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of the Demon King RAW novel - Chapter 181
180화 성장(1)
“다녀오셨습니까!”?
선수들이 북경에서 막 돌아온 이신을 반겼다.
고개를 끄덕인 이신은 최환열에게 바로 물었다.?
“엔트리는?”?
“나왔어. MBS는 선수층이 얇아서 엔트리가 뻔하지, 뭐.”?
“봐봐.”?
“어, 여기. 근데 특이한 게 조금 있다. 3세트에서 정다울이 나왔네.”?
“정다울?”?
3세트 맵은 단두대.?
3인용 맵으로, 괴물에게 대체로 유리했다.?
시작 시 본진으로 이어지는 입구는 하나.?
하지만 중립 건물을 부수면 또 다른 입구가 생겨나기 때문에 전략적인 형태로 바뀐다.?
이곳에서는 대체로 괴물이 다른 모든 종족을 상대로 승률이 높았던 만큼, 한때 팀 제미니의 에이스였던 유진영도 이 맵에서 아주 잘했다.?
“요즘 진영이가 같은 괴물 상대로 컨디션이 별로 좋지 않아서 존을 내보냈거든. 근데 하필이면 존이 가장 어려워하는 신족이 나와 버렸네.”?
이신은 정다울의 이름을 보며 감회에 젖었다.?
“정다울도 인류전 허접해.”?
“그래?”?
“대 괴물 전 카드로 특화되어 있거든.”?
최환열은 이 단두대 맵에서 괴물이 나올 줄 알고 존을 내보냈고, MBS도 괴물인 유진영이 나올 줄 알고 정다울을 내보냈다.?
그러다 보니 신족에게 약한 존과 인류에게 약한 정다울의 대결이 되어버렸다.?
둘 다 이신에게 사사 받았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화려하게 조명 받는 존에 비해, 정다울은 불행히도 MBS 특유의 투명 망토 라인에 속해버렸다는 차이점이 있었지만 말이다.?
“존.”?
“네, 선생님!”?
호명된 존이 후다닥 달려왔다.?
이신이 말했다.?
“정다울은 나한테 고속전차 견제로 호되게 당한 적이 많아. 아마 내 제자인 너도 고속 전차를 주 무기로 견제해올 거라고 생각할 거야.”?
“마, 맞아요.”?
존의 안색이 안 좋아졌다.?
실제로 운영보다 컨트롤에 더 자신이 있는 존은 견제 플레이 위주로 게임을 풀어나갈 생각이었다.?
“디펜스가 괜찮은 녀석이라 네 견제가 잘 안 먹힐 거야. 특히 나와 연습 게임을 많이 해봐서 고속전차 침투는 잘 막아.”?
“그럼 어떻게 하죠?”?
“네가 가장 잘하는 걸로 가.”?
“어떤……?”?
“기병.”?
“아!”?
기병 전략.?
이신이 최영준을 상대로 선보인 바 있었다.?
작년 후반기 개인 리그 4강전 1세트.?
이신은 평범하게 테크 트리를 올려 기동포탑을 생산하다가, 돌연 병영을 늘려 짓고서 보병·의무병을 대량 생산해 공격에 들어간 바 있었다.?
보병과 의무병은 신족을 상대로 잘 쓰이지 않는다.?
보병을 가지고는 하나하나가 강력한 신족 유닛을 당해낼 수가 없기 때문.?
하지만 이신은 신족의 병력이 아직 적은 틈을 노리기 위하여 보병·의무병을 공격에 썼다.?
그렇게 보병+의무병+기동포탑의 조합으로 빠른 타이밍에 치고 들어가는 것이 포인트였다.?
대신 그 타이밍에 끝내지 못하면 시간이 흐를수록 보병·의무병으로는 한계가 생겨서 지고 만다.?
“네, 해볼게요.”?
그렇게 작전 지시를 내리고 있을 때였다.?
선수 대기실로 리쟈와 장양이 들어왔다.?
“실례하겠습니다.”?
리쟈가 모두에게 양해를 구했다.?
장양은 이신을 발견하자마자 쪼르르 달려와 그의 소매를 꼬옥 붙들었다.?
“누구지?”?
“관계자 아닌데 여긴 어떻게 들어왔대?”?
“팬인가?”?
“아니, 근데 둘이 좀 닮지 않았냐?”?
“어? 그때 그 여자다. 중국에서 왔다던.”?
“진짜네. 대기실에서 봤잖아.”?
선수들이 수군거렸다.?
이신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내 손님이야. 피치 못할 사정이 있으니 신경 쓰지 않아도 돼.”?
“네!”?
이신은 장양에게도 덧붙였다.?
“너도 내 옆에 얌전히 있고.”?
장양도 고개를 끄덕였다.?
“누군데 그래?”?
