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of the Demon King RAW novel - Chapter 191
190화 사도(2)
동탁은 이신에게 한 가지 화두를 던져주었다.
바로 자신의 사도를 하급 악마를 각성시키는 것.
이신은 그것이 서열전에 있어 어떤 효과가 있는지 알고 싶었다.
“방금 전의 서열전에서 그 두 명의 사도를 보셨죠?”
“예. 거대화라는 능력을 사용했더군요.”
“그렇죠. 그 능력이 어떻던가요?”
“굉장한 능력이라 놀랐습니다.”
몸집이 거대해진 두 사도는 놀랍게도 투석기들의 바위 세례에 집중되고서도 꽤 오래 버텼다.
그래봐야 몇 초였지만, 그 몇 초를 벌어준 것이 동탁에게 큰 도움이 되어주었다.
결국은 탄탄한 용병술로 버티기에 들어간 질 드 레를 격파하지 못했지만, 그 두 사도가 투석기의 공격을 받아주지 않았으면 접근하기도 전에 싸움이 끝났을 수도 있었다.
“거대화는 일시적으로 10초간 육체를 키우는 능력이죠. 하지만 그 효력이 본래 그 정도까지는 아니에요.”
“그럼 그들이 하급 악마이기 때문에 그만한 위력이 나왔다는 뜻입니까?”
“그렇죠. 하급 악마가 되면서 거대화가 고유 능력으로 바뀐 탓에 위력이 강화된 것이죠. 물론 시간제한은 여전하지만요.”
‘그 정도면 시간제한이 있다 해도, 사용하기에 따라서는 승부를 결정지을 정도로 유용해질 수 있다.’
이신은 생각했다.
현재 이신은 무려 5천 마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레모리로부터 3천 마력을 선물 받은 것도 있었고, 이번에 서열전에서 이겨 소원으로 얻은 마력까지 합하니 5천이 되었다.
5사도 모두에게 무기·방어구·능력을 다 부여했기 때문에 달리 마력을 쓸 일도 없었다.
“사도에게 마력을 줄 생각인가요?”
“그렇습니다.”
“그것도 나쁜 생각은 아니에요.”
“좋은 생각이라고 하시지는 않는군요?”
이신이 물었다.
그레모리는 웃으며 말했다.
“저는 카이저가 1만 마력을 모아 중급 악마로 승격하는 것이 더 ?졍鳴?생각해요.”
“중급 악마가 되면 제 능력이 더 강화되겠군요.”
“그렇죠. 그럼 서열전에서 카이저의 고유 능력을 더 강하게 펼칠 수도 있고, 무엇보다도 하급과 중급은 격이 다르죠. 일단은 카이저 본인의 격(格)을 보다 고귀하게 만드는 것이 우선이 아닐까요?”
그것은 결국 악마인 그레모리의 사고방식이었다.
사도들에게 마력을 준다는 것이, 그레모리 같은 악마에게는 자신의 재산·명예·생명 등 모든 것을 떼어서 나눠준다는 말과 비슷하게 들리는 것이었다.
하지만 악마가 아닌 이신은 그다지 마력을 귀히 여기지 않았다.
돈과 마찬가지로 편리를 추구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었다.
‘바로 다음 서열전에서 당장 효과를 볼 수 있다면 그렇게 하는 게 더 좋지.’
그런 기색을 눈치 챘는지 그레모리가 상냥하게 말한다.
“하지만 유능한 사도를 하급 악마로 만들어놓으면 앞으로의 승리에 더 도움이 되겠죠. 다시 말씀드리지만 그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하급 악마가 된 사도는 전장이 아닌 곳에서도 소환할 수 있습니까?”
“물론이죠. 다시 말하자면 하급 악마, 즉 지옥에서 벌을 받는 죄인이 아닌, 마계의 일원이 되는 것이죠. 사도의 입장에서는 지옥으로부터 영원히 구원 받은 것이 된답니다.”
그레모리가 친절하게 설명했다.
“단, 그런 만큼 신중하게 생각하셔야 해요. 마력을 부여하면 카이저의 권속이 되니 충성심이야 의심할 필요가 없죠. 하지만 지옥에서 해방되기 위해 필사적으로 싸웠던 때보다 정신적으로 나태해져 활약을 못하는 경우도 있어요.”
듣고 보니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다. 절박감과 생존본능으로 발휘된 능력이 안전 속에서는 감퇴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신중하게 골라봐야지.’
이신은 일단 2명의 사도만 골라서 하급 악마로 만들어주기로 했다.
일단 한 명은 당연하지만 질 드 레였다.
지금까지의 서열전에서 공로가 가장 큰 사람이 질 드 레였다.
