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of Sword Castle RAW novel - Chapter 42
42화.
“…뭘 어떻게 해? 그냥 레벨 업 하러 가야지. 에휴, 시X. 괜히 길드에서 하는 말 들었다가 개손해 봤네.”
“맞아. 우리가 잡으러 갈 때는 감시하는 놈도 있었고, 행적을 다 알았는데… 이제는 그놈들을 어떻게 찾을 거야? 수웨라성에 간다고 해도 24시간 내내 감시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빨리 레벨 업이나 해야지.”
“하아아아~ 아~ 짜증 나아아아~ 경험치이이이이이~ 젠장.”
현실적으로 게임 내에서 생긴 원한은 풀기가 상당히 힘들다.
일단 다시 만나고 마주치는 것부터가 문제였는데, 하루 접속 시간이 8시간으로 제한되어 있는 만큼 조금만 플레이 타임이 꼬여도 만나기가 힘들며, 레벨 차이가 벌어지면 벌어질수록 만날 일이 더 없으니 사실상 보복하기란 불가능하다고 봐도 무방했다.
“애초에 원수를 갚겠다고 나서 봐야 지금 레벨에선 결국… 또 개처발릴 게 분명하니까 그냥 레벨 업이나 하러 가자, 개새끼들아.”
“일단 길드 형님에게 보고는 하고……. 실패했다고 말을 해야겠지. 하아아~ 진짜 나중에 반드시 조져 버려야지.”
“에라이~ 한동안 븅X 새끼 취급 받겠구먼.”
찍!
땅바닥에 침을 뱉은 데블즈 윙 길드 3인방은 레벨 업을 하러 자신들에게 맞는 적정 레벨 퀘스트가 있는 지역으로 향했다.
그리고 동시에 길드창 메시지를 통해서 곧바로 찬성 일행에 대해 알려 준 무르무르에게 보고를 올렸다.
***
같은 시각, Lv.50+ 국경 분쟁 73번 구역.
레이드 던전 공략 중이라서 트라이하면서 경험치 손실이 있다곤 하지만 그래도 레이드에서 사용할 각종 소모품 비용 및 더 좋은 아이템을 파밍하기 위해서 몬스터 사냥을 할 필요는 있었다.
본래라면 미니멈미니미니는 열심히 제국군 병사들을 쓸어 담으면서 사냥과 파밍에 힘써야 했지만, 현재는 구석에 쭈그려 앉아 채팅과 메시지를 끄는 데 집중하고 있었다.
“이거 예상보다… 일이 커지네. 으으으음…….”
[길드][포트리스:미니 님, 새 영상의 그 사람 누굽니까? 영상으로 올렸다는 건 게임을 본격적으로 하는 사람일 수도 있다는 건데… 혹시 소개 안 되나요? 아니, 길드 가입부터 일단…….] [알림-영상에 새로운 댓글이 달렸습니다.] [귓말][사이버렉콰:안녕하세요. 게임XXX의 기자입니다. 이번에 올리신 영상에 대해 몇 가지 여쭙고자 귓말을 드렸습니다.] [알림-영상에 새로운 댓글이 달렸습니다.] [길드][오스몰드:저기, 님, 영상의 그 남자애 누군가요? 혹시 아이디 알려 주실 수 있을까요?] [귓말][라이라이차차차:그 영상 진위에 대해서 여쭙고 싶은데…….] [알림-영상에 새로운 댓글이 달렸습니다.] [알림-영상에 새로운 댓글이 달렸습니다.]지금 자신의 눈앞에 수도 없이 열리는 메시지 창과 UI 알림을 보면서 민희는 정신이 어지러워 한숨을 깊게 내쉬었다.
원인은 역시나 찬성의 지하 수로 공략 영상. 마찬가지로 조회 수는 그리 많지 않았지만 역시 입소문을 타고 여기저기 퍼지는 가운데… 찬성의 자질을 금방 눈치챈 사람들이 말을 걸어온 것이었다.
