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of Sword Castle RAW novel - Chapter 77
77화.
[찬성:그… 제 검술에 뭔가 문제라도 있나요?] [전국건강협회:아, 그런 문제가 아니라요. 그러니까… 너무 굉장한데, 다른 방면으로 문제가 될 것 같아서 그런 겁니다.]“다른 방면?”
[전국건강협회:솔직히 찬성 님의 그 ‘검술’ 말입니다. 그 정도면 컨트롤이 아니라 사실상 그냥 추가 스킬의 경지입니다. 그건 이해하시죠?]끄덕.
자기도 모르게 문득 고개를 끄덕이는 찬성이었다. 계속해서 전국건강협회의 말이 이어졌다.
[전국건강협회:찬성 님, 사람은 이해를 넘어서는 것에 대해서 두려움을 가집니다. 그동안의 검술 능력과 테크닉은 그래도 인간의 한계에 이른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검술은 레벨이 달라요.] [찬성:네, 뭐. 그렇죠. 몸에 무리가 너무 가서 저도 현실에서는 세 번이 한계였거든요.] [전국건강협회:…현실에서도 그걸 쓴다고요? 설마 했는데……. 그러니까 여기서도 쓰는 건가? 아무튼 계속 이야기하자면 그 기술, 지금 너무 남발해서 사람들에게 알려지면 막힐 가능성이 큽니다.] [찬성:막힌다고요?] [전국건강협회:네. 엄밀히 말해서 찬성 님 개인의 고유 스킬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다르게 보면 데미지 계수 400퍼센트짜리 광역 스킬이 쿨 타임이 없는 거나 마찬가지니까요.] [근손실보험:이게 왜 대단한 건지 느껴지지 않으신다면 지금 가지신 전사 스킬들의 데미지 배율을 보면 아실 겁니다. 더블 슬래시가 아마 1성 기준 175퍼센트, 강하게 찌르기 1성 기준이 아마 215퍼센트… 물론 스킬에 달린 부가 속성이 다르지만 비교하기 딱 좋죠.]“아! 그렇구나.”
그제야 찬성은 깜짝 놀라며 자신의 검술이 게임 스킬적으로 보면 확실한 오버 밸런스 타입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살덩이는나약해:심지어 일반 평타 판정이라서 버프라든가, 공격 시 효과 같은 걸 발라 주면… 아무튼 가능성도 무궁무진하죠.] [전국건강협회:자, 이제 대단한 걸 자각시켜 드렸으니 본론으로 가죠. 찬성 님, 그 검술, 당분간은 적당히 조절해서 쓰십시오. 아니, 최대한 안 쓰는 걸 목표로 하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찬성:당분… 간이요?] [전국건강협회:솔직히 말해서 찬성 님으로서는 ‘검술’이 게임의 주목적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찬성 님의 고유한 ‘스킬’이 게임의 밸런스를 해친다는 명목으로 제약이 생기거나 아니면 아예 버그성 플레이라고 여겨져 계정이 정지될 수도 있지요?] [찬성:어, 그렇게 한다고요?] [전국건강협회:물론 무조건 그렇게 된다는 게 아닙니다. 애초에… 풀다이브 가상현실 게임들이 서비스된 지도 꽤 되었지만, 찬성 님 같은 존재는 없었으니까요.]너무 잘 구현된 가상현실의 시스템도 시스템이지만, 그 시스템에도 구현될 정도로 자신의 육체와 기예를 초인 레벨로 갈고닦은 자가 존재하는 것도 유례가 없는 일이다.
[전국건강협회:그래서 무슨 일이 어떻게 벌어질지 모릅니다. 다만 지금 이 상태로는 좋은 쪽으로 결말이 이끌어질 것 같지가 않으니 ‘당분간’ 그 ‘검술’을 사용하는 걸 자제하자는 의미죠.] [근손실보험:사실 이미 사용한 것 때문에 데이터가 게임사에 들어갔을 텐데… 이것부터가 어떻게 될지 모르죠.] [살덩이는나약해:근데 D.E사는 기본적으로 A.I가 부정 감시를 하기 때문에 시스템상으로 버그 쓴 게 아닌 찬성 님은 안 걸릴 것 같은데요?] [전국건강협회: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만, 그래도 사람이 신고를 하거나 혹은 데이터가 계속 올라가서 체크를 하게 되면 드러나니…….]결론은 찬성에겐 미안한 이야기이지만 검술을 감춰야 한다는 소리였다.
