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of the Demon King RAW novel - Chapter 261
260화 변화(1)
[이신 4강 진출!] [게임의 신, 연속 페이크 더블로 최영준 격파] [광기의 물량과 신의 컨트롤의 향연, 승자는 이신] [알아도 못 막는 이신의 페이크 더블] [이신의 괴물 플레이 화제 ‘3종족 만능 인증’]경기 결과가 인터넷 뉴스 e스포츠 부문을 장식했다.
2세트의 명승부.
최영준을 컨트롤로 압살한 3,4세트의 연속 페이크 더블.
하지만 무엇보다도 화제가 되었던 것은 1세트였다.
이신이 공식전에서 괴물을 꺼내들어 승리를 거둔 것이다.
그것도 다른 누구도 아닌 쌍영의 1인, 광기신족 최영준을 말이다!
이신이 신족뿐만이 아니라 괴물 플레이까지도 수준급이라는 것이 입증된 셈이었다.
-ㅋㅋㅋㅋㅋ정말 괴물도 하네.
-인류 신족 괴물 다 해먹음ㅎㄷㄷ
-신족 맵에선 신족하고 인류 맵에서는 인류하고 괴물 맵에서는 괴물하고 ㅆㅂ 뭐 이따위야?
-인류만 해도 무적이었는데 이젠;;;;
-정말 인간 맞냐? 나이 26살 아니었음?
-신 신 했더니 정말 인간으로 안 보인다, 이제는…….
-아니 ㅆㅂ 알아도 못 막는 페이크 더블이 말이 되냔 말이야. 신족더러 다 뒤지란 얘기냐?
-신 님의 알아도 못 막는 시리즈 등장! 전에는 안재훈한테 알아도 못 막는 2항공 스텔스 전투기를 보여주더니ㅋㅋㅋㅋ
-아깝다. 2세트는 정말 최영준의 물량 폭발 제대로 보여줬는데ㅠㅠ
-이신이 정말 잘한 거지. 2세트에서 최영준 물량에 한 번 당해보더니 그 뒤로 절대로 원하는 대로 싸워주지 않음.
-이신 정말 무서운 새끼임. 3세트에서 최영준이 컨트롤 안 되는 걸 보고는 바로 4세트에서 똑같은 걸 또 했다.
-장기 운영 싸움으로 갔으면 최영준이 이겼을 텐데.
-쇼부만 존나 쳐서 이김. 솔직히 이 바닥에서 그만큼 해먹었으면 됐지 뭐가 또 욕심이 그렇게 많아서, 아주 이기려고 환장을 했더만?
-위 새끼 스알못인가. 원하는 싸움을 만들어내는 게 운영과 전략이라는 거다. 물량과 피지컬은 최영준이 좋지만 전략과 컨트롤에서 신한테 처 발린 거임. ㅇㅈ?
-ㅎㅎㅎ경기 꿀잼이었는데 왜 말들이 이렇게 많지?
-몰랐음? 여긴 원래 이런 곳임. 뭘 해도 징징ㅋㅋㅋ
아무튼 이신은 그렇게 최영준이라는 험난한 산을 넘고 우승에 한발 더 가까워졌다.
8강전 2경기는 팀 제미니의 안태양과 JKT의 진철환. 둘 중 한 사람이 4강전에서 이신과 붙게 된다.
둘 중 누가 4강에 올라오든 이신의 적수로는 아직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지배적.
결국 최영준을 꺾음으로서 이신의 우승 확률은 비약적으로 높아졌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었다.
결국 다시 이신의 철권통치가 계속되었다고 푸념하는 팬들도 더러 있었다.
이신이 패배하는 모습은 보고 싶지 않지만, 또한 이신을 꺾을 뉴 페이스의 등장을 바라는 팬들의 이중적인 심리가 네티즌 사이에 나타난 것이다.
그들이 기대를 거는 우승 후보는 두 사람.
차이와 박영호였다.
두 사람만이 이신을 꺾고 우승을 차지할 수 있는 역량이 있었다.
특히 주목받은 쪽은 스승을 꺾기 위해 키워진 이신의 수제자라는 드라마틱한 포지션을 가진 차이였다.
그리고 차이의 8강전 상대는 다름 아닌 주디였다.
차이가 연습실에서 훈련을 하는 동안 주디는 집에서 개인리그 준비를 하기로 했다.
연습 상대는 물론 막 4강 진출을 확정하고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이신. 이신으로서도 차이와 치를지 모르는 결승전에 대비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였다.
“선생님.”
“왜.”
