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of Sword Castle RAW novel - Chapter 347
347화.
“이건 몹도 너무 약해서 그냥 거저먹기 같네요.”
“쿠룩, 어려웠으니 쉬운 거 하나 해 주는 거려나?”
“모르죠. 갑자기 막 레벨 60 정예 몹 같은 게 튀어나올지도…….”
“지지직… 문제는 어디에 있는지 찾기가 너무 어렵다는 거네요.”
“제가 비행 탈것을 타고 둘러볼게요.”
몬스터에 대한 위험이 없긴 했지만 산 전체를 찾아 헤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기에 찬성을 비롯해 비행 탈것이 있는 이들이 하늘을 날아서 ‘월경산’을 둘러보며 ‘검신’의 ‘검의 사원’을 찾고자 애썼다.
“어디에 있지? 영 안 보이네.”
아무리 둘러봐도 보이지 않는 ‘검의 사원’.
‘검신’의 ‘검의 사원’이라고 생각하며 찬성은 그 어려운 난이도를 체감하면서도 열심히 월경산을 뒤졌다.
“이거 답이 안 보이는데요? 뭔가 단서가 따로 없습니까?”
“쿠룩, 하루 종일 뒤져도 보이지 않고…….”
“삐이잇… 인터넷에 정보라도 뿌려 봐야 하나?”
“지지직… 사전 조건이 달려 있어서 못 들어가는 곳이면 알려도 혼란만 가중될 뿐 소용없을 거예요.”
“게다가 알린다고 해도 지금 수준에서 찬성 님 말고 그 조건을 달성할 수 있는 사람이… 없죠?”
끄덕.
이런저런 생각 끝에 결국 이 퀘스트는 찬성이 직접 ‘월경산’을 찾아 해매는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 나왔고, 어쩔 수 없이 찬성은 다시 내려와서 산을 뒤지고 다닐 수밖에 없었다.
“이런 경우는 또 난감하네요.”
“최상위 난이도의 퀘스트니까요.”
“지직… 무협으로 치면 기연 같은 거니 쉽게 못 발견하는 게 당연하다면 당연한 거고…….”
“쿠룩, 결론은 ‘찬성 님, 파이팅!’이려나? 이 정도로 안 보이면 우리가 찾아도 안 보일 수준이죠.”
“그래도 찾고 말 거예요.”
‘검신’의 단서가 이 월경산에 있다.
그것만으로도 이 산을 뒤질 이유는 충분했다.
찬성은 얼마가 걸리든 간에 반드시 찾아내겠다고 속으로 맹세하면서 더 빡세게 찾기 위해서 우선 다른 사람들에겐 이제 할 일을 하라고 전한 뒤, 게임 밖으로 나갔다.
“지도를 보고, 수색 순서랑 포인트를 제대로 짜서 찾아봐야지.”
비행 탈것이 있고, 몬스터 레벨은 낮은 덕분에 수색은 편했다.
그러니 확실하게 뒤지기만 하면 된다.
“음, 좋아.”
찬성은 인터넷을 뒤져서 ‘월경산’의 3D 모델과 지도를 구해 벽면에 걸어 두고, 자신의 영상까지 체크해 가면서 검신의 ‘검의 사원’을 찾기 위해 온 힘을 다했다.
그 뒤, 며칠 동안 찬성의 일과는 단 하나뿐이었다.
상대적으로 제국보다는 가까운 거리여서 편하게 오갈 수 있었지만, ‘검신’의 단서를 위해 찬성은 그냥 자렌 왕국에 캐릭터를 내버려 두고 일일 퀘스트나 전문 기술 퀘스트마저 등한시한 채로 계속해서 ‘월경산’을 헤집고 다녔다.
“여기는 아니고, 여기도 아니고. 일단 외부는 아니니… 남은 건 이제 산속에 있는 던전이나 동굴, 폭포, 강 같은 곳들인가?”
비행과 실질적인 조사 끝에 월경산의 외부는 이미 샅샅이 뒤진 지 오래로, 나무 하나하나까지 셀 지경으로 조사를 해낸 찬성이었다.
“월경산의 던전은 ‘야웅 산적단 산채’ 하나뿐이고, 그 외 동굴, 폭포는 1개, 흐르는 강줄기는 3개. 흐으음…….”
이 정도면 거의 광기라 할 정도로 찬성은 식사와 수면, 운동을 제외한 모든 시간을 ‘월경산’의 분석에 쏟는 중이었다.
“으음… 어떤 면에서 보면 완전히 게임 폐인처럼 된 것 같아서 뿌듯하긴 한데…….”
“네?”
“아니아니… 그러니까 몸 상할까 봐 걱정은… 안 되는구나. 할 거 다 하는 애한테 내가 뭔 소리를 하는 건지…….”
폐인처럼 게임에 열중은 해도 찬성은 할 것을 다 하면서 하고 있기 때문에 그다지 지적할 만한 것이 없었다.
