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of Sword Castle RAW novel - Chapter 363
363화.
“있었다고 생각하겠지만 대사형은 없을 겁니다. 뭐니 뭐니 해도 약관(弱冠)의 나이에 파성검각의 비검을 9성까지 모두 체득하신 몸이니까요. 보통 사람은 ‘비검’의 깨우침 하나만 해도 인생을 걸어야 하는데…….”
“그… 재능에 대한 불합리를 성토하고 싶은 거니? 아사쿠라 사제도 충분히 재능 있는데 말이지.”
“아뇨. 그런 거야 이미 실컷 했습니다. 하지만 저도 ‘비검’을 깨우친 이후로는 깨달음을 얻어서 따라가면 그만이라 생각했고, 대사형 같은 분과 같은 시대에 태어난 걸 축복으로 여겼습니다. 우리는 보지 못할 경지에 대사형이 가 줄 거라고 생각했으니 말이죠. 그것을 볼 수라도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어, 어. 고맙다.”
갑자기 칭찬 무브를 하게 되니 당혹스러운 찬성이었지만, 이건 본론으로 넘어가기 위한 밑 작업일 뿐이었다.
“그런데 사고를 당하시고 나니, 우리의 희망도 볼 수 없게 되었죠. 네, 그래서 보려고 저는 저 속물과 손잡은 겁니다.”
“그거… 뭐라 할 말이 없네.”
“그러니 보여 주십시오. 대사형의 진면목을! 이 역경을 돌파하는 모습을!”
멋지게 말할 만한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어쨌든 아사쿠라의 뜻을 대강 이해한 찬성은 그를 쓰러뜨리기 위해 앞으로 달려 나갔다.
‘물리 데미지 반사, 결국 ‘검기 제어’로 처리해야 하는 걸 강요. 하지만 마법 방어력이 높다라.’
“어설프게 생각하셔도 답이 나옵니까?”
‘일단은……! 용혈 검사의 스킬들을 소비시켜야 해. 그리고 내 생명력 수치도 신경 써야 하고…….’
‘검기 제어’를 사용하더라도 물리 데미지는 일부 들어가기 때문에 여지없이 반사되어 돌아온다.
찬성은 자신의 생명력을 신경 쓰면서 튼튼한 상대를 조져야 하는데, 그것도 제한 시간 내에 없애야 하는 가혹한 조건을 맞이했다.
‘어설프게 극딜하면 반사 데미지에 내가 죽고, 그렇다고 시간을 끌면 공성전은 끝나고…….’
“뭐 합니까? 대사형! 생각으로 뭐 하는 타입이 아닐 텐데요? ‘비검-오성화(五星花)’!”
게다가 상대는 자신과 같은 파성검각의 검사. 방심할 틈도 없다.
묵직해 보이는 대검에 어울리지 않는 속도로 휘둘러지면서 ‘비검’이 자신에게 날아오니 결코 방심할 수 없었다.
‘다들 여기서 육체의 제약을 벗어나서 그런가? ‘비검’의 성취도 올랐어!’
“하아앗! ‘용격참(龍擊斬)’!”
콰아아앙!
비검뿐만 아니라 스킬까지 사용, 찬성을 몰아치는 아사쿠라였지만 생각보다 큰 압박을 느끼지 않는 찬성이었다.
클래스 특성상 ‘용혈 검사’는 공격력과 방어력은 준수하지만 속도에 추가적인 보정이 없어서 결국 속도에서 찬성을 앞서진 못했다.
‘그렇지만 시간을 끌어서는 안 돼. 이젠 시간이…….’
이러는 와중에도 흐르는 시간. 필시 옆에서는 자신이 없는 상태에서 ‘가디언의 방’으로 들어가는 문을 뚫지 못하고 있을 것이다.
한시라도 빨리 아사쿠라 사제를 쓰러뜨리고 가야 하는 상황. 하지만 어설프게 딜하다간 자신도 역으로 피해를 받아서 죽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찬성은 아사쿠라 사제를 상대하며 고민에 고민을 더했다.
‘이거 상당히 어려워! 비검이든 뭐든… 가진 카드를 어떻게 조합해야 이걸 뚫을 수 있지?’
설마 상대가 ‘반사 데미지’ 조합이라는 걸 가지고 왔을 줄은 몰랐던 찬성은 자신의 게이머적 지식이 부족한 것을 처절히 느꼈다.
하지만 그래도 그는 포기하지 않고 아사쿠라 사제와의 공방을 계속 이어 나가면서 평범한 게이머라면 이 상황을 어떻게 돌파해 나갈지 고민하면서 자신이 가진 수단을 하나하나 따져 보았다.
‘비검은 결국 히트 하나뿐이야. 은하검법 중에서 대인전용 스킬 중 가장 데미지가 높은 건 ‘은하검법 3식-항성’뿐. 강력한 단타로는 무리겠지?’
