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of Sword Castle RAW novel - Chapter 368
368화 에필로그-3
D.E사, 특별 개발팀.
수많은 팀들이 오늘도 ‘어나더 월드 아카이브’의 개발에 힘쓰는 가운데, 이 특별 개발팀은 다들 고통을 호소하는 중이었다.
“도저히… 아이디어가 안 떠올라.”
“난제 그 자체.”
“괜히 이 특별 개발팀이 꾸려진 게 아니니 말이지. ‘유일 클래스:검신’ 디자인만을 위해서 모였는데… 진짜 답이 없네.”
“사실상 그, ‘검황(劍皇)’이 되는 거 확정인 상황이라서 디자인 난이도가 급상승해 버리니…….”
이들이 고통을 호소하는 이유는 단순히 클래스 디자인을 하는 것이 어려워서가 아니다.
그것은 어차피 아이디어를 모으고 사람들의 기호나 트렌드를 고려해서 상의하며 다듬어 나가면 되는데, 이번 클래스 디자인의 문제는 바로 ‘검황’이라는 이명으로 현재 게임 내를 떠들썩하게 하고 있는 찬성이라는 유저 때문이었다.
“그 미친 유저가… 제국 쪽에 감춰 둔 비전 시나리오를 먼저 뚫어서 퀘스트 진행도를 다 채워 놓는 바람에 다른 사정이 없는 이상, 거의 ‘검신’이 확정인 상황…….”
“지금도 ‘검성(劍星)’의 정점으로 모든 걸 다 때려 부수고 다니는데…….”
“‘검신(劍神)’ 디자인을 어떻게 해야 할지.”
“원래는 기본 패시브에 이제… 마법 데미지 차단도 넣으려고 했는데…….”
“그 유저가 그걸 들고 뭘 할지가 문제라 고려할 게 너무 많아요.”
“어제… 그 유저, 상향 먹은 검성 가지고 혼자서 100 대 1 이겨 버리더라. 벌써 ‘검성’ 재조정 다시 해야 한다고 내부에서 난리야. 아니, 이미 지옥을 보고 있더만…….”
‘검성’ 리메이크를 담당했던 다른 부서는 이미 찬성이 벌이는 깽판으로 인해 지금 난리가 난 상태였다.
상향시켜 놓은 요소들을 롤백하거나 아니면 다시 깎는 것을 고려 중이긴 하지만, 너무 빨리 해 버리면 기존 검성 유저들이 반발하기에 조율을 하는 게 너무 힘든 상태였다.
“마음 같아선 영구 정지 때리면 속 편할 것 같은데… 하아~”
“진짜 어디서 저런 외계인이 나타나 가지고…….”
“가상현실의 가능성에 대한 여러 논문을 공부했지만, 저런 초월자가 나올 줄은 상상도 못했지.”
“덕분에 여기저기서 인간의 가능성이니 뭐니 하며 연구가 진행된다더라. 논문도 나오고…….”
“문제는 우리지. 하아아아~ ‘검신’, 어떻게 만드냐? 진짜…….”
로망 가득하게 만드는 것만 하는 게 아니라 따져야 할 점이 너무 많은 게 문제였다.
일단 로망도 있어야 하고, ‘검신’이라는 이름에 맞는 강함도 있어야 하는데, 밸런스를 크게 손상하지 않는 선에서 완성되어야 한다는 게 중요했다.
“…뭘 주려고 해도 그 외계인 때문에 줄 수가 없네!”
“진짜 ‘사장님, 나빠요.’ 외치고 싶다.”
“왜냐면 그 ‘검황’ 덕분에 기기라든가, 광고 효과가 더욱 극대화된 것도 사실이니까…….”
대부분 가상현실이라곤 해도 ‘게임의 룰’ 아래에서 허용되는 일만 할 수 있는 게 보통이었는데… 찬성의 존재는 인간 육체의 한계를 벗어던지면 가상현실에서 인간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다는 모습을 보여 주는 증거이자 가상현실의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 주는 요소라서 사장이 적극적으로 비호하고 있기에 뭔가 다른 수를 쓸 수가 없었다.
“애초에 ‘검황’ 자체가 검신이 아닌 건지… 이미 전직해 있는 거 아닌가?”
“아니면 그냥 맥거핀으로 굳혀 버릴까요?”
“‘검성’ 재조정하는 팀에서는 지금 우리보고 빨리 만들어 내서 ‘검신’으로 치워 버리라고 난리던데?”
“그럼 아이디어라도 주든가! 진짜아아…….”
“아니면 그냥 전직이 아니라 아이템 하나 주고 치워 버리는 건 어떨지? 아이템은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 풍화되니…….”
“지금 거기에 유일급 하나를 더 주자고? 지금도 답이 없는데?”
“그래도 아이템은 유통 기한이라도 있으니… 클래스는 유통 기한도 없는데… 너프에 너프만 하다가 다른 클래스로 넘어가 버리면…….”
기껏 유일 클래스에 잡아 놨는데, 클래스 성능이 너무 떨어져서 다른 클래스로 옮기기라도 하면 이제 또 두통이 일어날 일이 생기는 것이었다.
