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of Sword Castle RAW novel - Chapter 316
316화.
민희가 공격할 영지에 대해 말을 한 직후, 이야기를 듣던 이들은 모두 납득하는 채팅을 치기 시작했다.
[붉은수염이반:거기밖에 없네. ㅋㅋ] [악귀:음, 듣고 보니 거기밖에 없군.] [자유기사:당하면 정말 열받긴 하겠군요.] [용철:하여간 저 가시나, 성깔머리는 정말… 껄껄.]“그럼 다들 그렇게 준비해 주세요. 그리고 외부에 유출되지 않게 특히 주의하시고요.”
그렇게 민희의 말에 다들 동의하게 되고, 파티원들은 일제히 공성의 날을 준비하기 위해서 움직였다.
***
그리고 공성전에서 최고의 역할을 해야 할 찬성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느냐면 투기장 매칭을 기다리면서 가르간트 레이드 던전에서 나온 스킬인 ‘은하검법 5식-월광’에 대해 생각 중이었다.
[액티브-은하검법 5식 ‘월광(月光)’]검을 휘둘러 공간을 갈라서 당신은 암월(暗月) 상태가 되어 모든 공격과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단, 공격은 불가능하며 이동만 가능합니다. 지속 시간은 15초이며, 제한 시간이 끝나거나 혹은 다시 검을 휘두르면 월광(月光) 상태가 되어 15초 동안 무기 공격력이 추가로 100퍼센트 증가합니다.
“달은 밝게 차오르면서 어둡게 기우는 법.”
“공격 기술이 아닌… 검술이라니. 게임이라서 가능한 건가? 애초에 공간을 가른다니…….”
‘5식-월광’은 이른바 제한적인 무적 생존기. ‘검성의 경지’로만 버티기 힘든 검성 유저들을 위해서 보완해 준 추가 생존 스킬이었다.
“뭔가 대단한 퀘스트를 줄 것처럼 하더니… 실상은 그냥 검의 사원에 책을 가져가기만 하면 알려 줄 뿐이었고…….”
뭔가 또 특별한 퀘스트 과정을 줄 것 같았지만, 검의 사원으로 가라고 하더니 그곳에서 ‘이름 없는 검성’에게 건네주자 ‘이, 이것은 잃어버렸던 은하검법의 비전서!’ 하면서 호들갑을 떨더니 그냥 알려 준 게 끝이었다.
‘하긴 레이드에서 얻었는데… 인 건가? 아니면 ‘비전’ 퀘스트 스토리에서 뭔가 다르려나?’
검성의 주요 스토리들은 대부분 ‘비전’에서 풀었던 만큼 찬성은 그쪽에서 하자고 생각하면서 고고학 일일 퀘스트에 나섰다.
‘원래라면 ‘비전 4식’ 탐험하러 가고 싶었는데…….’
코앞에 다가온 공성전 때문에 장기 여행은 지금 불가능한 상황.
그렇기에 일일 퀘스트와 전문 기술 숙련을 쌓으면서 여기저기 다니는 찬성이었다.
‘방송 콘텐츠도 생각해 봐야 하나? 으음…….’
방송이라는 것도 처음엔 낯설고 어색했지만, 점점 해 가면서 사람들이 환호하는 모습이라든가, 칭찬해 주는 것에 즐겁기도 했다.
‘그저 ‘검’만 다시 휘두를 수 있으면 좋았는데, 복에 겨운 행복이네. 공성전… 기대된다. 아, 매칭 잡혔다.’
그리고 결국 남은 것은 투기장 챌린저 랭크에 가기 위해서 매칭을 돌리는 것뿐. 현재 방송을 켜지 않고 돌리고 있기에 이제 누군가는 운 없이 그의 랭크 점수가 될 운명을 맞이할 수밖에 없었다.
***
수많은 생각과 욕망, 그리고 암투 속에서 시간은 흐르고, 드디어 대망의 공성전 날이 다가왔다.
