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of Sword Castle RAW novel - Chapter 358
358화.
근접전과 연계하기 위한 마검사의 전용 마법은 ‘무기 속성 부여’가 대표적이지만, 그 외에도 근접해서 검을 휘둘러 상대와 싸우기 편하게 하기 위한 전투 지원 마법들도 가지고 있었는데…….
[대지 마법-성질반전(性質反轉)]일정 시간 동안 대상의 물리 방어력과 마법 방어력을 교체한다.
전국건강협회는 지금 물리 방어력 쪽에 더 비중을 높인 상태. ‘마검사’라곤 해도 상대는 어디까지나 ‘찬성’처럼 ‘비검’을 비롯한 ‘검술’이 메인이고, 찬성과 싸운 영상을 체크한 결과 마법은 ‘상태 이상’을 거는 정도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당연히 물리 방어력 중심 세팅이 기본이었다.
‘혹시나 마법이 들어오면 후방에서 지원해 주기로 했는데!’
찬성 파티의 에이스 힐러이자 기둥이었던 ‘시대의흐름’이 마법 데미지나 이 ‘대지 마법-성질반전’이 들어오면 디스펠해 주기로 약속한 상태라서 더더욱 마법 데미지에 대한 보강은 하지 않았다.
‘생존기를 미리 올려 둘걸! 젠장! 아니, 근데 왜 시대의흐름 님은 나에게 지원을 안 주는 거지?’
그 ‘시대의흐름’은 이미 무언가를 맞고 나가떨어진 상태라는 걸 모르기에 안타까울 따름이었다.
이런 상식 밖의 존재와의 전투에서는 수(手) 싸움도 중요한 일.
하나 탱커들 같은 경우 더더욱 ‘생존기’를 아끼기 때문에 전국건강협회는 결국 반전(反轉)이 된 물리 방어력과 마법 방어력, 거기에 물몸이 된 몸으로 인해 양 사저의 ‘비검-사성절’에 속절없이 난도질당하여 하늘로 떠올랐고, 그에게 생각할 틈을 주지 않고 양 사저는 이어서 마무리 공격까지 꽂아 넣었다.
“‘암석 낙하’!”
쿠우웅!
그대로 거대한 바위가 나타나 전국건강협회를 짓눌러서 마무리를 짓게 된다.
‘암석 낙하’는 마법이지만 바위를 소환할 뿐, 그 낙하는 순수 물리 데미지이기 때문에 반전(反轉)된 물마방에 의해서 치명상이 되었다.
[시스템-‘전국건강협회’ 님이 사망하셨습니다.]“후우~ 본의 아니게 일반인을 상대로 진심이 나와 버렸네.”
양 사저는 쓰러뜨린 전국건강협회가 깔려 있을 바윗덩어리를 보며 심드렁한 표정을 지었다.
일반인에게 진심을 다해서 검을 휘두르는 게 막상 해 보니 썩 좋은 기분이 아니었던 것이다.
아무튼 감상에 젖어 있을 시간은 없고, 놈들은 반격해 올 것이기에 곧바로 움직여야만 했다.
‘아무튼 진심이 되지 않고선 이길 수 없는 상대들이니… ‘비검-일성점(一星點)’!’
모두가 같이 비검을 익힌 파성검각의 제자들이지만 수련 정도나 개성, 취향에 따라서 각자 ‘비검’의 능력에 차이가 나타난다.
대사형인 찬성의 특기가 ‘사성절(四星切)’이라면 양 사저의 특기는 ‘일성점(一星點)’. 여성 특유의 유연함과 반동을 사용해서 다른 사제들보다 월등히 먼 거리를 찌를 수 있었다.
‘본래 ‘파성검각’의 무(武)는 인간의 한계를 넘어선 육체가 필요하니 말이지.’
우락부락한 스승님부터 시작해서 찬성과 아사쿠라 사제도 늘 단련을 지속할 정도로 ‘비검’의 구현은 힘들고, 육체의 부담이 크다.
양 사저 또한 파성검각의 제자라는 위치에 맞는 육체 단련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지만 여성의 한계점이 있었기에 따라잡기 위해 다른 면을 살리고자 했고, 자신의 강점을 더 살려서 길을 만들어 낸 것이 이 긴 사거리의 ‘비검-일성점(一星點)’이었다.
‘…나도 엄연히 파성검각의 검사. 진심을 다하면…….’
그렇게 그녀는 ‘전국건강협회’를 처리한 이후 곧바로 자신에게 총과 활을 쏜 자들부터 처리하기 위해서 주택의 벽을 타고 올라갔다.
“아니! 저것도 벽을 타네?”
