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of Sword Castle RAW novel - Chapter 334
334화.
“어? 그러면?”
“…그렇다는 건.”
“대체 왜 이러는 걸까요? 사람을 무안하게 해서 죽일 생각일까요?”
“검왕이니까 옥좌라고 붙여 준 거겠지. 혹은 몇몇은 이미 검황으로 상향시키라고 난리더만… 검성 게시판 주제가 늘 그렇지.”
“아하하…….”
허탈하게 웃는 찬성. 아무튼 보상안은 그럭저럭 마음에 드는 그였다.
실전에서 쓰지 못한 8식과 9식을 쓸 수 있게 해 주는 기계라니. 가슴이 뛸 수밖에 없지 않은가?
“그때 회사에서 개발용 기기들이 과부하 걸린 게 자존심이 상했나 봐요.”
“그나저나 그럴 거면 그냥 멀쩡히 테스트 플레이어로 삼으면 될 걸… 보상으로 퉁쳐 버리네. 인성 좀 봐… 어?”
“…차세대기.”
화를 내려다가 마지막에 나온 추가 문구에 민희의 분노는 빠르게 식었다.
예약 구매 전쟁만 해도 지옥인 신형 캡슐 구매! 그것을 개발이 되면 알아서 보내 준다고 하니 감사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근데 한 대만 보내 주는 것 같은데요?”
“괜찮아. 난 어차피 리뷰용으로만 쓰는 거니까, 네 걸로 리뷰하면 그만이야. 그리고 차세대급은 너나 필요하지. 지금 ‘팬텀 드라이브-2’도 명품 기기라서 차차세대 기기까지 기다려도 돼.”
“아하…….”
“아무튼 이것으로 너는 언제든 ‘공성전’에서 최대 역량을 발휘할 수 있겠네.”
“오오… 그렇죠!”
다소 너프되었지만 그래도 ‘(유일)천문(天問)’이라는 새로운 아이템의 힘은 강력했고, 거기에 이제 기기의 과부하라는 제약 없이 8식과 9식을 쓸 수 있는 찬성의 역량? 더 말할 필요가 없다.
그야말로 강인! 무적! 최강! 분쇄! 격쇄! 대폭쇄! 급전력!
상상만 해도 가슴이 떨리고 흥분되는 민희였다.
“아무튼 무서운 사건들은 다 지나갔네. 이제 여유롭게 주변 영지들 흔들다가 적절한 타이밍에 수도 공성전을 노리면… 후후후……!”
모든 게 순조롭게 풀렸다.
이제 ‘교토 특구’를 되찾고, 놈들의 야욕을 막은 다음 야천 길드는 적절한 영지를 손에 넣고 그곳에서 터를 꾸리고 지내면서 즐겁게 여러 콘텐츠와 게임 플레이를 하면서 방송 각을 잡으면 되는, 밝고 아름다운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세상일이란 언제나 그렇듯, 다양한 변수와 예측하지 못한 일도 발생하기 마련이었다.
***
교토 특구, 내성 연병장.
“‘용투기’! ‘비검-사성절’!”
“‘블링크’! 뻔해! 사제! 그 정도로는 나도 못 이길걸? ‘비검-삼성연’!”
“큭!”
찬성이 오늘 플레이 타임이 다 돼서 게임을 끝내고 있을 무렵, ‘사쿠라마치 길드’의 교토 특구 내 연병장.
이곳에선 현재 두 검사가 서로를 향해 검을 겨누고 싸우면서 PVP 대전을 치르는 중이었다.
“‘폭풍의 숨결’!”
한 명은 아사쿠라. ‘용혈 검사 클래스’로 콘셉트는 수(水), 풍(風), 지(地), 화(火) 네 가지 속성 중 하나를 택하여 그 용족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언제든 다른 속성으로도 전환이 가능하지만, 전투 시에는 한 가지 속성으로 고정해야만 한다.
“‘질풍의 질주’!”
용혈 검사는 속성 용족을 택하면 관련 스킬들이 해당 속성 콘셉트에 맞게 강화되는 게 특징.
기본 ‘질주’ 스킬은 이동 속도만 상승시켜 주지만 ‘질풍의 질주’는 그 속도 상승량을 더 많이 올려 주고, ‘30퍼센트 확률로 공격 자동 회피’ 능력이 붙게 되어 부분 생존기도 겸하게 된다.
“하아아아! ‘비검-오성화’!”