오전 9시부터 시작되는 8시간의 결전. 게임 속의 패권과 이권이 갈리는 이 전장 ‘교토 특구’의 성을 바라보는 진영에 KOREA 길드원들이 미리 집합해서 전투 준비를 하는 중이었다.
“으음, 역시 호응하는 길드 숫자가 적네요. 정말 이대로 괜찮겠습니까? 형님.”
하나 2연속 패배에 KOREA 길드를 따르던 여러 길드들도 손절을 하기 시작해서인지 유저 숫자는 이전보다 더 줄어 있었다.
사실 한 번 뺏긴 건 그렇다 쳐도 두 번째에 되찾지 못한 게 가장 큰 타격. 지금은 더 암울했지만 그렇다고 시도를 안 할 수 없는 게 KOREA 길드의 현실이었다.
“일단은 좀 더 기다리도록 하지. 여기저기 길드 참여를 이끌어 보도록 하게.”
“예. 우선 그러겠습니다만…….”
국뽕의 말에 길드원들은 여의치 않은 시선을 그에게 보냈지만, 그래도 이게 마지막 ‘교토 특구’ 공성전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마지막 추억이라도 제대로 남기고자 노력해 가면서 사람들을 끌어모으고자 했다.
“그… 야천 길드 쪽과는 결국 파행이라서 아쉽군요. 지금이라도 부르는 게 좋지 않을지.”
“음… 나도 그 생각은 계속했었지만, 아쉽게도 결렬된 걸 어쩔 순 없지 않나? 아무튼 사람들이나 많이 모아 주게. 나도 열심히 부르고 있으니 말이야.”
국뽕은 그리 말하면서 인터페이스 창을 이리저리 조작하며 저 멀리에 있는 ‘교토 특구’의 성벽을 바라보았다.
예상한 대로 자신들이 노린다는 걸 아는 건지 ‘사쿠라마치 길드’의 방비는 철저했고, 여러 길드들과 고용된 용병들까지 그 수가 매우 많았다.
“으음… 모여 있는 게 저번보다 시원치 않은 것 같은데. 길마님, 이거 꼭 다 있어야 합니까?”
“제아무리 적의 기세가 꺾였어도 방심해선 안 됩니다. 우리는 절대 지지 않는다는 확신을 지켜야 합니다.”
‘萬千花’는 굳은 얼굴로 느슨해지려고 하는 길드원들의 기강을 다시금 바로잡았다.
거기에 그는 유출된 전략 자료에 맞게 외성의 방비는 물론 내성의 방비, 또한 여기에 조커 카드인 ‘검왕 찬성’의 투입까지 경계해서 전담반까지 모두 준비해 두고 있었다.
‘카운터 카드까지 준비해 놨다. 자, 얼마든지 올 테면 와 봐라.’
[시스템-‘길드 공성전’이 시작되었습니다. 이제 공성 측은 선전 포고 및 공격을 개시할 수 있습니다.] [시스템-지금부터 8시간 동안 이루어질 전쟁에서 당신의 승리를 기원하겠습니다.]‘드디어 시작이군. 그래, 올 테면 와라. 나는 절대 무너지지 않는다.’
모든 준비와 대비를 마쳤다.
상대가 공격을 한들 계란으로 바위 치는 꼴만 될 뿐이다.
그렇게 공성전 시작 메시지가 울린 지 약 2시간. ‘KOREA 길드’는 아직 길드원들이 덜 모인 건지 공격하지 않고서 성 밖에서 진만 치고 있었다.
“저들… 왜 아직 공격을 안 오나?”
“저 내부에 있는 길드원의 말로는 대략 ‘아직 부족하다.’라고 하면서 국뽕이 어떻게든 사람을 모으라고 길드원들에게 압박을 넣고 있다고 합니다.”
“NPC 부대는 구매 준비만 해 놓고 인원수를 모으면 갈 생각인 것 같습니다.”
“오죽하면 지금 자렌 왕국에 있는 길드들의 힘을 빌려야 하니 마니 하면서 난리더군요.”
