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of Sword Castle RAW novel - Chapter 58
5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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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아무리 고레벨 아이템이어도 그렇지, 이렇게까지나? 게임… 에 돈을 왜 이렇게까지 쓰는 거지? 억이니 천만 원 단위가 장난으로 보일 리 없는데. 하지만…….’
현실성 떨어지는 액수에 찬성은 처음엔 경악을 금치 못하다가 순간 자신의 다리를 바라보았다.
사고로 잘려 나가서 이제 무릎 아래로 없는 다리. 거부하고 싶어지는 이 현실을 벗어나서 자유롭게 뛰어다닐 수 있는 게임 덕분에 자신은 다시 생명을 불태울 수 있게 된 것이니, 그곳에 돈을 쓰는 게 어떻게 보면 납득이 되는 일이었다.
“…그렇지. 가치라는 건 사람마다 다르니까 말이야. 아무튼! 근데 이 정도 돈은 없… 아니, 애초에 끼질 못하는 레벨이잖아. 옵션과 아이템만 참고하려고 보는 건데 뭘 이렇게 몰입한 건지. 휴우우우~ 근데 돈이 일단 부족한데…….”
가지고 있는 돈은 약 34금화. 전직권 덕분에 번 100금화를 3등분, 거기에 퀘스트들을 하고, 몬스터에게 얻어서 약간 더 번 상태지만 이 금액으로는 좋은 아이템을 살 수 없었다.
[착용 Lv.20][(희귀)단련된 오크의 가죽 신발][가격 50금화] [착용 Lv.20][(희귀)워로드의 징표][가격 82금화] [착용 Lv.18][(희귀)실험체 가죽 벨트][가격 44금화] [착용 Lv.18][(영웅)배신한 남작의 검][가격 150금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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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금화당 지금 1만 원이라고 했던가? 으와아… 사는 건 턱도 없네. 죄다 비싸.”
금화 시세를 알고 나니 더욱 충격적인 가격. 물론 100만 원짜리 전직권을 뽑은 찬성이었지만 다른 아이템들 가격을 보고 나니 머리가 더 아팠다.
그렇게 너무나 많은 정보량과 돈에 대한 고민에 빠진 찬성은 끙끙대면서 아이템 옵션들과 또 경매장을 공부해 나갔다.
달칵!
“나 왔다아아~”
‘어? 삼촌이다. 그러고 보니 늘 게임만 해서 제대로 마중을 못했었네.’
사실 그동안 이 시간에는 게임을 한다고 삼촌이 들어오는 줄도 몰랐다. 괜히 민망해진 찬성은 휠체어를 움직여 밖으로 나갔다.
“오셨어요?”
“어라? 찬성이, 게임 안 하고 있었냐? 아니면 아침에 일찍 해서 플레이 타임 다 한 거니?”
“아뇨. 아직 남았긴 한데, 뭣 좀 공부하느라고요.”
“공부? 공부라고? 아니, 무리하지 말라니까~ 요양 온 지 며칠이나 되었다고! 지금 네가 공부할 때니? 더 놀아! 마음 편하게 놀아! 너에게 지금 필요한 건 힐링이자 휴식이란다.”
현실의 어른들의 입에선 절대 나올 수 없는 소리를 내뱉는 삼촌…….
하지만 말의 뉘앙스가 뭔가 오해를 하시는 것 같아 찬성은 얼른 오해를 풀고자 설명했다.
“아뇨. 게임 공부요. 그… 아이템 옵션이라든가, 가격이라든가. 아무튼 게임도 알아야 할 게 많더라고요.”
“아~ 하긴 게임도 파고들면 배울 게 많지. 그런 거라면 뭐, 문제없겠지.”
“근데 이게 너무 어려워서 힘들어요. 휴우우~ 대체 무슨 용어가 이렇게 많은 건지.”
“음~ 민희가 조언 안 해 주던?”
“민희 누님은 저 자체가 너무 특이한 케이스라서 직접 개척해야 한다고…….”
“흐으으음~ 어디 네 캐릭터, 한번 보자.”
답답한 상황에서 누구의 조언이라도 받고 싶은 마음이었기에 그는 기꺼이 휴대폰을 열어서 삼촌에게 자신의 캐릭터를 보여 주었다.
살덩이는나약하다에게 받은 SF풍 아바타를 그대로 착용한 캐릭터를 본 삼촌은 피식 웃었지만, 별말 하지 않고 이리저리 스와이프하면서 능력치와 스킬들을 체크했다.
