 못 잡는구나, 라고 다들 생각했었는데 찬성이 여지없이 캐리해 버린 것이다.
“진짜 찬성 님은 신이다. 검왕님 모시고 살자.”
“Yohoho. 업적 올라간 거 우리 길드 애들이 다 환호해 주는군요. 껄껄.”
“우리 길드도 그렇습니다. 취향으로 뭉친 군소 길드라서 레이드보다는 모험 위주인데, 초행 레이드 성공이라니까 다들 좋아하네요.”
‘자유기사’와 ‘붉은수염이반’, 이 둘이 특히 이번 공략 성공에 기뻐하고 있었는데, 결국 던전-레이드 메타에선 비주류 클래스라서 모험 위주로 돌던 유저들이라 레이드를 클리어한 것이 특히 즐거웠던 것이었다.
[요새 사령관 대장군 가르간트는 그렇게 쓰러졌다. 남아 있던 제국군은 대장군 가르간트가 변이되어 폭주하는 사이에 모조리 후퇴했다.해당 작전을 지휘한 제일라스 백작은 요새 내에서 제국의 침략 증거를 모으기 위해 애썼지만, 놈들은 자신들의 흔적을 철저히 지우고 사라졌다.
그렇기에 외교적으로 제국을 압박하는 것은 무리였고, 놈들은 다시 야욕을 드러내겠지만 하나 그래도 제국의 야욕을 꺾어 냈다는 점에서는 희망찬 일이었다.
압도적으로 강대한 베른카 제국에 맞서 이길 수 있다는 희망이 생긴 것이니 말이다.]
이른바 영화나 드라마로 치면 시즌 1의 스토리 종결.
요약하자면 더 큰 위협이 있을 테니 열심히 대비하라는 온라인 게임의 스토리로서는 정석적인 결말이었다.
“삐잇, 아무튼 시네마틱도 봤고, 이제 아이템 확인하고 돌아가면 되는데… 근데 얘 어디 갔어요?”
“찬성 님요? 그러게요. 어라? 어디 갔지?”
인원수 점검을 하다 보니 문득 깨달은 사실. 대장군 가르간트가 쓰러지고 난 뒤부터 이상하게 찬성의 모습이 계속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다들 두리번거리고, 인터페이스 창을 켜고 끄면서 찬성을 찾는데…….
“쿠룩, 진짜 그 마지막 검과 함께 승천을?”
“역시 검왕. 마지막 절기를 뿜어내고 사라진 건가…….”
“지지직… 말도 안 되는 소리들 하지 마세요! 지금 채팅창으로 열심히 이야기하고 있잖아요! 찬성 님! 지지직…….”
[공격대][찬성(미접속):저기, 저 안전 모드가 걸려서 게임 나왔어요. 근데 그것이… 아, 그… 그러니까… 저… 누님, 미안해요.]“……?”
불길한 찬성의 말. 미니멈실버는 놀란 얼굴로 열심히 채팅을 눌러서 찬성에게 물었다.
[공격대][미니멈실버:……? 너, 너 설마?] [공격대][찬성(미접속):‘팬텀 드라이브-2’가 주, 죽었습니다.]“삐이에에에에에에에에엣!”
한 번 교체 서비스를 받은 찬성의 팬텀 드라이브-2는 결국 절기의 구현을 감당하지 못하고 그 명을 다한 것이었다.
미니멈실버는 경악해서 그대로 땅에 쓰러졌지만 이미 벌어진 일.
어찌할 것인가?
그저 ‘편히 쉬어라, 팬텀 드라이브-2 2호기.’라고밖에 할 수 없었다.
아무튼 멘탈이 붕괴되는 이 사태에서도 그녀는 빨리 정신을 차리고 일어나서 해야 할 일을 했다.
[공격대][미니멈실버:일단… 일단 넌 방송 채팅창으로 가서 시청자들에게 설명해. 아마 지금 거기가 난리 나 있을 거니까. 기기 문제는 내가 해결할게. 내 방에 와서 PC로 방송 켜.] [공격대][찬성:아, 예!]우선 해야 할 것은 시청자들에게 설명하는 것. 그들의 입장에선 찬성이 갑자기 게임 내에서 사라진 걸로 보일 테니 그 부분부터 해결해야만 했다.
“방송… 방송부터!”
그리고 현실에 있는 찬성은 그녀의 지시대로 우선 검은 연기를 내뿜어 사망 선고를 마친 자신의 팬텀 드라이브-2를 놔두고, 민희의 방으로 가서 PC를 켰다.
그러는 동안 너튜브 채널 커뮤니티 기능을 이용해서 간단히 사정을 설명하는 게시물을 올렸다.
“됐다. 하아아아… 그나저나 기기 해 먹은 거, 어떻게 하지? 하아아~ 아직도 모자라네.”
벌써 두 번째, 검을 휘두르는 것에 집중하다 보니 승부욕이 끓어오르기까지 해서 뒷생각을 안 해 버린 스스로의 미숙함에 찬성은 한탄했다.
“사실 그냥 트라이 한 번 더 하면 되는 건데… 돈 들어오려면 좀 멀었고, 두 번이나 폐를 끼치는 것도 뭣하니까 집에 이야기를 해야 하나?”
자신은 엄연히 요양 중이고 부모님과 형제, 누나들 모두 바쁘기에 가능하면 집 안에 연락을 하고는 싶지 않다.
이제 자신은 성인인 만큼 제 앞가림은 스스로 하고 싶기도 하고, 양다리를 잃은 것으로 인해서 걱정도 끼쳐 드렸는데…….
“나중에 문자로 연락 정도는 드려야겠다.”
그렇게 생각하는 사이 PC는 켜졌고, 찬성은 다급하게 방송부터 켜고 시청자들에게 해명을 하기 시작했다.
“정말 죄송합니다! 그게, 마지막 순간에 기계가 맛이 가 버려서요. 정말, 정말로 죄송합니다.”
“어, 일단 이야기가 많아서 그런데… 잠시만요. 아이템, 아이템 뭐 나왔는지부터 물어볼게요.”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풀어 주기 위해 찬성은 곧바로 인게임 채팅창을 통해 파티원들에게 질문을 해서 드롭 아이템 리스트부터 풀어 주었다.
“보자아, 오오… 전설이네요?”
“어… 그게…….”
가르간트 요새 레이드 던전의 마지막 네임드인 만큼 특별히 1전설은 확정적으로 주도록 디자인해 뒀기에 전설이 나왔다고 해서 시청자들은 딱히 크게 놀라거나 호들갑을 떨지는 않았다.
하나 찬성은 뭔가 미묘한 표정을 짓더니 뭐라 말을 할까 말까 고민하다가 파티원들에게 받은 스크린 샷을 공개했다.
[보상 아이템] [(전설)변이된 대장군의 심장(장신구)] [(전설)마력에 물든 폭정의 발톱(단검)] [(전설)부서진 제국 대장군의 투구(투구)] [(영웅)가르간트 수호단의 갑옷(상의)] [(영웅)가르간트 수호단의 갑옷(상의)] [(서적)월광을 찾아서(직업:검성)]“그… 3전설이 나왔네요.”
진실을 알리자 시청자 채팅창은 ‘비검-칠성운’을 사용했을 때보다 더욱 격렬하게 반응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