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of the Demon King RAW novel - Chapter 225
224화 사제전(2)
-차이 선수, 허둥거리지 않습니다.
-앞마당을 더 빨리 활성화시켰거든요. 오히려 저 정도 피해 준 정도로 만족해서는 안 되는 쪽이 이신 선수입니다.
-아무튼 지금부터 차이 선수가 어떻게 대응할지가 관건입니다. 이신 선수도 그걸 궁금해할 테고요.
-기계보병에 사거리 업그레이드를 해서 맞설 것인가, 아니면 역 스텔스 전투기로 대응할 것이냐가 가장 중요하죠. 이신 선수처럼 2항공 빌드를 썼을 때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이 바로 역 스텔스 전투기거든요.
차이는 군사학교를 짓고 레이더를 개발했다.
그리고 기갑 정거장에서 기계 보병들이 생산되어 스텔스 전투기들을 공격했다.
기계보병을 확인한 뒤에야 이신은 차이의 체제를 확신했다.
‘사거리 업그레이드한 기계보병이군.’
***
“현명한 선택이야.”
VIP석에서 관람하던 엔조 주앙이 말했다.
옆에 함께 앉은 마이클 조셉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한다.
“역 스텔스 전투기를 택했으면 카이저와 공중전을 벌이게 되니까.”
“삽시간에 승패가 갈리는 공중전이라니, 카이저는 그런 아슬아슬한 싸움에 너무 탁월해.”
인류 대 인류전의 공중전은 일합(一合) 싸움이다.
서로 스텔스 모드로 모습을 감춘 채, 레이더로 상대의 전투기 편대를 밝혀내어 공격해야 한다.
만약 스텔스 모드를 풀고 모습을 내놓고 있을 때, 상대에게 기습을 당하면 삽시간에 전투기 편대가 몰살당한다. 스텔스 전투기의 체력이 매우 작기 때문이었다.
그처럼 아슬아슬한 싸움을 즐기는 스타일의 소유자가 바로 이신이었다.
반면에 차이는 안전한 선택을 했다.
“도박을 할 필요가 없어. 이미 빌드 상성에서는 우위야.”
1병영 더블로 시작해 2개의 기갑 정거장에서 기계보병을 생산하는 체제.
2항공 빌드로 가난하게 출발한 이신의 카운터가 되는 체제였다.
“저대로 무난하게 흘러가면 차이의 승리가 되긴 한데…….”
엔조 주앙의 말을 마이클 조셉이 받았다.
“절대로 무난히 흘러가게 두진 않겠지.”
그 말 대로였다.
이신의 스텔스 전투기 편대가 스텔스 모드로 모습을 감춘 채 또다시 차이의 진영을 급습했다.
본진에서 건설로봇 2기를 잡은 뒤에, 기계보병이 몰려오자 귀신 같이 내빼 버렸다.
공대지 공격이 약한 스텔스 전투기로 지대공 공격이 막강한 기계보병과 정면으로 싸웠다간 순식간에 전멸이었다.
이신은 앞마당을 돌리며 기갑 정거장을 3개까지 늘렸다.
그렇게 운영을 하는 와중에도 꾸준하게 전투기 편대를 컨트롤했다.
꾸준한 견제로 지속적으로 차이의 건설로봇을 1기씩 끊어주는 것이었다.
가벼운 잽도 꾸준히 넣으면 큰 피해가 된다.
이신은 그런 근면성실한 집요함으로 체제의 불리함을 극복해나가고 있었다.
이신은 건설로봇 1기를 차이의 진영 근처까지 빼놓았다.
그러고는 짧게 견제를 넣고 빠져나온 스텔스 전투기를 수리했다.
수리를 마치면 다시 전투기 편대가 안으로 침투하여 피해를 넣는다.
-와! 정말 집요한 견제입니다. 전투기 수리하기 위해서 건설로봇 1기가 저기까지 파견 나와 있어요.
-수리하면 또 들어가고 수리하고 또 들어가고! 그렇게 견제를 당하는데도 침착한 차이 선수의 뚝심도 대단합니다.
-기동포탑과 기계보병의 숫자가 점점 늘어나는 차이 선수. 이제 한 번만 잘못 걸리면 전투기들이 저 다수의 기계보병들에게 삽시간에 녹아요!
-곧 있으면 차이 선수가 진출하겠죠? 빌드의 상성이 자원 격차로 이어졌고, 이제 지상군 물량의 차이로 나타날 때가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잘했습니다만, 이신 선수! 단 한 방의 펀치에 녹다운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신은 3기갑 정거장에서 기동포탑과 고속전차를 꾸준히 뽑으며 차이의 지상군 공세를 막을 수 있는 전력을 확보하고 있었다.