정보를 모아 온 부하들의 설명을 들으면서 ‘萬千花’는 고개를 끄덕이며 적진을 응시했다.
이렇게 되면 외성을 뚫어도 내성을 공략할 시간이 부족해서 문제가 생길 건데, 하면서 정신이 느슨해지려고 하는데…….
“아니지, 아직 방심할 순 없어. 외성을 뚫고, 내성 공략은 그에게 맡기면… 어쩌면… 혹시라도…….”
일말의 가능성을 고려하고 또 고려하고… 또 고려하는 ‘萬千花’.
절대로 빼앗겨선 안 되는 게 이 ‘교토 특구’다.
스폰서들의 지원으로 엄청난 금화를 들여 이 거대한 수도 시설의 업그레이드를 싹 다 끝냈기에 뺏기면 이젠 정말로 피눈물 나는 손실을 입게 된다.
‘아무튼 오늘만… 오늘만! 버티면 된다.’
이제 몇 시간 남지 않았다.
남은 시간 내내 버티는 게 아니라… 조금만 더 버티면 조커 카드가 나오든 말든 그 일말의 가능성도 생각할 수 없게 되니 승리를 굳힐 수 있게 된다.
“그냥 공격 못하나 본데요? 낄낄.”
“역시 두 번이나 졌으니 세 번은 무리죠.”
“저거저거 봐. 몇몇 길드 놈들은 돌아가기 시작한다.”
“아, 그럼 이긴 거니 그냥 돌아가서 사냥이나 할… 어라? 온다고? 여기서 온다고?”
“와아아아아아아아!”
그리고 공성전이 약 5시간 남았을 무렵, 갑자기 ‘KOREA 길드’ 측의 공세가 시작됐다.
사쿠라마치 길드의 ‘萬千花’를 비롯해서 성벽을 지키고 있던 여러 길드장들은 KOREA 길드의 돌진에 급히 정신을 차리고 대응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무슨 생각인 거야? 저거 보니까 NPC 병력도 안 뽑고 저러네?”
“화풀이 공세라도 하는 건가?”
“공성할 수 있는 ‘디스트로이어’가 부족할 건데?”
“제정신인가? 일단 원거리 딜러들이 깔짝대기 시작합니다. 반격에 들어가겠습니다!”
“잡담이 많다! 집중해서 대응해라!”
상대의 공세가 시작되자 ‘萬千花’는 길드원들을 집중시키면서 적의 공격에 대응해 갔다.
4시간 남은 시점, 본래라면 공성전을 할 생각을 접고 흩어져야 정상인데, 대체 놈들은 무슨 생각으로…….
“길마님! 놈들의 속셈을 알아챘습니다! 지금… 지금! ‘도쿄 특구’에서 야천 길드에 의해 공성전이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도쿄 특구’라고?”
‘도쿄 특구’. 본래 이름은 다칼 영지로 북방에 위치한 일본 유저들의 스타팅 지역.
어쩐지 공격을 이상하게 적당히 하지 않는다 싶었더니, 속셈은 따로 있던 것이었다.
“지금 바로 지원을 가야…….”
“이런 젠장! 지금 죄다 전투 걸렸지?”
“아, 예! 그야… 저기도 지금 공격을 했고, 우리도 공격을… 아아아아아!”
상대의 속셈을 알았지만 지금에 와서는 지원을 가려고 해도 갈 수가 없었다.
‘공성전’에서 전투가 걸리게 될 경우, 그 유저가 전장에서 이탈하면 ‘탈영병 페널티’가 생겨 일정 시간 동안 ‘공성전’에 재진입이 불가능하게 되어 있었다.
즉, 4시간 남은 이 시점에 ‘KOREA 길드’가 돌진을 한 것은 바로 그 ‘탈영병 페널티’를 먹이기 위한 것. 즉 무모한 돌진이나 전진이 아니었던 것이다.
“아니, ‘도쿄 특구’라니… 대체? 아니, 어떻게? 대체 무슨 생각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대로는 ‘도쿄 특구’가 위험합니다!”
