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of Sword Castle RAW novel - Chapter 355
355화.
“‘비검-오성화(五星花)’!”
먼저 수(手)를 펼친 것은 양 사저. 그녀는 자신이 펼칠 수 있는 비검 중 가장 강력한 ‘비검-오성화(五星花)’로 다섯 분신으로 나뉘어서 찬성에게 쇄도해 갔다.
‘오, 사저가 드디어 오성(五星)까지! 하지만 상대가 나인데… 너무 뻔한 수인데…….’
검술로만 따지면 찬성의 경지가 압도적으로 높은 만큼 그의 앞에 펼쳐지는 검로가 너무 뻔한 것이었기에 쉽게 받아치고, 반격할 생각으로 검을 휘두르려는데…….
“‘중력의 손아귀’.”
‘어라?’
그 순간 찬성은 왼발이 무거워짐을 느꼈다.
무언가 강한 압력에 잡힌 듯 발이 떼어지지 않아서 놀란 그는 ‘비검-오성화(五星花)’를 펼치는 양 사저의 손이 은은하게 빛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중력의 손아귀’. ‘중력 마법’ 중 가장 기초 마법으로 대상의 일부를 아주 잠시 붙잡는다.
설마 비검을 시전함과 동시에 마법을 사용할 줄은 상상도 못한 찬성이었다.
‘아니, 어쩌면 당연한 거지. 나도 비검이랑 게임 스킬이랑 엮어서 쓰는데…….’
챙강!
그래도 대사형의 관록과 파성검각 최강이라는 격은 어디 가지 않는 듯 ‘비검-오성화’를 모두 받아치기는 했다.
그러나 당황한 그 한 틈 때문에 반격할 생각은 전혀 하지 못한 것이다.
“마법이라는 거 재미있지 않아? 후후훗, 사제는 너무 일직선이라서 검성(劍星)을 골랐겠지만, 나는 아니거든~”
“그러… 네요! 윽!”
찬성은 ‘중력의 손아귀’를 이겨 내고서 다시금 발돋움해서 뛰어가 검을 휘두르려 하는데, 양 사저는 검을 쥐지 않은 손으로 주문을 시전했다.
“‘감속’. 느려져라~”
‘또 몸이 무거워! 아니, 하필이면 왜… ‘중력 마법’인 거지?’
사전에 마검사에 대해 미니멈실버로부터 배우긴 했지만 ‘어나더 월드 아카이브’의 모든 마법을 다 머릿속에 집어넣기엔 시간도, 찬성의 두뇌도 부족했다.
게다가 양 사저가 선택한 ‘대지 마법’과 ‘중력 마법’은 데미지 딜링 계열이 가장 적고, 보호와 유틸리티만 강요된 방향이라서 비주류. 완전히 예상을 벗어난 것이었다.
“흡!”
“‘감속’으로 20퍼센트가량 느리게 해도 이 정도로 예리한 검이라니, 무시무시하네.”
하나 20퍼센트 정도 느려지긴 했어도 찬성의 검은 예리하기 그지없었고, 양 사저는 아슬아슬하게 피하면서 찬성의 검에 맞섰다.
사실 이런 종류의 디버프 마법은 신관과 같은 클래스가 ‘디스펠’만 해 주면 빠르게 커버할 수 있었지만, 찬성은 지금 ‘사쿠라마치 길드’ 후방 쪽에서 혼자 격전 중이어서 지원을 받을 수 없었다.
“후후훗, 사제의 단점은 ‘검술’ 외에는 경험과 시각이 매우 단조롭다는 점이야. 기왕 게임을 했으면 나처럼 ‘마검사’라든가, 그런 전혀 새로운 걸 했어야지. 시야를 넓히려면 새로운 경험이 최고니…….”
“‘비검-칠성운(七星雲)’! 은하검법 비전 1식 ‘타오르는 샛별’!”
상대가 마법으로 장난을 친다면 이쪽은 더 압도적인 힘으로 벨 뿐이다.
일곱 갈래로 날아간 ‘타오르는 샛별’의 검기가 양 사저를 베었고, 동시에 그 궤적을 따라 바닥에서 불이 타오르는데…….
