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of Sword Castle RAW novel - Chapter 362
362화.
그러곤 죽어서 유령 상태가 되어 부활 거점에 복귀하게 된 미니멈실버였다.
[아무튼 찬성이 구출 작전은 성공했어요. 같은 전략에 안 당하도록 주의합시다.]푸른 영체 상태로 담담하게 KOREA 길드원과 야천 길드원들 사이에서 보고를 했다.
이미 찬성은 귀환한 뒤 다시 진입해서 전선을 돌파하는 중. 이번에는 아까 같은 고립 작전에 당하지 않도록 전진하는 부대와 같이 발을 맞춰서 순조롭게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미스릴 장벽 파괴했습니다!”
“앞에 청소해 둘게요!”
“네이! 직선 루트로 가죠.”
그렇게 전략을 바꿔서 찬성 중심으로 전진하며 일점 돌파, 가디언의 방까지 파죽지세로 올라가는 상황.
가디언의 방에서 뒤늦게 찬성 고립 전략이 실패했다는 걸 들은 萬千花는 이마를 부여잡고 탄식을 내뱉었다.
“어떻게… 어떻게 이런 개 같은 일이……. 아니, 돈에 눈이 멀어 가지고… 이기면 분명… 분명 큰 포상을 한다고 그렇게 말해 놨는데…….”
“사람은 결국 눈앞의 이익에 눈이 머는 법이지. 그런 걸 예방하고자 했으면 저기 기둥들 몇 개 빼고, 그 결사대원들에게 넉넉히 선입금을 했으면 됐을 텐데…….”
“…그, 그런 수가!”
아사쿠라의 지적에 미처 깨닫지 못했던 부분을 깨닫는 萬千花. 만약 그랬다면 약 1시간 뒤 승리의 미소를 짓고 있었을 가능성이 더 높다고 생각하니 위장이 더욱 쓰려 왔다.
“이젠 정말… 남은 카드가 없는데. 그저 길드원들로 막는 것뿐… 남은 시간 1시간… 과연 버틸 수 있을지.”
“슬슬 내가 갈 차례겠군. 지금 나서서 막는 게 딱 최적 아닌가?”
예정보다 이른 1시간 남은 타이밍. 아사쿠라는 일어나서 먼저 움직이기 시작했다.
萬千花는 그의 선견지명이 대단하다고 느낀 게, 그도 지금 딱 투입되어 달라고 요청할 생각이었는데 아사쿠라가 먼저 일어나서 움직인 것이었다.
“대사형을 막을 건 나뿐이니 말이지. 보자~ 지금부터 한… 45분 정도 시간 끌면 가디언의 방 앞에 수비 라인 굳히고 무난하게 이기겠지?”
“저, 정확하십니다.”
“딱 보면 아는 건데 대단할 게 없지. 그걸 말하면 이제… 대사형도 전력을 다해서 싸우러 오겠지. 그럼 가 보도록 하지.”
시큰둥하게 말하면서 검을 들고 움직이는 아사쿠라. 萬千花는 양손을 모으고 그가 부디 45분… 아니, 30분이라도 시간을 끌어 주길 간절히 빌면서 파죽지세로 밀고 오는 찬성 일행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
***
한 번 한 실수는 두 번 하지 않는다.
찬성이 합류한 부대는 앞으로 나아가면서도 위쪽에서 미스릴 장벽이 내려오는 것을 확인하거나 지연할 방법을 깨달아서 철저히 고립되지 않게 했고, 여차할 경우 찬성의 후퇴를 보장할 수 있게 기동성만은 그를 따라갈 수 있는 도적, 레인저 계열 클래스들이 따라붙어서 계속 나아갔다.
“이제 얼마 안 남았죠?”
“예, 곧 가디언의 방입니다. 적들은 뭐… 찬성 님만 보면 도망가니까요.”
지원을 받고 전열을 혼자서 돌파해 버리는 찬성의 극강함에 사쿠라마치 길드원들은 전력을 다하든 아니면 도망치려고 하든 상관없이 모두 평등하게 찬성의 검에 쓰러지는 신세였다.
그런 만큼 방해되는 건 오직 ‘미스릴 장벽’ 정도인데, 방해가 없다면 부수는 데는 약 5분이었으나 여기에 또다시 지혜가 발휘된다.
“사람 두어 명 지나갈 정도의 핀 포인트로만 부숴! 찬성 님이 먼저 가서 커버해 주면 그 뒤를 따라가면 되니까!”
“그러면 시간 단축이 되긴 하겠네요.”
그렇게 두어 명이 지나갈 구멍 정도로만 핀 포인트로 부숴서 찬성과 선발대가 먼저 들어가서 상대 진영을 부수고, 후발대가 따라가는 식으로 어떻게든 진격 속도를 올려 나갔다.
남은 공성전 시간 약 50분. 이제 진짜 막바지에서 찬성과 KOREA 길드원이 열심히 주파한 결과 드디어 가디언의 방이 있는 층에 도달하게 됐다.
“드디어 여기군요.”
“남은 시간 50분. 가디언의 방에 가서 처리하면……! 승리입니다.”
