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of the Demon King RAW novel - Chapter 200
199화 성과(1)
전략팀은 비록 구색은 엉망진창이었지만, 내용은 그럭저럭 쓸 만한 분석 데이터를 내놓았다.
이신은 검토해 본 결과 상당히 유용한 데이터라고 판단, 이를 토대로 엔트리를 짰다.
“괴물은 유진영만 내.”
“태화는? 요번에도 내보낼까 싶었는데.”
쌍성전자는 우수한 신족 플레이어들이 많은 팀이었다.
때문에 최환열은 신족의 천적인 괴물 플레이어를 많이 낼 생각을 하고 있었다.
올도어SCC에서 엔트리로 낼 수 있는 괴물 플레이어는 유진영과 한태화였다.
“올해 들어서 쌍성전자 신족 애들이 대사제 활용 폭이 크게 늘었어.”
“그래?”
“작년 포스트 시즌 때 JKT한테 고생했던 기억이 있어서 괴물 전을 크게 보완한 거야. 실제로 올해 들어서 쌍성전자의 신족 애들이 괴물한테 안 졌고.”
이신이 계속 말했다.
“게다가 쌍성전자에는 신지호도 있어.”
유진영과 한태화 둘 중 하나가 신족 잡으러 나갔다가 신지호에게 걸리면 그냥 졌다고 봐야 했다.
그만큼 단단하게 연마된 신지호의 인류는 괴물이 잡기 어려웠다.
“일단 중요한 건 신지호를 잡는 거야.”
“신지호를 잡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사람은 너나 차이, 그리고 료 정도인가?”
후반에 화려한 항공모함 컨트롤을 자랑하는 사나다 료는 신지호 같은 디펜스 좋은 인류에게 강한 면이 있었다.
이신은 고개를 끄덕였다.
“료는 출전시키자.”
쌍성전사가 신족 제국이라 불리지만, 사나다 료의 실력도 만만치 않았다.
최영준만 아니면 누구와 붙든 사나다 료가 할 만했다.
“그리고 신지호가 나설 만한 맵은 나나 차이가 갈 거야.”
“너는 몰라도 차이가 신지호를 이길 수 있으려나.”
“해볼 만해.”
올도어SCC의 에이스는 단연 이신.
하지만 이신이 출전하지 않았을 때는 차이가 에이스 역할을 대신 맡고 있었다.
그만큼 차이의 기량은 눈에 띄게 좋아졌다.
이제 인류 대 인류로 붙으면 이신조차도 쉽사리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다.
‘올해가 지나기 전에 날 능가할지도 모르겠군.’
프로리그에 거의 붙박이 주전으로 출전해 경험을 쌓으면서, 점점 괴물이 되어가는 차이.
특히 지난번에 박영호에게 아깝게 패한 뒤로는 각성이라도 했는지 정말 무섭게 성장했다.
“그럼 나머지 한 명은?”
“4세트 맵이 무난하니까 거기에 주디 보내자.”
“뭐, 주디가 무난하지.”
그렇게 출전 멤버는 결정되었다.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처치 곤란인 최영준을 이신이 격파하고, 신지호는 차이나 사나다 료가 격파하는 것이었다.
그럼 나머지 선수들 중에서 1승 이상은 나올 테니 올도어SCC의 승리였다.
“최영준은 1세트나 3세트에 나올 텐데, 아마 1세트가 유력하겠지. 내가 1세트 나갈게.”
“그래…….”
최환열은 동의하면서도 떨떠름한 표정으로 이신을 쳐다봤다.
이신이 그 시선을 보곤 고개를 갸웃거렸다.
“문제 있어?”
“아니, 너 왠지 평소보다 더 쌍성전자에 대해 조사를 많이 한 것 같다?”
“전략팀 만들었어.”
“뭐?”
“지금 내가 월급 주면서 부리고 있어. 사무실은 근처에 있고.”
“…그러니까 네가 개인적으로 전략팀을 만들어서 쌍성전자부터 분석하게 했다고?”
“어.”
“언제?”
“이틀 전에.”
최환열은 기가 막혔다.
“올스타전 다녀와서 바로 만들었다고? 무슨 놈이 행동이 이렇게 빨라?”
“1년 정도 써먹어 보고 효과가 좋으면 정식으로 팀에 도입하려고.”
“전략팀 멤버가 누구누구인데?”
“박중호, 이지태…….”
이신은 6인의 이름을 모두 읊었다. 최환열은 고개를 끄덕였다.
“나쁘지 않네. 중호도 그렇고 다들 1군 경험해 본 사람들이야.”
“진수를 팀장 시킬 거야.”
“그래, 진수랑 중호가 형제처럼 친했으니까 괜찮겠다.”
