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of Sword Castle RAW novel - Chapter 35
35화.
“네놈들은 누구냐?”
찬성 일행을 맞이한 보스 몬스터 습격 요새 지휘관 아돌프. 이름 탓일까? 아니면 개발진들이 그렇게 만들어서일까? 습격 요새 지휘관 아돌프는 멋들어진 베른카 제국군 군복, 밀어 올린 머리칼, 그리고 특유의 콧수염까지. 동명의 실존 인물과 무척이나 닮아 있었다.
“저거… 모티브, 그거 맞죠? 그… 총통님.”
“그렇죠. 베른카 제국은 설정상 악의 제국이니까……. 대부분 역사 속 폭군이나 사이코패스, 범죄자들을 모티브로 많이 삼는다고 합니다.”
“쿠룩, 아무튼 옵니다.”
“그렇군. 여기까지 네놈들이 온 거라면 쓸모없는 놈들이 실패한 건가? 하나 여기서 끝낼 순 없지. 나와라! 판터! 티거!”
“부르셨습니까? 아돌프 님.”
“제국을 위해.”
쿵!
아돌프의 호출에 갑자기 천장이 무너지며 거구의 인형이 찬성 일행 앞에 나타났다.
둘 다 아까 전 보았던 짬타이거들과 같은 거구의 수인으로 판터는 표범 수인, 티거는 호랑이 수인이었다.
“그르르릉!”
“저놈들이 적인가?”
둘은 베른카의 군복과 갑옷을 잘 차려입고 절도 있는 동작으로 각자 채찍과 대검을 들고 서서 찬성 일행을 노려보았다.
“나는 이 귀중한 자료를 가지고 도망가겠다. 너희는 저놈들을 처리하고 따라와라!”
“예! 지휘관님.”
“걱정 마십시오. 저희가 처리하겠습니다.”
그러곤 아돌프는 서랍에서 서류들을 챙기더니 그대로 창문을 넘어서 도망쳤다.
이것도 게임 스토리 연출 때문인지 무심결에 아돌프를 쫓으려 했던 찬성은 움직일 수가 없었다. 그리고 남은 건 판터와 티거라고 하는 수인들뿐.
[Lv.16 완성형 실험체 판터&티거(보스 몬스터)]체력:100퍼센트
제국군의 용맹, 개조 인간, 에너지 보충
“자, 어서 와라!”
“여긴 못 지나간다!”
“아까 만났던 짬타이거들이랑은 뭔가 달라 보이네요.”
“설정상… 베른카 제국은 인체 실험과 인간 개조 실험을 하고 있습니다. 지하에서 가둔 사람은 그 실험체, 아까 봤던 짬타이거들은 실험 실패작, 그리고 이제 저 티거와 판터는 성공작인 거죠.”
“쿠룩, 원래라면 던전 내의 자료라든가 그런 걸 자세히 조사하면 알 수 있는 건데. 쿠룩, 저희는 클래스 이슈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인터넷상 자료로 알고 있는 거죠.”
“아하아~”
매우 디테일하게 유저가 베른카 제국에 대한 적대감을 가지도록 설계한 던전 구조였다.
악의 제국이라는 명성답게 그냥 사람을 납치한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인체 실험과 개조라는 미친 설정까지 넣었고, 유저들이 상대함으로써 당위성을 더 강조하며 베른카 제국을 타도하고자 하는 것에 몰입하게 만드는 구조였다.
“근데 두 명인데… 체력 바가 하나인 게 신기하네요?”
“사실상 각각 50퍼센트씩 가지고 있는 겁니다.”
“쟤네는 생선이랑 고기에 안 넘어가나요?”
“괜히 완성형이겠습니까? 넘어갈 리가 없죠. 아무튼 다른 질문은?”
“없어요. 혹시 주의 사항 같은 건?”
“그럼 뭐 없습니다. 그러면 적이 둘이니 저랑 근손실이 판터, 찬성 님이 티거를 맡으면 되겠습니다. 아마 이놈은 아까 그놈보다는 쉬울 겁니다.”
“네!”
대답하자마자 찬성은 검을 뽑아서 곧바로 호랑이 수인인 ‘티거’ 쪽으로 달려갔다.
달려오는 찬성을 본 ‘티거’는 으르렁거리면서 대검을 들고 맞서 달렸고, 두 검이 부딪치면서 불꽃 튀는 격전이 시작됐다.
“으르르르렁! 그르르르르! 죽어라!”
‘이 호랑이… 아까 그 짬타이거들보다 훨씬 쉬운데?’
부우우웅!