한때 상당한 상위 서열 악마군주의 계약자였던 경력까지 있어 이신의 모의전 상대가 되어주었던 것이다.
게다가 이번 서열전처럼 전장에서 소환되었을 때는 현장지휘관의 역할을 해 이신의 멀티태스킹 부담을 덜어주기도 했다.
‘또 한 명은 누구로 하지?’
오귀스트 마르몽이나 서영은 사도가 된 지 오래 되지 않았기 때문에 형편성상 맞지 않았다.
결국 콜럼버스와 이존효, 둘 중 한 사람을 택해야 했다.
‘콜럼버스?’
이신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확실히 콜럼버스가 서열전에서의 공적은 무시할 수 없었다.
정찰이 거의 승부를 절반 이상 결정짓기 때문에, 콜럼버스의 정찰 능력은 굉장히 유용했다.
하지만 그런 콜럼버스를 굳이 하급 악마로 만들어서 뭘 한단 말인가?
콜럼버스에게 부여된 능력은 ‘빙의’였다.
콜럼버스가 하급 악마가 되면 ‘빙의’가 고유 능력이 된다는 뜻인데…….
‘빙의 능력이 강화된다고 딱히 뭔가 변하는 건 없을 것 같은데?’
콜럼버스로서는 안타깝지만 일단은 이존효를 고르기로 했다.
이존효의 능력 ‘광기’는 강화되면 기대되는 효과가 아주 확실했다.
“소환, 질 드 레와 이존효.”
파앗! 팟!
즉시 눈앞에 질 드 레와 이존효가 소환되었다.
“부르셨습니까, 계약자님.”
“충! 시키실 일이 있으십니까?”
두 사람은 각자 생전에 살던 문명의 양식대로 예를 표했다.
“앞서 서열전에서 동탁의 그 두 사도를 본 적 있었지?”
“전 보지 못했습니다.”
뒤늦게 그리핀을 타고 출격했던 이존효는 고개를 저었다.
반면 질 드 레는 고개를 끄덕였다.
“거대화라는 능력을 써서 아군의 투석기 공세를 감당했던 그놈들 말씀이시군요.”
“그래. 그 두 놈들은 하급 악마라고 하더군. 그래서 부여 받은 능력이 하급 악마로서의 고유 능력으로 화(化)해서 더 강화된 것이고.”
“그럼 저희를 소환하신 이유가…….”
질 드 레가 말꼬리를 흐렸다.
이존효는 영문을 몰라 했지만, 상위 서열 계약자 출신이었던 질 드 레는 쉽사리 상황을 파악했다.
이신이 말했다.
“일단 실험 삼아 너희를 하급 악마로 만들어보겠다.”
“가, 감사합니다!”
질 드 레가 감격에 차서 소리쳤다.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저희를 하급 악마로 만들다니요?”
이존효는 여전히 의아해하는 상황.
“너희에게 마력을 부여해서 하급 악마로 만들겠다는 뜻이다.”
그리고 질 드 레도 이존효에게 추가 설명을 해주었다.
“하급 악마가 된다는 것은 마계의 일원이 된다는 뜻이고, 죄인의 신분을 벗을 수 있게 된다.”
죄인이란 당연히 지옥에서 생전에 지은 죄에 합당한 처벌을 받는 이들을 일컫는다.
질 드 레와 이존효는 이신의 사도가 되면서 지옥에서 받는 처벌이 보류되었지만, 죄인의 신분을 벗은 것은 아니었다.
사도의 지위를 박탈당하면 다시 죄인으로서의 처우를 받게 된다.
이는 질 드 레가 이미 한 차례 겪어본 일이었다.
당시 지옥에서 벌을 받다가 서열 15위였던 악마군주의 계약자로 선택되었지만, 지옥에서 완전히 해방된 것은 아니었다.
본래 지옥의 죄인이었던 탓에 매우 불공평한 계약을 할 수밖에 없었는데, 질 드 레는 승률이 부진하자 곧바로 가진 마력까지 모두 빼앗기고 지옥으로 쫓겨나야 했다.
“저, 정말 그렇게 저희를 만들어주신다는 겁니까?”
이존효의 목소리도 떨렸다.
이신이 고개를 끄덕이자 이존효의 얼굴에도 감동이 어렸다.
그런데 그때였다.
-권속의 계약을 하세요.
머릿속에 그레모리의 음성이 들렸다.
‘권속의 계약이요?’
-그냥 마력을 건네주면 카이저가 그들을 통제할 수 없게 되요. 카이저의 사도라는 것 외에는 그들을 제약하고 불이익을 줄 수 있는 장치가 아무것도 없어지거든요.