최환열은 장양을 턱짓으로 가리키며 물었다.?
이신은 잠깐 생각하다가 답했다.?
“괴물.”?
“……?”
?
* * *
?
-자! 현장에 와 계시는 관객 여러분들이나, 온라인으로 보고 계시는 팬 여러분들이나 모두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아까의 쌍성전자 대 넥스트 전에 이어서 올도어SCC와 MBS의 경기가 시작됩니다!?
-앞 경기에서 3 대 0의 셧아웃 스코어가 나와 버렸죠??
-그렇습니다! 물론 작년 우승팀 쌍성전자의 저력이야 말이 필요 없습니다만, 와 정말 올해 들어 더 강력해진 것 같죠??
-예, 최영준 선수를 필두로 신족 라인이 더 보강되면서 그야말로 리그를 씹어 먹는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이번 시즌 1라운드부터 활약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경기는 또 어떨까요? 마찬가지로 프로리그에 처음 출범하여서 1라운드 시작부터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신흥 강팀, 올도어입니다!?
-아! 올도어도 요즘 당해낼 팀이 없을 정도죠. 이신 선수를 필두로 한 신의 사단은 작년 준우승 팀 JKT마저 꺾었어요!?
그렇게 해설진이 뜨겁게 분위기를 발구는 가운데, 대형 화면에 이신이 나타났다.?
“꺄아아아악!”?
“이신! 이신!”?
관객들은 이신이 나타나자 즉각 반응을 했다.?
그런데 이신의 옆에 찰싹 붙어 있는 어린 소년이 함께 대형화면에 들어왔다.?
일부 팬들이 웅성거렸다.?
“누구지?”?
“유니폼 안 입은 걸 보니 선수가 아닌데.”?
“근데 둘이 묘하게 닮았네.”?
“그치?”?
“조카인가?”?
해설진도 이신의 옆에 있는 소년에게 관심을 보였다.?
-누구일까요??
-하하, 글쎄요. 혹시 네 번째 제자일 수도 있지 않을까요??
-같이 현장에 있는 걸 보니 그럴 수도 있겠군요.?
하지만 대형화면에서 곧 이신은 사라져버렸고, 그렇게 경기가 시작되었다.?
1세트는 주디와 최찬영의 대결이었다.?
괴물 플레이어이며 작년에 크게 부진했던 최찬영.?
올해도 안정된 역량을 보이는 주디가 충분히 이길 수 있는 상대였다.?
……그렇게 생각했다.?
-최찬영 선수가 오늘따라 굉장히 병력 운용이 활발합니다.?
-예, 작년 시즌에는 부진했지만, 마지막 4라운드 때는 그래도 조금 부진을 벗고 좋은 모습도 보이기 시작했던 최찬영 선수거든요. 물론 4라운드를 끝으로 MBS가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는 바람에 완전한 부활을 보여주지는 못했지만요.?
-최찬영 선수 기세가 무섭습니다! 주디 선수의 진출 병력을 계속 잘라주면서 주도권을 쥐고 있어요!?
최찬영은 작년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야말로 철벽괴물 박영호가 연상될 정도로 주디의 공격 시도를 전부 무위로 돌려놓으며 확장과 테크 트리를 모두 이루었다.?
주디는 기갑 체제로 전환하면서 후반을 도모했지만, 자원을 많이 먹은 최찬영의 해일 같은 병력을 당해내지 못했다.?
-주디 선수 GG!!?
안정된 실력을 가진 주디가 지고 돌아오자 최환열이 좋지 않은 안색으로 말했다.?
“잘하는데?”?
“그러게.”?
이신은 몰랐다.?
최찬영을 부진으로부터 부활시킨 장본인이 바로 자신이라는 것을 말이다.?
작년에 최찬영을 연습상대로 쓰면서 혹독하게 몰아붙였던 것이 그 계기였다.?
연습생이 관전하면서 최찬영에게 이신의 빌드 오더와 공격 방향 등을 모두 소상하게 알려주었고, 그걸 모두 듣고도 이신과 승패가 반반이었다.?
한 게임이 끝날 때마다 이신에게 질책을 받고 다음 게임에 임하는 지옥 훈련!?
그 경험을 계기로 최찬영은 부활했다.?
그리고 이런 결과로 나타난 것이었다.?
하지만 다행히 2세트에서는 차이가 나가서 가뿐하게 박신을 꺾었다.?
스코어는 1-1.?
3세트는 존의 차례였다.?
“여기서도 지면 곤란한데.”?
4세트는 한태화를 처음으로 출전시켰다.?
독특한 올인 플레이로 승리 아니면 패배가 뚜렷한 도박사 같은 괴물 플레이어 한태화 말이다.?
상대가 약팀인 MBS이기에 한태화에게 기회를 준 것인데, 3세트에서 존이 지고 4세트까지 지면 패배였다.?