일대일이라서 그런 건지, 아니면 무기가 대검이라 피하기가 쉬워서 그런 건지 찬성은 아까 전 마구잡이로 발톱을 휘두르던 짬타이거들을 상대할 때보다 훨씬 쉬운 느낌을 받았다.
이 던전의 마지막 보스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상대하기가 수월한지라 그는 능숙하게 대검을 피하고 데미지를 넣었다.
‘뭐, 다른 패턴이 있으려나? 음?’
[시스템-당신의 공격으로 ‘완성형 실험체 티거’가 53의 데미지를 입었습니다.]‘어라? 급소… 추뎀이 없어?’
정확하게 갑옷 틈새를 노려서 옆구리를 찔렀는데, 추가 데미지가 일절 발생하지 않았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찬성은 깜짝 놀라면서 티거가 휘두른 대검을 아슬아슬하게 피했다.
‘큭!’
그러곤 계속 공격을 피하면서 전국건강협회와 근손실보험에게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을 요구하는 눈빛을 보냈다. 그러나 둘은 ‘판터’와 치열한 격전을 벌이느라 여유가 없어 보였다.
그렇기에 찬성은 어쩔 수 없이 직접 상대하면서 깨우쳐야만 했다.
“크르르르릉! 쥐새끼 같은 놈!”
‘급소에 딜이 안 들어가는 건 그렇다 쳐도… 그거 말고 다른 건 없나? 읏챠!’
“크르르르르르르릉!”
모든 RPG 게임 던전의 보스들은 다양한 패턴과 방법으로 유저들을 위협하면서 그들에게 달성감을 주기 위해서 디자인된다.
하나 유저들의 클래스가 다양하고 가지각색의 스킬과 능력을 가진 만큼 모든 유저에게 위기를 줄 수는 없었다. 보스의 행동 패턴을 무식하게 짜는 게 아닌 이상 가진 패턴과 능력에 따른 유불리, 이른바 상성이 존재하게 되는 것이었다.
이 던전의 보스 ‘완성형 실험체 판터&티거’는 제국군의 용맹 스킬을 통해 공격력, 방어력, 체력을 상승시켰고 그다음 개조 인간 스킬로 급소 판정 삭제, 마법 저항력 상승을 가져온 물리 강화형 몬스터 타입이었다. 심지어 동시에 2체가 존재하여 기본 5인으로 들어오는 이 던전에서 탱커 1인에게 부담을 늘려서 어렵게 만든 것이었다.
그래서 힐러와 탱커의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남은 딜러들이 빠르게 둘 중 하나를 잡아 내는 방식을 택했다. 아니면 전사 계열 클래스가 방패를 들어서 2탱 2딜 1힐로 나뉘어서 공략하는 방안을 택해야 하지만, 찬성 파티는 3인 중 2명이 탱커 수행이 가능해서 공략 분배에 문제가 없었다.
“더블 슬래시!”
[시스템-당신의 ‘더블 슬래시’로 ‘완성형 실험체 티거’가 171의 데미지를 입었습니다.] [시스템-‘완성형 실험체 티거’의 공격을 받아 0의 데미지(검성의 경지로 완전 방어)를 받았습니다.]“크르르르릉!”
심지어 찬성은 검성의 경지를 통해서 공격을 막아 내면 완전 방어로 0데미지를 받고, 급소 보너스는 없지만 방어력 무시로 보통 딜러보다 막강한 데미지를 욱여넣는 딜탱이었다. 게다가 일대일이니 어그로 신경도 쓸 필요가 없어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Lv.16 완성형 실험체 판터&티거(보스 몬스터)]체력:61퍼센트
제국군의 용맹, 개조 인간, 에너지 보충
‘…체력이 계속 내려가는데, 이게 전부 다인가?’
“크르르르르! 내가! 베른카 제국의 기술력으로 만들어진 완성된 내가 이따위 놈에게! 믿을 수 없어! 크르르르릉!”
“어? 어디 가?”
“쫓아가십시오, 찬성 님! 끝장내고 돌아오시면 됩니다! 놈이 하려는 건 에너지 보충입니다!”
“예! 질주!”
찬성은 그대로 질주를 사용해 달려서 완성형 실험체 티거를 쫓았다.
놈이 향한 곳은 또 다른 지하실. 안에는 녹색 전등이 켜져 있고, 수많은 유리관과 액체 속에 사람과 수인들이 갇혀 있는 마치 실험실 같은 풍경이었다.
뭔가 기분 나쁜 느낌이 든 찬성은 일단 빠르게 완성형 실험체 티거를 찾았다. 완성형 실험체 티거는 지하 실험실 구석에서 수상한 약물을 들이켜는 중이었다.