아쉬운 이야기였지만 한참 재미있게 즐기는 이 ‘어나더 월드 아카이브’를 그만두고 싶지 않았기에 찬성은 납득했다. 그러나 아쉬운 마음은 어쩔 수가 없었다.
[찬성:뭐, 검술만 봉인하면 되는 거니…….] [전국건강협회:아, 물론 무조건 쓰지 말라는 건 또 아닙니다. 그러니까 일단 게임사 눈치 보면서 적당히 쓰자는 거죠.] [찬성:그게 가장 어려운 거 아닌가요?] [전국건강협회:네. 저희도 정말 판단하기 어려운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어쩔 수 없어요! 상식 밖의 존재가 지금 눈앞에 있는데! 다른 분들도 뭐라고 말 좀 해 주세요. 나 힘들어요. ㅠㅠ] [근손실보험:무슨 말을 하는 거냐? 리더. 너는 충분히 잘하고 있다.] [살덩이는나약해:ㅇㅇ. 역시 유아교육과의 인재답습니다!] [전국건강협회:…살덩이 님까지 왜 그러십니까! ㅠㅠ 뭐, 여차하면 다른 게임을 즐겨도 되긴 하지만, 최신 게임이 아니면 아마 그 검술을 쓸 만큼 구현도가 적용되지 않을 겁니다.]“으으음…….”
[전국건강협회:물론 강요하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저희는 이렇게 마음도 맞는 찬성 님과 되도록 오랫동안 같이 게임하고 싶을 뿐입니다. 이상! 밥 먹고, 화장실 가고, 쉬고, 생각할 시간 포함해서 한 3시간쯤 뒤에 다시 하죠. 이견 있으신 분?] [근손실보험:없음!] [살덩이는나약해:없어요.] [찬성:네. 저도 없어요.] [전국건강협회:그럼 이 채팅방은 폭파하겠습니다. 되도록 연계된 어플에서는 ‘검술’ 언급을 줄이도록 하는 거 잊지 마십시오. 이상!] [방장이 채팅방을 닫았습니다.]그렇게 닫힌 채팅방. 찬성은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하며 식사를 하기 위해 휠체어를 타고 밖으로 나왔다.
“끄응~ 정말 머리 아프네. 하아아~ 게임이라는 건 대체 뭔지~ 하지만… 포기하고 싶지 않은데 말이지.”
‘폭풍 난무!’
그동안의 즐거움도 만만치 않았지만 오늘은 특히 즐거웠다. 오늘 그가 상대했던 몬스터인 켈럭 크메리안 경이 사용한 ‘폭풍 난무’를 막아 낼 때의 손맛이 좀처럼 잊히지가 않았던 것이다.
“으으음~ 앞으로도 더 많은 게 있을 텐데… 아, 누님, 잘 주무셨습니까?”
“하암~ 그래. 어째 너랑 만나는 건 내가 기상하고 나서인지. 그나저나 너 내가 준 아이템이랑 돈 잘 갖고 있지?”
오늘도 하품을 크게 하면서 방문을 열고 나타나는 민희였다.
그녀는 찬성의 인사를 받으면서 자신이 맡긴 아이템이 무사한지부터 물었다.
“어, 그냥 손도 안 대고 우편함 상태로 놔뒀는데요?”
“그래? 뭐, 우편함 유효 기간 내에만 받으면 되니까… 그것도 문제없지. 아, 맞아. 그… 한 번 더 물어보는데, 정말로 도적 없는 거 맞지? 나중에 딴소리하지 말고~ 힐러 같은 거 해도 되니까~”
“아, 저희 파티 힐러 있어요.”
