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of Sword Castle RAW novel - Chapter 81
81화.
“자, 우선은 그 망할 모험가 길드장부터 시작합니다. 보통 이런 건 주요 선택지 하나만 해금하면 되긴 하지만…….”
“쿠룩, 모든 단서를 모으면 보너스 업적을 주고, 거기서 랜덤 박스를 주니까… 그거 다 얻으러 갈 겁니다.”
“네!”
“지지직… 너무 기합 안 넣어도 돼요. 사실상 오리엔티어링 같은 거니까요. 후발대는 어쩔 수 없죠. 하지만 역으로 그러니 얼른 따라잡아야죠.”
공략이 나온 것을 이용하지 않고 하는 방법도 있지만,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그렇게 시간을 소비하면서 하다간 영원히 선발 구간을 따라잡지 못하고 계속 남이 닦아 놓은 길만 따라가게 될 것이다.
“물론 아직 3개월밖에 서비스 안 한 게임이라서 밝혀지지 않은 미지의 지역이라든가, 퀘스트, 서브 퀘스트 등등… 많죠.”
“쿠룩, 요새 흥하는 소식으로는 이제 제국 내부 루트 개방된 거랑 저 바다 건너에 다른 대륙이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죠.”
“와아~”
“지지직… 아, 그거 탐험 전문으로 하는 너튜버 소식이네요. 여기 링크 띄워 놨어요.”
공용 채팅방에 띄워 놓은 링크를 누르자 별도의 창이 뜨면서 영상이 재생되었다.
『굿 데이 너튜브! 오늘도 ‘월드 아카’의 세계의 끝을 찾아서 떠나는 탐험가! 익스플로러입니다! 짜잔~ 보이시나요? 전 지금 여러분이 계신 대륙과 다른 대륙에 와 있습니다. 보이세요? 저 거대한 장성이!』
“익스플로러?”
“상당히 유명한 변태 유저죠. 선발대로 초기에 개폐인처럼 해서 레벨 딱 50 찍고, 도적 계열 3차 클래스 ‘해적 선장’으로 전직하고는 현질해서 배를 사고, NPC들을 고용하더니 바다로 나가 버렸지 뭡니까?”
“우와아아~”
타 유저의 모험담을 들으면서 영상을 보는 찬성.
이 ‘익스플로러’라는 유저의 너튜브 채널에는 그가 바다로 나아가서 겪은 에피소드와 새로운 몬스터, 신기한 지형지물의 발견에 대한 내용들이 가득했다.
“항해로 대륙 해안가를 모험해서 지도를 작성하고 그다음 끝없는 바다로 나아가겠다고 하더니, 기어이 다른 대륙에 도착했네요. 어? 이놈, 구독자 벌써 70만이네? 나 예전에 봤을 땐 5만 명따리였는데!”
“쿠룩, 댓글들 보니까 외국인들이 엄청 좋아하는 것 같아. 하긴 남들은 RPG 게임 하는데 혼자 대항해시대를 하고 있으니… 쿠룩.”
일반 유저들은 레벨 업 하고 레이드하면서 장비 맞추기 바쁠 때 혼자서 D.E사가 만들어 놓은 세계를 탐험하면서 미지의 영역을 밝혀낸다는 남다른 차별성이 제대로 먹혀든 것이었다.
“와, 근데 얘, 레벨 41까지 떨어졌네. 이미 3차 전직 스킬들은 적용이 안 되고 있네?”
“쿠룩, 그나마 항해를 지속할 수 있던 건 너튜브 수익이랑 후원으로 캐시 샵 아이템을 살 수 있어서라네. 쿠룩쿠룩.”
“지지직… 대륙 너머는 언어 스킬을 배우지 않으면 대화가 안 통해서 제대로 보급을 못했다고 하네요.”
‘와, 뭔가 세상이 넓다는 느낌이 드네.’
마치 먼 나라의 전설 같은 이야기를 실시간으로 보고 들으면서 이래저래 감탄하고 즐거워하는 사이, 어느새 모험가 길드에 도착했다.
“자, 우선은 여기 모험가 길드 안에 흩어져서 단서와 키워드를 모아야 합니다. 확정인 건 2층의 모험가 길드장. 그 외에는 NPC들에게 닥치는 대로 말 걸면서 랜덤으로 얻어야 합니다.”
“랜덤이요?”
“예. 사실 정확하게는 각 NPC가 가진 성향과 능력치와 우리가 쌓은 평판, 클래스, 능력치에 따른 상관관계가 복잡하게 적용되어서… 예. 그래서 단서를 말해 줄지 안 해 줄지는 미지수입니다.”
“아하!”
체크해야 할 변수가 너무나 많고, 게다가 NPC들도 고정 인물을 빼면 계속 변화하기 때문에 공략에서도 이 부분은 ‘랜덤’이라고 명시되어 있었다.
