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of Sword Castle RAW novel - Chapter 357
357화.
그러는 사이 전황을 지켜보던 미니멈실버와 국뽕은 조금씩 밀고 올라가는 본대의 모습에 살짝 안도했지만, 역시 쉬운 게 아니었다.
사쿠라마치 길드가 얼마나 이 교토 특구를 빼앗기지 않으려고 발악했는지를 절실히 느끼는 중으로, 적 병력 외에 NPC도 엄청나게 강력하고 온갖 부비트랩과 엄폐물, 건물도 무지막지하게 튼튼했다.
“진짜… 진짜 별게 다 있네! ‘보스 NPC-왕국 기사단장’도 모자라서… ‘레이드 보스 NPC-백금 골렘’까지? 제정신이 아니네! 와아아…….”
병력도 상대가 더 많았는데, 사쿠라마치 길드는 진짜 수성을 위해서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
배치 비용에 막대한 금화가 들어가는 기사단장부터 시작해서 전문 기술과 엄청난 자원을 동원해서 만드는 ‘백금 골렘’까지…….
“후방에서 찬성 님이 날뛰어도 이렇게 힘들다니…….”
“쿠룩, 완전 레이드 하는 거니까…….”
“지지직… 그동안 우리가 너무 날로 먹어 왔죠.”
성문을 여는 작업을 한 이후, 중앙 대로 전투에 힘을 보태고 있는 찬성 파티 멤버들은 눈앞에서 엄폐물이 되어 주는 거대한 ‘백금 골렘’을 보며 기가 질린 듯 말했다.
“게다가 기사단장 NPC도 있고, ‘디스트로이어’들로 건물을 부수려 해도 주요 요충지 건물은 무슨 철근 대신 미스릴을 넣어 뒀다더군.”
“쿠룩, 제정신이 아니군요. 진짜…….”
“현실에서는 집 지을 때 철근도 빼고 짓는데… 게임 속 집에는 미스릴로 보강을?”
“지지직… 우리도 뭔가 해야 할 것 같은데요.”
“다른 성문들은 다 열었는데, 여기서 뭘 해야 할지…….”
하지만 수천 명의 유저들과 NPC 병력들이 싸우는 이 전장. 일단은 찬성의 활약 덕분에 적들은 수비에 집중해야 해서 다른 성문들을 모두 열었고, ‘검왕’의 활약과 일본 애들이 점령해서 ‘교토 특구’라 만들어 놓은 수도를 되찾을 수 있다는 희망 덕분에 지금 곳곳에서 지원군들이 몰려오고 있었다.
“삐이잇, 문제는 시간! 이제 남은 시간은 약 4시간인데…….”
“찬성 님이 정말! 정말 잘해 주는데… 큭!”
“내성의 부활 포인트는 여러 곳이라서 골라서 나올 수 있으니… 잠깐, 여기 갑자기 왜 밀리지?”
그렇게 찬성이 분전하는 것을 설명하며 지휘하는 가운데, 국뽕은 맵에서 묘한 반응을 잡아냈다.
자신들의 후방 진영 쪽에 누군가 들어와서 난장판을 만들고 있는 것을 본 그는 빠르게 확인해 보았다.
“‘비검-사성절’! ‘점멸’!”
“저건?”
“삐잇… 아, 찬성이네 사저네요. 역시 한번 붙어 보곤 부활한 다음에는 같은 전략으로 응수하나?”
저쪽도 ‘파성검각’의 검사가 있으니 똑같은 방법으로 KOREA 길드와 야천 길드를 후방에서 괴롭혀 주는 중이었다.
찬성보다는 검술의 예리함은 떨어질지 모르지만, 애초에 재능과 초인의 경지에 들지 않으면 사용할 수 없는 게 ‘비검’. 우열을 비교하려면 같은 경지에 있는 이들끼리나 가능하지, 그 외의 사람들에겐 모두 다 하늘 위의 존재였다.
“같은 수로 맞선다라. 정석이네요. 삐잇…….”
“심지어 이쪽은 마검사라서 유연성이 더 좋습니다. 어, 어떻게 해야 하지?”
“물론 이 수에 대한 건 생각은 해 놨어요. 걱정 마세요.”
미니멈실버는 자신 있게 웃으면서 인터페이스 창을 열어서 연락을 넣기 시작했다.