“으음, 정말 신기한 파티네. 좋아, 그럼 오늘 바로 도적 만들어서 폭풍 레벨 업 할 거니까~ 기대해.”
“예. 아, 맞다. 누님, 저기, 물어볼 게 있는데 말이죠.”
마침 대화를 하다 보니 상담하는 게 좋을 거라고 생각한 찬성은 그녀에게 오늘 있었던 일과 채팅방에서 회의했던 일을 이야기해 주는데…….
『비검-사성절!』
“이거 실화인가?”
말을 듣다가 도저히 믿기지 않아서 클라우드에 저장된 영상에서 찬성이 펼친 ‘비검’을 찾아본 민희. 그의 말이 사실이라는 걸 확인하고 경악했다.
“와… 이게 뭔 일이냐. 너 진짜 괴물이구나? 잠깐, 저걸 저 안에서 썼다면 지금도… 는 무리인가?”
“네, 무리죠. 하하하. 물론 옛날에는 됐지만… 이젠 의미 없죠.”
고개를 슬쩍 내려 이젠 사라진 양다리를 바라보며 말하는 찬성.
민희는 더 이상 현실 쪽 얘기는 하면 안 되겠다고 생각하며 말을 돌렸다.
“크, 크흠! 그래, 아무튼 요점은 네가 이 ‘비검’을 인게임에서 어떻게 하면 마음 놓고 쓸 수 있냐는 거지?”
“예!”
“지금으로선 방법은 없어. 드러나면 어떻게든 패치되거나 제재당할 거야.”
“엑?”
단호하게 단정 짓는 민희였다.
현실에서 아는 사이이니만큼 전국건강협회 같은 파티원들이 직접적으로 하지 못하는 말을 그녀는 단호하게 뱉었다.
“결국 넌 뭐가 되었든 간에 ‘어나더 월드 아카이브’의 일개 유저 한 명이니까. 그리고 그런 유저가 게임의 룰을 압도적으로 뒤집고 다니면 게임사로선 당연히 대처해야겠지.”
“어, 그렇네요.”
“아마 할 조치는 뭐, 네 비검이니까 별도의 동작을 제약하거나 스테이터스에 움직이는 육체 이동 한계치를 바꾸거나 등등… 아무튼 뭐든 하게 될 거야.”
“그렇겠네요. 뭐, 그럼 비검은 쓰다가 어느 순간 포기해야겠네요.”
“지금으로선 방법이 없다고 했지, 앞으로도 없는 건 아닌데?”
“방법이… 있어요?”
끄덕.
찬성이 돌아보자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자신의 휴대폰을 들어서 어떤 영상을 보여 주었다.
“이건?”
“어나더 월드 아카이브 요새전(Another World Archive Fortress-battle) 소개 시범 경기 SG엠파이어즈 vs 프롬 다크니스 1경기 하이라이트 장면이야.”
“오…….”
『자, 드디어 선보이는 ‘어나더 월드 아카이브’의 e스포츠화를 실험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요새전 시범 경기입니다. 나온 팀은 이제 세계 100대 길드 중 하나인 ‘프롬 다크니스’ 길드 소속 플레이어들과 SG그룹의 후원을 받아서 만들어진 SG엠파이어즈 길드 소속 플레이어들입니다.』
화면 속에선 화려한 조명들이 비추고 있는 스튜디오가 주욱 나오면서 캐스터의 설명이 이어졌다.
『어나더 월드 아카이브 서비스 3개월. 하나 가상현실 게임의 e스포츠화는 이미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과연 어떤 경쟁력과 가능성을 보여 줄지 기대가 됩니다. 사실 MMORPG에서…….』
“아, 거긴 넘어가. 대충 중간부터 보면 되는 거야.”
“네.”
화면을 조작해서 재생 바를 옆으로 옮기자, 본격적으로 전투 장면이 시작됐다.