“그럼 바로 다녀올게요.”
“NPC랑 일반 유저 구분 잘하시길 바랍니다.”
“네!”
일행은 곧바로 흩어져서 NPC들과 대화를 하면서 단서를 모으기 시작했다.
찬성도 조심스럽게 주변을 돌아다니면서 구석에 있는 모험가 길드의 한 NPC에게 말을 걸었다.
“저기… 실례합니다. 그… 왕국 수도에 대해서 묻고 싶은데요.”
“수도? 거기로 가는 방법이라면 저 밖에 있는 마차를 통해서 가거나 돈 좀 있으면 비행선을 타고 가면 돼.”
“아뇨. 그걸 묻는 게 아니라, 저기… 그러니까 수도의 정치 상황에 대해서 아는 게 있나요?”
“대체… 그걸 왜 묻는 거야? 난 그런 거랑 관련 없는 모험가라고~ 알고 싶지도 않고, 관련되고 싶지도 않아. 썩 꺼져.”
쉭쉭~
찬성에게 저리 가라는 투로 손을 젓는 모험가.
아무래도 더 말을 걸어 봐야 얻을 게 없다고 생각한 찬성은 다른 NPC들에게 가서 다시 시도했다.
“수도? 알아서 뭐 하게? 거긴 아주 진흙탕이야. 변경의 상황이 어떤지 모르고 귀족님들은 태연자약하게 놀고 있더군. 그나마 상황이 안 좋은 걸 아는 자르엔 백작인가 하는 분이 열심히 노력하고 있지만…….”
[시스템-키워드 ‘자르엔 백작’을 얻었습니다.] [*자르엔 백작-중앙에서 이 상황을 개선하려고 노력하는 분인 것 같다.]그리고 동시에 다른 파티원들도 속속 퀘스트를 개방해서인지 계속해서 키워드들이 등록되었다.
[시스템-키워드 ‘앱솔 공작’을 얻었습니다.] [*앱솔 공작-왕국 제일의 대귀족. 방탕한 인물로 왕이 있을 때나 없을 때나 연일 주지육림의 잔치를 즐기고 있다고 한다.] [시스템-키워드 ‘수도에 들리는 소문’을 얻었습니다.] [*수도에 들리는 소문-‘내년에… 세수가 또 오른다는 이야기야. 큰일이지. 지금도 한계인데…….’] [시스템-키워드 ‘피바람이 부는 수도’를 얻었습니다.] [*피바람이 부는 수도-어찌나 권력 다툼이 심한지 매일 밤 사람들이 죽어 나간다고 하였고, 이 말을 증언한 모험가는 그 살육의 현장에서 간신히 도망쳤다고 한다.] [시스템-단서와 키워드가 모여 퀘스트 선택지 3이 해금되었습니다.]“오! 빠르다!”
[조건]1.해금되지 않은 선택지입니다.
2.해금되지 않은 선택지입니다.
3.무서운 소문이 들리는 수도에 가는 건 무서우니, 그냥 다시 남작을 노리자.
“…이게 뭐야?”
“뭐긴요. 도망치는 것도 나름 선택지이고, 왔던 루트를 돌아가는 겁니다.”
“쿠룩, 물론 한번 내려간 평판과 성향은 안 돌려주지만요. 쿠룩쿠룩.”
이른바 했던 선택을 돌아가는 선택지. 그러나 이전에 했던 선택을 완전히 뒤집지는 못하는 것이었다.
“이건 왜 만들어 둔 걸까요?”
“별거 아닙니다. 아까 던전 막보스가 약했던 대신 이 루트는 빡세거든요. 나중에 알고 후회하는 사람들을 위한 거죠.”
“아하~”
“하지만 우리는 그런 거 없죠?”
“그렇죠!”
눈을 빛내면서 더 지옥 같은 루트로 가고 싶어 하는 찬성이었다.
일반적 루트로 가기엔 실력이나 아이템 스펙도 너무 뛰어나서 재미없는 게임이 될 게 뻔했다.
“아무튼 계속 키워드 더 뜯으러 가 보죠. 이게 사람한테 말 거는 것만 있는 게 아니니……. 게다가 이번엔 이 성을 뒤져야 합니다. 이대로 가면 방안 없이 수도에 가는 거나 마찬가지니까요.”
“예~”
“아무튼 노하우는 아셨으니 이제 본격적으로 움직입시다. 장소는 ‘주점’, ‘신전’, ‘용병단 길드’, ‘도박장’ 등등… 영지 내의 각 주요 건물을 돌아다니면서 단서와 키워드를 얻으시면 됩니다. 자, 그럼 흩어지죠!”
전국건강협회의 지시에 따라 찬성 일행은 각각 흩어져서 자신들의 클래스에 그나마 우호적인 장소로 향했다.