강력한 데미지에 대한 대비는 상대도 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면 차라리 여기서 도망을 쳐야 하나, 고민이 들었지만 사제가 이렇게까지 자신과 싸우는 걸 원했는데 도망치는 것도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력을 다하라곤 하지만 이러면 역으로 전력을 다할 수가 없지 싶은데…….’
성가신 반사 데미지. 찬성은 어찌해야 좋을지 갈등하면서 공방을 이어 나갔다.
아사쿠라의 공세는 상대적으로 느리지만 묵직했고, 게다가 ‘용혈 검사’의 스킬들은 광역 범위를 가진 것들이 많아서인지 조금씩 찬성이 갉아먹혀 들어가고 있었다.
‘한 방도 안 될 것 같고, 그러면 결국 남은 방법은…….’
모든 스킬을 투자해서 동귀어진 정도. 하지만 그래 봐야 공성전은 실패나 다름없다.
결국 답은 여기서 도망치는 것. 차라리 단체 전투로 돌아가서 아군의 보조를 받으면서 싸우는 게 최선의 방법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하지만 여기서 물러날 순 없지.’
대사형으로서의 체면도 그렇고, 아사쿠라 사제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
이 극한의 상황을 극복하는 걸 보고 싶어 하는 것이니, 그 생각에 보답해 주고자 찬성은 집중해서 방안을 짜내 보기로 했다.
‘그렇다면… 할 수 있는 건 단 하나뿐. ‘비전 4식-결코 지지 않는 백야’와 함께 스킬과 아이템, 도핑 모두 다 써서 단숨에 끝장내는 거네.’
아무리 생각해도 답은 이것뿐이었다.
단기 결전, 거기에 필살(必殺)의 전투를 하려면 결국 올인으로 일합(一合)의 승부를 봐야만 했다.
“은하검법 비전 4식 ‘결코 지지 않는 백야’, ‘검기 제어’! ‘허무의 형상’……!”
‘온다. 과연 대사형은 뭘 보여 줄지……!’
“‘파성검각 비검-칠성운(七星雲)’, ‘은하검법 3식-항성(恒星)’!”
시간이 없으니 순식간에 끝낼 생각으로 현존 최강의 스킬과 비검의 조합을 시전하는 찬성.
일곱으로 늘어난 ‘은하검법 3식-항성’이 아사쿠라의 급소를 노리며 예리하게 찔러 들어갔고, 아사쿠라는 대검을 휘두르면서 최대한 방어하거나 튕겨 내고자 노력했다.
“큭!”
탱! 까앙!
하나 일곱의 항성(恒星) 중에서 그가 막은 것은 두 개뿐. 나머지는 자비 없이 급소에 정확하게 적중, 그리고 찬성에게도 자비 없이 반사 데미지가 들어오지만…….
[생명력:215/1,353]‘반사 뎀도 생존기 올린 거에 감소되어서 다행이야.’
일곱 공격 모두에 적용된 반사 데미지. 그래도 은하검법 비전 4식 ‘결코 지지 않는 백야’의 옵션으로 돌아오는 건 아니라서 자신의 방어력 및 생존기로 올려 둔 ‘허무의 왕관’ 옵션이 적용되어 이 정도로 깎인 게 천만다행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역시 대사형, 훌륭한 검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정도로 전 쓰러지지 않습니다.”
‘뭐야, 저거… 살아 있어?’
모든 쿨기를 다 사용, 거기에 아이템까지 써서 몰아쳤는데… 아사쿠라는 죽지 않고 굳건히 서 있었다.
그는 찬성의 공격에 감탄하면서도 미소를 지으면서 자신이 살아 있는 이유를 친절히 설명했다.
“별거 아닙니다, 대사형. 신화 등급이라는 게 대사형의 전유물이 아니잖습니까? 유일급도 아니고 말이죠.”
“설마?”
“저도 있습니다. ‘(신화)용기 대장의 살아 있는 심장’. 허무의 왕관이랑은 옵션이 조금 다르지만요. 이쪽은 생명력이 30퍼센트에 접어들 시 최대 생명력으로 한 번 회복시켜 줍니다.”
찬성의 ‘허무의 왕관’과 유사하지만 옵션이 다른 아이템. 하나 역할은 같았다.
폭딜로 인한 급사 방지, 상대의 필살 기술을 받아 내고 반격의 기회를 여는 것.
그동안 찬성도 잘 써 온 만큼 다른 게임 유저 역시 공평하게 이런 아이템을 얻는다면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 게임의 장점이기도 했다.
“놀라고 있을 시간이 없으실 텐데요.”
‘…어쩌지? 일단 계속해서 깎아 내려가 봐야.’
“참고로 전 아직 제 생존기인 ‘초재생’도 남아 있습니다. 쿨기가 돌아와도 저는 한 번 더 버틸 수 있단 말입니다.”
아사쿠라의 말에 찬성은 심장이 덜컹하는 것 같은 충격을 받았다.
다음 쿨기 시간이 돌아와도 버틸 수 있다면 결국 ‘공성전’ 시간도 끝나면서 싸움을 끝낼 수 없게 된다.