“아니, 원래 ‘마검사’는 벽 타기가 가능하긴 한데…….”
“하려면 마법을 써야 하잖아요! 저건 안 쓰고 달려오는 거고! 는 붉은수염이반 이 양반, 어디 갔어? 는 벌써 저기까지 갔네?”
찬성을 상대해 봐서 무서움을 매우 잘 아는 ‘붉은수염이반’은 진작 도망쳐서 저 멀리 사라진 지 오래였다.
“흐, 흩어집시다!”
“젠장! 벌써 올라왔어!”
“어차피 우리 역할은 최대한 잡아 두면서 시간 끄는 거니까요!”
미리 짜기라도 한 듯 사방으로 흩어지는 찬성의 파티원들. 양 사저는 조직적인 적들의 모습에 대단하다고 느끼면서 해야 할 일부터 한다.
‘우선 신관부터……! 힐러는 성가시니까…….’
“왜 다들 힐러인 나만 괴롭히는 것이오? 버, 버틸 수가 없다!”
쫓기는 ‘시대의흐름’은 이런 일에 익숙한 듯 열심히 도망치면서도 등 뒤에서 느껴지는 무서운 기운에 최대한 발악했다.
“‘실명의 빛’!”
‘빛의 신관’이라는 이름답게 생존기 중 하나가 빛을 내뿜어서 실명시키는 스킬이었지만, 아쉽게도 그는 상대가 파성검각의 초인이라는 걸 깜빡해 버리고 말았다.
‘분명 실명 걸렸다고 뜨는데 그냥 온다고?’
“아니! 하필 써도 그걸!”
“이래서 직접 안 당해 본 사람은 안 된다니까!”
“삼가 고인의… 액션 빔!”
눈이 잠시 멀어 버린 정도로는 파성검각의 검사는 멈추지 않는다.
시각을 제외한 다른 감각을 이용해서 상대의 위치를 감지해 내는 것 정도는 쉬운 일. ‘시대의흐름’은 분명 이 주의 사항에 대해서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당해 버린 것이었다.
“‘빛의’…….”
“‘침묵’.”
“……!”
다음 생존기를 쓰려는 순간, 무슨 스킬을 시전하려는지 알고 있던 양 사저는 바로 ‘침묵’을 걸어서 캐스팅을 취소시킨 다음 순식간에 비검으로 마무리를 지었다.
‘이걸로 둘. 하지만 술래잡기하는 기분은 영 그런데……!’
주변의 기척을 탐지하려는 순간 머리 위로 갑자기 그림자가 짙게 쳐지는 걸 느낀 그녀는 잽싸게 피하는데, 묵직한 소리가 땅에 떨어졌다.
‘뭐지? 이 깡통 박스는?’
[사도 기체 알파(α) 강림. 신도를 지키겠음.] [사도 기체 알파(α). 신도들을 지키겠음.]뭔가 했더니 박스처럼 생긴 강철의 기계가 떨어지면서 팔다리가 뽑아져 나와서는 그대로 일어나 덤벼 오기 시작했다.
‘시간을 끌려고 하는 속셈인 것 같은데…….’
이런 건 그냥 무시하면 장땡이라고 생각하면서 도망치려고 하는 순간, 머리 위에서 묘한 기척을 느꼈다.
‘그냥 방해만 하려고 떨어뜨리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네.’
흉악한 악마가 수놓아진 도복 차림에 무뚝뚝한 인상을 한 거칠어 보이는 남성. 한때 ‘데블즈 윙’이라는 악 성향 PVP 길드를 이끌던 ‘악귀(惡鬼)’였다.
그 실력은 찬성과 일대일 PVP를 일단 성립할 수 있게 만들 정도. 일반 플레이어들 중에선 최상위의 실력을 가진 ‘네임드’로서 양 사저를 막는 것은 당연히 그가 나서야 하는 일이었지만 지금 본래 계획대로 이루어지지 않아서 급히 나온 것이었다.
“찬성 님의 사저분, 한 수 잘 부탁드립니다. 그럼!”
‘무도가? 아, 찬성 사제에게 도전했다던 그 악귀인가 하는 자인가?’
“‘섬멸각’!”
공중에서 날아 차기 자세로 내려오는 악귀를 보며 양 사저는 요주의 인물이라 여기면서도 무방비한 공중에서 공격하는 자세로 내려온 것에 대해 건방지다고 생각하며 비검을 휘두르는데…….
“‘비검-사성절(四星切)’.”
‘음, 역시 찬성 님만큼의 예리함은 없어 보이는군.’
그렇다곤 해도 무시무시한 검술이었지만, 찬성의 것과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 어차피 ‘마검사’가 쓰는 비검. 4연격에 지나지 않는다. 게다가…….’