“시간 좀 남았으니 말이죠. 검왕님! 얼른 가죠!”
그렇게 다들 신명 나게 달려서 가디언의 방이 있는 층에 도달했지만, 예상한 대로 사쿠라마치 길드원들은 그곳에 최종 방어선을 짜고 있었다.
저쪽도 이제 50분가량만 버티면 된다는 생각으로 결사 항전을 위해 최대한 시간을 끌도록 앞에 수많은 함정과 부비트랩, 마법진 등등을 설치해 두고 대비 중이었다.
“후… 진짜 막강하게도 방어진 튼튼하게 짜 놨네. 특히나 좁은 곳에서 짠 방진이라서 보통 방법이면 네임드급을 꼬라박아도 돌파가 힘들겠지만, 우리에겐 찬성 님이 있으니…….”
“네, 그럼 바로 가 볼게… 아니다, 잠시만요.”
“왜 그러십니까? 음?”
사쿠라마치 길드원들이 짠 진 앞으로 한 사람이 걸어 나오고 있었다.
찬성은 바로 그를 알아보고 앞으로 나서는데…….
“아사쿠라 사제!”
“대사형께 예를 올립니다.”
반갑게 맞이하는 찬성에게 양손을 모아서 예를 갖추는 아사쿠라. 엄연히 같은 사문의 사제 관계이니 예는 당연한 것이었다.
찬성은 그 예를 받아 주면서 아사쿠라 사제에게 물었다.
“그래, 양 사저에게 사정은 들었는데… 꼭 이런 방법이어야만 했는지 의문이네.”
“이런 상황이어야 대사형은 전력을 다할 거라고 사저가 이야기하지 않았습니까?”
“전력이라. 그게 그렇게 중요한가 싶은데 말이지. 게다가 꼭 오늘 공성전이 아니어도…….”
“시간 없지 않습니까? 대사형. 이제… 46분 남았는데 말이죠.”
“…….”
손목시계도 없는데 손목을 가리키면서 시간의 급박함을 설파하는 아사쿠라. 찬성은 그것을 깨닫고 결국은 아사쿠라를 돌파해야만 저 뒤에 있는 진영과 가디언의 방으로 갈 수 있음을 짐작했다.
“우리 사문은 왜 이렇게 대화가 안 되는 건지.”
“대사형도 답답한 축이었습니다.”
“아무튼 둘이 싸우기엔 좁은데, 더 좋은 자리 있니?”
“저도 그 생각은 했습니다. 저기 옆의 방을 쓰도록 하죠. 꽤 큽니다.”
가디언의 방 옆. 본래는 가디언의 방으로 들어간 병력들의 뒤를 숨어 있다가 튀어나와서 노리기 위한 곳이었지만, 지금은 가디언의 방 앞에 두껍게 진을 치거나 다른 쪽에서 전투 중이었기 때문에 빈방이었다.
찬성과 아사쿠라는 그쪽으로 이동했고, 양측 군대는 둘의 이동을 지켜보다가 어쨌든 시간이 없는 KOREA 길드와 야천 길드 측이 먼저 공세를 시작함으로써 결전이 시작됐다.
“우리도 시작하죠, 대사형.”
“그래, 시간도 없으니… 간다!”
그리고 광대한 방으로 자리를 옮긴 찬성과 아사쿠라의 결전도 시작이 됐다.
찬성은 안에서 가디언을 잡을 시간도 벌어야 해서 지체할 시간이 없었기에 단숨에 쓰러뜨리고자 시작부터 큰 수를 쓰기로 했다.
[파성검각 비검-팔성극(八星極)]8연 발도술의 팔성극. 그 공격은 회피를 하든 막아 내든 찬성의 베기는 멈추지 않고 상대의 급소를 노리는 것이다.
양 사저를 끝낸 그 스킬을 찬성은 간 보기를 겸해서 시작하자마자 시전했고, 아사쿠라는 순간 당황했지만 눈앞에 다가오는 찬성의 검을 보면서 급히 스킬을 사용했다.
“‘용의 비늘’!”
‘생존 스킬?’
일단은 찬성의 공격에 버티기 위함인 건지 아사쿠라의 몸 피부가 비늘로 뒤덮였다.
기껏 준비한 게 고작 이건가 싶은 찬성은 ‘비검-팔성극’의 검날이 아사쿠라의 급소에 닿는 것을 지켜보는데…….
[시스템-당신의 공격이 ‘아사쿠라’에게 84의 데미지를 입혔습니다.] [시스템-‘아사쿠라’에게 ‘반사 데미지’로 42의 데미지를 받았습니다.]‘반사… 데미지?’
반사 데미지. 말 그대로 공격 데미지의 일부를 공격자에게 돌려주는 시스템이었다.
과거 RPG 게임 같은 곳에서 자주 나오던 방식으로, 사용자의 집중력과 컨트롤을 가늠하는 요소였지만 가상현실 게임인 ‘어나더 월드 아카이브’의 PVP에서는 주된 요소로 취급되진 않아서 그 비율이 낮게 설정되어 있었다.
