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of Sword Castle RAW novel - Chapter 360
360화.
내성의 입구. 내성의 성벽이 내려가자 사쿠라마치 길드의 진영에서는 돌입하려는 적들을 막기 위해 방어진을 짜고서 적들을 맞이할 준비를 했다.
“후우… 2시간만 버티면 된다는데…….”
“근데 후방은 대체 뭘 하다가 그렇게 발린 거임?”
“니들이 검왕 상대해 봐, 그럼! 그거 진짜 사람이 아님!”
“사람이 아니면 대체 뭐기에…….”
웅성웅성…….
떠들면서 긴장하기 시작하는 사쿠라마치 길드원들. 이제 2시간만 버티면 공성전 수비 성공임에도 그들은 모두 단 한 사람의 유저에 대한 공포에 질려 있었다.
‘검왕(劍王)’. 후방에 잠입해서 거의 1만 킬에 가까운 학살을 해 댄 유저인지라 다들 공포에 질릴 수밖에 없던 것이다.
“경험치 다운 개무서워. 검왕 혼자서 대체 경험치를 얼마나 빨아먹었을까?”
“히이익… 솔직히 보상이라든가, 우리 길드 돈 주는 거 아니었으면 여기 안 있었지.”
“이미 도망간 애들도 적지 않게 많지.”
“괜찮아. 그, 그래도… 검왕이니까 여긴 오지 않을 거야. 여태껏 사례를 봐도 검왕은 후방이나 측면 같은 약점을 노리는…….”
“저, 정면에 검왕이다!”
한참 대화하던 차, 사쿠라마치 길드원들은 천천히 걸어 들어오는 적들의 가장 맨 앞에서 찬성이 위풍당당하게 걸어오는 모습을 발견한다.
“아니, 왜? 왜 정면인데? 다른 데 침입 루트 있잖아!”
“가, 가짜일 수 있잖아! 지금까지 페이크 작전이 몇 번인데! 기, 긴장하지 말고 대처해.”
“이, 일단 점사하는 게?”
“월광 대책으로 벽이랑 덫 세워! 뒤에 말해서! 같은 수에 당하면 안 돼!”
사쿠라마치 길드도 바보는 아닌 듯 같은 수에 당하지 않겠다는 일념으로 찬성을 막아 낼 준비를 한 것이다.
“이때다! 찬성 님을 날려!”
“네!”
하지만 반대 측인 KOREA 길드와 야천 길드도 찬성의 진입을 위해 생각해 둔 게 많았고, 전열에 있는 모든 인원이 찬성을 향해 버프와 축복을 걸어 주었다.
“이제 많이 빨라질 겁니다! ‘초신속’!”
“그에게 무너지지 않는 용기를… ‘용기의 축복’!”
“선조시여, 그에게 힘을! ‘선조의 가호’!”
“어둠이… 그를 감싸리로다. ‘어둠의 장막’!”
“전진하라! ‘돌진의 외침’!”
“그에게 힘을…….”
‘…오? 이건?’
순식간에 찬성의 몸에 수십 개의 버프와 축복 스킬들이 모조리 걸려 오기 시작했다.
미니멈실버가 사전에 지정해 둔 멤버들로, 중복되지 않는 선에서 현재 ‘어나더 월드 아카이브’에 존재하는 모든 종류의 버프 마법을 받은 찬성이었다.
‘이거 상당히 재미있네?’
각종 버프들로 인해 오색찬란한 아우라가 빛나면서 찬성의 몸집은 기존보다 2배가량 커졌고, 그는 인간보다 월등히 큰 사이즈임에도 무서운 속도로 사쿠라마치의 진영에 파고들었다.
“다들 생존기 올려! 무적기 아끼지 마! 죽는다!”
“히이익! ‘금강불괴’!”
찬성이 코앞에 다가와 검을 휘두르자 전열에 있던 자들은 다급하게 생존기들을 올리기 시작했지만, 찬성은 거기다 딜링 스킬을 낭비할 생각이 없었다.
“‘비검-칠성운(七星雲)’, 은하검법 비전 3식 ‘갈라져 내리는 항성(恒星)’!”
찬성의 앞으로 검이 베어지고, 7개의 공간의 틈이 열려서 그곳으로 앞에 있는 자들이 빨려 들어가면서 자세가 무너졌다.
빨아들이는 차원의 틈 7개는 데미지가 없는 상태 이상으로 취급이 되고, 찬성에게 대응하려던 전열은 순식간에 무너져 버렸다.
“지나갑니다~”
찬성은 그 방패와 무기를 든 전열을 뛰어넘어 돌파해서 이제 뒤에 자리 잡고 있던 사쿠라마치 길드원들을 본격적으로 베기 시작했다.
쓰러지거나 무너진 사쿠라마치 길드의 전열은 당연히 뒤따라오는 아군 병력들이 처리해 나갔다.
