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of Sword Castle RAW novel - Chapter 370
370화 에필로그-5(최종화)
그렇게 검신(劍神)의 업데이트가 있기까지 찬성은 계속해서 ‘어나더 월드 아카이브’를 즐기는 동시에 방송을 해 나가며 검황의 전설을 써 나갔다.
살아 있는 전설, 압도적인 무력.
투기장, 필드 전쟁, 공성전, 새로운 레이드 퍼스트 킬 레이스 등등…….
일반 유저들은 상상할 수 없는 수많은 전설들을 써 내려가면서 전설이 된 검황!
그리고 콘텐츠가 떨어질 때쯤엔 이제 다른 가상현실 게임들을 정복해 가면서 그 전설을 더 확대해 나가고 있었다.
『어… 여기는 왜 수리하는 곳이 없나요?』
다른 가상현실 게임에서도 그 클래스를 유지하는 찬성의 실력은 화제가 되었고, 너튜브 채널 구독자 수는 여전히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었다.
그리고 이제 스트리머 혹은 프로게이머 체제도 본격적으로 갖춰지기 시작하는데…….
“와우, 이렇게 모이니 뭔가 집이 사무실이 된 것 같네요.”
‘어나더 월드 아카이브’에서 같이 활약했던 찬성의 파티원들은 이제 현실에서까지 어울리게 되어서 각자 찬성의 수족이 되어 일하고 있는 중이었다.
“민희 매니저님! 이것들은 또 무슨 드립이에요? ‘와캬퍄헉농쭉빠아아앙!’, ‘마즈피플’?, ‘로리신 레퀴엠’? …이, 이것들 중에 안전한 게 있나요? ‘초전도 검황’? 이건 또 어디서 나온 말이에요?”
“웬만한 건 꺼X위X에서 찾아보면 될 텐데… 역시 댓글 관리, 카페 관리가 쉬운 게 아니죠?”
“그, 그렇다니까요! 진짜 사람들 너무한 거 아니에요?”
‘어나더 월드 아카이브’에서 ‘살덩이는나약하다’였던 이세화는 열심히 컴퓨터를 두드리면서 옆에 있는 민희에게 이거저것 물으며 카페 관리와 편집을 하는 중이었다.
“중꺽마만 해도 이게 뭔 소린가 싶었는데… 어떻게 이런 심연 같은 단어들이 많이 나오는 건지, 도저히 이해가 안 간다니까요.”
그 말대로 내려가면 심연이 될 인터넷 문화에 학을 뗀 그녀는 현재 본래 SF틱 했던 고글이 아닌 푸른색 렌즈로 된 선글라스 같은 형태의 안경을 낀 채로 작업 중이었다.
푸른 렌즈에는 마치 컴퓨터 화면처럼 수많은 코드와 메시지들이 올라가고 있었는데, 이것의 정체는 바로 시각 장애인용 시각 이미지 전송 기기인 ‘팬텀 글래스’의 차세대기인 ‘팬텀 글래스-2’였다.
기존의 것보다 소형화에 성공해서 이제 고글이 아닌 선글라스 형태로 사용할 수 있게 되었으며, 기존의 ‘팬텀 글래스-1’이 흑백으로만 시야를 확보할 수 있던 것과 다르게 컬러로 화면을 볼 수 있게 되었다.
“굉장하네요. 기술의 발전이란…….”
“그러게. 맞다, 너 그거 소식 들었냐?”
“어떤 거요?”
“D.E사에서 다음엔 ‘팬텀 스트라이커’라고, 의족 개발에 들어갔다더라.”
“팬텀 스트라이커? …의족에 붙일 이름이 아닌 것 같은데요?”
시각 장애인 보조용 기구로 장애인 보조 기구 사업을 하고 있는 만큼 다른 것을 해도 이상할 게 없었지만, 네이밍 센스가 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의족 제품명으로 하기엔 뭔가 흉흉하다고 생각했는데… 나름 이유가 있다는 걸 설명하는 민희였다.