가상현실이라서 자유도가 높은 만큼 공격자에게 데미지를 ‘확정적’으로 주는 ‘반사 데미지’ 요소는 일방적 불쾌함을 낳을 수 있어서 각종 아이템이나 스킬 옵션으로 넣거나 해도 한 자릿수 비율로 매우 낮게 측정되어 있었고, 해당 옵션이 붙은 아이템도 극히 희귀했다.
[시스템-당신의 공격이 ‘아사쿠라’에게 92의 데미지를 입혔습니다.] [시스템-‘아사쿠라’에게 ‘반사 데미지’로 46의 데미지를 받았습니다.]‘두 번째도 같아?’
두 번까지 베었는데도 같은 현상을 보자, 찬성은 급히 ‘비검-팔성극’의 출수를 멈추고 뒤로 한 발 물러나서 아사쿠라를 향해 물었다.
“이거… 어떻게 된 거야? 데미지가 왜 이렇게 많이 반사가 되는 거지?”
“‘용혈 검사’의 스킬 중 ‘날카로운 비늘’이라는 5퍼센트의 물리 데미지 반사 스킬이 있습니다. 참고로 전 그거 ‘비전’까지 배워서 데미지 반사 비율이 1.5배 올라서 7.5퍼센트의 데미지 반사를 가지고 있지요.”
“…그게 전부가 아니던데?”
“아직 안 끝났습니다. 그리고 ‘(신화)바위 신의 정수(장신구)’, ‘(신화)검은 고룡의 비늘 갑옷(갑옷)’, ‘(신화)네메시스의 비탄(반지)’, ‘(신화)복수심에 불타는 이빨(반지)’… 모두 다 2.5~5퍼센트씩 데미지 반사 옵션이 들어가 있죠.”
“…헐…….”
하지만 세상 모든 게임 속에는 하지 말라고 해 놓은 짓을 기어이 하는 작자들이 있었다.
그래, 반사 뎀 세팅하지 말라고 신화 등급 같은 데에 그 옵션을 뿌려 놨는데, 기어이 모아서 50퍼센트 데미지 반사율을 맞춘 것이었다.
본래 이 아이템들은 ‘사쿠라마치 길드’의 萬千花가 찬성을 상대하기 위한 카드로 계획했었는데, 마침 아사쿠라 사제가 ‘용혈 검사’인 덕분에 7.5퍼센트의 데미지 반사율을 이미 가지고 있어서 시너지도 났기에 모조리 투자해 준 것이었다.
“그래서 데미지 반사율 50퍼센트. 대사형이 공격에 성공하면 그 절반의 데미지는 대사형에게 돌아가는 셈이죠.”
“과연… 그것참 까다롭네.”
이러면 자신이 강하게 공격해도 문제고, 약하게 공격해도 문제.
상대의 생명력을 깎으면서 자신의 생명력도 신경 써야 하는 매우 어려운 상황. 자신을 상대하기 위해 전략을 잘 짜 온 것이었다.
‘…게다가 용혈 검사는 전사계 중에서 상당히 튼튼한 축이라고 했지?’
전투 스타일 설계 자체가 피해를 견디거나 극복하면서 거칠게 싸우는 스타일인 ‘용혈 검사’였기에 탱커 못지않게 상당히 튼튼한 축이고, 자가 치유 스킬도 보유하고 있는 타입이었다.
“어떠신지요.”
“뭐랄까, 아사쿠라 사제치고는 방법이 좀스러워. 기껏 한다는 게… 그리고 나 엄연히 ‘검기 제어’라든가 있어서 무기 데미지 타입을 ‘마법’으로 변경이 가능한데…….”
“저도 압니다. 이 방법이 치졸하고 더럽다는 걸 말이죠. 아, 그리고 ‘용혈 검사’는 마법 방어력과 저항력도 튼튼해서 문제없습니다.”
“사제는 대체 뭐가 하고 싶은 거야?”
자신과 싸워 이기려고 열중한 양 사저와 다르게 이쪽은 대체 뭐가 하고 싶은 건지 이해가 가지 않는 찬성.
그냥 치졸하게 버텨서 이 공성전에서 이기는 걸 목표로 하기에는 아사쿠라 사제는 늘 진중하고, 검(劍)에 대한 열정이 가득한 사람이었기에 그와는 너무 어울리지 않는 방법이란 생각이 들어 한 번 더 물은 것이었다.
“확실히 이런 치졸한 방법은 저와 어울리지 않죠. 하지만 보고 싶은 게 있으니 어쩔 수 없습니다.”
“뭐가 보고 싶기에. 그, 내가… 난처해하는 모습?”
“대사형의 전심전력(全心全力)과 한계를 보고 싶은 겁니다.”
“아니, 그런 거라면 다른 방법으로도 얼마든지…….”
“진정한 한계라는 건 극한의 상황에 몰려야 나오는 법이죠. 대사형은 그동안 그런 경우가 있었습니까?”
기이한 질문을 하는 아사쿠라 사제를 찬성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눈으로 바라보는데, 아사쿠라 사제는 아직도 자신의 말을 이해 못하는 찬성을 보고 한숨을 쉬며 말을 이어 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