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of Sword Castle RAW novel - Chapter 43
43화.
[파티원] [Lv.10 검성, Lv.11 창병, Lv.10 야만의 투사]시스템상 찬성의 기준으로 녹화되어 있기에 파티원들의 레벨과 스테이터스를 볼 수 있었지만, 아이디와 함께 어느 정도 가려 둔 상태였다.
물론 얼굴이라든가 모습은 가릴 수 없었지만 어차피 아바타 교체 및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한 게임이기에 큰 의미가 있지는 않았다.
아무튼 영상을 제대로 본 건지 알 수 없지만 하나둘씩 달리는 댓글을 감상하는 그녀였다.
[댓글]‘고정 멤버라. 으음~ 저 파티하는 두 사람과도 이야기를 해 봐야 할까? 영상 만들면서 보니 나름 센스가 둘 다 있긴 하던데.’
찬성과 함께하는 두 사람에 대해서 생각하는 민희.
어떻게 알게 된 건지 정말 신기할 정도로 비슷한 레벨이면서도 상당히 게임에 숙련된 유저들인 데다 두 번째, 세 번째 던전까지 이렇게 같이 다닐 정도면 이제 거의 고정 멤버라고 봐도 좋았다.
‘나중에 찬성이를 통해서 이야기해 봐야지. 보자, 여기 댓글도 엄청 지저분하네. 후우우우~ 아, 새 알림이다.’
‘놀랄 부분 천지이지. 후후후, 참지 못하고 댓글들이 날아오네.’
영상을 다 보지 않았음에도 경악한 부분에 따라서 댓글을 남기는 이들도 있는 만큼 마치 실시간 실황을 보는 것 같았다.
그녀도 편집할 때 몇 번씩이나 빵 터지면서 웃고 경악한 장면이 많았을 정도로 이번 습격 요새 공략도 대박이었던 것이다.
‘댓글이 쭉쭉 늘어나네. 음… 이 정도면 이제 검성 커뮤니티에도 글이 올라가려나? 아! 올라갔다.’
결국 영상에서 그치지 않고 반응은 여기저기 다른 커뮤니티로 옮겨 가게 되었는데, 그곳은 게임 사이트의 검성 게시판이었다.
히든 클래스들은 언젠가 전직 조건이 밝혀져서 사실상 전직 조건이 까다로운 클래스로 취급받는다. 그 때문에 결국 밸런스 패치와 직업에 대한 분석으로 히든의 로망이 싹 사라지고 그저 검성이라는 이름에 홀린 자들만 남은 클래스였다.
[월드 아카 인벤토리-검성 게시판]글쓴이:혈검천하
링크까지 친절하게 달린 검성 게시판 글에는 잠시 후, 무수한 검성 클래스 유저들의 댓글이 달리기 시작했다.
검성 클래스에 대해서 모르는 사람이 봐도 감탄이 나오는 것이 찬성의 ‘검’인데, 나름 ‘검’에 대한 사랑을 가지고 ‘검성’ 클래스를 택한 이 게시판의 유저들은 너튜브 댓글보다도 더 화끈하게 타오를 수밖에 없었다.
[댓글]일단 너튜브 채널의 댓글과 유사한 반응이 나오고 있었지만 역시 검성 게시판답게 전문적인 분석이 이어졌다.
…….
…….
…….
그녀가 생각한 것 이상의 반응들이 나오는 동시에 그녀의 채널 구독자 숫자도 빠르게 늘었다.
야밤인데도 5만이던 구독자 숫자가 어느새 5만 1천을 넘어서고 있었다.
평소 100명 오르는 것도 보기 힘들고, 천 명이 오르려면 한 달은 넘게 걸리던 게 그녀의 채널이었는데, 하루 만에 2천 명이나 구독자가 올라 버리니 행복한 기분이었다.
‘다만 내 힘으로 올린 게 아니라서 좀 씁쓸하긴 하네. 하아아~ 뭐, 대신에…….’