“그게 ‘축구도 할 수 있을 정도로!’라는 게 목표라서 그렇다는 말이 있더라.”
“아… 스트라이커. 축구 쪽 포지션 이름이긴 하네요.”
설명을 듣고 나니 뭔가 야망이 있는 것 같아서 느낌이 다르게 다가왔다.
아무튼 지금 보이는 저 ‘팬텀 글래스-2’를 만든 D.E사가 만들 의족이라면 확실히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드는 찬성이었다.
“그러니 돈 열심히 벌어야지. 나오자마자 사려면 말이야.”
“예약 구매… 도 경쟁이 세다고 했죠?”
“내가 ‘팬텀 드라이브-2’ 살 때 개고생했다고 한 거 잊었니? 그 정도는 될걸? 아, 맞다. 그래, 팬텀 드라이브-3가 먼저 나올 거니까… 그래, 그때 같이 예약 구매 경쟁이랑 오픈런 한번 해 보자. 보자, 전날 오후 6시부터 대기하면 되겠지.”
“으엑…….”
“으엑이라니… 얼리어답터라면 누구든 해야 하는 일이란다. 후후후훗…….”
사악한 미소를 짓는 민희를 보며 찬성은 기겁하는데, 그런 그의 옆에 슬쩍 다가온 세화는 그의 손을 잡으면서 말했다.
“요즘은 돈만 있으면 대신 줄 서 주는 사람도 있으니 걱정 없어요. 추운 곳에서 밤샘하는 것보다 나아요. 온라인 예구가 더 어렵죠. 타이밍이라든가 매크로 쓰는 놈들이…….”
“그, 그런 걸 알려 주면 안 돼요! 같이 심야 밤샘 야외 데이트할 계획이……! 아니, 설마?”
“음? 저는 아무것도 모르겠는데요?”
찬성은 고개를 갸웃했지만, 두 사람은 상대의 의중을 알아채고는 서로를 노려보았다.
둘 모두 이제 찬성에 대한 호감과 연심이 상당히 쌓인지라, 상대가 먼저 어필하려는 걸 이렇게 견제해 나가는 것이었다.
“너는 누가 이길 것 같냐?”
“난 민희 아가씨 쪽이 더 우세해 보이는데? 적극적이고, 거의 지금 찬성 님 조련사 느낌이잖아.”
“근데 외모는 솔직히 세화 아가씨 쪽이 더 좋지 않냐? 여성미 쪽은 저기가 압살이지.”
물론 그렇다고 해서 최민희의 외모가 아주 밀리는 건 아니었다. 다만 장신에 스타일리시한 그녀와 다르게 이세화 쪽은 여성미가 폭발하는 글래머러스한 스타일이었기 때문이다.
“거기다 둘 다 신체 결손이라는 공통점도 있어서 진도가 한번 열려서 루트가 개방이 되면… 확! 힉!”
그렇게 떠들다가 날카로운 시선을 느끼는 류호진. 거기엔 이미 자신들이 떠드는 이야기를 들은 건지 민희와 세화가 혐오스러운 걸 본 듯한 표정으로 노려보고 있는 게 보였다.
“자~ 일하러 가자. 일해야지~”
게다가 절친인 배조영은 잽싸게 모른 척하고서 도망쳐 버린 지 오래. 류호진도 살기 위해서 급히 그를 쫓아 사라졌다.
“아무튼 빨리 ‘팬텀 스트라이커’가 나왔으면 좋겠네요. 가상현실에서 걷는 것도 좋았지만, 역시 현실에서도 걷고 싶다고나 할까… 게다가 양다리가 없으니 운동에도 제약이 생기고…….”
“그놈의 운동! 운동! 제발 좀 적당히 좀 하렴! 어떻게 방송하는 시간 빼고는 죄다 운동만……!”