아무튼 그녀는 ‘월경산’의 지도에 붉게 X 칠을 하며 이리저리 체크하는 찬성에게 원래 전하려 했던 이야기를 꺼냈다.
“저기, 이것 좀 볼래?”
“이게 뭔데요?”
“다음 패치 노트. ‘검성 재설계 패치 초안’이야.”
“재설계?”
순간 찬성은 월경산에 대한 걸 잊어버리고 깜짝 놀라 눈을 빛내면서 그녀가 내민 태블릿 PC를 받아서 화면을 바라보았다.
거기엔 정말로 ‘검성 재설계 패치 노트’가 올라와 있었다.
[클래스 재설계] [해당 클래스:검성(劍星)]해당 스킬이 재설계됩니다.
[패시브-검성의 경지]개발진의 말
해당 클래스는 본래 최고의 ‘검사’를 상상하며 만들어진 클래스입니다. ‘검’으로 적의 물리 공격을 쳐 내면서 휘둘러 적들을 쓰러뜨리는 클래스를 상징하죠. 검의 수련에 모든 것을 바치고 그 극한에 이르러 ‘별’에 다다르게 된 자들임을 나타내는 ‘검성의 경지’ 패시브에 달린 완전 물리 방어는 이것을 상징하는 것입니다.
해당 스킬은 온전히 ‘검’을 사용하는 능력에 달렸기에 유저별 성능 차이 간격이 너무 크게 벌어졌습니다만, 그동안은 전체 클래스들 중 두각을 나타내지 않았고 유저들의 시선에 들지 않았기에 저희도 시선을 줄 필요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최상위의 컨트롤을 사용할 수 있는 유저들이 나타나서 이 ‘검’을 다루면서 지표가 압도적으로 튀어 오르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거기에 게임 속에 진짜로 ‘검성’이라고 할 인물까지 나타났지요.
해당 유저는 저희가 설계한 검성 클래스의 매력과 능력을 200퍼센트, 아니 300퍼센트 이상 살려 주었다고 저희는 생각했고,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저희에겐 또다시 하나의 시련이자 시험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저희는 오랜 시간 이 사태를 보면서 극소수의 유저가 보이는 지표와 일반 유저들이 보이는 지표가 너무나도 큰 차이를 보이는 이 상황에서 밸런스를 잡는 게 너무 힘들다고 생각했고, 이전에 말했다시 재설계안을 내놓기로 결정했습니다.
‘검성의 경지’에는 여러 가지 옵션이 있기 때문에 어떤 것을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지만, 결정된 것을 보여 드리겠습니다.
우선 더 이상 검성의 경지는 모든 물리 피해를 감소시키지 않습니다.
[‘검’으로 행하는 모든 방어 행동(무기 막기, 쳐 내기, 베어 내기 등등…)은 완전 방어(100퍼센트 데미지 감소)를 얻음]→
[‘검’으로 행하는 모든 방어 행동(무기 막기, 쳐 내기, 베어 내기 등등…)은 90퍼센트의 물리 데미지 감소를 얻음]“어? 90퍼센트 감소로 바뀌었다는 건…….”
“이제 막 엄청나거나 막 나가는 공격을 막는다고 살지 않는다는 거지.”
해당 부분은 찬성이 경악할 만한 내용으로, 그동안 완전 방어 능력과 ‘검술’을 통해 재미를 엄청 본 ‘검성의 경지’가 더 이상 완전 방어를 제공하지 않게 된다는 것이었다.
“일단… 계속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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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재설계는 이제 최상위층과 일반 유저층의 간격을 좁히기 위한 첫 단계로, ‘검술’ 솜씨에 의해서 쳐 내기만 하면 너무나 많은 리턴을 제공했던 ‘검성의 경지’를 조금 깎아 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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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인 척하면서 결국 너 저격 너프네.”
“100에서 90이 된 거지만, 높은 데미지에는 결국…….”
“그래, 못 받아 내지. 얘들은 그걸 노린 거야. 네가 더 이상 상식 밖의 레벨로 보스 몬스터들을 탱킹 못하게.”
10퍼센트의 간격은 언뜻 적은 폭으로 보이지만 실질적으로 보면 광폭화든 압도적인 레벨의 상대들을 모조리 검으로 대응할 수 있었던 점을 없애 버린 것이나 다름없었다.
“올 게 온 것 같으면서도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긴 하네.”
“그렇네요. 다른 부분도 볼게요.”
‘이건 심각한 일이네. 하아아~’
이제는 찬성에게 필연적으로 치유 스킬이 투자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일당백의 근본이 사라져 버리는 상황이니, 공성전의 대전략을 생각한 민희는 머리가 아파져 오기 시작했다.
‘아, 대체 왜 하필 지금… 끄으으응…….’
“저거 너프 뉘앙스 감추려고 이거저거 많이 주긴 했네요.”