‘뭐, 내가 봐도 그건 다이아몬드급 원석이니까… 군침이 흐르는 게 당연하지.’
아니면 긁지 않았는데 1등 당첨인 게 보이는 복권 번호라고 해야 할까? 찬성이 날뛰는 영상은 조용히 여기저기 퍼져 나가고 있었다.
누가 봐도 대박 상품이었기에 이럴 걸 대비해서 찬성의 정보를 철저히 통제하고 아이디도 공개하지 않는 최적의 조치를 취해 놓았지만, 그러자 너튜브 채널의 주인인 자신에게 정보를 요구하는 이들이 많아져서 머리가 아픈 그녀였다.
“채널에 알림 오는 건 설정 끄고 어떻게 하면 되는데, 귓말이랑 길드에서 말하는 게 문제네. 휴우~”
애초부터 친구 추가가 되어 있지 않은 사람의 귓말은 차단 설정을 해 둔 상태라서 지금 그녀에게 오는 귓말들은 모두 지인들이나 주로 알고 지내는 사람들. 거기에 길드창은 더 말할 것도 없다.
다들 지인인 만큼 일방적으로 무시할 수 없으니 일일이 사정을 설명하길 반복, 하나 그게 반복되니 슬슬 힘들어지기 시작한 그녀는 게임에서 탈출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게임도 제대로 못하는데 있어 봐야 플레이 타임만 아까우니까…….”
결국 게임에서 나온 그녀였지만 수많은 연락들로부터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었다. 여전히 휴대폰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너튜브와 게임 내 지인들의 귓말과 대화가 계속해서 날아왔기 때문이다.
물론 일일이 성의 있게 답해 주고는 있지만 포기하지 않는 그들의 근성에 민희는 한숨을 내뱉으면서 답장을 보냈다.
[길드][미니멈미니미니:애초에 이 게임 자체를 처음 하는 순수한 게임 뉴비 콘셉트라서 절대 그걸 깨고 싶지 않으니까 안 됩니다.]본인이 아닌 이상 어설프게 어쩌고저쩌고하는 것보다 이렇게 콘셉트에 따른 촬영 콘텐츠로 못 박아 버림으로써 더 이상의 이야기를 차단하고자 했지만, 이 정도로 쉽게 포기할 사람들이라면 애초에 말도 걸지 않았으리라…….
[길드][포트리스:그래도 길드는 가입시켜 두는 게 어떨는지요? 이런저런 보너스는 물론이고, 길드 위상도 있어서 애먼 인간들이 건드리지 않을 테니까요. 그리고…….]‘길드에 인재를 하나라도 더 집어넣고 싶은 건 알겠지만 너무 노골적이네, 우리 길마. 이런 사람 아니었던 것 같은데……. 뭐, 길마는 길마 나름대로 고충이 있을 테니까, 심한 말을 할 수도 없고.’
집착하는 것이 다소 짜증 났지만 일단 지금 길드의 혜택도 받고 있고, 길마 자리의 무게라든가 고충을 알고 있기 때문에 그녀는 적당히 예의 있게 말을 하고서 휴대폰을 닫았다.
그러고는 너튜브에 올린 영상의 댓글을 체크하면서 선을 넘는 말이라든가, 무지성으로 음모론을 꺼내는 댓글들을 지웠다.
‘휴우~ 이것도 일이야, 일……. 그래도 이렇게 댓글이 많이 달리는 건 관심도가 엄청나다는 거니까 뭐라고 할 수가 없지. 지하 수로 영상도 걸작이었으니까…….’
지하 수로 공략 영상도 나름 걸작인 게, 3인 파티로 못 도는 곳은 아니지만 역시 어두운 곳에서 찬성의 무쌍이 빛을 발했고, 특히 볼만했던 것은 대왕 쥐의 하울링 패턴, 그걸 맞았을 때 부분이었다.