“마, 맞아요. 아무리 좋아도 적당히라는 게 있어야죠.”
이 점에 있어선 두 사람 모두 공감하면서 찬성을 압박했다.
찬성의 일과는 정말로 단순함의 극치였는데… 게임과 방송하는 시간을 빼고는 모조리 운동, 식사, 수면뿐이었기 때문이다.
원래부터 초인의 경지에 들어가기 위해서 단련하던 ‘파성검각’의 제1제자였던 만큼 이런 운동 습관은 쉽게 버려지지 않아서 어쩔 수가 없는 찬성이었다.
“하긴 그러네요. 조금 적당히 할 필요는 있겠어요. 어차피 이제 현실에서는 ‘비검’을 쓸 수가 없으니…….”
“찬성 님! D.E사에서 택배 왔는데요? 뭐 올 게 있었습니까?”
“택배요? 어라? 뭐 온다고 한 게 없는데…….”
잠시 밖에 나갔던 류호진과 배조영이 들고 온 박스를 보면서 찬성은 의아한 듯 고개를 갸웃했다.
상당히 크기가 있는 종이 박스로 밖에는 D.E사의 로고가 박혀 있는 게 특징이었는데, 주소나 받는 이의 이름은 여지없이 자신의 것이었다.
“뭔가 이벤트라도 하는 걸까요?”
“글쎄요.”
“리뷰 방송 찍을 거리가 되려나?”
“뭐든 방송거리로 만들 생각이네요.”
그렇게 다섯 사람은 떠들면서 택배 박스를 열고 안에 있는 상품을 확인했다.
“이건… 의족?”
“‘팬텀 스트라이커 테스트 버전’?”
“와, 미친…….”
“무슨 SF 영화에 나올 것같이 생겼네.”
“이미 그런 기술 아님?”
안에는 새까만 금속 재질로 된 의족 한 쌍이 매뉴얼과 각종 추가 기기들과 함께 들어 있었다.
가장 위에 있는 매뉴얼에는 찬성에게 보내는 메시지가 담긴 편지가 적혀 있었는데, 찬성은 그것을 확인해 보았다.
“…세상에나.”
“일단 빠, 빨리 착용시켜 드려 보죠.”
“대박! 이, 일단 매뉴얼부터 읽고……!”
“팬텀 드라이브-2도 켜 놓을게요! 아마 그거랑 연동해서 쓰는 것 같으니까!”
찬성은 그저 감탄하면서 편지를 바라보고 있는데, 멤버들이 더 흥분해서 빠르게 움직이면서 찬성이 이 ‘팬텀 스트라이커’를 사용할 수 있게끔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보자, 전극을 연결하고…….”
“먼저 계정 연동부터 하는 게 맞지 않나요?”
“자, 다들 침착! 침착! 순서대로 합시다! 순서대로!”
“맞습니다. 이건 신중하게 해야지… 어우, 근데 나도 가슴이 떨리네.”
“충전부터 해야 할 것 같은데요. 그리고 진정하세요. 다들…….”
비슷한 입장을 경험해 본 세화가 다들 흥분해서 손을 떨며 움직이는 것을 침착하게 제어하면서 ‘팬텀 스트라이커’를 사용할 준비를 차분히 마쳤다.
“자, 다리 들어 보세요. 세상에… 사이즈는 어떻게 맞춘 거지? 딱 들어맞네?”
“게임 내의 데이터가 있으니, 그거야 쉬웠겠죠. 이제 보니 게임 내에서 본 다리랑 비슷하네.”
“외국에서 개인 정보 논란이 있을 법하네요.”
“찬성 님, 다리 좀 살짝 들어 주세요.”
그리고 매뉴얼을 읽고, 충전하고, 여러 과정을 거치고서 찬성의 다리에 세팅이 되기까지 걸린 시간은 약 1시간. 휠체어에 앉은 채로 자신의 다리에 최첨단 기기 같은 의족이 세팅되자, 찬성은 그제야 현실을 실감하면서 긴장하기 시작했다.