“우리가 혜택 보는 거지만, 진짜 이거 심하다는 생각밖에 안 드네.”
“편해서 좋으면서. 빨리 처리해.”
“앞에 봐. 은하검법 비전 2식 ‘펼쳐지는 성운’이 7개나 깔려서 장벽이 되고 있어.”
“원거리 딜러랑 법사들 운다, 울어.”
야천 길드와 KOREA 길드원들은 불도저처럼 밀고 나가는 찬성의 전투력에 기염을 토하며 그를 따라가면서 널브러져 있는 사쿠라마치 길드원들을 청소하면 될 일이었다.
그헝헝헝!
‘아, 숫자가 많으니 역시… ‘사자분신’이 바로 터지네.’
베고, 또 베고, 베어 나가는 찬성.
하지만 역시 내성으로 들어가는 입구는 좁고, 적의 밀도와 숫자는 높아서인지 각종 마법과 저주, 상태 이상 스킬들도 날아와서 금방 ‘알기에바’에 등록된 ‘사자분신’ 스킬이 소모된다.
그 이후로도 다른 상태 이상 스킬들도 밀고 들어왔지만, 찬성만 전담하는 지원 공격대에 의해서 순식간에 모조리 해제되어 버렸다.
“우리는 찬성 님이 활약하는 것만 신경 쓰면 됩니다. ‘디스펠’!”
“다른 유저는 자잘하게 도트 힐이나 주세요. ‘저주 해제’!”
“자기 전담 해제 스킬… 다른 데 쿨 빼지 말고, 찬성 님에게 올인올인! ‘중독 해소’!”
이른바 찬성 여포 전략. ‘비검’의 제약도 없으니 버프에 버프를 겹치고, 상대의 디버프에 대응하는 팀을 만들어서 찬성의 전투력을 극강으로 올려서 모조리 썰어 먹는 방법이었다.
실력, 아이템 모두 최정상급인 찬성을 이렇게 지원해 주니 가히 천하무쌍. 불도저처럼 사쿠라마치 길드원들을 정면에서 썰어 넘겼고, 막지 못한 그들은 결국 내부까지 진입을 순식간에 허락하고 말았다.
“하아~ 정말 볼 때마다 어지럽군요. 하아아…….”
萬千花는 그래도 시간 좀 끌라고 나름 레벨이나 장비 수준이 뛰어난 친구들로 구성해 두었던 전열이 스티로폼처럼 부서져서 돌파당하는 걸 보자 한숨이 절로 나왔다.
“그냥 맨몸으로 막으라고 하는 게 나을 것 같은 느낌이네요. 이러나저러나 버티질 못하니… 그나저나 어라? 그 사저분, 어디 갔습니까? 부활을 이미 했나?”
가디언의 방에서 전황을 살피던 萬千花는 유령 상태로 뒤따라오던 양 사저가 사라진 것을 보고 의아해했다.
“삐져서 돌아가셨다. 나가서 수련을 더 한다더군.”
“네, 네? 네에? 아, 아니?”
“그러게 적당히 했어야지.”
“으아아아아!”
핵심 카드가 전장을 이탈해 버린 상황. 그에겐 가장 치명적인 사태로, 양 사저의 이탈에 멘탈이 터진 건지 비명을 질렀지만 그렇다고 뭐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하아아아… 진짜 왜 이렇게 악재에 악재만… 그래도! 그래도 앞으로 2시간만! 2시간만 버티면!”
萬千花는 굴하지 않고 인터페이스 창을 열심히 두드리면서 길드원들에게 지시를 내렸다.
***
입구를 돌파하면서 내성 돌입을 성공적으로 이끈 찬성. 하나 성내를 돌파해서 ‘가디언’에게까지 가는 여정은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무, 무슨 함정이 이렇게 많아!”
“萬千花 그 새끼가 겁나 깔아 댄 거겠지.”
“내성에 지구 방위 요새만큼 돈을 쏟아부었군.”
‘…뭔가 많긴 하네.’
저항하는 사쿠라마치 길드원들보다 더 성가신 것은 바로 철저히 요새화해 둔 성내의 수많은 함정들이었다.
특히나 공성 측을 화나게 한 것은 대놓고 길을 막아 버리려고 세워 놓은 ‘미스릴 장벽’들이었다.
“아니, 이건 아니지!”
“디스트로이어 불러!”
“진짜 졸렬하네, 일본 놈 새끼들…….”
“길을 다 막은 건가요?”
“네, 그렇게 보입니다. 검왕 님은 다른 루트로 돌아가시죠. 저거 부수는 데만 한 세월이라.”
설마 모든 길을 막았을 거라곤 생각하지 않았기에 일단은 다른 진입로를 찾기 위해 찬성은 빠르게 움직였다.