[알림-새로운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알림-새로운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알림-새로운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알림-새로운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길드][아너가드:저기, 미니 님, 저 포트리스 형이… 꼭 좀 연락해 달라고 하던데요?] [길드][우류노스케:아니, 그 검성 누군지 모르는데 자꾸 우리한테 물어본다고요! 미니 님, 걔 친척이라면서요. 그럼 우리 길드에 가입 정도는 시킵시다.] [알림-새로운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귓말][LIBER:아, 죄송합니다. 저 전에 같이 공성 뛴 오버 소드(Over Sword) 길드의 장인데요. 혹시 그 너튜브에 올린 영상에 나오는 검성님 아이디 좀…….]…….
…….
…….
‘…그 애에게 가는 관심의 화살을 대신 맞아 주는 걸로 퉁치면 되겠지? 아빠도 그걸 바랄 테고.’
반응이 뜨거운 만큼 또다시 이어서 떠오르는 무수한 메시지들과 귓말, 길드창의 세례들. 찬성의 정보는 차단해 놓았고, 너튜브 채널 주인은 자신이니 찬성에 대해 알려면 자신을 통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게임에 완전 생초짜 찬성에겐 분명 이런 관심은 감당하기 힘들 수 있으니 나중에 알려 주더라도 일단 지금은 자신이 막아 주자고 다짐했다.
***
다음 날, 수웨라성.
어느새 게임을 한 지 3일 차. 아침 식사와 운동의 일과를 마친 찬성은 다시 게임에 접속했다.
어제는 아슬아슬하게 수웨라성에 도착해서 로그아웃했기에 딱 성의 입구에서 접속했고, 아직 모험가 길드엔 도착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가 접속하고 잠시 뒤, 사전에 어플로 접속 시간을 조율한 ‘전국건강협회’와 ‘근손실보험’이 접속했다.
“리하리하~”
“좋은 아침입니다. 쿠룩.”
“예. 안녕하세요? 그럼 먼저… 모험가 길드부터 가는 거죠?”
“옙. 쿠룩. 부활 지점도 바꾸고, 퀘스트 보고도 해야지요. 쿠룩쿠룩. 살덩이 님은 먼저 와서 미리 진행해 두셨다고 하더군요. 쿠룩.”
퀘스트는 현재 인체 실험과 괴물을 만들어 내던 습격 요새의 증거를 모아서 보고하는 것까지였다.
‘살덩이는나약하다’는 먼저 진행해서 셋만 하면 된다.
“근데 이제 어느 귀족에게 보고하느냐에서 또 퀘스트가 갈립니다.”
“또 유저들을 흩뿌리려고… 한 건가요?”
“쿠룩. 그것도 있지만 유저들의 체험을 좀 더 다양하게 해 주려고 하는 게 목적이지요. 쿠룩. 다 똑같은 루트로 레일 위를 따라가면… 쿠룩. 몰입감도 떨어지게 되니까요.”
“그리고 오픈 월드를 이렇게 무지막지하게 크게 만든 걸 써먹기도 해야 하니~ 그나저나 진짜 D.E사는 외계인이라도 납치했나? 어떻게 이렇게 밀도도 높고, 다양하게 스토리 라인을 갈랐는데도 스토리가 자연스럽게 이어지게 만들었지? 심지어 NPC들도 살아 있는 것처럼 움직이고… 역시 차세대는 차세대라곤 하지만, 너무 급작스럽게 발전하는 거 아니야?”
“쿠룩. 그걸 우리가 어떻게 아냐? D.E사만이 알겠지. 쿠룩. 게다가 찬성 님이 이해 못할 이야기는 좀 자제해라. 눈이 팽팽 도시잖아.”
“…어어… 어어어……?”
가뜩이나 게임 초보인 찬성에게는 너무 어려운 이야기들인지라 그는 고개만 갸웃거리면서 생소한 용어들에게서 오는 혼란에 빠져 있었다.