이미 그녀는 이런 사태에 대비한 계획을 준비해 놓은 상태로, 상대 쪽에 파성검각의 검사들이 있다는 걸 알았을 때부터 구상을 해 두었던 것이다.
[채팅방(10)] [미니멈실버:예상했던 일이 터졌어요. 저쪽도 우리가 찬성이를 후방으로 보낸 것처럼 우리 후방에 ‘파성검각’의 검사를 보냈어요. 찬성이의 사저라네요. 대상의 클래스는 마검사, 중력 마법 위주, 레벨은 50. 각자 준비해 주세요.] [전국건강협회:‘용혈 검사’ 쪽이 올 줄 알았는데… 의외군요.] [근손실보험:얼른 가죠.]‘구상과 방안은 마련했지만, 과연… 여기 8명이 대응할 수 있으려나?’
구상은 해 두었지만 역시 실전은 해 본 적이 없으니 약간 불안한 마음이 드는 그녀였다.
그래도 대응할 멤버들은 악귀 외에 대(對) 찬성전을 치른 경험자 혹은 찬성의 ‘비검’을 가장 많이 견식한 인원들이기에 어떻게든 해 주길 바랐다.
[미니멈실버:목표는 최대한 상대를 지연시키는 거예요. 물론 어렵겠지만요. 상대는 찬성이의 사저. 게다가 찬성이보다 생각은 유연해요. 그래도 다행인 건 클래스가 ‘마검사’라서 찬성이 같은 무시무시한 딜은 안 나올 거라는 거예요. 대신 마법 유틸리티가 풍부하니 그거 대응만 잘하고, 시간만 끈다고 생각하세요.]최대한 할 수 있는 조언을 다 해 주었고, 이제 남은 건 그들이 잘해 주길 바라는 것뿐이었다.
악귀를 비롯한 찬성 파티의 멤버들은 ‘마검사’와의 전투를 대응할 준비를 마친 뒤, ‘天衣無縫’이 나타났다고 확인된 곳으로 향했다.
‘음, 역시 찬성 사제랑 겨룰 때보다는 재미가 없네. 다 시시해.’
“마, 말도 안 돼. 이게… 이게 검왕의 사제.”
‘찬성 사제가 보는 풍경이 이런 거려나?’
그녀는 검을 휘두르면서 수수깡처럼 쓰러지는 적들을 보고 무료함을 느꼈다.
범인(凡人)들이 ‘게임’이라는 공통된 틀과 규칙을 가지고 인간의 한계를 넘어선다고 한들, 역시 천성적인 재능의 한계는 극복할 수 없는 광경. 수없이 덤벼 온다고 한들 시시할 따름이었다.
‘그나마~ 찬성 사제 쪽은 싸우는 재미라도 있어 보이는데 말이지.’
시시해서 죽고 싶어졌다.
같은 느낌을 받으며 그녀는 마치 곡식을 추수하듯 우아하게 검무를 추며 KOREA 길드와 일반 야천 길드원들을 처리하니, 다들 자신에게서 도망치기 시작했다.
‘쫓아가는 게 더 귀찮을 정도인데… 어머? 뭔가 기척이 다가오네?’
도망가는 이들 사이에서 유달리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기척을 느낀 양 사저. 이번엔 찬성만큼은 아니어도 재미 좀 볼 수 있는 적이 오기를 기대하는데…….
“우오오오오오오! 남자라면 정면 돌진이다! ‘라이오넬 포스’!”
‘붉은… 사자?’
그르렁!
방패를 앞세우고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한 남성. 붉은 오러를 뿜어내면서 달려오는 그는 바로 ‘전국건강협회’로, 찬성 파티의 메인 겸 서브 탱커인 그는 늘 하듯이 상대를 ‘도발’하고 시선을 끌기 위해 먼저 나타나서 돌진하고 있던 것이었다.
“찬성 님의 사저라 해도 안 봐 드릴 겁니다! 끼요오오옷!”
‘아, 대놓고 미끼네. 그나저나 체구나 근육은 좋은데, 자세가 영 아닌 걸로 봐선 커스터마이징인가?’
