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of the Demon King RAW novel - Chapter 10
9화 서열전(3)
이신은 휴먼의 단점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초반에 너무 약했다.
정확히는 궁병이 약했다. 궁병이 가진 활과 화살이 너무 조악하고 제대로 된 방어구도 없었다.
같은 50마력으로 두 마리씩 소환할 수 있는 헬하운드도 일대일로 싸워 이길 수 없으니 말이다.
때문에 초반에 병력을 빨리빨리 생산할 수 있는 마물과의 상성이 좋지 않았다.
그런 마물을 4할가량의 악마군주가 선호한다니, 휴먼이 약하다고 인식될 만했다.
초반에 취약한 만큼 화살탑 같은 방어시설에 투자해야 하는데, 만약 상대가 공격해 오지 않는다면?
그건 방어에 쓸데없이 헛돈을 쓴 셈이다. 헛돈을 쓴 만큼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불리해진다.
하지만 이 서열전 시스템을 만든 이는 그냥 게임개발자도 아니고 무려 마신(魔神)이었다.
종족간의 불공평함이 있을 리 없었다. 이신은 실제로 수많은 모의전을 통해 휴먼의 강점을 확인했다.
‘일단 정찰이다.’
상대에게 공격 의사가 있는지 확인하려면 정찰에 더 신경 쓰는 수밖에 없었다.
‘너, 그리고 너. 정찰을 가라. 각각 7시와 11시다.’
“옛!”
“맡겨주십시오!”
마력석 채집장에서 일하던 노예 두 명이 즉각 움직였다.
그중 하나는 공교롭게도 일전에 모의전에서 가장 먼저 죽었던 그 나이 든 사내였다.
영원한 지옥의 고통에서 탈출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서열전에서 공을 세우는 것.
때문에 나이 든 사내는 목숨을 바쳐서라도 활약하고 싶어 했다. 이곳 전장에서 죽어도 다시 지옥에 돌아갈 뿐이라 목숨을 아까워할 이유가 없었다.
노예들이 정찰에 나서자 이신은 즉각 병영을 출입구 쪽에 지었다. 출입구가 병영에 막혀 70%가량 폭이 좁혀졌다.
첫 생산된 궁병은 출입구 앞에 배치해서 적이 오는지 경계 서도록 했다.
“맡겨주십쇼!”
전에도 소환됐었던 장년 사내는 쾌활하게 대답하며 나섰다.
이신은 궁병을 계속 소환하면서, 막 소환된 노예에게 다시 병영을 건설케 했다.
이번에도 출입구에 짓게 했다.
그 결과 두 개의 병영이 교차되어서 출입구 통로가 지그재그로 휘어진 모양이 되었다.
‘이만하면 헬하운드가 많이 몰려와도 어떻게 막겠군.’
이신이 경험한 헬하운드는 빠르지만 멍청했다.
출입구를 이렇게 S모양으로 휘어놓으면 우왕좌왕하며 궁병들의 화살세례에 당할 터였다.
그때였다.
[적을 발견했습니다!]정찰 보낸 두 노예 중 한 명이 적진을 발견했다.
운이 좋은 건지, 이번에도 나이 든 사내였다.
적은 출입구 바깥쪽에 있는 또 다른 마력석 채집장에 마법진을 만들고 있었다.
[마법진: 마물을 소환하는 마법진. 채집한 마력을 저장하기도 하는 마물 종족의 기본적인 건물입니다. 마물을 한 번에 세 마리씩 소환할 수 있으며, 마법진을 짓는 데 300마력이 필요합니다.]마법진을 열심히 그리고 있는 손바닥 모양의 괴물은 바로 마물 종족의 생산유닛인 클로였다.
[클로: 마력을 채취하고 마법진이나 건물을 짓기도 합니다. 날카로운 손톱으로 할퀼 수도 있으나 공격력은 보잘것없습니다.]‘확장기지를 건설했구나.’
상급 악마 엘티마는 마력 확보에 주력한 듯했다.
시작부터 본진과 바깥쪽 두 군데에서 마력을 채집할 계획이니 말이다.
그렇다면 당장은 헬하운드가 많지 않다는 뜻이었다.
‘내가 방어에 주력할 거라고 생각했군.’
이신이 방어에 투자하는 동안 자신은 마력 확보에 투자해 더 많은 마력으로 압도적인 병력을 모을 생각일 터였다.
일단 더 확인이 필요했다.
“본진 안으로 들어가 봐.”
나이 든 사내는 시키는 대로 출입구를 통과해 엘티마의 본진에 들어섰다.
싫어도 명령대로 따를 수밖에 없지만, 나이 든 사내는 의욕적이었다.