“‘점멸’. 사제, 내 스킬 다 모르니 갑갑하지? 후후훗, 하지만 나는 다 알고 있는데~”
찬성의 뒤로 순식간에 이동해 버리는 그녀였다.
지금까지의 전투로 보기엔 그녀는 마검사라기보단 마법사 같았지만, 일반적인 ‘검사’의 스킬은 어쭙잖게 내밀면 찬성에게 공격 찬스만 주기 때문에 쓸 수 있는 게 없었다.
‘자자, 찬성 사제, 과연 어떻게 대응할 거지?’
“…….”
“시간만 보내면~ 공성전 끝나 버릴 건데~ 내성 공략할 시간이 있을까? 후훗.”
양 사저가 마법을 통해 찬성을 농락하면서 여유롭게 대처하는 가운데 시간은 계속 흘렀고, 시간이 끌리면 끌릴수록 찬성의 이번 공성전은 패색이 짙어질 수밖에 없게 되는 상황이라는 걸 알려 주는 그녀였다.
‘역시 양 사저, 만만치 않아.’
검술로는 게임에서든 현실에서든 자신을 이길 수 없는 것을 알고서 ‘마법’이라는 수단을 익히고 준비한 것은 정말로 신의 한 수라고 생각한 찬성이었다.
‘게다가 상대는 내 수를 다 알고 있어서 대처를 다 준비해 왔어.’
“역시 ‘비검-사성절(四星切)’ 하나는 명품이네. 그래서 상대 안 할 거지만~ 후훗~”
대처를 완벽히 준비했고, 그것을 이행할 실력도 갖춘 양 사저에게 완전히 ‘공략’당한 찬성은 일반적인 수단으로는 그녀를 이길 수 없으리라 생각했다.
‘일단 한번 빠져서… 동료라도 부를까? 아냐. 어차피 내가 후방과 측면을 흔들지 않으면 이 전황은 나아질 수가 없어. 그러면 방법은!’
생각을 하고 또 하다가 떠오르는 하나의 방법.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 찬성은 그 방법을 이행하기로 했다.
“어머?”
“후우우~”
그것을 자각한 찬성은 한 발 물러서서는 숨을 깊게 몰아쉬었다.
그녀의 페이스에 말려들어 흔들린 자신을 바로잡고, 잡념을 떨치고 검을 휘두르기 위해서였다.
“사저 덕분에 게임에서 또 하나를 배우게 되네요.”
“칭찬 고마워. 그래서 이젠 어떻게 할 거지?”
“단숨에 끝내야죠.”
척…….
찬성은 검집에 검을 집어넣은 뒤 자세를 잡고 집중했다.
그리고 찬성의 기척과 기운이 놀라울 정도로 조용해지는 가운데, 양 사저는 그 자세를 보고 뭘 하려는지 짐작했다.
‘설마… 찬성 사제? 여기서 ‘팔성(八星)’을 쓰려고? 분명 기계의 한계로 칠성(七星)이 최대라고 하지 않았나?’
현존하는 가상현실 기기가 ‘비검’을 구현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고, 찬성이 가르간트 레이드에서 ‘비검-칠성운’을 사용했을 때 기계가 망가졌다는 정보를 입수했는데… 설마 그 위의 비검까지 사용할 거라고는 상상도 못한 그녀였다.
‘블러핑? 아냐. 찬성 사제는 이런 걸로 장난치거나 속임수를 쓸 사람이 아니야.’
검(劍)처럼 순수하고 곧고 직선적인 남자다.
게다가 저 완전히 기색을 감춘 것과 자세는 산속에서 스승과 찬성 사제가 펼치는 걸로 보았던 그 ‘팔성(八星)’이 맞았다.
“갑니다.”
‘위험해! 일단 물러나야……!’
위험을 감지하고 ‘점멸’ 마법을 사용하는 순간, 찬성의 검집과 검에서 섬광이 뿜어져 나오면서 그녀의 시야를 뒤덮었다.
[파성검각 비검-팔성극(八星極)]자세는 허리에서 검을 뽑으면서 펼쳐지는 발도술. 하지만 이는 단순한 발도술이 아니다.
빛을 뿜으면서 휘둘러지는 발도술의 궤적은 마치 살아 있는 생물처럼 양 사저를 쫓았고, 정면에 있던 양 사저가 ‘점멸’을 써서 뒤로 향했지만…….