“흐음, 그렇군. 예산은 어느 정도냐?”
“30금화 정도요.”
“아주 적군. 아이템을 논할 수준은 아닌 것 같은데 말이지. 흐음… 그렇다면 가성비를 따져야 한다는 건데…….”
“한 번에 모두 바꾸는 게 아니더라도 당장 급한 거라든가, 얻어야 할 아이템의 방향성이라도 알면 좋겠거든요.”
“잠깐만 기다려 보렴. 일단 옷 좀 갈아입고, 본격적으로 해 보자.”
삼촌은 그렇게 말하곤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남은 찬성은 어찌할 줄 몰랐지만 어느새 저녁 식사 때가 되었으니 일단 식사 준비라도 하자고 생각하며 휠체어를 움직여 부엌 쪽으로 향했다.
그리고 혹시 민희 누님도 같이 식사할지 몰라서 휴대폰으로 조심스럽게 그녀를 호출했다.
[귓말][찬성:누님, 삼촌 오셨는데 저녁 식사 같이하는 건 어떤가요?] [귓말][미니멈미니미니:무리! 지금! 바빠! 레이드 중! 나중에 혼자 챙겨 먹을게!]‘레이드가 뭐지? 아무튼 바쁜 것 같으니까… 넘어가자.’
저녁 식사 준비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자 찬성은 삼촌을 부르기 위해 삼촌의 방문에 조심스럽게 노크를 했다.
“삼촌, 일단 저녁 식사를 준비했으니 드시고 하세요.”
“어~ 그래. 금방 나가마. 먼저 먹고 있으렴.”
‘…부전여전인가? 이렇게 되면 뭐라 말리기도 뭣한데 말이지.’
삼촌 부녀가 똑같은 모습을 보였기에 찬성은 어쩔 수 없다는 듯 홀로 식사를 했다.
적은 양의 밥에 닭가슴살과 야채를 위주로 한 깔끔한 식단과 거기에 반찬 몇 가지가 추가된 정도. 가볍게 먹으면서 그는 인터넷을 찾았다.
“일단 검성은 근접 전사계랑 아이템을 공유하게 되는구나. 하지만 죄다… 비싸네. 하아아~”
근접 물리 전투계 클래스들은 모든 MMORPG 게임의 로망이자 선호도가 높은 만큼 아이템 가격도 너무 비싸서 한숨이 나오는 찬성이었다.
그래서 대부분 공략들은 이제 구입보다는 직접 파밍할 수 있는 트리가 짜여 있었는데, 여기저기 가야 할 곳과 퀘스트 라인이 너무나 많았다.
“그것도 그거고, 이것도 모르겠네. 하아아~ 검성 자료도 별로 없고, 외국 건 알아보기도 어려운데… 음?”
“조아쓰어어어어어! 이거다!”
“엑?”
“됐다! 우리 조카야! 오랜만에 하는 거지만 역시 내 솜씨는 죽지 않았군! 자!”
기괴한 함성을 지르며 삼촌은 러닝셔츠에 팬티 차림으로 방에서 뛰쳐나와 찬성에게 무언가를 내밀었다.
내민 것은 A4 용지에 인쇄된 하나의 서류였다.
인게임 UI를 그대로 인쇄한 것으로 거기엔 부위별로 찬성이 사야 할 아이템 이름과 대략적인 가격과 대체품의 이름까지 세세히 나와 있었다.
“일단 지금 네 상황과 예산에 맞춰서 짜 봤다. 물론 이게 100퍼센트 정답은 아니고, 지금 상황에서 가장 베스트인 거니까… 써 보고 모자라면 모자라는 걸, 아니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을 채워 넣으면 될 거야.”
“와… 가, 감사합니다!”
“뭘~ 이런 도움이라면 얼마든지. 자자, 그럼 즐겜해라. 밥은 내가 먹고 치워 둘게.”
“네!”
깜깜하게 막혔던 길이 드디어 열린 것에 찬성은 행복해하면서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곧바로 내용을 PC 문서 파일에 옮겨 적고, 그다음 게임으로 들어가서 수웨라성의 경매장에서 부위별로 하나씩 검색했다.
“보자. 먼저 투구는 ‘(희귀)조화의 오크 경갑 투구’인가?”