이들의 검은 대부분 급소 위주로 노린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악귀는 목을 비롯해서 추가 데미지가 들어가는 급소 부위를 막으면서 데미지를 최소화했다.
“‘섬멸권’!”
‘섬멸각’은 당연히 양 사저가 회피했기에 그는 내려오자마자 섬멸권을 시전하며 빠르게 달라붙었다.
‘초근접전을 유발? 하지만 그 정도 가지고는? 점멸을 쓸까? 아니, 그러기엔 내 자존심이 허락지 않아.’
파성검각의 검사인 자신이 초근접전을 하는 것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게 자존심이 허락지 않은 그녀. 곧바로 검을 집어 던지고 인벤토리에서 단검을 꺼내 들었다.
‘단검이라. 이쪽은 그렇게 커버할 생각인가? 잠깐, 저 자세는? 나, 나이프 파이팅?’
흔히 역수라고 말하는 아이스픽 자세로 검을 쥐고 자세를 잡는 양 사저의 모습에 악귀는 순간 놀랐지만 이내 마음을 진정시켰다.
‘어차피 지금 해야 할 일은 딱 하나뿐!’
‘역시 PVP 전문이라 다른 건가?’
그리고 건틀릿을 휘두르는 척하면서 악귀는 들어오는 공격을 보곤 곧바로 ‘용의 수염’을 꺼내어 찬성의 경우처럼 그녀의 팔을 묶어 버렸다.
“아, 이게 그 ‘전설 등급 재료-용의 수염’? 하지만 이걸 쓴다고 해서 이길 수 없을 텐데요?”
“지금 난 혼자가 아니다.”
많은 의미가 함축된 발언. 일대일 투기장과 다르게 지금은 지원도 받을 수 있으니, 그가 지원을 받으면 자신도 위험해질 것이다.
‘그러네. 여간내기가 아니야. 성가실 테니 빨리 처리하고 가야……!’
쩌저적… 쾅!
그렇게 생각한 순간, 딛고 있는 건물 바닥에 갑자기 균열이 생기더니 바닥이 무너져 내렸다.
“그러니까 이럴 때 쓰는 명언이 있지. ‘YOU JUST ACTIVATED MY TRAP CARD’.”
건물 옥상이 무너지자 악귀와 양 사저는 그대로 아래로 떨어져 내렸는데, 놀라운 것은 옥상 바닥뿐만 아니라 아래층들도 이미 부서져 있다는 점이었다.
‘어떻게? 언제?’
“처음부터 이런 계획이었던 거지.”
찬성의 사제들인 데다 이미 다른 공성전에서 그 초인적인 기량을 발휘하는 것을 본 상태였기에 직접 때려잡기보다는 맵 오브젝트와 다른 요소를 통해서 처리하는 게 옳다고 생각한 미니멈실버의 계획이었다.
그래서 애초에 원거리 팀이 여기 자리를 잡고자 이동할 때, 전국건강협회가 어그로를 끌 때, 모두 세팅해 둔 것이었다.
“머리를 잘 굴렸네요. 하지만 어리석기는. 저는 엄연히 ‘중력 마법’을 사용하는데요.”
하나 막상 당한 그녀는 시시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반박했다.
‘대체 뭐 하자는 건지? 자신이 찬성과 겨룰 때를 보지 못한 건가?’ 하는 생각이 든 것이다.
이런 곳에서 추락시켜도 낙하 데미지? 파편? 어림도 없는 소리. 그냥 마법 하나만 쓰면 아무렇지 않게 지상에 착지할 수 있다.
‘게다가 여차하면 ‘점멸’도 있고…….’
그러니 이렇든 저렇든 역으로 데미지를 입는 건 오직 저 악귀뿐일 것이다.
의기양양하게 말하는 그녀에게 악귀는 심드렁한 표정으로 지적했다.
“내가 저 쇳덩어리들을 폼으로 소환한 줄 아나?”
“쇳덩… 이?”
그제야 떠오른 ‘강철 신의 사도-알파’의 존재. 그리고 어느샌가 악귀의 다른 쪽 팔이 그 거대한 쇳덩어리들과 쇠사슬로 연결되어 있었다.
“그리고 참고로 아무리 마법이라고 해도 게임이라는 건 엄연히 복잡한 공식과 룰이 적용되지. ‘중력반전(中力反轉)’ 같은 마법도 그냥 무작정 띄우는 게 아니라, 네 마력 적응 스테이터스에 비례해서 띄울 수 있는 ‘무게’가 정해진다.”
마검사는 검사와 마법사가 결합된 직업. 그래서 각각의 스테이터스는 어중간하기 그지없다.
