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of Sword Castle RAW novel - Chapter 356
356화.
“없애라! 단 1킬이라도 좋다! 시간을 벌면 우리의 승리다. 검왕이 물러나면 그 시간 동안 우리는 정비할 수 있다.”
“1킬 로그에 걸린 현상금이 얼마인지 아냐!”
“지금이 기회다아아!”
사쿠라마치 길드에서는 경험치 손실을 무릅쓰고 검왕과 싸우는 것을 독려하기 위해 1킬이라도 하면 막대한 현상금을 주겠다고 공언하였다.
그 발언에 힘입어 사쿠라마치 길드의 길드원들은 미친 듯이 ‘검왕 찬성’의 목을 노리고서 모조리 달려들었지만…….
“‘은하검법 5식-월광(月光)’.”
“아니! 저걸 안 쓰고 있었다고?”
공간을 갈라서 숨는 월광(月光). 공중에서 떨어질 때 이걸 썼다면 낙하 데미지를 안 받았겠지만, 찬성이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아껴 둔 스킬이었다.
‘아끼길 잘했네.’
‘알았니? 찬성아, 게임 PVP라는 건 결국 스킬 간의 교환 싸움이야. 너는 너만이 보유한 ‘검술’과 ‘비검’이라는 고유 스킬로 인해 상식 밖의 싸움을 할 수 있어서 제대로 된 PVP 이론을 습득할 필요조차 없었지만, 이제는 익혀야겠지. 일단 스킬의 교환 속에서 가장 중요한 건 핵심 생존 스킬은 최대한 마지막에 써야 한다는 점이야. 특히 ‘5식-월광’ 같은 경우, 포위당하거나 했을 때 자리를 다시 잡을 수 있으니 아낄 수 있는 한 계속 아껴야 한다는 거지.’
그 덕분에 찬성은 지금 자신을 향해 몰려오는 사쿠라마치 길드원들의 총공세에서 잠시 몸을 피하고, 시간을 벌 수 있는 엄폐물이 있는 건물 안으로 대피할 수 있었다.
“쫓아! 5식 월광은 지속 시간이 있는 스킬이다!”
“끝나면 일제히 달려들어!”
‘좋아, 생명력도 살짝 회복했고… 그리고 이 기기… 정말로 ‘비검’의 제약이 없어.’
한숨 돌리면서 찬성은 ‘비검-팔성극’을 썼을 때를 떠올렸다.
새로운 가상현실 기기인 ‘검의 옥좌’는 정말 대단한 기기로 ‘팔성극’을 구현하는 데 아무런 제약이 없던 것이었다.
그러니 이제 마음 놓고 전력(全力)을 다해도 된다는 생각에 찬성은 눈을 빛내며 자신을 쫓아오는 사쿠라마치 길드원들을 향해서 ‘비검’을 휘둘렀다.
***
그리고 찬성의 검에 사망한 양 사저는 내성 거점에서 부활 대기 중이었다.
유령 상태라는 것을 표시하는 흐릿한 반투명 상태인 그녀는 경악하는 아사쿠라 사제와 萬千花의 앞에서 천연덕스럽게 웃으며 말했다.
[아, 설마 거기서 팔성극(八星極)이 나올 줄 몰랐다니까… 찬성 사제도 비장의 카드를 숨기고 있었어. 어머, 근데 이거 에코 들어가는 거 신기하네.]유령 상태에서 말하는 것이라 자연스럽게 에코가 끼었고, 그것을 들은 萬千花는 경악한 표정으로 두 사람을 번갈아 보며 말했다.
“…팔성극이라니… 또, 또 새로운 비검이 있는 겁니까?”
“예전에 말했지 않나? 비검은 구성까지 있다고 말이야. 대사형은 스승님을 제외하고 그 아홉을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천재라고 말이지.”
“하지만 본래는 기기 문제로 인해서 하지 못한다고 했는데…….”
“그걸 해결한 거겠지. 아니면 비장의 카드로 아껴 두었다든가… 싶지만, 우리 대사형은 그 정도로 간교한 면은 없어. 할 수 있다면 진작 했겠지.”
“그렇군요. 근데 그럼… 저건 어떻게 하나요?”
『으아아아!』
『살려 줘! 무슨 스킬들이 저래?』
『쿠, 쿨 다운이 없어? 뭔데?』
『도, 도망쳐! 도망쳐!』
『저거 뭐가 어떻게 된 거야?』
담담한 설명을 듣던 와중, 화면 속에서는 찬성이 건물 곳곳을 누비면서 ‘비검’들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며 무쌍을 벌이는 장면이 나오고 있었다.
“저, 저게 다 뭐야……? 버근가?”
“각종 비검들을 마음껏 쓰고 계시는군. 기기와 육체의 한계가 모두 풀린 대사형인가… 그야말로 궁극체군.”
“맙소사아…….”
스킬들은 쿨 다운이라는 게 존재하나, 찬성의 ‘비검’은 오롯이 그의 기술이기에 쿨 다운이라는 게 존재하지 않는다.