그렇게 쌍성전자와의 일전이 다가왔다.
급조된 이신의 전략팀이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 알 수 있는 때였다.
***
선수들 사이에서 조금 달라진 분위기가 있었다.
예전 같았으면 절대 프로리그에서 이신과 마주치기를 원치 않았을 것이다.
자기 커리어에 1패만 쌓이고, 자칫 이신의 흔한 명경기의 희생양이 될 테니까.
하지만 그 분위기가 사뭇 달라진 계기는 바로 예능 프로그램 ‘e신과 함께’였다.
거기서 이신과 박영호가 대판 붙었던 명경기가 전 세계적인 화제를 뿌리며 엄청난 유료 VOD 매출을 기록한 것!
선수들은 그것을 보고 깨달았다.
‘신과 싸우면 돈이 된다!’
이신은 전 세계에 팬을 보유한 글로벌 톱스타였다.
이신과 붙으면 된다.
재미있는 게임이 나오기만 하면 반드시 잘 팔린다.
한 경기의 매출 수익은 이신이나 상대 선수나 똑같이 분배된다.
박영호처럼 수억을 한 번에 당기지는 못하더라도 상당한 거액을 기대할 수도 있는 것!
‘이신과 붙고 싶다.’
‘신과 붙어서 명경기만 만들면 대박 난다!’
그것은 선수 개인의 욕심만이 아니었다.
프로팀의 입장에서도 소속 선수 누군가가 이신과 붙어서 명경기가 나오면, 설사 지더라도 엄청난 수익이 팀에도 떨어지는 것이다.
그러면 그 수익 일부를 소속 선수에게 나눠주면 서로가 윈-윈.
물론 계약 조건상 그럴 필요가 없다며 선수에게 한 푼도 안 주는 팀도 있을지 모르지만, 그럴 경우 선수들의 인심을 잃게 된다.
예전과 달리, 버리는 패를 써서 이신을 피하는 게 마냥 능사가 아니게 된 것.
그렇다면 이신을 이길 가능성이 있는 확실한 패를 내세워야 한다.
쌍성전자에는 그런 패가 둘이나 있었다.
‘최영준과 신지호 둘 중 하나가 이신을 꺾어야겠는데.’
이신을 피하기만 해서는 능사가 아니었다.
이신을 피하려다가 차이, 주디, 사나다 료 등의 복병에게 얻어맞은 것이 올도어SCC에서 패배한 팀들의 대체적인 형태였다.
게다가 쌍성전자는 한국 최고의 명문 팀!
리그의 흥행과 자존심을 위해서라도, 정면에서 당당히 이신을 꺾어야 했다.
‘다행히 선택권은 이쪽에 있군.’
이신이 알아서 최영준이나 신지호 둘 중 하나를 잡으러 찾아와준다.
제대로 붙어서 꺾기로 한 이상, 하영훈 감독은 이신이 두 사람에게 찾아오기 쉽도록 엔트리를 짰다.
최영준과 신지호를 각자가 가장 승률이 높은 맵에 출전시킨 것.
특히 신지호의 경우는 명백한 인류 맵에 출전시키기로 했다.
이신이 다른 종족을 고를 수 없도록 말이다.
그렇게 되면 이신이 가장 싫어하는, 디펜스 잘하는 인류와의 동족 전이 성사되는 것이었다.
‘인류 맵이니 이신이 안 나오더라도 차이가 나오겠지.’
요즘 엄청난 상승세를 띠고 있는 신의 수제자 차이!
당돌한 선언대로 조만간 스승의 수준을 넘볼 정도로 기량과 성장세가 무서웠다.
뿐만 아니라, 한국인 어머니를 둔 혼혈이라 이국적이면서도 친숙한 외모를 가진 미소년이라, 이신의 여성 팬들로부터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었다.
정말 무서운 재능이었다.
조만간 쌍영에 필적하는 실력자가 될 게 분명했다.
‘이신과 차이 두 사람만 꺾으면 우리의 확실한 승리야.’
피차 무패행진을 달리는 두 강팀의 자존심 대결이었다.
하영훈 감독으로서는 한국 최고의 명가라는 쌍성전자의 자부심을 빼앗기고 싶지 않았다.
***
-빅 매치가 성사되었습니다! 무패를 달리던 두 강팀이 마침내 맞붙었습니다!
-전통의 강호 쌍성전자와 이신의 올도어가 한판 승부를 벌입니다.
-게다가 1세트부터 엄청난 대결이 펼쳐집니다. 쌍영의 광기신족 최영준! 그리고 말이 필요 없는 절대무적의 카이저, 신! 두 사람의 자존심 대결입니다!
-지난번 개인리그 4강전에서 최영준 선수가 이신 선수에게 3 대 0이라는 굴욕을 당한 바 있습니다. 이번 기회에 설욕할 마음이 한 가득일 거란 얘기죠!