역시나 이신의 생각대로였다.
헬하운드는 고작 두 마리밖에 없었다.
클로들만 득시글거리며 마력석을 채집 중이었다.
헬하운드 2마리가 나이 든 사내를 쫓아왔다.
“달려! 계속 본진을 둘러보면서 뭘 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으아아!”
나이 든 사내는 그야말로 꽁지 빠지게 달리며 엘티마의 본진을 돌아다녔다.
그러는 동안, 이신은 병영을 추가 건설해 총 3병영에서 궁병을 쏟아냈다.
정찰 보냈던 또 다른 노예는 엘티마의 진영 근처에 세워 놓아서 혹시나 공격을 해오면 포착할 수 있게 해뒀다.
‘본진 플레이라니, 굉장히 클래식한 스타일로 싸우게 됐군.’
나이 든 사내는 제법 잘 도망치며 엘티마의 본진 상황을 알려주었다.
덕분에 이신은 승부의 타이밍을 잡을 수 있었다.
인류는 후반에 가면 강해진다.
엘티마는 후반으로 넘어가기 전에 대규모 공세를 펼친 요량이었다. 하지만 이신은 그보다 한 템포 먼저 공격을 할 생각이었다.
‘내가 궁병을 주력으로 쓸 거라고는 생각 못하겠군.’
이신은 이어서 대장간을 건설했다.
[대장간: 병영에서 소환되는 병력에게 무기와 방어구를 제공하는 시설입니다. 대장간이 생기면 창병과 방패병을 소환할 수 있습니다.]대장간이 건설되자 이신은 병영을 추가한 뒤, 창병과 방패병을 두 명씩 소환하기 시작했다.
동시에 대장간에 또 다른 지시를 내렸다.
‘무기 개발!’
[대장간에서 무기 개발을 시작합니다. 궁병, 창병, 방패병에게 더 좋은 무기가 제공됩니다.]엘티마의 본진을 정찰하던 나이 든 사내는 끝내 죽고 말았다.
하지만 상당히 오랫동안 살아서 정찰을 해주었으니, 이번 서열전의 수훈 갑이라 할 수 있었다.
나이 든 사내는 정찰로 엘티마가 짓는 새로운 건물을 보여주었다.
[마룡의 재단: 마룡에게 재물을 바치는 재단입니다. 마법진에서 마룡과 새끼 마룡을 소환할 수 있게 됩니다.]‘마룡이 쌓이기 전에 승부를 봐야겠군.’
때마침 4병영에서 창병 두 명과 방패병 두 명이 소환됐다.
궁병 16명과 합쳐서 총 20명의 병력이었다.
‘공격!’
이신은 마력석 채집장에서 일하던 노예도 세 명을 대동시켰다.
그리고 엘티마의 진영 근처에 세워놓은 노예로 하여금 안에 들어가게 했다.
노예가 엘티마의 진영 안으로 뛰어 들어가 상황을 알려주었다.
두 개의 마법진에서 막 무언가를 소환하려고 빛을 내고 있었다. 아마도 마룡이리라.
‘달려라!’
이신의 명령대로 23명의 군대는 필사적으로 달렸다.
***
[적이 나타났습니다!]앨티마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까도 노예 한 놈이 들어와 얼씬거리기에 즉시 죽였는데 또?’
그런데 이번에는 정찰이 아니었다.
23명이나 되는 병력!
엘티마는 화들짝 놀랐지만, 이내 진정했다.
‘하핫! 겨우?’
병력의 태반을 차지하는 게 나약한 궁병이었다. 창병도 방패병도 무기는 변변찮았다.
마룡 여섯 마리가 소환되면 손쉽게 쓸어버릴 수 있었다.
하지만 그때였다.
‘아니?!’
갑자기 궁병, 창병, 방패병의 무기가 바뀌었다.
궁병은 석궁병이 되었고, 창병은 장창병이 되었다. 방패병의 원형 방패도 커다란 사각방패로 업그레이드되었다.
대장간에서 무기 개발이 완료된 결과였다.
상대는 무기 개발이 딱 완료될 때에 바로 싸울 수 있도록 타이밍을 재고 있다가 공격을 시도한 것이었다.
본진 밖의 마법진을 이신의 병력이 덮쳤다.
마력석을 마법진으로 나르던 클로들이 떼죽음당했다.
바깥쪽 마법진에서 막 마물 3마리가 소환됐을 때, 기다렸다는 듯이 16명의 석궁병이 볼트를 발사했다.
“끼에엑!”
“끼엑!”
삽시간에 두 마리가 죽었다.
엘티마는 악몽을 꾸는 기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