마력 적응 수치도 일반적인 마법사 클래스보다 워낙 낮아서 대부분의 마검사들은 ‘마법’을 보조 수단으로 사용하지 직접적인 데미지 딜링 수단으로 쓰지 않을 정도. 그러니 자연히 ‘중력 마법’의 ‘무게’도 일반 마법사보다 월등히 적다.
인간 정도의 크기라면 제약이 없다고 봐야 하지만, 바위라든가 저런 거대한 고철 덩어리 ‘강철 신의 사도’들은 그녀로선 절대 띄울 수가 없는 것이다.
“아니면 지금 ‘점멸’ 빼시든지.”
‘보아하니 내가 ‘점멸’을 빼길 원하는 것 같은데… 아껴 놔야겠어. 일단 착지 데미지는 ‘중력 방패’로 막으면 그만이야.’
이따위 책략에 쓰러지면 그거야말로 ‘파성검각’의 제자 자격이 없는 거라고 생각한 양 사저는 곧바로 ‘중력 방패’를 사용해서 무너진 돌과 먼지가 자욱이 낀 바닥에 데미지 없이 착지했다.
“정말 헛수고만 해 대는군요.”
“그럴 리가. 살덩이 님!”
“‘철벽 전개’!”
착지하자마자 의기양양해하던 양 사저는 눈앞에 갑자기 거대한 철벽이 올라오는 것을 바라보게 되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철벽에 ‘전설 등급 재료-용의 수염’이 끼어서 올라가게 되고, 마치 낚싯줄에 걸린 것처럼 악귀와 같이 대롱대롱 매달린 양 사저는 깜짝 놀라 그것을 넘어가려고 하지만…….
“쿠룩! 됐군요. 몰아넣었습니다!”
“쏴! 쏴! 못 올라오게 쏴! 딜이고 나발이고! ‘충격탄’!”
“악귀와 손이 묶인 시점에서 우리의 승리다! 철벽만 못 타게 막아!”
부서진 옥상의 틈으로 귀신같이 복귀한 찬성의 파티 일행이 사격과 마법으로 ‘철벽 전개’의 벽을 넘어오려는 양 사저를 절대 못 넘어가게 견제에 성공.
이번엔 위험하다는 생각에 그녀는 ‘점멸’을 사용해서 드디어 ‘전설 등급 재료-용의 수염’에서 벗어났고, 얼른 달려서 건물의 문을 뚫고 나가려 하지만…….
‘막혔어? 그러면 베어서라도! 대지 속성엔 구조물 추가 데미지도 있으니……!’
한시라도 이 좁은 건물 내부를 나가고자 그녀는 마법과 함께 검을 휘둘러서 문을 파괴하려 했지만, 잠긴 문은 그녀의 검에 데미지는 받았지만 부서질 기미조차 보이지 않았다.
‘뭐야? 이게 어떻게 된 거지?’
구조물 추가 데미지가 달려 있는 마법까지 걸어서 공격한 건데 부서지지 않는 것에 당황한 그녀에게 악귀는 철벽 전개의 철벽에 앉은 채로 친절하게 설명해 주었다.
“사쿠라마치 길드 애들이 말 안 해 줬나? 너희는 주요 건물 곳곳에다가 돈을 처발라서 너무 튼튼하게 만들었어. 전장을 중앙 대로로 한정하기 위해서 말이지.”
‘…아!’
절대 ‘교토 특구’를 잃어선 안 된다는 萬千花의 집념이 만들어 낸 작품. 대부분의 교토 특구 건물들에 업그레이드를 끝낸 것도 모자라서 주요 전략 포인트에 있는 건물들은 아예 돈을 쏟아부어 버릴 정도로 업그레이드를 때렸다.
“그 나무로 된 문짝도 그냥 나무가 아니라 ‘(전설)장인이 만든 세계수 합판’이죠. 우리도 이 천장들 부수려고 많이 고생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군자금이 해결해 주더군. 한 층당 600만 원, 총 3천만 원어치 ‘(영웅)최상급 건물 파괴용 다이너마이트’를 때려 부었습니다.”
돈으로 튼튼하게 지은 건물을 부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역시 돈으로 부수는 것.
이래서 군자금이라는 게 중요한 것이었다.
아무튼 자신이 완벽히 함정에 빠졌음을 자각한 ‘양 사저’는 앞으로 수십 초가 더 남은 ‘점멸’의 쿨 타임을 슬쩍 보고…
“점멸 쿨 타임이 오기 전에 끝을 내죠.”
동시에 덤벼 오는 악귀와 위에서 쏟아지는 마법과 사격을 비롯한 공격을 바라보며 꺾이지 않고 검을 휘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