“어… 근데 이, 이게 정말 되려나요?”
“이제 와서?”
“되니까 보내 준 거겠죠? 좋아, 배터리 OK, 동기화 OK, 연산 작동 완료.”
“팬텀 드라이브-2 신호 OK, 스탠바이 OK. 찬성 님! 자… 일어나 보세요.”
“아, 손잡아 드릴게요.”
역시 이 타이밍에 유리한 것은 세화인가? 의족으로 일어나다가 쓰러지거나 하지 않게 슬쩍 찬성의 손을 잡아 주는 그녀였다.
그렇게 모든 준비를 끝낸 찬성은 다리의 감각을 느끼고자 하면서 서서히 일어섰다.
“흡……!”
뭔가 이질적이면서 어색한 감각이 무릎 쪽에 느껴졌지만, 일어나고자 하는 의지에 맞춰 주는 느낌을 받으면서 천천히 일어나는 찬성.
그리고 그는 아주 오랜만에 게임 속에서만 느꼈던 땅을 밟고 선 높이의 시선과 풍경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아아…….”
오늘도 가상현실 게임 속에서 걷고 달리고 움직였는데… 현실에서 다시 일어섰다고 느껴지는 이 벅차오름은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굉장… 하네요. 다리 이거… 너무 자연스러워요. 마치 원래 제 것인 것처럼…….”
게다가 놀라운 것은 위화감이 없다는 것. 가상현실 게임 속에서 일어섰을 때의 느낌과 너무나 같은 것이었다.
찬성은 한 걸음 한 걸음 걸으면서 다시금 의족에서 느껴지는 느낌들을 확인해 나갔고, 이 다리의 감각은 가상현실 게임 속에서 느꼈던 감각과 똑같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아마 ‘D.E사’가 게임 내의 네 데이터들을 활용해서 만든 걸 거야.”
“매뉴얼에는 뛰고 달리는 것도 능히 가능하다고 적혀 있긴 하네요. 다만 적응 시간이 필요하고, 시제품이라 오류가 있을 수 있으니 주의하라고 적혀 있지만요. 찬성 님?”
“…하, 하하하, 그렇군요. 그래요. 희망은… 희망은 있던 거였네요.”
병원에 있을 때, 다리를 잃고 모든 것을 잃었다는 생각에 희망은 없다고 여겼었다.
하지만 삼촌 덕분에 가상현실이라는 새로운 가능성이 있는 세계로 들어가 다시 ‘검’을 휘두를 수 있게 되었고, 현실에서 느낄 수 없는 모험과 즐거움을 경험하고 이렇게 현실에서 다시 일어서서 걸을 수 있게 되었다.
그런 희망이 존재하고 이루어질 수 있다는 감동과 환희 속에서 찬성은 새로운 다리와 함께 한 걸음을 걸어 보았다.
마침
***
안녕하세요. AKARU입니다.
완결까지 ‘검성의 게임’을 봐 주신 독자 여러분, 정말 감사합니다.
사실 원래는… 좀 더 크고 할 수 있는 이야기가 더 많았다고 생각했는데, 이르게 마치게 된 게 아쉽습니다.
특히 ‘비검’이라든가 찬성의 검술이 가상현실 속에서 더욱 개찬되어서 발전하는 모습을 더 보여 드리고 싶은 면이 있는데…….
작가로서 늙고 병든 육체와 함께 맞이한 여러 현실적인 사정들이 맞물려서 지금 이야기를 마칠 수밖에 없어서 아쉽습니다.
그래도 우선은 깔아 놓은 보자기들은 어떻게든 모두 보여 드리고 회수하게 되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부디 다음엔 더욱 즐거울 수 있는 이야기로 돌아오길 바라고, 봐 주신 모든 독자분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드리며 이만 키보드를 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