마침내 차이의 지상군이 출진했다.
똑바로 이신의 진영을 향해 진격했다.
이신은 기동포탑들을 전면 배치하고, 고속전차로 꾸준히 지뢰를 매설하며 정면에서 들어오는 공세를 막을 수 있도록 디펜스를 갖췄다.
-이신 선수, 디펜스가 잘 갖춰져 있습니다. 아무리 지상군 물량이 많다지만, 그냥 들어가면 차이 선수도 위험하죠?
-예, 여차하면 앞마당에서 일하는 건설로봇들까지 총동원해서 막을 수 있기 때문에, 이미 자리를 잡고 기다리는 상대의 방어선을 정면으로 들이받으면 안 됩니다. 인류 대 인류 전은 공성전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공격 측이 더 피해가 클 수밖에 없어요.
그런데,
-어? 차이 선수의 일부 병력이 9시로 향합니다!
-9시가 이신 선수의 7시 앞마당과 연결되어 있거든요. 정면으로 치기보다는 옆길로 돌아서 칠 생각인 듯합니다!
-이신 선수도 파악했어요! 즉시 기동포탑의 배치를 바꿉니다.
본진 언덕 위에 기동포탑 2기를 배치.
앞마당 쪽도 균일하게 배치하여서 강력한 포격망을 갖춘 이신이었다.
어느 쪽에서 치든 육로로는 빈틈이 없었다.
정면과 9시 길목에 분산 배치된 차이의 지상군.
이신은 이중 어느 쪽에서 공격받든 완벽히 막아낼 수 있었다.
하지만 다음 공격이 없었다.
차이의 다음 수는, 3시 지역에 2번째 확장 기지를 건설하는 것이었다.
-차이 선수가 2번째 확장 기지를 가져갑니다. 9시로 우회시킨 병력은요, 옆구리를 칠 생각이 아니라, 이신 선수가 9시에 2번째 확장 기지를 가져가는 것을 차단시키는 포석이에요!
-확장을 하면서 상대는 확장 못 하게 하는 차이 선수의 신의 한 수! 이번에는 이신 선수가 어떻게 대응할지가 궁금해집니다.
이신의 대응은 빨랐다.
차이의 병력이 분산되어 9시로 우회할 때부터, 이미 이신은 상황이 이렇게 되리라는 것을 내다보고 있었다.
옵서버(Observer)가 이신의 본진을 비췄을 때, 이미 5개로 늘어난 기갑 정거장이 기동포탑과 고속전차를 꾸역꾸역 쏟아내고 있었다.
-5기갑! 단시간에 물량을 쥐어짜서 뚫을 생각입니다!
-이신 선수의 판단이 정말 빠릅니다. 차이 선수가 진격할 때, 이미 5기갑 판단을 내리고 지상군 물량을 모으고 있었던 겁니다. 적 병력에 방해받아 2번째 확장 기지가 지체될 거란 걸 예상한 거죠!
-이신 선수, 스텔스 전투기가 또 움직입니다! 어디로 가나요?
-갈 곳은 정해져 있습니다!
스텔스 전투기 편대는 바로 차이의 본진인 1시와 3시 사이의 언덕 지역에 자리 잡았다.
그때, 차이는 본진에서 완성시킨 통제사령부 건물을 띄워서 3시로 옮기고 있었다.
3시에 바로 짓기 시작하면 이신의 견제에 의해 계속 공사를 방해받을 게 분명했기 때문.
그런데 완성된 건물을 띄워 3시로 옮길 때, 그쪽에 자리 잡고 있던 스텔스 전투기의 공격을 받았다.
-어어어! 저거 부서지면 안 됩니다!
-정말 큰일 나죠! 먼저 2번째 확장 기지를 가져가기 위해 두었던 신의 한 수가 물거품이 됩니다!
이번에는 차이도 놀랐다.
급히 3시로 향하던 통제사령부 건물이 본진으로 되돌아갔다.
하지만 건물의 비행 속도는 극악하게 느렸고, 스텔스 전투기는 공대지가 약하나 공대공(空對空) 위력만큼은 꽤 강한 편이었다.
통제사령부의 체력이 절반 이하로 급격히 깎였다.
차이가 건설로봇 6기를 동원해 언덕 쪽으로 붙였다.
통제사령부가 막 언덕을 넘어오자, 급히 건설로봇들이 붙어서 수리를 시작했다.
50 이하로까지 깎였던 통제사령부의 체력이 가까스로 반등했다.
-확장 기지가 내려앉는 것을 한 번 방해했습니다.
-차이 선수는 이런 식으로 지체되면 안 됩니다.
