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of Sword Castle RAW novel - Chapter 314
314화.
“열렬한 반응들, 정말 감사합니다. 근데 저 지금 들어갈 수가 없어서요. 하하하.”
“뉴스?”
찬성은 의아해하면서 고개를 갸웃거리는데, 시청자들이 알아서 링크 주소를 주었고 그는 조심스럽게 하나씩 눌러 보았다.
“와아아… 아니, 세상에, 남의 영상으로 이런 걸… 저작권 신고해야겠네요. 와, 나도 스스로 이 정도로 뻔뻔하게 말 못하는데.”
겸허, 겸양. 검의 경지는 끝이 없다고 생각하면서 언제나 스스로를 경계하고 단련했던 검사인 찬성으로서는 그냥 검왕, 검황 하는 것도 소름이 돋을 지경이었는데…….
온갖 자극적인 제목으로 허황된 레벨까지 나오니 도저히 참을 수가 없는 그였다.
“어쨌든 기기 수리 때문에… 오늘 방송은 여기까지 할게요. 다음 방송 시간은 커뮤니티로 공지하겠습니다. 구, 구독이랑 알림 설정 부탁드려요! 바이바이~”
찬성은 그렇게 방송을 종료하고 한숨을 내쉰 다음, 결연한 표정으로 휠체어에서 내려와 땅에 앉아서 휴대폰으로 채팅창을 보면서 그녀를 기다렸다.
두 번째로 기기를 해 먹은 것에 대해 사죄하기 위한 것으로, 무릎을 꿇을 수 있었다면 분명 무릎 꿇는 자세로 엎드렸을 것이다.
“…이번엔 꼭 집에 말해서 배상해야겠다.”
위이이잉……!
잠시 후, 경매와 뒤처리까지 하고 난 뒤 기기가 꺼지는 소리와 함께 캡슐 안에서 민희가 나왔다.
그녀는 나오자마자 사극에서 대신들이 ‘통촉하여 주시옵소서.’라고 할 때 하는 땅에 엎드린 자세를 취하고 있는 찬성을 의아하게 바라보았다.
“죄송합니다.”
사고를 친 강아지가 꼬리를 떨면서 불안해하는 느낌으로, 찬성은 엎드린 채로 진심으로 그녀에게 사죄를 했다.
“이렇게 안 되도록 리미터에 안전 모드까지 걸었는데… 보니까 네가 너무 일순간에 과부하를 걸어서 그것도 안 통한 거네. 대체 어디까지 해 먹는 거니. 까짓것 그냥 리트하면 되는데 말이지.”
“싸움엔 언제나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근원적인 마음이 있어서 조절할 생각을 못했습니다. 그, 기기 문제는 제가 집에 곧 연락해서 꼭 배상하도록 하겠습니다.”
“후우우… 아니, 굳이 안 그래도 될 거야.”
“네? 하지만 이번엔 A/S를 못 받지 않나요? 아니면… 아! 전설급 아이템 경매 대금이 많이 나온 건가요?”
마지막 네임드에서 전설 아이템이 3개나 드롭된 만큼 경매 대금으로 치면 상당한 가격일 거고, 애초에 자신이 탈것을 구매해서 기본적으로 500금화 분배금이 쌓여 있기 때문에 가능성 있는 이야기였다.
“물론 그것도 나오긴 했지만, ‘D.E사’에서 제안이 왔어.”
“D.E사에서 제안이요?”
“그래. 일단 표면적으로는 ‘광고’ 제의이긴 하지만 꿍꿍이속이 있는 것 같아. 아무튼 D.E사의 광고라서 돈이… 돈이 엄청 되니까 거부할 수가 없어! 그러니 광고 대금에서 내 캡슐 수리비는 빼도록 하겠다. 이의는?”
“없죠. 원래 저희 집에 연락해서 배상해야 했던 건데. 하하하. 근데 그동안은…….”
“내 거 써. 나는 ‘팬텀 드라이브1-Mk02’를 사용하면 되니까. 에휴… 중고로 팔려고 치워 놨던 거 다시 꺼내야겠네.”
“하하하…….”
“이번엔 진짜 망가뜨리면 안 돼! 알았지? 커스텀 기기 올 때까지 참아야 해! 비검 금지! 절대 금지! 써도 오성(五星)까지만! 육성(六星)까지도 버티긴 하지만 그것도 기기에 상당히 부하가 걸리더라!”