“어디 보자. 은하검법들 모두 데미지 증가, 그리고 기본 스킬에 ‘자세’라는 새로운 스킬이 생겨서 ‘성세’와 ‘검세’라고 생겼는데, 그걸 전환하면 탱커와 딜러로 변경이 된다. ‘성세(星勢)’는 피해 감소 30퍼센트와 모든 속성 저항력, 공격 시 위협도 증가, ‘검세(劍勢)’는 ‘검’ 공격 데미지 10퍼센트 증가와 크리티컬 확률 20퍼센트 증가. 흐으음… 저점은 확실하게 챙기겠다는 건가?”
“그런 것 같네요. 그리고 딜이냐, 탱이냐도 확실히 정하라고 하는 것 같고…….”
끄덕.
‘검성의 경지’의 완전 방어를 깨 버리는 대신에 주는 메리트들은 일반적인 검성 유저들이 좋아할 만한 것들 천지였다.
“특히 ‘성세’ 저거… 피해 감소를 무려 30퍼센트나 달아 준 게 좋은 것 같긴 하네요.”
“그래. 기본 체급은 아주 확실하게 올려 준 거네. 문제는 이러고 이제 ‘너무 심했죠?’ 하면서 야금야금 너프할 거라는 게 눈에 보인다는 거지만…….”
“그, 그래요?”
“게임 회사 패턴이 다 그러니까. 특히 이 정도로 체급이 올라간 검성을 네가 활약시킬 거잖아.”
일단 조정이라면서 ‘검성의 경지’를 빼앗고, 그다음 기본 체급 버프 패치를 잔뜩 줘서 여론을 진정시킨 다음 나중에 하나둘 다시 빼앗아서 조정하는 전통적인 방법이다.
결국 이제 이 패치가 적용되면 그동안 즐겨 왔던 찬성의 ‘검성’은 옛날 같은 위용을 자랑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으음, 결국 그렇게 된다는 거군요. 흐으으음…….”
“아마 ‘D.E사’에서도 고민 많이 했을 거야. 너랑 광고도 계약하고, 열심히 소통도 했었잖아. 하지만 결국 못 버틴 거겠지. 아마… 그 비전 4식 얻을 때였나? 그거 때문 같은데?”
“아… ‘죽지 못하는 검성’ 그거 말이죠?”
“그래. 제국에 있는 콘텐츠는 사실상 ‘추후 개방됩니다.’ 같은 것들이지만 세계관 자유도를 위해서 살려 둔 거고 통상적으론 할 수 없게 압도적으로 만들어 뒀는데, 네가 그걸 다 때려잡아 버리니 콘텐츠 강제 돌파를 막기 위해서인 것 같기도 해.”
“아윽…….”
어떤 면에선 자업자득이라고 해도 할 말이 없는 찬성이었다.
아무튼 패치 노트 초안이 나왔으니 이제 지금의 ‘검성’으로 있을 수 있는 시간이 한정되었다는 뜻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래도 ‘검성’ 클래스를 버리고 싶진 않으니… 하아아~’
‘검성의 경지’로 꿀 빤다고 생각하겠지만 찬성에겐 이것만큼 찰떡궁합인 클래스도 없었다.
그야말로 영혼의 단짝 같은 그런 클래스인데, 이제 와서 다른 클래스로 전환하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뭐, 너는 이런 일이 처음이라 경험이 없겠지만… 결국 답은 두 가지밖에 없어. 적응하든가, 아니면 클래스를 바꾸든가. 패치 노트가 나온 이상 어지간… 아니, 이미 결정 난 거라 봐도 돼.”
유저 친화적으로 소문이 난 D.E사지만 전통적인 게임사의 완고함은 그들도 가지고 있었다.
일단 한번 결정한 패치가 부정적인 결과를 내어도 그것을 입안하고 실행한 ‘사람’에 대한 책임론이 나오지 않도록 쭉 밀어붙여서 억지로 퍼먹이는 수준이었다.
“설사 L그룹에 연락을 해도 이건 무리지. 아니지… 하면 너튜브 각인가?”
“…아무리 저라도 이런 걸로 전화를 할 리가 없잖아요.”
“하면 레전드인데?”
“레전드이긴 하겠죠. 하아아~ 그리고 더 무서운 건요. 제가 말하면 진짜 시도해 볼 법한 사람들이라는 거예요.”
“그러니 레전드지!”
찬성은 고개를 저으면서 어쨌든 자신은 ‘검성’ 클래스가 바뀌어도 계속할 거라고 생각하며 이 이야기를 마치고, 계속해서 ‘월경산’에서 ‘검신’의 검의 사원에 대한 단서를 뒤졌다.
그리고 ‘월경산’ 수색에만 모든 시간을 바친 지 어언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지났을 때, 찬성은 드디어 ‘검신’의 ‘검의 사원’에 도달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