차이는 3시를 일단 포기하고 12시로 확장 기지 위치를 변경했다.
3시를 가져가기 위해 전투기 편대와 드잡이하며 시간이 지체되느니, 지형적으로 방어하기에 불편하지만 12시를 빨리 가져가는 게 나았다.
이번에는 12시와 1시에 모두 기계보병을 배치해서 전투기 편대를 원천봉쇄했다.
그러면서도 꾸준히 생산되는 지상군 병력을 7시로 보내 이신의 목을 조르는 압박 라인을 굳히고 있었다.
같은 시각, 이신도 반격의 한 수를 설계한 상태였다.
그것은 항공정거장에서 생산된 항공수송선이었다.
항공수송선 2척이 왕복하며 이신의 지상군 병력을 6시로 옮겼다.
그중 6기의 고속전차가 몰래 빠져나와 12시를 향해 질주했다.
-12시로 갑니다! 차이 선수가 12시에 확장 기지를 내리는 걸 알거든요! 통제사령부 12시에 앉혔으니 다음은 뭐겠습니까? 일꾼을 12시로 보내는 겁니다! 이신 선수가 그걸 노린 겁니다!
고속전차들이 12시로 줄지어 이동하던 건설로봇들을 덮쳤다.
12시에 있던 차이의 기계보병들이 내려와 맞섰다.
하지만,
-퍼엉! 퍼엉! 펑!
“와아아아!!”
“우오오!”
그야말로 전광석화였다.
기계보병의 반격을 받으면서도, 고속전차들은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며 건설로봇들을 다 털어버렸다.
-이러면 모르죠! 2번째 확장 기지를 가져가긴 했는데 일을 해야 하는 일꾼이 다수 죽었어요!
-예, 하지만 그렇다고 이신 선수가 갑자기 유리해진 것도 아닙니다. 9시와 7시 방면에서 압박을 하고 있는 차이 선수의 병력이 너무 자리를 잘 잡았어요.
-그걸 뚫기 위해 항공수송선 2척으로 열심히 왕복하면서 병력을 6시에 몰래 실어 날랐잖습니까?
-예, 이제 곧 시작될 싸움이 중요합니다.
6시에 운반된 기동포탑 6기와 고속전차 12기가 움직였다.
이신의 본진에서도 다수 병력이 앞마당에 집결했다.
이신은 양방향 협공으로 차이의 압박 라인을 돌파할 생각이었다.
그리고 돌파에 필요한 마지막 유닛, 전술위성의 마법 에너지가 다 채워졌다. 디펜시브 실드로 앞세워서 돌파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전투는 엉뚱한 곳에서 펼쳐졌다.
3시에 대기시켜 놓았던 이신의 전투기 편대가 받았다.
그것은 바로,
-역 스텔스 전투기!
-이신 선수, 불의의 기습을 당했습니다!
비밀리 모은 차이의 스텔스 전투기가 이신의 전투기 편대를 기습한 것!
이신은 즉각 스텔스 모드를 펼치고 후퇴했지만, 한 번의 기습으로 절반에 가까운 전투기 3기를 잃었다.
일합에 모든 것이 끝나는 공중전.
예상치 못하게 기습을 받았다는 것은, 아무리 대응이 빨라도 늦었다.
-그냥 당하고만 있지 않습니다! 차이 선수도 만만치가 않아요!
-스승과 제자가 치열하게 한 수 한 수 주고받습니다. 승부의 행방을 알 수가 없습니다!
관람을 하러 온 수많은 프로게이머들의 얼굴에 놀라움과 경탄이 어렸다.
치열한 공방.
빛의 속도 같은 두 선수의 판단과 결단력!
“이신! 이신!”
“차이 이겨라!”
“카이저!”
응원하는 관중들의 목소리가 높았다.
한껏 열이 오른 가운데, 이신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더 이상 이신은 지체할 틈이 없었다.
역 스텔스 전투기로 인해, 공중유닛이 갑자기 차이의 우세로 돌아선 상황.
기계보병을 다수 보유한 차이와 달리, 고속전차와 기동포탑 위주의 이신은 지대공이 가능한 유닛이 거의 없었다.
계속 지체하면 자신이 도리어 전투기 편대에 의해 피해를 입을 터였다.
-이신 선수, 갑니다!
-돌파하느냐 못하느냐의 승부! 이신 선수는 여기서 사활을 걸어야 합니다!
이신이 앞마당과 6시에 분산 배치한 병력으로 양공에 나섰다.
이를 감지한 차이의 순간 판단도 발군.
즉각 9시에 배치한 병력으로 이신의 옆구리를 쳤다.
두 사람 모두 양공으로 서로를 덮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