근육 성장을 위한 육체 단련을 했던 거지 따로 무도 같은 걸 배우지 않은 건데, 묘한 오해를 한 양 사저는 요란스럽게 달려오는 그에게 마법을 사용하여 제지하려는데, 그 순간 타이밍에 맞춰서 총성이 들려왔다.
타앙!
‘이미 기척으로 느끼고 있었어.’
그러나 양 사저는 이미 그의 기척을 감지하고 있었기에 가볍게 고개를 틀어서 피해 버렸다.
“와, 저게 말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하겠지만, 우리에겐 일상…….’
경악하는 ‘붉은수염이반’의 소리와 기척을 느끼던 차, 이번엔 동시에 화살이 날아오는 걸 느낀 그녀는 급히 검을 들어서 쳐 내 버린다.
“젠장, 이것도 쳐 낼 줄이야.”
‘연계가… 보통이 아니네. 하긴 찬성 사제가 있던 측이고, 나랑 아사쿠라 사제가 이쪽에 합류한 걸 안 시점부터 대응을 준비했다는 건가?’
“쿠룩! 받아라! ‘산성비’!”
이어지는 근손실보험의 광역 마법. 그녀가 회피할 위치를 모두 막아 버리겠다는 심산이었다.
나름 머리를 굴려서 자신을 상대하려고 하는 태도에 이제야 좀 재미가 있는지 양 사저는 미소를 지으면서 상대하기로 했다.
‘우선은 ‘점멸’로 한 걸음 빠지고…….’
“좋았어! 점멸 뺌! 조져! 지금 안 조지면 승산 없다! 좋았어!”
‘그냥 때려잡자니 방패가 성가시네. 그러면 그냥…….’
그다음 방패를 앞세우고 사자처럼 용맹하게 달려오던 전국건강협회가 거의 앞까지 다가왔지만, 그녀는 당황하지 않고 무시하듯 슬쩍 피하면서 주문을 시전했다.
“‘중력의 손아귀’!”
“아, 아니?”
그어어엉!
찬성이 ‘알기에바’에 등록해 둔 ‘패시브-사자분신’은 본래 라이오넬 가드 클래스의 것. 그렇기에 이제 50레벨이 넘은 전국건강협회가 가지고 있다는 것을 양 사저는 이미 알고 있었다.
“대지 마법 비전 반중력장(反重力場)-‘리버스 그라비티 필드’.”
그래서 깔끔하게 연계로 찬성을 날려 보내듯이 하늘로 치워 버리고, 곧바로 자신에게 사격과 마법을 사용한 자들에게로 달려가려는데…….
“에이~ 여기 보십쇼. 저 아직 안 죽었습니다~”
‘나, 낙하산?’
그 말에 고개를 들어 보니 전국건강협회가 웬 낙하산을 펼치고는 서서히 내려오고 있었다.
경악스럽게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을 읽은 전국건강협회는 친절히 설명해 주었다.
“찬성 님이나 이런 거에 죽을 정도의 피해를 받지, 우리는 얄짤없습니다요!”
찬성과 다르게 이들은 좋게 말하면 베테랑 게이머, 나쁘게 말하면 게임 폐인들.
MMORPG부터 시작해서 온갖 게임들을 섭렵한 인재들이기에 갖가지 상황에 능숙하게 대처할 수 있었다.
‘성가시긴……! 큭!’
그러는 와중에도 붉은수염이반의 총탄과 자유기사의 화살이 날아왔고, 근손실보험도 주문을 시전한 채였다.
“그렇다면 ‘소환:바위 골렘’!”
이렇게 되면 혼자서 커버하는 게 힘들기에 그녀는 마법을 사용하여 소환물들을 일으켰다.
이동도 못하고, 공격도 바위로 된 주먹을 느릿하게 휘두르는 것뿐이라 사실상 ‘철벽 전개’의 유사판이라 볼 수 있는 소환 스킬.
그래도 지금 소환물들 중에선 상당히 튼튼하다고 볼 수 있는 바위로 된 골렘 셋이 그녀의 주변에서 일어나서 사방을 보호했다.
양 사저는 이 틈에 잠시 정비를 하고, 어느 기척부터 처리할까 고민하던 차였는데…….
“지지직… ‘소환:강철 신의 사도-타우(T)(비전)’, ‘소환:강철 신의 사도-타우(T)(비전)’!”