‘권속의 계약을 하면 어떻게 됩니까?’
-그들의 존재 자체가 카이저에게 종속되게 되요. 그들은 본능적으로 카이저에게 충성하게 되고, 또한 카이저는 그들의 생사여탈권을 손에 쥐게 되죠.
이신은 잠시 생각해보다가 다시 마음속으로 물었다.
‘나중에는 권속에서 해방시켜줄 수도 있는 겁니까?’
-물론이죠. 저 역시 제 권속인 칼리파를 권속에서 해방시켜주려고 했는걸요. 본인이 극구 사양해서 보류했지만요.
그레모리는 권속의 계약에 대해 상세한 설명을 해주었다.
권속이 된 악마는 그 주인에게 매우 충성한다.
그것은 그들이 가진 마력이 시키는 본능과도 같았다.
-권속의 계약은 부하의 마력이 주인을 능가하지 않는 한 계속 유지되지요.
‘사도 4명에게 1천 마력씩 줘서 하급 악마로 만들면 안 되는 거군요.’
-그야 당연하죠. 항상 자신의 권속을 압도할 수 있는 마력량을 유지해야 해요. 권속의 계약으로 강제성이 주어진다 해도, 주인과의 마력 격차가 적어질수록 충성심도 옅어지죠.
악마들이 왜 마력에 목숨을 거는지를 설명해주는 또 하나의 사실이었다.
‘알겠습니다. 권속의 계약은 어떻게 맺는 것입니까?’
-그야 우리가 계약했을 때와 똑같죠. 제가 계약서를 만들어드릴게요.
가까이 다가온 그레모리는 즉석에서 계약서 2장을 만들어내 이신에게 건네주었다.
“일단 카이저가 우선 이 계약서에 피를 찍으세요.”
“예.”
그레모리는 작은 바늘로 이신의 엄지에 피를 내주었다.
계약서의 내용을 확인해본 이신은 고개를 끄덕이며 엄지에 맺힌 피를 계약서에 찍었다.
이윽고 그녀는 질 드 레와 이존효에게도 계약서에 피를 찍도록 했다.
그러자,
[권속의 계약이 성립되었습니다. 지금 이 순간부터 계약이 효력을 발휘합니다.] [계약에 따라, 사도 질 드 레와 사도 이존효가 계약자 이신님의 권속이 됩니다.] [계약에 따라, 사도 질 드 레와 사도 이존효에게 계약자 이신님의 마력이 각각 1,000씩 전달됩니다.] [사도 질 드 레와 사도 이존효가 하급 악마가 되었습니다.]잇달아 안내음이 떴다.
“계약자님, 아니 주군! 앞으로도 더더욱 충성하겠습니다!”
질 드 레가 고개를 조아리며 소리쳤다.
“주군! 저 또한 주군의 승리를 위해 영원히 싸우겠습니다!”
이존효 역시 조아리며 소리쳤다.
두 사람은 지옥의 죄인 신분에서 벗어났다는 사실에 감격한 눈치였다.
물론 권속이 되었으니 그들의 모든 생사여탈권은 이신에게 있었다.
이신이 마음만 먹으면 모든 것을 다 빼앗고 다시 지옥에 돌려보낼 수도 있었지만, 그가 그럴 성격이 아님은 두 사람 역시 알고 있었다.
어찌 되었건 하급 악마가 되고 이신의 권속이 되자, 두 사람에게서 전보다 훨씬 더 뜨거운 충성심과 열의가 보였지만, 이신은 그 점은 별로 관심이 없었다.
‘능력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알고 싶군.’
이신은 두 사람의 정보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확인해보았다.
[질 드 레(휴먼, 기사)무기: 롱 소드(공격속도 +5%)
방어구: 칠흑갑주(방어력 +5%, 이동속도 +2%)
능력: 지휘(아군이 닿는 모든 시야를 볼 수 있고, 아군 병력을 최대 20명까지 휘하에 넣어 통제할 수 있습니다.]
[이존효(휴먼, 창병)무기: 혼천절(공격력 +7%)
방어구: 용린갑(방어력 +5%)
능력: 광기(주위 아군의 공격력이 크게 강화됩니다.)]
예상대로 변화가 있었다.
이존효의 능력 광기는 공격력을 크게 강화시켜주는 대신에 체력을 손상시키던 부작용이 사라져버렸다.
놀라운 것은 질 드 레의 변화였다.
질 드 레의 능력 ‘전군시야’는 ‘지휘’로 바뀌어져 있었다.
‘최대 20명까지 휘하에 넣어 통제한다고?’
이신은 이 말이 정확히 무슨 뜻인지 곱씹어보았다.
‘직접 실험해보는 게 낫겠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