-두 사람의 대결에 대해서 올도어의 최환열 수석코치에게 의견을 물어보았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이신 선수의 승리를 확신하는 게 아니라, 힘든 대결이 될 거라고 말하더군요.
-최영준 선수가 비록 개인리그는 아쉬웠어도 프로리그는 소위 씹어 먹었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활약했죠.
-그렇습니다! 올스타전에서 역 올킬까지 할 정도로 활약이 대단했던 이신 선수인데요, 그런 이신 선수도 경계해야 할 상대라는 뜻이죠.
-전 세계 팬이 주목하고 있을 겁니다. 최영준 선수도 작년에 세계무대에서 미친 물량으로 깊은 인상을 준 바가 있었거든요.
그 말 대로였다.
오늘의 경기는 인터넷 스트리밍 생중계를 시청하는 숫자가 말도 못하게 치솟고 있었다.
그 엄청난 매출은 협회와 프로팀들에게 힘이 되고 선수들의 처우 개선으로 이어질 터였다.
아무튼 오늘 경기는 한국 e스포츠의 호황기를 상징하는 대결이 될 것이 틀림없었다.
[Kaiser : 인류] [rush_Joon : 신족] [맵 : 전능의 권좌]에이스 결정전이나 다름없는 1세트가 시작되었다.
시작은 평이했다.
이신은 공격적인 평소답지 않게 ‘1병영 더블’로 정석적인 빌드 오더를 가져 갔다.
상대가 최영준인 만큼, 시작부터 견제에 힘을 싣기보다는 자원에 집중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신의 신족 전 키포인트인 고속전차는 여전히 활발하게 움직였다.
여기저기 지뢰를 매설하고 다니면서 맵 시야를 모조리 밝혀버렸다.
최영준 또한 정찰기와 함께 나온 거신병기가 열심히 다니며 맵 도처에 깔린 지뢰를 제거하고 다녔다.
그의 물량이 폭발했을 때, 진격에 방해되지 않도록 미리 길을 치워놓는 것이었다.
참고 억눌러온 이신의 공격 본능은 최영준이 지뢰 청소를 하러 나온 거신병기들을 보자 발동했다.
-이신 선수의 고속전차들이 갑니다! 똑바로 향하는 곳은 바로 최영준 선수의 거신병기들이 있는 곳입니다.
-지뢰로 싸먹을 생각인데, 어지간히 압도적인 컨트롤이 아니면 고속전차로 거신병기를 못 이깁니다!
물론 정면으로 꼬라박는 짓은 하지 않았다.
소수의 고속전차가 시계방향으로 우회해서 퇴로에 지뢰를 매설.
그리고 시계방향으로 다시 움직여 정면과 측면에서 일시에 덮쳤다.
-붙었습니다.
-공격성이 투철한 이신 선수, 그동안 잘 참아왔는데요, 저걸 보니 그냥 보내고 싶지 않았을 겁니다.
고속전차들이 접근해서 지뢰를 매설하자, 최영준은 침착하게 대응했다.
거신병기들이 물러서면서 지뢰부터 일점사로 제거해나갔다.
아슬아슬하게 지뢰가 폭발 전에 제거됨으로서, 소규모 교전은 최영준의 이득으로 끝나는 듯했다.
하지만 거신병기들은 계속 뒤로 무빙을 당기며 컨트롤되었고, 이신이 배후에 매설한 지뢰가 그들의 퇴로를 가로막았다.
-퍼어엉!
-퍼엉!
“꺄아아아악!”
“오빠-!!”
“우와아아!”
거신병기들이 지뢰에 휘말려 폭사당하자 경기장에 함성이 울려 퍼졌다.
-이신 선수의 설계에 제대로 걸려들었습니다!
-이신 선수도 고속전차 피해가 좀 있었고 형세에 큰 영향이 없는 교전 결과였지만, 기분은 나쁘죠! 상대의 계략에 걸렸다는 것 자체가 정말 기분 나빠요!
-예, 하지만 최영준 선수 침착합니다. 물량은 계속 쌓여가네요.
-이신 선수도 슬슬 병력 진출 타이밍이 됐는데, 그 순간 광기신족의 물량에 싸 먹힐 수 있습니다!
거대한 한 타 싸움이 두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다.
일반적으로 여기까지는 최영준에게 무릎 꿇는 평범한 인류 플레이어들의 모습이었다.
초반에 조금 이득 보는 그림이 그려졌어도, 결국은 물량에, 최영준이 그린 스케일 큰 그림에 밀려 질식사해 버린다.
하지만 바로 지금, 전략팀의 분석 데이터를 토대로 한 이신의 한 수가 시작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