물론 사방에서 노려 오고 광역 스킬 마법까지 때려 붓는 적들에게서 피하고, 물리 공격을 막아 내야 했기에 스킬 구현엔 한계가 있지만, 그래도 남들은 데미지 딜링 스킬을 계산하고 배분하며 쓰거나 콤보로 이어야 하는데 9개의 비검이 사실상 ‘쿨 다운 없음’이라는 건 압도적인 메리트였다.
“게다가 아이템 등급도 최상위, 신화 템과 전설 템들을 다수 보유. 젠장… 치트 캐릭도 아니고 무슨!”
“저 정도가 있으니 여기 공성전을 노린 거겠지. 물론 다급한 공성에 대한 계기는 ‘검성’ 클래스 재설계 쪽이 더 크지만 말이야. 아무튼 한번 해보신 입장에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스킬도 중요하지만 역시 아이템이 중요한 것 같아. 아! 정말 그 ‘허무의 왕관’만 아니면 원킬 낼 수 있었는데! 는… 검성 스킬인 월광으로 살았겠지만. 찬성 사제의 아이템 질이 너무 압도적이야.]끄덕.
양 사저의 말에 아사쿠라 사제와 萬千花는 같이 고개를 끄덕이면서 긍정했다.
검왕의 ‘비검’도 상식 밖이지만, 그가 걸친 아이템만 해도 유저들 사이에서 0.00001퍼센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특히 저 검, 처음 보는 거던데… 저거 끼니까 이상하게 은하검법 비전 4식 ‘결코 지지 않는 백야’의 지속 시간이 길어지는 것 같던데?]“그거라면 지금 검왕은 ‘유일급’ 아이템인 ‘알기에바’를 끼고 있어서 그거 효과로 20퍼센트 늘어난 게 아닐지?”
[아니에요. 한… 3초 정도 더 길었어요. 제가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어요. 그거 기본 지속 시간이 5초인데 거기서 20퍼센트 늘어난다고 한들 1초 추가인데, 실제론 약 9초가량 지속되었거든요.]“그렇다면 뭔가 저희가 모르는 아이템이 있다는 거군요.”
검성의 스킬에 대한 모든 조사를 마쳤고, 비전 4식, 5식은 찬성의 너튜브로 공개되어 있었기 때문에 정보는 알고 있는 상황.
그런데 교전 중 비전 4식 ‘결코 지지 않는 백야’의 지속 시간이 예상보다 길어져서 찬성의 아이템 세팅에 무언가 특별한 게 있는 것이 알려진 셈이다.
“으으음…….”
“아이템이라. 음, 나나 사저나 일단 레이드급 전설 세팅 정도가 최고이니… 신화, 유일급 같은 특수한 아이템은 없지. 가뜩이나 벌어진 ‘검술’의 차이를 게임에 대한 이해도와 스킬로써 변수를 만들려 했는데… 그걸 아이템으로 커버해 버리니 난감하군. 저것을 이기려면…….”
“윽……!”
슬쩍 ‘萬千花’를 쳐다보는 아사쿠라. 지금 저 무쌍을 펼치는 찬성을 이기기 위해서는 지금의 계획 이상으로 더 강한 수가 필요하다는 것을 눈빛으로 말하고 있는 것이었다.
‘萬千花’는 난감한 표정을 짓는데… 저 눈빛의 의미인즉슨, 자신도 유일, 신화급 아이템이 필요하다는 소리였다.
“그, 그게, 그… 안 됩니다.”
“아니, 아무 말도 안 했다만? 그래도 같이 협력한 이상 내성으로 들어오면 나도 출전할 생각이다. 누님이 싸우듯 나도 전력을 다해서 싸우겠지. 모든 비검을 제약 없이 쓰는 지금의 대사형에겐 승리는… 보장 못하지만 말이야.”
『으아아악!』
『크억!』
『도, 도망쳐! 검왕… 아니! 검황이다, 이건!』
『NIGERO!』
『미친 사기 캐릭!』
『대체 혼자서 몇 명을… 며, 몇 명을 처리하는 거야! 으아아!』
인터페이스 화면을 가리키면서 은근슬쩍 압박해 나가는 아사쿠라. 8성을 개방한 이후부터 기기에 대한 걱정을 완전 놓아 버린 찬성은 자신이 가진 모든 힘을 펼치고 있었다.
『‘비검-칠성운’! 은하검법 비전 5식 ‘태양처럼 빛나고자 한 월광’!』
쾅! 쾅! 쾅! 쾅! 쾅! 쾅! 쾅!
특히 압권인 ‘비검’은 은하검법과 연계해서 사용하는 비검들로, 찬성의 손을 떠나서 거대해진 일곱 자루의 이기어검들이 동시에 땅에 꽂히며 터지는 광경은 공포스럽기까지 할 지경이었다.