일단 그가 이해할 수 있는 건 D.E사가 만든 이 ‘어나더 월드 아카이브’는 기존 가상현실 게임에서 한 단계 진화한 것이었고, 세계가 농밀하게 차 있으며 보다 더 현실적이라는 것까지였다.
셋은 그렇게 찬성에게 설명을 섞어 주면서 게임 구조와 콘텐츠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받으면서 모험가 길드에 도착했다.
“…보자. 퀘스트 갱신이… 사무원님에게 가면… 아, 됐다.”
[시스템-퀘스트가 갱신되었습니다.] [퀘스트:먼저 모험가 길드에 보고하다]당신은 ‘베른카 제국군 습격 요새’의 발견과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부정한 실험에 대해서 모험가 길드에 알렸다. 하나 쉽게 믿지 않는 것 같으니 좀 더 자세한 이야기가 필요할 것 같다.
“그, 그게 사실인가요?”
“쿠룩. 여기 증거도 있습니다. 쿠룩. 제국군 실험 기록과 실험체 보고서, 부정한 표본입니다.”
“세, 세상에!”
“매우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니… 어서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와… 두 분은 자연스럽게 대화하시네?’
다른 가상현실 게임을 해 본 두 사람이 마치 배우처럼 자연스럽게 퀘스트에 몰입해서 진행해 나가는 것을 보며 찬성은 감탄했다.
그동안 선택지와 조건과 지시 사항을 확실하게 주던 퀘스트와는 다르게 갑자기 알아서 하라는 듯 ‘이야기가 필요하다.’라고 하니 당황했는데, 둘이 이렇게 해 주니 고마울 따름이었다.
“진행 방식이 달라져서 놀랐네요. 갑자기 하려니 적응이 안 돼서…….”
“쿠룩, 원래 이런 게 롤플레잉… 즉, 역할극입니다. 쿠룩.”
“초반부는 혹시 모를 찬성 님 같은 유저를 위해서 선택지나 조건을 간단히 준 거지만, 슬슬 본격적인 시나리오로 가면 이제 몰입할 수 있게 하는 거죠. 어제 마차 쪽에서 몰입하셨잖습니까?”
전국건강협회가 예시를 확실히 들어 주자 찬성은 어제 보았던 광경을 떠올렸다.
베른카 제국군의 습격으로 엉망이 된 마차, 쓰러진 사람들과 불타 버린 시체의 풍경. 리얼함이 살아나 베른카 제국군에 대한 분노가 치밀었고, 자신도 모르게 자연스럽게 몰입했던 것이었다.
“아… 맞아. 그 일이 있었죠.”
“쿠룩. 원래 그것을 즐기려고 오는 겁니다. 쿠룩. 그러니 마음껏 몰입하시지요. 쿠룩쿠룩.”
“네! 그런데 말이죠. 하나 더 질문이 있는데요.”
“쿠룩. 예, 뭐든지 물어보세요.”
“롤플레잉… 이라고 역할극을 하는데, 그럼 두 분의 아이디는 왜 그런 식인 거죠? 역할극을 하려면 그… 좀 사람 같은 이름을 하는 게 낫지 않나요. 가령 본명이라든가?”
“…쿠룩. 그건… 쿠룩! 쿠룩쿠룩쿠룩! 어이쿠! 아바타 옵션이! 아! 맞다아아아! 새로운 스킬도 배워야지! 아차아암!”
“아아아! 맞다아아아! 부활 지점부터 바꿔야지~ 찬성 님만 대답하시면 자동으로 갱신될 겁니다.”
아무리 게임이 좋다곤 하지만 본명을 쓰면 역으로 몰입이 깨진다는 것을 말하고 싶지 않았던 두 사람은 악의 없는 찬성의 질문에 말을 돌리면서 먼저 부활 지점과 스킬을 배우러 움직였다.
둘의 반응에 뭔가 건드려선 안 될 부분 같다고 생각한 찬성은 대답을 듣기를 포기하고 퀘스트를 진행하기 위해 모험가 길드 사무원에게 연기를 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