“그 이전에… 지금 정해 놓은 콘셉트부터 바꿔야 할 것 같지 않습니까?”
“일단 ‘검성’의 스킬들을 그대로 가져가고, 추가로 ‘검신(劍神)’ 전용 검술 유파 ‘창성(創星)검법’ 초식 3개와 패시브 1개, 유틸리티 스킬 1개, ‘창성검법 오의 스킬’ 1개. 이건 문제없어 보입니다만?”
지금 기획 중인 ‘검신’은 ‘검성’에서 추가로 6개의 스킬이 부여되어 업그레이드되는 형태가 일단 기존 콘셉트였다.
“스킬 콘셉트가 아니라 배경 스토리라든가… 뭔가 이미지적인 게 너무 단순해서 그냥 업그레이드 같아서 말이죠. 좀 더 디테일을 올리고 싶은데…….”
“그… 뭐가 하고 싶은 겁니까?”
“찬성 유저를 불러서 묻고 싶습니다. 솔직히 지금 진짜 ‘검신’에 가까운 유저이고, 진짜 ‘검신’ 같은 유저니까요.”
해당 직원의 말이 다른 직원들의 가슴과 머릿속을 관통했다. 좀 더 디테일한 ‘검신’의 이미지와 스토리를 위한 자료 수집 차원에서라면 찬성을 불러서 이야기를 들어도 좋을 거라고 생각한 그들은 곧바로 사장에게 서류를 올린 뒤 공식적으로 찬성을 초대하기로 했다.
그로부터 약 이틀 뒤, 공식적으로 D.E사의 초청을 받은 찬성은 매니저 격인 민희와 더불어 ‘찬성검가’의 스태프로 정식 고용된 류호진과 함께 도착해서 곧바로 해당 질문에 대해 들었다.
“제가 생각하는 ‘검신’인가요?”
“예. 솔직히 현재 존재하는 ‘검성’ 유저들 중에서 찬성 님이 가장 ‘검신’의 이상에 가까우신 분이라, 자료 수집차 여쭤보는 것이니 기탄없이 이야기해 주시길 바랍니다.”
“검신에 가깝다니… 너무 과찬이세요.”
‘과찬이긴! 댁이 하는 짓이 이미 인간이 아닌데!’
특별 개발팀 직원은 겉으로 웃으면서 속으로는 불타는 걸 간신히 참아 내면서 얼굴의 미소를 유지했다.
사장이 주시하는 인물이라는 걸 생각하며 속으로 참아 낸 것이다.
“그, 그러지 마시고 한번 생각을 해 보심이…….”
“으으음… 제가 생각하는 ‘검신’이라……. 잠시 생각 좀 해도 될까요? 생각 안 해 본 문제라.”
“예, 얼마든지요. 오늘 안에만 대답해 주시면 됩니다. 커피라든가, 더 필요하신 거 있으면 요청하십시오.”
‘검신이라.’
‘검신(劍神)’, 검의 신을 뜻하는 말. 자신의 수련만 하던 찬성으로서는 단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은 문제였다.
그리고 찬성이 곰곰이 상상하는 동안 뒤에서 이를 지켜보던 최민희와 류호진은 조용히 서로 대화를 나누었다.
“설마 검신 이야기를 불러서 물을 줄은 몰랐네요.”
“그러게요. 아무래도 디자인이 막힌 건지, 아니면 밸런스 조절이 힘들어서 찬성이에게 의견을 묻는 건지.”
“하긴 저라도 힘들긴 하겠어요. 지금 ‘검성’ 상태인데도 저 난리인데…….”
“심지어 찬성이는 그 ‘검신’의 사전 퀘스트들을 먼저 다 진행해 버려서 ‘검신’이 해금되면 남들은 출발선에서 시작해야 하는데, 찬성이는 저기 중간 지점에 이미 도달한 상태니까요.”
그래서 더 부담 없이 찬성에게 ‘검신’에 대한 생각을 묻는 것일 수 있다.
물론 외부에 정보가 알려지면 일반 유저들이 난리 치면서 부정행위라고 따질 사안이지만 말이다.
“이 미팅 자체를 비밀로 해야겠네요.”
“기밀 유지 서약 시킬걸요? 불면 아마… 네 인생을 소송으로 파괴시켜 버리겠다, 수준으로 말이죠.”
“젠장, 조영이 녀석 오게 할걸.”
“아무튼 무슨 말을 할지 기대가 되긴 하네요.”
실제 초인의 경지에 이른 검사인 찬성. 그가 생각하는 검신이 무엇인지 궁금할 수밖에 없는 민희였다.
그리고 한 30분 정도 생각한 끝에 찬성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검신이라고 한다면 ‘검’으로 신의 경지에 닿은 자. 그렇다면 ‘검’을 쥐었을 때 ‘신’이 할 법한 일들을 해야 하고, ‘검’이라는 무기의 특성상 ‘베는 것’을 위한 도구이니 그것으로 신이 할 법한 일을 한다는 건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시간, 공간을 베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말하고 보니 이미 ‘검성’의 스킬에서 몇몇 구현된 거긴 한데…….”