게다가 유진영이 출전한 5세트도 장담 못하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유진영의 실력이야 믿을 만했지만, 문제는 상대가 MBS 1군 선수 중 그럭저럭 꾸준함을 보였던 김영표였다.?
딱히 큰 장점도 없는 그냥저냥 한 선수였지만, 문제는 종족이 괴물의 천적인 인류이기에 어떤 결과가 나올지 장담하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3세트에서 이겨야 했다.?
존이 정다울을 꺾어야 이길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
문제는 존이 준비한 빌드 오더가 위험성을 다분히 내포한 기병 전략이라는 것!?
제 타이밍에 끝내지 못하고 승부가 길어지면 지게 된다.?
또한 철갑충차나 대사제 등 보병·의무병을 학살할 수 있는 천적 유닛도 있는 신족이었다.?
존도 자신에게 많은 짐이 짊어져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부스로 향하는 존의 표정에 긴장감이 깃들어 있었다.?
3세트가 시작되었다.?
존이 기갑 정거장 2개에서 기동포탑을 생산하면서 병영을 갑자기 늘려 짓자 경기장이 크게 요동쳤다.?
-기병 전략?!?
-네, 기병 전략입니다! 이신 선수가 작년에 최영준 선수를 보병·의무병·기동포탑으로 격파한 적이 있었는데, 그 전략을 보병 컨트롤의 천재인 존 선수가 또 씁니다!?
-예, 요즘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불꽃소년’이라고까지 부르는 존 선수거든요! 어찌 보면 기병 전략은 보병 컨트롤에 탁월한 존 선수에게 아주 잘 어울린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것도 모르고 정다울 선수는 정찰기를 생산하고, 거신병기와 함께 맵 센터를 활보합니다.?
-존 선수가 고속전차로 견제 플레이를 할 줄 알고 지뢰 제거하러 나왔죠. 하지만 지뢰는 없습니다. 대신 불꽃이 곧 나올 거예요.?
상황이 좋았다.?
정다울은 쓸모도 없는 정찰기를 생산하기 위한 테크 트리에 자원을 썼다.?
그만큼 병력은 적은 것.?
이는 존이 사력을 다해 정찰을 차단한 덕분이었다.?
딱 기갑 정거장 2개까지만 보여주고, 병영을 마구 짓고부터는 철저히 보안을 유지한 것이었다.?
그런데 그때, 정찰기 1기가 스르륵 존의 본진으로 들어갔다.?
정찰기는 투명한 유닛이라 보이지 않았지만, 존은 자신의 본진 화면에 흐물거리는 무언가를 발견했다.?
띠링―?
즉각 레이더를 찍자 정찰기가 모습을 드러냈다.?
보병들이 다가와 기관총을 난사해 정찰기를 터뜨려버렸다.?
하지만 존의 기병 전략이 들통 난 뒤였다.?
-봤어요!?
-정다울 선수, 존 선수의 체제를 이제야 봤습니다! 승부는 지금부터입니다!?
-예, 존 선수 들키자마자 바로 나갑니다!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즉각 뛰쳐나가요!?
-와, 바로 뛰쳐나가네요! 존 선수 정말 무서운 결단력을 가졌습니다!?
“와아아아아!”?
싸움이 시작되려 하자 관객들의 기대감이 높아졌다.?
좀처럼 보기 힘든 진귀한 기병 전략.?
보병의 불꽃같은 사격이 난무하는 화끈한 전투가 펼쳐질 터였다.?
그때, 존이 레이더로 12시를 찍어보았다.?
띠리링―?
12시에 정다울의 확장 기지가 있었다.?
대부분의 병력이 센터로 나와 있어 12시 확장 기지는 무방비 상태였다.?
그러자,?
-키아악!?
-키악!?
보병들이 절규를 내지르며 미친 듯이 질주하기 시작했다.?
시작되었다.?
존의 전매특허, 약 빨고 달리기였다.?
12시를 기습하기 위해 10명의 보병들만 각성제를 흡입하고 엄청난 속도로 달리기 시작한 것이었다.?
센터에 병력 있는 것을 일꾼을 던져서 보았기 때문에, 보병들은 반시계 방향으로 우회해서 달렸다.?
의무병 3명이 뒤쳐진 채 쫓았고, 나머지는 느리게 움직이는 기동포탑과 함께 맵 센터로 나아갔다.?
맵 센터에서 마중 나온 정다울의 거신병기들은 레이저포를 쏘고 한 걸음 물러나는 무빙을 펼쳐 시간을 끌었다.?
그러느라 12시로 우회한 존의 별동대를 미처 보지 못했다.?
-투다다다다다다!!?
-투다다다다다!?
요란한 기관총 소리가 혈전(血戰)의 서막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