‘팔성과 칠성까지 썼는데… 쓰러뜨리지 못했으니…….’
“그래도 방법이 하나 있지 않습니까? 대사형. ‘비검-구성천(九星天)’.”
“그걸 바라고 있는 것 같네?”
“네! 양 사저에게 ‘팔성극’을 쓰는 걸 확인했으니 기대할 수 있겠다 싶었죠.”
만약 오늘 ‘검의 옥좌’가 있는 D.E사에 오지 않았다면 ‘공성전’은 무조건 실패했을 거라고 생각한 찬성은 그 이야기와 함께 스킬 쿨들을 계산하다가 인터페이스 창을 바라보았다.
[미니멈실버:찬성아, 지금 뭐 하고 있니?] [살덩이는나약하다:교전… 힘내세요!] [전국건강협회:남은 시간이… 얼마 없어요!] [근손실보험:찬성 님!] [붉은수염이반:우리끼리 어떻게 해 봐야죠!] [자유기사:숲을 위하여!] [시대의흐름:엔타로 찬성!] [악귀:다들 뭐 하는 건지.] [용철:젊음이 뜨겁구먼.]‘맞아. 지금 공성전… 그리고 이 전투는…….’
많은 사람들의 염원과 희망이 담겨 있는 공성전, 수많은 이들이 준비해서 도달하고자 하는 지향점. 자신의 검에 그 모든 게 걸려 있었다.
지금 자신이 들고 있는 건 산속에서 홀로 수련할 때의 검이 아니다.
자신은 사람들의 염원과 희망을 들고 있다.
그렇기에 더 무거우며, 더욱 최선을 다해야만 했다.
‘팔성 안에서 끝내고 싶었는데…….’
사실 ‘비검-구성천(九星天)’은 ‘파성검각’의 최종 오의라서 찬성은 물론 찬성의 스승도 완벽하게 완성하지 않은 ‘비검’.
최종 오의라는 이름에 걸맞게 찬성도 현실에서 한 번 펼치면 이틀은 드러누워야 할 정도로 육체 부담도 큰 ‘비검’이었다.
‘…스킬들 쿨 다운이 돌아오면! 거기서 승부를!’
‘은하검법 비전 4식’을 비롯한 쿨 다운 스킬이 올 때까지 일단 찬성은 아사쿠라의 생명력을 깎아 내려가기로 하고는 치열하게 공세를 이어 나갔다.
“여, 역시 대사형! 이 맹렬하면서 예리한 검기! 으윽! 크으윽! ‘용의 투기’!”
‘시간… 시간… 시간!’
찬성은 검을 휘두르면서 남은 시간과 쿨 타임을 계산했다.
이제 남은 공성전 시간은 30분, 그리고 자신의 스킬 쿨 타임들은 약 10분…….
‘남은 20분 시점에서… 끝을 본다. 그럼 그 전에 ‘초재생’을 빼야 해.’
전투를 조금만 더 신중히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후회를 할 시간도 없다.
상대의 세팅이나 준비를 알 도리가 없으니 반사 데미지를 준비해 왔다고 뭘 어쩔 도리도 없었기에 찬성은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자 했다.
‘그래, 삶의 모든 것은 의미가 있는 법. 오늘 ‘검의 옥좌’에 앉은 것도… 아사쿠라 사제와 양 사저를 만난 것도… 바로 이 검을 위해서……!’
인생이라는 무대에서 연기를 함에 있어 찬성은 축복받은 거나 다름없는 역할이었다.
천부적인 재능과 집안 배경, 모든 걸 타고난 존재. 너무나 압도적이라 그런지 하늘에서 벌이라도 내린 것처럼 교통사고로 양다리를 잃었지만, 지금 다시 ‘검’을 휘두를 장소를 얻었다.
‘그것도 나만의 ‘검’이 아닌… 사람들의 염원을 담은 검을 휘두를 장소…….’
생각해 보면 검사로서, 인간으로서… 자신은 지금 가장 아름다운 순간에 있지 않을까?
이런 삶을 사는 것 자체가 축복이라고 생각하며 찬성은 아사쿠라를 밀어붙이면서 시간이 오길 기다렸다.
“여기서는 가차 없이 휘둘러도 죽지 않으니 확실히 좋네, 아사쿠라 사제.”
“저도 그걸 바라고 있습니다, 대사형!”
“그럼 갈게. 시간 없으니까……! 은하검법 비전 4식 ‘결코 지지 않는 백야’, ‘검기 제어’, ‘허무의 형상’…….”
돌아온 시간. 찬성은 예를 갖추면서 모든 버프와 스킬들을 사용하기 시작, 이번에야말로 끝장을 내겠다는 듯 모든 집중력과 힘을 모아서…….
그리고 지금도 공성전을 치르고 가디언의 방을 돌파하는 동료들을 생각하며 마지막 비검을 휘둘렀다.
[파성검각(破星劍刻) 최종 비검(最終 秘劍)-구성천(九星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