『아! 네임리스! 네임리스 선수! 드디어 궁극기가 찍혔고, 나옵니다! ‘용의 강림’! 그야말로 ‘용의 기사!’ 프롬 다크니스 길드의 마스터! SG엠파이어즈 선수들 혼비백산! 모두 도망가야 해요! 네! 이거 도망 안 가면 모두 다 쓸려 나갑니다!』
화면에는 회색빛 갑옷을 입은 기사가 검은 용을 타고 5명의 유저가 있는 곳을 혼자 헤집으면서 날뛰는 모습이 보였다.
요란스러운 해설과 함께 용의 위에서 창을 휘두르자 검은 번개가 쏘아지는데, 다른 플레이어들은 저항했지만 무력하게 하나둘 쓰러지기 시작했다.
『아! 모두! 모조리 쓰러뜨렸습니다. 이게 ‘용의 기사’! 이거 보신 전사 클래스 분들은 이제 히든 퀘스트를 노리고 용의 계곡으로 발걸음할 것 같습니다! 와아아아!』
“…어때?”
“화려하네요. 그러고 보면 병원에서 봤던 거랑 비슷한 것 같기도…….”
“지금 ‘어나더 월드 아카이브’ 게임에서 인기를 누리는 네임드 플레이어 중 한 명. 현재 레벨은 58, 클래스는 전사 계열 히든 클래스인 용의 기사. 심지어 용의 계곡에서 가장 공략하기 어려운 ‘흑룡 템페스트’까지 테이밍하고, 다량의 전설 아이템까지 가지고 있어서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보여 주고 있지.”
“오…….”
“그래서 저 정도로 압도적이면 당연히 밸런스를 맞춰야 한다는 입장에서는 보통 너프 패치를 하는 게 정상이지만, 저 요새전 e스포츠의 흥행을 생각하면 이제 고려하게 되는 거지.”
“아……!”
그녀의 말을 들은 찬성은 머리에 벼락을 맞은 듯 번쩍! 하고 생각이 빠르게 흘러갔다.
“그래, 어려운 게 아니야. ‘기업’이라는 게 어떤 생물인지만 알면 금방 나오는 답안이지.”
결국 기업은 손익에 따라 움직이는 집단. 게임사라고 해서 다를 바가 없다.
자신들의 이익과 사람들을 끌어모으기 위해서 공정한 ‘척’, 밸런스를 맞추는 ‘척’할 뿐이지, 그 반대의 경우라면 기꺼이 그 반대의 행동을 하는 것이 기업이라는 생물이다.
“더구나 일반 MOBA 타입 게임이라면 몰라도 저건 MMORPG 위에 만들어진 거니까… 한 클래스를 과감히 너프한다고 다른 대안을 찾을 수 있는 게 아니니까~ 더더욱 ‘용의 기사’ 클래스는 너프하기가 껄끄럽지. 실제로… 솜방망이 너프 정도만 이루어졌어.”
스포츠란 결국 스타플레이어의 존재가 살아 있는 드라마를 써 줌으로써 관객들을 매혹시키고, 흥행하게 만드는 것.
기껏 나온 스타플레이어를 소중히 해야 이익이기에 게임사도 함부로 손을 댈 수 없는 것이다.
“아하아~”
“물론 그렇다고 해서 D.E사가 유저들 여론을 아예 신경 안 쓰는 건 아니야. 대신 이제 팀 선수 밴픽 카드 도입이라든가, 들고 갈 수 있는 아이템엔 손을 안 대고 사용 코스트만 높인다든가… 다른 방안을 넣고 있지만, 결론은 용의 기사 자체는 잘 안 건드리게 되지.”
“그렇군요. 빼앗기지 않으려면 빼앗을 게 없거나, 아예 빼앗을 수 없는 입장이 되어야 한다는 거군요.”
‘순둥이인 줄 알았는데… 이해가 빠르네. 산에서 살았다곤 해도 집안 피는 못 속일 테니까…….’
“근데… 게임에서는 어떻게 해야 그런 입장이 되는 거죠?”
이론은 이해했고, 뭐가 필요한지 알아낸 찬성의 눈빛은 아까와는 완전히 다른 의지로 가득 차 있었다.
그러나 게임이라는 분야에 대해서는 잘 모르기 때문에 그는 민희에게 다시금 가르침을 부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