당부에 또 당부를 한 그녀는 ‘D.E사 A/S’팀에 연락을 해서 기기 수리, 수거 및 재설치를 요구했고, 찬성은 죄송한 마음으로 휠체어에 도로 앉아 강아지처럼 그녀를 따라가면서 뭔가 도울 일이 없을까 안절부절못했다.
***
찬성에게 이 타이밍에 광고를 제안한 것은 아니나 다를까, 역시 사장실에 있는 사장이었다.
일곱 번 연속 ‘은하검법 3식-항성’을 쓰게 만든 그 비검의 데이터를 분석하면서 동시에 여태껏 찬성이 시전했던 비검들과 과부하 데이터를 검토하다가 드디어 결단을 내린 것이었다.
‘광고는 사실 그를 부르기 위한 명분이지.’
본 목표는 바로 ‘비검’으로 과부하된 ‘팬텀 드라이브-2’에 관한 일.
일전에도 한 기를 과부하시켜서 부숴 먹은 사실을 알고 있는데, 이번에도 또 한 기를 부숴 먹은 찬성.
‘이번에도 연산 지원 들어갔던 것 같은데 말이지.’
알다시피 사장은 찬성이 ‘비검’을 쓰기 편하도록 몰래 연산 지원까지 했었고, 이제는 은근슬쩍 지원도 해 주었는데 터져 버리니 당황한 것이었다.
‘대략 채팅 데이터까지 긁어 보니… 그 비검이라는 거 ‘칠성’이 끝이 아니라고 했고…….’
게임 내에서 미니멈실버와 찬성이 ‘비검-사성절’과 ‘더블 슬래시’를 결합해서 구현해 낸 ‘사성절(四星切) 배검(倍劍)’의 이름에 대해 이야기할 때, 미니멈실버가 ‘팔성’이라고 하지 않겠냐고 말했지만 찬성은 이미 ‘팔성’은 있다고 대답한 기록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 기기 한계로는 ‘칠성’이 끝이지? 그 이상이 있는데! 기기가 없으면 볼 수 없다는 거지?’
보고 싶다.
인간의 한계를 벗어난 그 ‘비검’의 끝을! 데이터를 갖고 싶다!
팔성과 구성… 혹은 그 이상의 데이터. 하지만 지금 상태로는 그가 커스텀 기기 혹은 차세대 기기를 마련하지 않는 이상에야 절대 볼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사장은 그 팔성, 구성의 ‘비검’ 데이터를 너무나 갖고 싶었기에 찬성을 초대할 기획을 했고, 그 수단이 바로 광고 제안!
찬성의 비검을! 새로운 광고 영상으로 쓸 수 있게 하기 위함이었다.
‘자연히 계약은 물론 광고를 찍기 위해서 사내로 들어오게 되고, 그러면 자연스럽게~’
‘비검’의 체현을 요구할 수 있고, 데이터 수집이 가능하다.
물론 과부하의 우려가 있지만 이번에는 단순한 방법이 아니라 이곳 ‘D.E사’에서 ‘어나더 월드 아카이브’의 모든 것을 관리하는 중앙 제어 컴퓨터에 캡슐을 연결해서 모든 전력을 다해 데이터를 수집할 것이기 때문에 과부하의 걱정은 절대 없었다.
‘아무튼 저쪽도 승낙했으니 즐겁겠군. 후후후.’
기이한 미소를 지으면서 사장은 표면적으로 준비하는 광고의 기획서부터 만들기 시작했다.
이런 연막을 제대로 만들어야 상대는 물론이고 시끄러운 부하 직원들의 채근도 없을 거니 철저히 준비해야만 했다.
***
그리고 찬성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을 가지는 또 하나의 세력, ‘사쿠라마치 길드’.
현재 그들은 그란 왕국의 수도를 ‘교토 특구’로 명하고, 도시 내부를 일본식으로 커스터마이징하는 데 성공해서 이제 어딜 봐도 ‘교토 특구’는 일본 도시로밖에 생각을 못할 정도였다.
이용하는 타국 유저들은 불편함과 차별을 호소했지만 ‘D.E사’는 게임 내의 일이라면서 일축, 그리고 일본 유저들은 일본 유저들대로 자신들의 문화권으로 덮어서 친숙해지고, 또 유저들도 많이 들어왔기에 반기고 있었다.
‘교토 특구’의 작업은 그렇게 순조롭게 이루어져서 가히 전성기라 부를 수 있겠지만, 지금 일본 전통 가옥식으로 꾸며진 길드 본부의 분위기는 매우 어두웠다.