『찌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익!』
『어?』
[댓글]이외에도 수많은 댓글들이 달려서 조회 수도 늘었고, 덕분에 지지부진하던 그녀의 채널 구독자 수도 5만 명을 넘길 정도로 찬성의 효과를 톡톡히 본 그녀였다.
아무튼 이제 또 새로운 영상을 올려야 할 것 같아 찬성이 지금 뭘 하고 있는지 보기 위해 휴대폰 어플을 보는데…….
[시스템-친구 ‘찬성’ 님이 로그아웃하셨습니다.]‘로그아웃? 이럴 때가 아니지!’
찬성이 로그아웃을 했다는 걸 알자 벌떡 일어난 그녀. 찬성을 보기 위해 방을 나가자 딱 거실 화장실에서 물을 내리는 소리와 함께 나오는 그의 모습이 보였다.
몸이 불편할 텐데도 민첩하게 휠체어에 옮겨 타는 모습을 보고 역시 보통이 아니라고 생각하며 그녀는 천천히 그에게 다가가 인사를 건넸다.
“좋은… 저녁?”
“아, 안녕하세요?”
“그래. 그보다… 로그아웃했던데, 화장실 알람이었니?”
“예! 그~ 수웨라쯤 갔을 때, 알람이 나오더라고요. 근데 게임 내에서는 생리 현상 느낌이 하나도 없었는데, 나오자마자 확! 스위치 돌아간 것처럼 배가 아파서 순간 놀랐어요. 와, 하마터면 쌀 뻔했다니까요.”
“그렇지. 그걸로 기기 안에서 실례하는 사고도 꽤 많이 터졌지.”
서서히 신호가 오는 게 아니라, 가상현실에서 나오면 댐이 무너지듯 차단되었던 감각이 일제히 몰려오다 보니 자신도 모르게 힘이 풀려서 기기 내에서 실례하는 경우가 꽤 많았다.
“아~ 누님도 그럼?”
“하아아~ 아니, 나 같은 경우엔 알람이 나오고도 좀 더 게임에 집중하겠다고 하다가……! 이젠 제발 그건 잊어주렴. 하아아~ 그래서 영상… 혹시 있니? 저번 게 반응이 좋아서 말이지.”
“예! 있어요. 데이터는 보내 놔서 옮기면 돼요!”
“오오…….”
“아, 그런데 혹시 사람이랑 싸운 것도 도움이 되나요?”
“사람이랑? 설마… PVP? PVP를 했다고?”
그녀의 반문에 찬성은 고개를 끄덕이는 걸로 답을 대신했다.
난데없이 PVP라니. 상상도 못한 그녀는 눈을 반짝이면서 무조건 영상을 보기로 결심했다.
사실 인간은 본래 경쟁의 생물이고, 뭐니 뭐니 해도 가장 재미있는 것은 싸움 구경이기에 PVE보다 PVP가 더 보는 맛이 좋은 건 어쩌면 당연했다.
거기다 그녀의 너튜브 계정은 PVE 영상만 주로 올렸기에 PVP 영상은 너무 귀한 것이기도 해서 더더욱 원하는 것이었다.
“아, 그럼 지금 복사해 드릴게요. 혹시나 해서 찍었는데 잘됐네요.”
“그런데 어쩌다가 다른 유저와 싸우게 된 거야?”
“글쎄요. 그냥 길을 가는데 기척이 느껴지기도 했고, 그리고 노골적으로 저희를 노리는 것처럼 계속 따라오면서 각을 재고 있어서 먼저 달려갔는데, 이유는 모르겠네요.”
“먼저? 보통 그러면 불이익이 있을 텐데… 잠시만!”
휴대폰 어플로 빠르게 정보실로 가서 찬성의 정보를 확인하는 그녀였다.