그중 찬성이 맡은 장소는 ‘주점’이었다.
‘으음, 가라고 해서 가는 거지만, 왜 내가 굳이 주점일까?’
‘찬성 님은 무조건 주점 가야 합니다! 주점!’
‘쿠룩! 가면 바로 영상 찍으십시오. 쿠룩! 나중에 보게!’
‘지지직… NPC는 무조건 2층에서부터 알아보세요. 혹은 3층도 괜찮아요. 지지직… 으아아아아! 하면서 떨어지는 거 무조건 나올 것 같아!’
고전 무협 영화에서나 나올 상황들을 생각하며 찬성에게 주점을 추천하는 세 사람이었다.
누가 봐도 ‘검성’의 실력에 게임 초보라서 세간의 사정을 모르는 점은 무협물에서 볼 수 있는 주인공의 완벽한 ‘무림 초출’ 시추에이션이었다.
‘꼭 찍으십시오, 꼭!’
‘…아, 예.’
산에서도 TV나 휴대폰으로 이것저것 보곤 했지만, 아쉽게도 찬성은 고전 무협 영화를 본 적이 없었다.
찬성이 접하기에는 너무 오래된 영화들이었기 때문이다.
덕분에 파티원들의 행동에 의아함을 느끼면서도 전혀 모르겠다는 눈으로 주점으로 향했다.
“윽, 술 냄새.”
커다란 맥주잔이 그려진 간판을 보고서 안으로 들어가자 진한 알코올의 냄새와 함께 대낮부터 왁자지껄 떠드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였다.
“크으! 내가 이 맛에 산다. 현실에서는 간이 지랄 나서 절대 못 마시는데!”
“진짜 세상 많이 좋아졌어. 나도 고혈압 신경 안 쓰고 마구 퍼먹을 수 있으니 말이야. 크하하하핫!”
‘와, 유저들이 많네.’
대낮의 주점이라면 보통은 사람들이 일할 시간이라서 NPC들이 적은 상태라 한가해야 했지만, 여기서 먹고 마시는 유저들이 많아서인지 시끌벅적했다.
“정말이지 현실에서는 절대 마음껏 먹을 수 없는… 프라이드치킨 10마리 동시에 먹기가! 꿈이 아니라니! 흑흑!”
“심지어 현실 치킨보다 훨씬 싸지. 참 내~ 망할 DDQ 놈들… 치킨 한 마리에 무슨 4만 원 가야 한다는 개소리를 해 가지고!”
“닥치고 먹기나 해. 냠냠! 어차피 현실에서 그 망할 닭튀김 먹어 봐야 몸만 안 좋아지는데 여기서 속 편히 먹는 게 낫지! 내가 이거 때문에 요리 스킬을 올리는 건데!”
‘다들 현실에서 할 수 없는 걸 이루기 위해 여기에 온 거구나.’
자신이 이제 현실에서 휘두를 수 없는 ‘검’을 휘두르기 위해 온 것처럼 다른 사람들도 소망을 위해서 이곳에 있다는 것에 무언가 안도감과 동질감을 느끼는 찬성이었다.
‘아무튼 얼른 퀘스트나… 어? 저 사람들은?’
사람들 사이에서 NPC를 찾기 위해 돌아다니던 중 익숙한 캐릭터가 찬성의 눈에 띄었다.
‘아, 전에 봤던 사람이다.’
“그래서 넌 어디 길드로 옮길 거야?”
거적때기 같은 망토 하나에 전신의 대부분을 검은 천으로 둘둘 감은 패션, 거기에 대부분 인간으로 보기 힘든 푸른색 피부로 조정한 모습.
일전에 오크 사냥터에서 봤던 시공 길드 사람이었다.
‘다크… 템플러라고 했던가? 아, 하긴 여긴 시공 길드의 본거지니까 있는 건 당연할 텐데…….’
“우호우호… 우호호호.”
“그래? 그거 잘됐네. 하긴 넌 탱커니까 어디서든 받아 주겠지.”
“우호! 우호!”
‘…는 반대편에서 같이 이야기하는 사람은… 고릴라인데, 갑옷에 무기를 메고 있어?’
놀라운 것은 그걸로 끝이 아니라 그 유저와 이야기하는 유저의 모습으로, 윤기 있는 검은 털을 가진 고릴라 수인이었다.
무려 성기사 같은 번쩍거리는 새하얀 갑옷을 입은… 고릴라 성기사 수인.
“우호우호우호! 우호호!”
“어? 클래스 너프? 그것참 큰일이네.”
‘우호우호로… 어떻게 대화가 통하는 거지?’
너무나 신기한 광경을 보게 된 찬성은 해야 할 일도 잊어버리고 두… 사람이 대화하는 것을 계속 지켜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