[길드][あかべ:더, 더는 무리입니다! 길드장님! 검왕… 아니, 검황 저건 사람이 아닙니다!] [길드][声に導かれ:무리다! 무리다! 우리의 실력으로는! 무리다! 무리다! 도달하지 못해!] [길드][LOLIGAMISIGUREUI:본진이! 본진이 밀립니다! 검왕 좀 어떻게 해 주십시오! 법사랑 신관들이 다 죽어 나갑니다! 뭘로 뭘 하는 건지! 방어 스킬이나 무적 스킬도 씹어 버리고 다 베어 내는데 어떻게 합니까?]“끄으으응…….”
실시간으로 길드 채팅창에 올라오는 각종 절규. 그리고 고삐가 풀린 찬성은 신나게 후방을 교란하는 건 물론 새로 부활해서 나가는 인원들까지 다 잡아먹어 버리고 있으니, 중앙을 지키는 병력들이 밀려 나가기 시작했다.
이대로 가면 중앙 대로가 밀리고 부활 거점이 갱신된다.
시간은 현재… 약 3시간째를 지나서 서서히 4시간으로 향하고 있는 상황. 중앙 부활 거점만은 어떻게든 막아야 했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정말 말도 안 된다.
단 한 사람의 무위가 전쟁을 좌우할 정도라니, 심지어 MMORPG에서 이런다니 말이 안 돼도 너무 안 된다.
대체 왜 저런 게 자신의 앞길을 방해하고 있는 것인가?
완벽에 가까운 계획과 전략, 기획으로 이 그란 왕국의 수도를 먹었을 때는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았는데…….
지금 그 다 가진 세상이 단 한 사람의… 단 한 자루의 검에 무너져 가는 걸 보니, 세상에 이런 억까가 다 있나 싶을 지경이었다.
‘정신 차려! 그렇다고 해서 절망하면 안 된다. 어떻게 해서 올라온 이 자리인데! 이대로 무너질 순 없다!’
그래, 아예 가능성이 없다면 모르겠지만 지금은 그 사제와 사저라는 작자들이 자신의 곁에 있었고, 일단 직접 싸움을 눈으로 보면서 그들이 저 ‘검왕’과의 싸움에 진심으로 임하는 것은 확인했다.
“어쩔 거지?”
“…잠시만 기다려 보십시오. 방편을 마련할 겁니다. 하지만… 하지만 약속해 주십시오. 거기 ‘天衣無縫’ 님은 부활하시면 바로 제가 말하는 곳에 가서 전투하고, 아사쿠라 님도 제 지시에 따라 투입하기로…….”
‘萬千花’는 어금니를 꽉 깨물면서 어떻게든 오늘, 이 공성전을 버티기 위해 저 아사쿠라라는 남자에게 모든 걸 걸기로 한다.
그 방안은 바로 현재 사쿠라마치 길드의 이름으로 모아 둔 각종 자금과 적절한 시세에 처분을 기다리는 신화, 유니크 아이템들의 리스트들을 알아보기 시작한 거였고, 개인 자금까지 사용할 방안을 알아본 것이다.
그가 대체 왜 이렇게까지 하느냐면 이번 프로젝트가 그에겐 사실상 인생을 바꿀 수 있는 큰 도박판이었기 때문이다.
이번 프로젝트에 성공하면서 얻은 것은 개인적인 돈뿐만 아니라 각종 기업과 정계의 인맥, 지금 길드장으로서의 명예와 권력으로, 이 모든 걸 생각하면 절대 이 ‘성’은 빼앗길 수 없는 것이었다.
‘게다가 이번만… 이번 공성전만 넘기면 다음번부터는 ‘검성의 경지’도 너프가 되어서 아무리 화력이 나온다고 해도 저런… 무용은… 아니… 아닌가… 아니… 하지만…….’
인터페이스 화면에 있는 검왕의 무력을 보면서 저게 과연 ‘검성의 경지’만 빠진다고 이후에 잡을 수 있는 걸까? 하는 고민이 순간 든 그였다.
오늘을 버틴다고 해도 다음은 버틸 수 있을까? ‘검성의 경지’가 너프된다고 해도 버프가 되는데…….
‘포기… 해야 하나? 아니야. 지금까지 쌓아 둔 게 얼마인데… 인맥도, 내 지위도… 여기서 그냥 물러나서 모든 걸 버리기엔…….’
너무 초라하다.
자신이 앞으로 가질 것들을 생각하면 지금 가지고 있는 것들은 너무 초라하기 그지없었다.
그렇다고 저 길드의 공용 재화나 아이템들을 몰래 훔쳐서 달아나기엔 자신의 인적 사항은 너무나 잘 알려져 있고, 외국으로 도망친다고 해도 따라오거나 사람을 보낼 자들이 넘쳐 났다.
‘그러면 이렇게 된 이상……!’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는 법이며, 이래도 안 되고 저래도 안 된다면 미래의 가능성에 모든 걸 걸자는 선택을 하게 된다.
결국 ‘萬千花’는 앞으로 펼쳐질 자신의 화려한 인생과 권력과 이익을 위해 아사쿠라에게 마지막 베팅을 하기로 마음먹고, 인터페이스 창을 조작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