자신이 나설 때가 되었다는 듯, ‘강철 신의 사도’ 클래스인 ‘살덩이는나약하다’가 나타나서는 곧바로 ‘강철 신의 사도-타우(T)’를 소환하여 골렘들을 향해 모든 화력을 투사했다.
하나당 22밀리미터 기관포 4정, 88밀리미터 레일건 3정, 융해포, 미사일 102발의 전력 투사. 덩치가 큰 골렘들은 그 사격을 피하지도 못하고 그대로 맞아 줄 수밖에 없었다.
“바위 골렘이랑 저러니 장관이긴 하군요.”
“저렇게 멋있는데, 왜 안 하는 걸까요?”
“지지직… 저게 다 맞아야 데미지가 세고, 데미지 계수가 사격 명중 데미지는 물리이고 폭발 데미지만 마법이라, 신관계 스탯 배분이랑 영 안 맞아서요. 지지직… 그나마 특화 클래스가 되면서 살짝 계수가 오르는데…….”
데미지 계수가 클래스와 어울리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강철 신의 사도-타우(T)’는 공격 회수와 무장이 다양해서 그 모든 데미지를 다 맞으면 강력한 스킬이다.
하나 전제 조건이 ‘계산상, 이론상’ 다 맞으면 센 스킬이라고 말하는 것들은 언제나 타점이 문제고 그 데미지가 구현이 안 된다는 이야기가 깔려 있었는데, 이번에 맞는 저 바위 골렘은 거대한 체구 탓에 그 이론상 데미지가 모두 구현될 수 있었다.
그래서 순식간에 무너지는 바위 골렘들. 우수수 무너지며 흙먼지를 일으키는 그 모습에 붉은수염이반은 재장전을 하면서 감상을 표하는데…….
“의외로 어렵지 않은데? 이거 잡는 거 아니야? 마검사라고 해 봤자 결국 마법을 쓸 수 있는 검사일 뿐인 것 같은데… 역시 거리만 벌려 놓으면 아무것도…….”
“그, 그런 말 하지 마! 플래그라고! 찬성 님의 사저라니까! ‘해치웠나?’ 유의 말은 아예 하지 말라고!”
“이미 플래그 세워 버린 느낌인… 쿠억!”
근처에서 붉은수염이반이 괜한 소리를 하는 것을 제지하던 ‘시대의흐름’이 갑자기 무언가를 맞고 뒤로 튕겨 나가 버렸다.
“으억… 뭐, 뭐야, 대체…….”
“어? 뭐야? 뭔데? 방금 뭐 쓴 거야? 크컥!”
“대체 뭐야? 뭘 하는 거야? 대체? 먼지 때문에 보이질 않는데…….”
자욱한 흙먼지가 역으로 연막 효과가 되어서 다들 긴장한 채 그녀가 대체 무슨 수를 써서 반격하는지 알아보려고 최대한 노력하는 와중, 서서히 내려와서 딱 자욱해진 흙먼지 속으로 착지하게 된 전국건강협회였다.
“좋아, 이제 이대로…….”
“…….”
고오오오…….
땅에 착지한 전국건강협회는 눈앞의 ‘양 사저’를 보자마자 놀라게 되는데…….
‘X 됐다. 이거 찐텐 화난 거다!’
그녀의 차가운 눈빛, 거기에 숨 막힐 것 같은 기백. 찬성이 분노하거나 진심으로 적을 베고자 맘먹었을 때 나오는 그 모습에 전국건강협회는 다급히 방패를 들면서 뒤로 물러나고자 했지만, 그녀의 반응이 더 빨랐다.
“‘비검-사성절(四星切)’!”
‘우악! 이건 무조건 맞는다. 하지만 그래도 원킬이 나진 않겠…….’
검을 휘두르는 손의 반대편에 은은한 노란빛이 빛나고 있는 걸 발견한 그였다.
‘저거? 아, 맞아! ‘마검사’는 마법이랑 검술을 그냥 같이 가지고 있는 클래스가 아니지?’
단순히 마법사들이 쓰는 마법만 가진 게 아니라 근접전에서 검술과 연계하기 위한 다양한 ‘전용 마법’들이 있는 걸 빠르게 눈치챈 전국건강협회는 깜짝 놀라 대응하려 했지만, 이미 비검이 그의 몸을 베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