“그래, 위험하긴 하지. 큭, 물론 아예 생각지 않은 건 아니었다만 이렇게 교묘하게 속일 줄이야.”
이미 한국인 스타팅 지역인 ‘이첸성’을 ‘시바사키 특구’로 바꿔 버린 만큼 ‘도쿄 특구’도 나름 그곳을 지배하는 길드에게 수비 강화 및 시설 강화를 추진하라고 일러두었고,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서 길드원들도 남겨 두긴 했다.
“문제는 ‘검왕’의 저력이지. 큭……!”
하지만 문제는 역시나 ‘검왕’. 그의 능력에 대한 판단이 바뀐 것은 기껏해야 근 일주일 내였다.
게다가 공식적으로 KOREA 길드와의 회담은 파탄도 났고, 그래서 적어도 이번 ‘공성전’에는 참가를 안 하거나 혹은 어둠 속에 숨겨서 이곳 ‘교토 특구’를 공략할 조커로 쓸 거라고 생각한 것이었다.
“일단… 일단 가서 ‘버서크 라쿤’, ‘쥬피터 엑셀’ 길드를 포함해서 내가 부르는 애들은 빨리 전장에서 이탈해서 탈영병 페널티라도 받고 ‘도쿄 특구’에 지원 가라고 전해라.”
“아, 예!”
“그리고 ‘도쿄 특구’에는 지원을 보낼 테니 어떻게든 ‘외성’을 뚫리지 말라고 전해! 외성이 열리고 시가전이 되는 순간, ‘검왕’의 판이 된다!”
높은 성벽을 방패로 삼고 원거리 공격을 할 수 있는 ‘외성’이 수비의 열쇠. ‘萬千花’는 어떻게든 시간을 벌어 달라고 하기 위해서 그런 조언을 날렸지만… 그들이 생각하는 것은 반대로 야천 길드 측도 생각할 수 있는 일이었다.
그들의 대응과 공성전 전투 중 ‘탈영병 페널티’를 받아 가면서 유저들이 이탈하는 사이, 공성을 시작한 ‘야천 길드’와 그 연합은 지금…….
“쏴라! 쏴! 배 위에서 맞히는 것보다 식은 죽 먹기이지 않냐?”
“식은 죽 먹기라서 너무 심심합니다요!”
“성벽 피, 이제 31.3퍼센트 남았습니다. 돌입 준비하십쇼.”
‘대체 이걸 다른 길드에서 왜 안 쓰는 거지? 아, 맞다. 레이드랑 상위 콘텐츠에 안 끼워 줘서 그냥 바다에서 콘셉트질이나 하러 다녀서… 못 쓰는 거였지?’
미니멈실버는 현재 대포와 공성 병기를 직접 조종해서 열심히 쏘면서 미친 듯한 명중률을 보이는 ‘붉은수염이반’과 그 휘하 길드원들을 바라보는 중이었다.
32명이 각각 대포 16문을 조종해서 쏘자 신들린 듯한 명중률을 보이면서 추가 데미지를 주고 있었는데… 그 명중률이 얼마나 높은지 성문 중앙에 그려진 국화 문양만 새까맣게 변할 정도였다.
‘나도 저번에 보고 이번엔 길드 단위로 쓴 건데, 엄청 효율 좋네. 이제 다른 길드들에서도 ‘해적’ 계열 클래스들을 포수로 쓰려고 할 것 같아.’
일전의 레이드에서 ‘붉은수염이반’이 보였던 활약을 생각하며 배치했는데, 상상 이상으로 효과가 좋아서 놀란 그녀였다.
“좋았어! 남은 성문 내구도 17.3퍼센트! 다음 사격이면 열립니다! 얼른 가십쇼, 길마님!”
“예! 그럼… 크흠! 전군, 전지이이인!”
성문 내구도가 파괴될 각을 잼과 동시에 가장 앞에서 찬성이 ‘중장갑 비룡-경천’을 탄 채로 길드원들과 NPC 군대를 이끌고 ‘도쿄 특구’로 전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