오늘 이곳에서는 얼마 남지 않은 공성전에 대한 회의를 하기 위해서 이곳 ‘교토 특구’의 주인인 사쿠라마치의 길드장인 ‘萬千花’의 주최로 일본 주요 길드의 길드장들이 모여 있었다.
“다들 알다시피 KOREA 길드의 ‘국뽕’이 아직도 이 ‘교토 특구’를 노리는 야망을 버리지 않고 있습니다. 뭐, 이 문제는 그리 걱정 안 해도 될 겁니다. 어차피 놈들 내부에 숨어 있는 스파이를 통해서 정보가 계속 들어올 테니까요. 다만 문제라면…….”
길드장 ‘萬千花’는 인터페이스 창을 크게 열어서 화면을 돌려 보았다.
그리고 거기에 나온 것은 바로 찬성의 모습이었다.
“야천 길드의 길드장, 51레벨 검성 유저 찬성……. 이명으로는 ‘검왕’, ‘검마’, ‘검황’이 있으며 얼마 전 투기장 솔로 랭크로 단숨에 마스터, 거기에 가르간트 요새 레이드 초행 노 데스 클리어, 채널 곳곳에 나와 있는 ‘비검’이라는 비장의 수단. 이게 바로 문제죠.”
화면에 나와 있는 찬성의 여러 모습들을 보면서 진중히 이야기하는 ‘萬千花’. 모여 있던 길드장들은 다들 웅성거리면서 그것을 바라보았다.
“그… 에 대해선 이미 주의하고 대비를 해 두신 게 아닌지요.”
“저도 하긴 했습니다만, 역시 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특히 이 부분을 보고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파성검각(破星劍刻) 비검(秘劍)-칠성운(七星雲)]순식간에 사라지면서 엄청난 기세로 보스 몬스터 ‘변이된 가르간트’의 체력을 깎은 비검.
인간을 초월한 경지에 이르렀다는 것은 이미 잘 알고 있었지만, 점점 그 상상의 한계점을 돌파해 버린 찬성의 경지였다.
“조심하지 않으면 ‘교토 특구’를 다시 빼앗길 수 있겠다는 두려움이 생겼다는 거죠.”
“그건 아무리 그래도 너무 과장된 생각이 아니신지요.”
“이 ‘찬성’이라는 유저만 아니었어도 저도 그 생각을 안 했을 겁니다. 하나 이미 소식을 들어서 알겠지만, 그가 ‘KOREA 길드’의 국뽕과도 손을 잡았죠.”
“하지만 그 회담은 엄연히 파탄이 났다고 들었습니다만…….”
“저희가 아는 바로도 KOREA 길드 내부에서는 딱히 공조하겠다는 생각이나 의견이 하나도 없습니다.”
그들이 아는 대로 KOREA 길드와 야천 길드의 회담은 표면적으론 파투가 난 상태였다.
하지만 사쿠라마치 길드의 장인 ‘萬千花’는 굳은 얼굴로 그 의견을 부정했다.
“물론 그게 사실일 수 있지만, 저는 이게 적들의 기만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서로 협력하지 않는다고 했다곤 해도 그건 어디까지나 게임 내부의 이야기. 게임 밖에서는 다른 이야기로 합의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음… 하긴 솔직히 지금 이 상태로는 ‘KOREA 길드’가 죽었다 깨어나도 ‘교토 특구’를 뚫을 수 없긴 하죠.”
“한데 그건 어차피 상대가 손을 잡았다고 해도 그만큼 대비하면 그만 아닙니까?”
“저도 여태까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아까도 보셨다시피… 이건 상식을 더 아득히 능가하고 있습니다. ‘레이드 보스-변이된 가르간트’의 생명력을 일순에 0.9퍼센트를 깎아 낸 이 딜량. 게다가 이번에 그는 그 귀중한 ‘비행 탈것’인 ‘중장갑 비룡-경천(驚天)’까지 얻었죠. 전략의 폭도 넓어지고… 대공 방어망이 없는 틈을 타서 올 수도 있다는 겁니다.”
‘萬千花’의 말에 모여 있던 길드장들은 낮은 신음을 뱉으면서 진중한 얼굴이 됐다.
“‘검성의 경지’ 너프가 되지 않는 이상, 일대일로 가디언까지 딸 수 있는 역량을 지녔다고 봐도 무방하겠죠. 그러니 더더욱 주의해야 합니다. 어느 순간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져서 성내에 진입해 버릴 수 있으니 말입니다. 그러니 특단의 조치가 필요합니다.”
길드장들은 그의 말에 이견이 없다는 듯 침묵하면서 계속해서 ‘萬千花’가 제시하는 의견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