“으으음…….”
“저는 아직 검사로서 모자란 게 많아서 확실한 답이 될지는 모르지만, 검신이라는 게 실제로 존재한다면 이런 존재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담담하게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찬성. 직원은 대강 어떤 느낌인지 감을 잡은 듯 고개를 끄덕이면서 자신의 태블릿 PC에 연결된 작은 키보드로 빠르게 무언가를 치기 시작했다.
“저, 그런데… 그, 검신은 언제쯤 업데이트될까요?”
“그게, 자세한 일정은 말씀드릴 수가 없지만 제국 편이 업데이트될 때 맞추려고 노력하는 중입니다. 애초에… 4식 비전, 5식 비전 둘 다! 제국 편 콘텐츠인데! 찬성 님이… 찬성 님이!”
“아하아… 하하하.”
순간 침착함을 잃어버리고 심한 말이 나올 뻔한 직원은 간신히 진정했다.
그 말대로 찬성은 지금 깨지 말라고 세팅해 놓은 4식 비전과 5식 비전을 획득해 버린 이력이 있는 게 사실이었기에 더 할 말이 없는 그였다.
“아, 아무튼 그럼 용건은 이걸로 끝… 인 건가요?”
“아뇨. 물론 이 질문 하나만 물으려고 모신 건 아닙니다. 시간이라는 건 소중하니… 겸사겸사 여러 일을 한 번에 처리해야지요.”
“그럼 다른 용건은…….”
“개선된 ‘검의 옥좌’ 테스트를 겸하면서… ‘유일 클래스-검신’의 비밀 알파 테스트를 하고자 합니다.”
“네? ‘검신’의 체험이 가능하다고요?”
“예. 회의를 하다 보니 단순히 디자인 의견 수집뿐만 아니라, 만들어지고 있는 ‘검신 클래스’의 테스트도 겸하자고 의견이 모여서 진행하고자 한 것입니다.”
찬성을 부르자는 의견이 올라가자 사장은 자연스럽게 한 번에 여러 일을 처리하기 위해 하위 부서 곳곳에 의견을 전했고, 몇 번 의견이 교류되자 아예 사전에 디자인해 둔 ‘유일-검신’ 클래스를 이 기회에 테스트해서 자료를 수집하고자 한 것이었다.
‘테스트 자료가 있으면 보다 더 쉽게 조율이 가능해진다는 의견도 있었으니…….’
실제 출시되고 이리저리 여론으로 맞을 바에야 이렇게 불렀을 때 비밀리에 테스트부터 진행해서 확인하는 게 합리적이었기에 모든 부서는 동의한 것이었다.
“으으음…….”
“물론 거절하셔도 됩니다만, 결국 데이터 수집을 위한 알파 버전 ‘검신’이라서 실제로 나올 땐 달라질 거고, 전직 퀘스트 보상에 대해 생각할 수 있으니… 아니라면 그냥 ‘검의 옥좌’ 테스트만 하셔도…….”
“예, 할게요. 테스트함으로써 더 좋게 나올 수도 있을 테니…….”
“가, 감사합니다. 그럼 바로 모시겠습니다. 그동안 데이터 복사 및 준비는 다 마친 상태라서 바로 오시면 됩니다.”
찬성의 승낙이 떨어지자마자 직원은 그대로 찬성 일행을 데리고 곧바로 개선된 ‘검의 옥좌’가 있는 곳에 도달했다.
이미 찬성이 이 회사에 올 때부터 준비를 마쳐 두었기에 찬성은 곧바로 ‘검의 옥좌’에 누워 접속할 수 있었고, 인게임으로 들어가면서 자동으로 시스템 메시지가 나타났다.
[시스템-‘유일 클래스:검신(劍神TEST)’으로 전직하셨습니다. 스테이터스 성장률이 Lv.당 힘:10, 민첩:11, 지력:7, 건강:10, 마력 적응:7, 행운:10으로 변경됩니다.]‘스탯 성장률은 검성이랑 기본 부분은 크게 차이가 안 나는데… 다른 부분이 좀 더 올랐네.’
차후 변경이 될 수 있지만 일단 ‘검성’의 상위 클래스 개념으로 기본 디자인된 거라는 걸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시스템-새로운 스킬 ‘창성검법(創星劍法)-천(天)’, ‘창성검법(創星劍法)-지(地)’, ‘창성검법(創星劍法)-인(人)’, ‘NO NAME’을 획득하셨습니다.] [시스템-‘패시브-검성의 경지’ 스킬이 ‘패시브-검신의 스킬’로 변경되었습니다.]‘오오… 새로운 스킬들. 근데… NO NAME은 뭐지?’
주르륵 올라오는 메시지 안에 기묘한 ‘NO NAME’이라는 문장. 찬성은 고개를 갸웃하면서 해당 메시지가 뭔지 묻기 위해 바깥에 메시지를 호출하고자 인터페이스 창을 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