“사제는 여전히 수 싸움에 약하네. 스킬부터 사용하라니까~ 그래 가지고 어떻게 찬성 사제를 이길래? 너무 뻔해서 비검을 쓸 필요도 없잖아.”
마검사인 ‘天衣無縫’, 양 사저는 능수능란하게 마법과 ‘비검’을 접목시켜서 아사쿠라 사제의 공격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있었다.
둘 다 인간을 초월한 속도로 서로를 향해 맹렬하게 검을 휘두르고 부딪쳐 가며 게임 스킬을 접목시키면서 수련 중이었다.
“검왕의 사제들이라는 게 틀린 말이 아니군요.”
“그래, 든든하기 짝이 없지. 물론 혹시나 배신할 가능성도 있어서 방안도 마련하고 있네.”
“하지만 ‘검왕’을 견제할 수 있는 것만 해도 큽니다. 들어온 소식에 의하면 검왕은 근래에 ‘검성’의 비전 4식을 발견하고 배웠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비전 4식의 스펙은…….”
비전 4식 ‘결코 지지 않는 백야’의 정보를 받은 ‘萬千花’의 표정이 확 구겨졌다.
지속 시간은 짧지만 압도적인 공격력을 자랑하는 상태가 되어서, ‘검왕 찬성’에겐 엄청난 돌파력을 줄 수 있는 스킬이었다.
“비전이라는 게 이렇게 숨 쉬듯 따지는 거였나?”
“아, 아뇨. 보통은 여러 떡밥을 풀고, 평판 관리라든가 여기저기 많이 찾아다녀야 하는데…….”
“그럼 대체 어떻게 딴 건데?”
“그냥 ‘백야(白夜)’라는 이름을 듣고… 무식하게 ‘백야’가 뜨는 극지로 향했답니다. 며칠 동안 북서로 제국 영토를 돌파해서… 도달한 거죠.”
“미쳤군. 그런 플레이어는 서양의 ‘익스플로러’ 하나만 해도 충분한데…….”
정말 미쳤다고밖에 할 수 없는 행보. 하지만 그는 기꺼이 했고, 비전 4식을 밝혀내는 데 성공해 버려서 더욱 강해졌으니 갑갑했다.
“우리도 대응을 준비하고 있지. ‘검성’들은 준비하고 있나?”
“물론입니다. 일본 내의 검성 유저 100명. 오로지 ‘검왕’ 타도만을 위해서 다들 전략과 전술을 궁리하고 있고, 전원 비전 퀘스트를 밀고 있습니다.”
“그래, 다들 물리 내성 아이템 파밍도 잘하고 있고?”
“물론입니다. 최저가 물리 내성 30퍼센트, 최대로 맞춘 친구가 54퍼센트까지 맞춰서 대응할 준비를 마쳤습니다.”
검왕의 사제들을 완전히 믿을 수 없기 때문에 ‘萬千花’가 준비하고 있는 검왕 대응책.
일단 주로 물리 공격이 데미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검왕을 견제하기 위해 ‘검성’들로 준비한 ‘검진’의 계획이었다.
찬성의 전략적 가치를 막겠다는 의지로 순수하게 검왕 하나만 노리기 위해서 100명의 검성 유저를 구해서 아이템 세팅과 훈련을 반복 중이었다.
“근데 보통… 무협 소설 같은 거 보면 말입니다. 검진 같은 건 주인공에게 깨지라고 있는 게 아닌지.”
거의 클리셰라고 해야 할지, 108나한진이라든가, 천라지망이라든가… 이제는 대부분 시도하면 무조건 깨지겠구나, 싶은 것들이었다.
“그거야 소설이고! 이건 게임이다. 물리적인 한계가 있지. 나도 멍청하진 않다.”
‘검왕의 기량이… 무협 소설 레벨이라서 걱정인데 말이죠.’
“그래, 나도 불안하다. 하지만 마침 테스트해 볼 자들이 있지 않나?”
“아하……!”
그래, 눈앞에서 지금 훈련 중인 검왕의 사제들. 그들이 있으면 이 ‘검진’ 계획의 디테일을 올릴 수 있다.
“거기 훈련 중인 두 분, 제안이 하나 있는데 들어 보시겠습니까? 거기에 아이템 세팅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말입니다.”
그들에 대한 의심을 거두진 않았지만, 좋은 협력자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미소를 지으면서 다가가는 ‘萬千花’였다.
“…아이템이라면 전에 말한 대로 속도와 물리 내성만 맞추면 된다. ‘검성’ 클래스는 순수 물공 딜러이니 말이야. 물론 ‘검기 제어’ 스킬로 무속성 마법 공격도 가능하지만, 데미지 비중이…….”