‘아, 역시! 이거 진짜야!’
감탄하는 그녀를 찬성은 이미 쫓아와 있었다.
마치 처음처럼 정면에서 검을 뽑아 휘두른 자세로 찬성은 ‘양 사저’에게 발도술을 휘둘러 갔다.
‘어, 어떻게 해? 진짜잖아! 찬성 사제, 너무해!’
‘비검-팔성극(八星極)’. 그것은 여덟 번을 쫓으면서 발도술로 베는 검.
다행히 양 사저는 심상치 않은 찬성의 모습을 보고 혹시 몰라 시전해 둔 ‘중력 방패’ 덕분에 이번 한 번은 막아 낼 수 있었다.
텅!
‘아아… 정말!’
마법의 효과로 분명 막았지만, 찬성은 마치 시계를 되돌린 듯 다음 발도술을 휘두르고 있었다.
‘극(極)’이라는 단어는 한계라는 뜻으로 보통 사용하지만 ‘끝’이라는 의미도 있어, 이 검은 아무리 노력해도 ‘여덟 번의 별이 빛나는 것을 보면 끝난다.’를 뜻하는 것이었다.
일반 사람이라면 이게 무슨 일인지, 혹은 귀신에 홀린 게 아닌가 싶을 검술로 ‘중력 방패’에 튕겨진 검을 검집에 넣는 동작도 보이지 않고 있었다.
‘마법을 시전할 시간이 없어!’
채앵!
두 번째는 어쩔 수 없이 검으로 막아 냈는데, 게임이라서 고통이 경감되는데도 손아귀에 묵직한 고통이 느껴지면서 엄청난 데미지가 그녀의 몸에 들어왔다.
‘버, 벌써 다음 검이……!’
그런데 자세를 고치지도 못한 그녀와 다르게 찬성은 이미 세 번째 ‘발도술’을 시전하고 있었다.
“‘중력의 손아귀’! 으윽!”
하지만 그녀도 엄연히 ‘파성검각의 검사’. 게다가 상대의 수도 알기에 물러날 수 없었다.
한 번 검으로 막아서 생긴 틈으로 가장 시전이 빠른 ‘중력의 손아귀’를 써서 찬성의 손을 흔들어 궤도를 살짝 틀고는 회피하는 데 성공하며 그대로 땅을 굴러 거리를 벌리려 하지만…….
‘알고… 알고 있는데! 역시!’
시계라도 되돌린 듯 또다시 그녀의 눈앞에서 어김없이 발도술을 시전하는 찬성의 모습. 이 검(劍)을 파훼하려면 같은 수준의 ‘비검’을 사용하거나 아니면 이 비검을 능가하는 검으로 상대를 쓰러뜨려야 한다.
‘그래도 버텨 보겠어!’
현실에서는 그냥 검에 쓰러지겠지만, 게임 속에는 다양한 수단들이 있다.
“‘대지의 벽’!”
‘철벽 전개’와 유사한 방식으로 흙무더기로 된 벽이 순식간에 생성되어 찬성과 양 사저의 사이를 가로막았고, 이로써 네 번째 검도 막아 냈다.
‘다음은!’
이번엔 인벤토리를 열어서 빠르게 ‘주문:시간 동결 스크롤’을 사용, 시전자의 시간을 잠시 멈춰서 약 2초간 무적과 같은 상태로 만드는 아이템이었다.
이로써 다섯 번째 검도 회피.
‘앞으로 세 번……! 하지만 이제 기존 주문들은 다 쿨 다운이고… 쓸 수 있는 아이템도…….’
챙강!
그렇기에 그녀는 어쩔 수 없이 여섯 번째 검은 검으로 일단 막아서 또 한 호흡을 벌기로 했다.
‘윽! 정말 데미지 하나는 무식하다니까……! 마검사는 물몸이라서…….’
[Lv.50 마검사]생명력:251/712 마력:531/712
마검사는 마법과 검술을 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클래스였지만, 단점으로는 역시 스테이터스의 성장치에 기본 검사에다가 ‘지력’과 ‘마력 적응’이 분배되어 있어서 생명력과 방어력이 좋은 편이 아니었다.