지금은 비공개 설정을 했지만 친구 추가가 된 이에겐 보이기에 그녀는 찬성이 무고한 사람을 공격한 페널티를 받았는지 확인해 봤지만 그런 것은 전혀 없었다.
“다행히~ 페널티는 없어 보이네. 그렇다는 건 습격한 게 PVP 전문 길드, 그것도 악(惡) 성향 애들인가?”
“그게 뭐예요? 어감으로 봐선 그리 좋아 보이진 않는데…….”
“…소위 말해서 악당 콘셉트로 플레이하는 애들이야. 현실에서는 나쁜 짓을 하면 법의 심판을 받잖아? 근데 본래 금기라는 것은 사람의 동경을 가져오기가 쉽거든 그래서 게임 내에서 악당이 되고자 하는 애들이 하는 짓이지.”
“아하아아~”
“물론 콘셉트라곤 하지만 실제로 다른 플레이어들을 해하는 건 맞으니까 좋은 놈들은 절대 아니지. 아무튼 이제 막 게임을 시작한 네가 어디 가서 민폐를 끼쳤을 리는 없고, 초보자 사냥꾼인가? 흐으으음… 아무튼 영상은 고마워. 곧바로 편집 들어가 볼게.”
“예! 수고하세요.”
싱글벙글 웃으면서 USB를 받은 그녀는 곧장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너튜브에서 찬성의 영상에 대한 반응이 슬슬 재미있어지는 가운데 추가적인 영상 제작 거리가 들어왔으니 신나지 않을 수 없었다.
‘보자. 영상은 총 4개고… 2개가 습격 요새 공략, 한 개는 야외 PVP네? 후후후, 어떻게 된 게 내 걸 만드는 거보다 더 재미있네. 뭐, 그럴 만하지만…….’
까놓고 말해서 그녀의 영상은 레이드나 던전, 보조 직업 공략 같은 정적인 것들뿐이라서 즐거움을 원하는 사람들의 기호와는 거리가 먼 것이었다.
그런데 찬성과 같이 엉뚱하면서도 뛰어난 실력으로 던전 공략을 헤쳐 나가는 모습은 충분히 재미가 있기에 영상을 만드는 그녀 자신도 의욕이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후후후, 얘는 진짜… 보물 상자구나. 정말! 보물 상자야! 아… 다 만들었다. 이제 게임 마저 해야지. 접속 시간 아까우니까…….”
소재가 워낙 좋았기에 스스로가 생각해도 사람들의 반응이 절로 기대될 정도로 좋은 게 나온 것 같았다. 그녀는 영상 인코딩과 예약한 시간을 지정해서 업로드하는 매크로를 걸어 두곤 어떤 댓글들이 달릴지 기대에 찬 마음을 품고 캡슐에 들어가 게임에 접속했다.
[알림-업로드한 영상에 새로운 댓글이 달렸습니다.] [알림-업로드한 영상에 새로운 댓글이 달렸습니다.] [알림-업로드한 영상에 새로운 댓글이 달렸습니다.]‘들어오자마자 알림들이 막 뜨네.’
그리고 게임 속에서 다시 사냥과 퀘스트를 하며 알림 설정과 귓말을 정리, 그리고 동시에 나타나는 새로운 댓글과 반응을 보게 되었다.
오늘 올린 영상은 일단 습격 요새를 도는 것으로, PVP 결투까지 편집하기엔 시간이 모자라서 먼저 올린 것이었다.
‘어디 반응 좀 볼까? 이번 것도 잘 나왔으니 기대할 만하지.’
습격 요새 영상은 2개였지만 역시 사람들은 무난한 것보다는 재미있고 극적인 쪽을 좋아하기에 당연히 3인 파티 영상을 편집해서 썼다.
기본적으로 베른카 제국군 습격 요새는 플레이어들이 5인 파티를 정석으로 하는 곳. 그런 곳을 3인이 어떻게 클리어할지 궁금증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