“꿀꺽! 꿀꺽! 꿀꺽! 꿀꺽! 더… 더 큰 힘을!”
“아… 에너지 보충이라는 게 저거였구나!”
[Lv.16 완성형 실험체 판터&티거(보스 몬스터)]체력:63퍼센트
제국군의 용맹, 개조 인간, 에너지 보충
서서히 차오르는 체력. 빠르게 달려간 찬성은 검을 휘둘러 티거가 더 이상 체력을 회복하는 것을 막았다.
그러자 티거는 다시 일어나서 대검을 휘두르며 찬성에게 달려들었다.
“감히 방해하다니! 용서 못한다! 하지만 이걸로도 네놈을 쳐 죽이는 건 충분해! 크헝헝헝!”
‘뭔가 달라져 보이진 않는데?’
대검을 휘두르며 달려오는 티거. 이 실험실의 끔찍한 광경과 포효하는 괴물의 모습은 보통 사람이라면 졸아붙을 만했지만, 찬성은 당황하지 않고 똑같이 맞섰다.
하나 에너지 보충에는 그냥 체력을 회복시키는 효과만 있는 듯, 딱히 별다른 변화는 없었다. 찬성은 이대로만 가면 이길 거라고 생각하며 신중히 대검을 피하고 검을 휘두르는데, 시스템 창에 새로운 메시지가 떠올랐다.
[시스템-파티원 ‘전국건강협회’ 님이 쓰러졌습니다.]“어?”
[전국건강협회:판터가 거기로 갑니다! 찬성 님! 빨리 잡으세요!] [근손실보험:일단 절 쫓아오니 최대한 다른 곳으로 유도하겠습니다!]찬성은 검성의 경지로 완전 방어가 되기에 일대일로 얼마든지 체력 소모 없이 버틸 수 있지만, 일반 클래스 창병인 전국건강협회는 힐러의 지원 없이는 본래 버티지 못하는 상황. 랜덤 박스의 포션으로 어떻게든 버텨 보았지만 결국 한계가 찾아와 다운되어 버린 것이었다.
“어, 어쩌지?”
[근손실보험:2 대 1로 맞다이 가능하시면 몰라도… 추천드리진 않습니다!]“예! 어떻게든 해 볼게요!”
채애앵!
티거가 휘두른 대검을 비껴 내며 찬성은 빠르게 검을 내질렀다. 빨리 티거를 쓰러뜨릴 생각이었지만 마음이 급한 탓에 티거는 좀처럼 쉽게 쓰러지지 않았다.
가진 공격 스킬은 더블 슬래시, 강하게 찌르기와 광역 스킬인 은하검법 1식 ‘샛별’뿐. 쿨 다운과 스태미나 제한이 있는 딜링 스킬 외엔 오로지 평타만 넣어야 하는 상황이다 보니 넣을 수 있는 데미지가 한정되었다.
‘…쉽다고 할 게 전혀 아니었군!’
“크르르릉! 쥐새끼 같은 놈!”
‘아무튼 침착하자. 흥분한다고 해서 좋을 거 없어. 일단 눈앞의 적에 집중. 그다음 판터는 오면 생각하는 거야.’
찬성은 눈앞의 티거에 집중하자고 생각하며 전력으로 검을 휘두르면서 맞섰다.
집중을 잃지 않고 티거가 휘두르는 대검을 피하고 막아 내면서 치열한 접전! 실험체들이 담겨 있던 유리관들이 모두 깨지면서 제조되던 실험체들이 그대로 바닥에 쏟아졌다. 심히 보기 안 좋은 모습이었지만 찬성은 집중을 유지했다.
[Lv.16 완성형 실험체 판터&티거(보스 몬스터)]체력:45퍼센트
제국군의 용맹, 개조 인간, 에너지 보충
‘이제 얼마 안 남은 것 같은데? 한쪽을 쓰러뜨리고 나면 다른 한쪽은 일대일로 싸우는 거니…….’
[시스템-‘근손실보험’ 님이 쓰러졌습니다.]‘……!’
이어서 뜨는 시스템 창. 이제 남은 사람은 자신뿐이었다. 아직 티거를 쓰러뜨리지도 못했는데 파티원이 전멸했으니, 이제 곧 판터도 자신에게 올 것임을 직감한 찬성이었다.
점점 가까워져 오는 발소리와 함께 찬성은 심호흡을 한 다음 검을 쥔 손에 힘을 주고 티거를 향해 휘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