그래서 마법으로 방어력을 보강하고 회피를 유리하게 만드는 전략을 짜 왔는데, 이렇게 막으면 ‘검성의 경지’ 같은 게 없어서 일반적인 막기 데미지 감소율만 적용이 되고 나머지 데미지는 그녀의 생명력을 깎아 먹는다.
‘하지만 아주 좋아. 그래, 바로 이런 걸 원했어. 상대할 수 있어. 검을 맞댈 수 있어. 후후훗…….’
위기 상황이지만 그녀는 ‘비검-팔성극’의 일곱 번째 발도술의 섬광까지 받아 낼 수 있다는 사실에 환희와 즐거움을 느끼고 있었다.
현실이라면 찬성과 검을 맞댄다 한들 지금의 ‘비검-팔성극’은커녕 찬성의 장기인 ‘비검-사성절’을 받아 내는 것도 육체적으로 무리였기 때문이다.
“대지 마법 비전 반중력장(反重力場)-‘리버스 그라비티 필드’.”
어쨌든 그녀는 여섯 번째 검을 검으로 받아서 번 시간으로 일곱 번째 검은 대지 마법 비전 ‘반중력장’으로 찬성이 아닌 자신을 날려 하늘로 급히 피했다.
‘어차피 날려도 저건… 저건 어느새 내려와 있을 거니까!’
물리 법칙이니 현상이니 그런 걸로 이해해선 안 되는 게 ‘비검’으로, 팔성(八星)과 구성(九星)은 더더욱 그렇다.
이해를 넘어선 경지, 초월적인 검. 그러니 대응책이 없으면 우선 피해야 하는 게 정석. 그녀는 이로써 일곱 번째를 회피하고, 이 공중에 있는 시간을 이용해서 다시 마법으로 막고자 하지만…….
“극(極)이로다.”
‘찬성 사, 사제?’
대지 마법 비전 반중력장(反重力場)-‘리버스 그라비티 필드’를 사용해서 하늘로 솟은 자신의 옆에 어느새 찬성이 나타났고, 그가 휘두른 검이 양 사저를 향하고 있었다.
이제는 회피할 수단도 없고, 거기에 공중으로 솟아 있어서 검을 어설프게 휘두르는 정도밖에 대응할 수 없는데, 찬성 정도면 그 틈을 피해서 급소를 노리는 건 일도 아닐 것이다.
‘정말 이건 예상 못했는데…….’
그렇게 여덟 번째 발도술의 검광(劍光)이 빛나는 것을 보며 양 사저는 ‘당신은 사망하셨습니다.’라는 시스템 메시지와 함께 그대로 땅에 떨어졌고, 찬성도 땅에 떨어졌지만 이번에도 역시 ‘(신화)허무의 왕관’ 효과로 살아남았다.
[Lv.53 찬성] [생명력:213/1,233]“휴우… 하마터면 큰일 날 뻔했네.”
이 전투는 아예 찬성의 소모가 없던 싸움이 아닌 게, 양 사저의 대응 능력도 대응 능력이었지만 그녀가 ‘마검사’인 것과 그녀가 사용하는 마법들엔 땅 속성 마법 데미지들이 있어서 ‘검성의 경지’를 뚫고 모두 누적되어 왔던 것이다.
거기에 즉사급 낙하 데미지 두 번으로 60퍼센트의 생명력이 빠지고 나니 남은 생명력은 약 200… PVP로 생명력이 이 정도로 빠진 일이 거의 없던 그였는데…….
“이때를 기다렸다! 죽어라! 검왕!”
“지금 아니면 놈을 못 잡는다!”
“없애 버려! 스킬도 웬만한 건 다 빠졌을 거다!”
“광역 마법으로 없애!”
그리고 양 사저가 쓰러지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사쿠라마치 길드에서 대기하던 인원들이 튀어나와서 정비할 틈을 안 주고 찬성에게 공격을 개시했다.
마음먹으면 합세해서 같이 공격할 수 있었지만 일대일 전투 때는 손대지 말라고 양 사저와 아사쿠라가 신신당부해서 건드리지 않았던 것으로, 그녀와의 전투로 소모된 스킬과 생명력을 다시 채우지 못하는 타이밍을 노리고자 한 것도 있었다.
‘이거… 난감하네?’
찬성은 사방에서 날아오는 공격과 마법에 대응하기 위해 급히 움직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