“글쎄~ 난 단순하게 생각하는 건 안 좋다고 생각해. 찬성 사제 혼자면 모를까? 그 주변에 사람들이 넘치는데, 머리를 써 줄 사람 하나 없겠니?”
“하긴 찬성 사형은 알게 모르게 사람을 모으는 재주를 가지고 계시니…….”
예리하게 지적하는 양 사저의 말에 공감하는 아사쿠라. 어벙한 얼굴로 순진하게 굴어도 찬성은 운이 좋은 건지 주변에 그를 챙겨 줄 사람이 모여들곤 했었다.
“집에서는 가족, 산에서는 우리, 그리고 지금은 또… 이상한 동물 여자가 붙어 있지.”
“동물? 아니, 엄연히 산에 같이 멀쩡한 인간 모습으로 찾아왔습니다만?”
“여기선 동물 아바타니까. 그래, 그 암여우 아바타.”
“원래는 은색 늑대였고, 지금은 새인 걸로 압니다만?”
“암여우지?”
“답을 정해 두고 자기가 보고 싶은 대로, 듣고 싶은 대로 해석할 거라면 저에게 묻지 마시죠, 사저.”
아사쿠라는 ‘암여우’를 강요하는 사저의 말에 정당한 논리를 들어 부정했고, 결국 그녀도 더 이상은 압박하지 않았다.
“아무튼 열심히 해 주시는 두 분의 훈련을 돕기 위해서 준비할 게 있습니다만, 모의 전장 훈련은 어떠신지요? 두 분 다 그 ‘검왕’님의 사제와 사저이시니 유사하게 시뮬레이션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말이죠.”
“만족시킬 난이도가 된다면 기꺼이 하지.”
“으음~ 그럼 따로 해야 하려나? 아니지, 찬성 사제를 상대할 거라면 우리 둘을 동시에 상대할 정도는 되어야 할 테니. 어디 테스트해 보죠.”
둘은 찬성을 몰아넣을 방법을 궁리하는 ‘萬千花’의 계획에 적극 동참하면서 그가 만든 ‘검진’이라는 것을 실험하기 위해 필드를 옮겼다.
실제 공성전이 일어날 ‘교토 특구’의 왕궁을 무대로 훈련하기 위한 것. 검왕은 언제나 그 초월적인 능력으로 단독 행동 전략을 주로 펼쳤던 만큼 다음 공성이든 언제든 혼자서 움직일 게 뻔했기에 그에 대한 대비를 해 두는 것이다.
“지금 제가 두려워하는 변수는 오직 ‘검왕’뿐. KOREA 길드를 비롯한 다른 변수는 통제가 가능하며 재력과 인맥으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그러니 두 분께서는 전력을 다해서 덤벼 주시길 바랍니다.”
“좋은 부탁이군.”
“예~ 우리를 몰아넣을 정도는 되어야 찬성 사제를 몰아넣을 거고, 그래야… 찬성 사제가 진심을 다할 거니 말이죠.”
이 둘이 ‘사쿠라마치 길드’에 붙은 목적은 바로 자신들의 검술의 정진을 위해서 찬성의 전력을 끌어내고자 하는 것.
같이 산속에서 대련을 하거나 겨루긴 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안전한 상태에서 이뤄진 것. 물론 지금 스승과 산속에 배치된 ‘팬텀 드라이브-2’로 대련을 할 수 있긴 하지만 대련은 어디까지나 대련이고, 스승은 결국 애지중지하는 ‘비검’을 익힌 제자들에게 전력을 다해 검을 휘두르지 못한 것이었다.
‘그래서 사제를 몰아붙이자는 계획이지.’
‘육성을 비롯한… 더 높은 경지를 위해서!’
그의 모든 능력을 끌어내어 생사결을 나누기 위해서는 상대가 진심으로 전력을 다하게 만들어야 했고, 두 사람은 그것을 위해 이 ‘사쿠라마치’에 합류하고 지금 萬千花가 기획하는 ‘검진’의 훈련과 테스트를 맡아 주는 것이었다.
찬성이 비전을 익히며 강해지는 동안, 찬성에 대비하는 자들도 그를 역경과 고난 속에 쓰러뜨리기 위해서 대비와 준비를 착착 해 나가고 있었다.
그렇게 하루하루 시간이 지나가면서 드디어 다음 공성전 날이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