성내의 구조는 대강 알기 때문에 이곳이 막히면 어떻게 가야 할지 알아서 다른 루트로 향하던 중, 드디어 사쿠라마치 길드원들이 진을 치고 있는 것을 확인하게 됐다.
“저기다!”
“으아아! 거, 검왕이다! 도망쳐!”
“여기 검왕! 검왕이 나타났다아아아!”
찬성을 보자마자 이젠 싸울 생각도 안 하고 도망치기 시작하는 사쿠라마치 길드원들. 찬성은 길이 확인된 것을 보면서 쭉 진격을 하는데…….
“지금이다! 어서 내려!”
“어?”
쿠우우웅!
가던 중에 아까 전 보았던 미스릴 장벽이 찬성의 뒤를 막아 버렸다.
찬성의 발이 워낙 빠른 탓에 뒤따라오던 인원들과 딱 벌어진 타이밍에 미스릴 장벽을 내려 버린 것.
‘과연, 실내에 고립시켜서 싸우게 하려는 건가?’
고립이라곤 해도 이미 밖에서 실컷 적 후방을 혼자 때려 부술 정도인 찬성의 무력인데…….
‘하긴 여기라면 엄폐물이나 도망칠 곳도 없으니 또 이야기가 다르겠네.’
“잡았다! 저기 검왕 혼자다! 디스펠, 저주, 디버프 다 넣어!”
‘그래도 최선을 다해 맞서 주는 건 좋네.’
그래야 찬성 자신도 싸우는 맛이 있다.
그는 덤벼 오는 적들을 상대로 달려가면서 ‘비검’을 휘둘러 맞서려고 하는데…….
“빠져! 빠져! 대상이 된 자는 빠져!”
‘어라?’
자신에게 디버프 같은 걸 거는 건 같았지만 싸우는 태도가 뭔가 소극적으로 변한 듯한 느낌을 받은 찬성. 적어도 탱커들이나 근접 클래스들은 다가와서 싸우려고조차 하지 않는 게 묘한 느낌이 들었다.
“철저히 생존! 생존! 공격은 최소로만 하고 생존에 힘써라! 귀환 스크롤만 못 쓰게 하면 돼!”
‘설마 이 사람들…….’
“우리 목적은 저 괴물을 여기 묶어 두는 것! 철저히 디펜스! 디펜스다!”
‘아… 전략을 바꾼 거구나.’
“틈이 보여도 쓰러뜨릴 생각 하지 마라! 부활 포인트로 가서 다시 살아나는 게 더 성가시다!”
‘아, 나를 고립시켜서 버틸 생각이구나.’
찬성은 ‘과연 이 대응책이 자신에게 통할까?’ 생각하던 차… 그들의 뒤에도 미스릴 장벽이 묵직한 소리를 내면서 내려오는 것을 발견했다.
‘…퇴로도 막았어? 게다가… 뭐지? 저 진영은…….’
그러면서 남은 상대 약 30명은 벽을 등진 채 방패를 위아래로 벽처럼 세워 간이 요새처럼 만들고, 마법사들이 보호막 마법을 이중, 삼중으로 사용했다.
“크하하핫! 바로 존버 전략이다! 내 KKO 주식처럼! 언젠가 다시 비상할 날만 기다리면서 숨만 쉬며 사는 거지. 귀환 주문서 쓰는 거만 방해할 거다!”
“아하…….”
“수성전을 위해서 마련한 전략! 봐라! 여기 방패를 든 탱커들은 로열 가드로 수비의 제왕! 최고의 물리 내성 80퍼센트와 물리 방어력을 가지고 있으며 마법 저항도 상당히 높지. 거기에 이 방패의 벽 뒤에서 보호받는 신관과 마법사들 모두 방어 마법과 상태 이상 저항 지원에 특화되어 있다! 거기에 네놈에게 건 디버프까지 있지!”
‘성가신 방법을…….’
단순히 생존 전략이 아니라 지형적으로 찬성을 고립시킨 뒤, 귀환을 하지 못하게 철저히 방어적으로 버티는 전략이었다.
물리 방어력은 의미 없으니 물리 내성과 마법 방어력 모두가 강한 로열 가드 클래스로 방패의 장벽을 세웠고, 그 안에는 상태 이상 저항을 주는 대지 종파 신관에다가 각종 방어 마법에 특화된 수(水) 속성 특화 위저드들까지 편성해서 짠 방어진이었다.
萬千花가 그동안 마련한 여러 전략 중 하나로, 앞의 전략들이 찬성에게 막히니 꺼내 든 다음 카드였다.
‘…모순(矛盾)이라는 말이 떠오르네.’
최강의 창과 최강의 방패가 부딪치면 어떻게 되냐는 고사성어를 떠올린 찬성은 그들이 과연 자신의 검을 버틸지 기대하며 앞으로 달려 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