[(희귀)조화의 오크 경갑 투구]재질:가죽
부위:손
옵션:방어력 +20, 모든 스테이터스 +4
제한:레벨 20
*세트 옵션(조화의 길 1/8)
3세트:모든 스테이터스 +2퍼센트
6세트:추가로 모든 스테이터스 +3퍼센트
“어라? 모든 스테이터스라면?”
말 그대로 힘, 민첩, 지력, 건강, 마력 적응, 행운, 모든 스테이터스를 상승시켜 주는 것으로 겉보기에는 좋아 보이지만 오래전부터 MMORPG 게임에서는 최악의 아이템, 지뢰 아이템 부류로 나타나는 옵션이었다.
대부분 RPG의 클래스들은 1개 혹은 2개의 주력 스테이터스를 사용하며 다른 효과와 함께 그것들을 밀어주는 게 가장 효과가 좋으니 당연히 버려지는 아이템 부류였다.
“으으으음… 분명 인터넷에선 별로라고 하던데…….”
그리고 이 ‘어나더 월드 아카이브’에서는 접두사 ‘조화’가 붙은 ‘조화 세트’가 바로 이 모든 스테이터스 상승인 아이템 분류였다.
사실상 이 분류의 아이템들은 다른 유저들의 득템 기회를 차지하여 꽝 느낌을 주는 것이 그 의의였다.
“하지만 뭐, 엄청 싸서 8세트 맞출 수 있겠네.”
[착용 Lv.20][(희귀)조화의 오크 경갑 투구][가격 3.5금화] [착용 Lv.20][(희귀)조화의 오크 경갑 견갑][가격 3금화] [착용 Lv.20][(희귀)조화의 오크 경갑 갑옷][가격 4금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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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뢰 아이템인 덕분에 당연히 희귀 아이템이라도 가격은 매우 싸다는 것이 장점. 찬성의 비루한 30금화로도 6세트를 구매하기에 충분했다.
그리하여 찬성은 머리, 어깨, 가슴, 하의, 신발, 손, 총 6부위를 조화의 오크 경갑들로 맞춘 뒤 자신의 스테이터스 창을 확인했다.
[설정:모든 수치 종합 표기] [Lv.21 찬성]클래스:검성(劍星)
힘:250
민첩성:250
지력:92
건강:208
마력 적응:134
행운:240
생명력:218/218 스태미나:208/208
[받고 있는 효과 종합]모든 아이템 효과:모든 스테이터스 상승 +24
세트 아이템:모든 스테이터스 상승 +5퍼센트(스테이터스 효과는 모든 덧셈 수치를 더하고 마지막에 퍼센트로 추가됩니다)
“어? 이거 엄청나네? 힘만 봐도… 기본 효과로 +24, 거기에 5퍼센트 증가로 얻은 스탯이 11.95니까 합치면 +35.95 스탯이잖아? 반지나 목걸이… 같은 액세서리까지 끼면 더 늘어나겠는데? 와아아… 아, 근데 무기는 변경이 없네? 돈 아끼라는 건가?”
3차 클래스 이상급인 검성의 스테이터스 성장치를 이용한 아이템 구성. 예산 문제로 인해서 다른 아이템은 더 구하지 못했지만 이 정도면 확실히 엄청난 아이템 효과였다.
각 스테이터스가 모두 검성에게 어울리는 것이 아니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웬만한 아이템 세팅을 갖춘 이들에게 다른 분야에서 강점을 가져올 수 있다. 거기에 검성의 역할군이 쓰지 않는 스탯이더라도 나름 보너스가 있었다.
힘, 민첩, 건강은 주력 스탯이니 더 말할 게 없고, 지력은 NPC와의 대화 체크 및 선택지를 늘리기, 일부 마법 효과에 대한 저항력을 올려 주었다.
마력 적응은 검성이 가진 검기 제어를 비롯한 몇몇 마법 공격력의 데미지 및 마법 방어력 상승, 행운은 크리티컬 및 회피, 각종 상황 체크 확률을 올려 주니 이득이 아예 없는 것이 아니었다.
‘와, 삼촌… 뭐 하는 사람이지? 와아아…….’
같이 플레이하던 파티원들이나 민희 누님도 체크하지 못한 부분을 파고들어서 30금화로 자신이 갖출 수 있는 최적의 장비를 결국 찾아낸 그에 대해 순수하게 감탄하면서 찬성은 아이템의 실험을 위해 다시 자누 요새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