“차이와 결승전에서 붙고 싶으세요?”
주디가 문득 물었다.
이신은 어깨를 으쓱했다.
“누가 됐든 강한 쪽과 붙게 되겠지. 그런 건 왜 물어?”
“제가 어쩌면 선생님을 실망시켜 드릴지도 몰라서요.”
“……?”
“전 제가 차이를 이길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그 말에 이신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주디가 의외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박영호 선수를 꺾을 자신은 없지만, 상대가 차이라면 제가 해볼 만하다고 생각해요.”
“나도 그렇게 생각해.”
주디는 이미 이신의 예상보다 더 크게 성장했다.
상대가 괴물이든 신족이든 승률이 안정적이고, 특히나 같은 인류 간의 동족전은 매우 뛰어나다.
지금에 와서는 화성전자의 에이스인 신태호와 견주어도 된다고 생각했다.
“혹시 제가 차이를 이겨서 4강에 올라가더라도 실망하지 않으실 거죠?”
“실망할 리가.”
이신은 이젠 습관처럼 주디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말했다.
“4강에 가면 소원 하나 들어주지. 날 놀라게 한 상으로.”
“정말이죠?”
이신은 고개를 끄덕였다.
주디는 활짝 웃었다.
“그럼 정말 놀라게 해드려야겠네요. 우리 어서 연습해요.”
“그래.”
이신은 성의를 다해 주디를 훈련시켰다.
“분명히 타이밍을 노리고 치고 나와 승부를 보려 할 거야. 왜냐면 차이는 너랑 장기전을 치르는 것을 아주 부담스러워하거든.”
머신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장기전에 능한 신태호.
주디는 그런 신태호를 상대로 무승부로 재경기까지 치를 정도로 엄청난 장기전 끝에 이긴 적이 있을 정도였다.
잔 실수 없이 꼼꼼하게 플레이하기 때문에 시간이 흐를수록 상대보다 유리해진다.
공격성은 부족한 면모가 있지만, 디펜스 능력은 발군.
손이 많이 가게 되어서 정신적인 피로가 극심해지는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이 인내심이 깊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해요?”
“타이밍 러시 경계하면서 무조건 장기전으로 끌고 가.”
“장기전?”
이신은 고개를 끄덕였다.
“공격을 막아내거나 유리한 상황이 되면 무조건 확장을 더 가져가. 설령 지더라도 1시간 이상 장기전을 치르면 네가 이득 본 거라고 생각해.”
“장기전으로 피로하게 만드는 건가요?”
“그래.”
이신은 고개를 끄덕이며 설명을 이었다.
“차이는 아직 어리고 겉보기보다 성질이 급해. 계속 원치 않은 장기전을 유도하면서 물고 늘어지면 피로가 쌓여서 무너질 거야.”
이신은 기억하고 있었다.
제자로 지내면서 연습만 시킬 뿐 어떤 팀과도 계약하지 않게 했던 시절, 차이는 무척이나 데뷔하고 싶어 했다.
제자로 오래 지낸 것도 아니면서 조급해했다.
그리고 이번 개인리그에서 이신의 적수로써 인정받기 위해서 쌍성전자전 선봉을 자청하여서 올킬을 해냈다.
겉보기는 차분해 보이지만 본질적으로 성격이 급하다는 뜻이었다.
“계획이 성공해서 차이가 정신적으로 무너지면 3, 4세트쯤에서 무리수를 둘 거야.”
“어떻게요?”
“이르면 3세트, 늦으면 4세트. 정찰할 때 항상 맵 센터를 살펴. 전진 병영으로 초반 찌르기를 노릴 거야. 쉽게 이득을 챙기려 드는 건 정신적 피로가 극에 달했다는 신호야.”
“네.”
의외로 주디가 차이를 꺾고 4강에 진출하는 이변도 나름대로 재미있을 것 같았다.
모두가 예상했던 대로만 이루어지면 재미없지 않은가.
***
8강전 2경기.
안태양 대 진철환.
인류 플레이어 안태양은 팀 제미니에서 16강에 진출한 유일한 선수였다. 데뷔 4년 차의 노련한 선수로 결코 녹록한 선수가 아니었다.
그리고 진철환.
JKT 괴물 제국을 이어받을 차세대 괴물 플레이어로 2021년에 들어서 더 완성도 높은 기량을 선보이고 있었다.
프로리그에서의 분위기를 생각하면 진철환의 우세.
그러나 안태양은 늘 제몫을 다하던 중견 선수로, 박영호를 잡은 적도 있을 정도로 괴물전에 능했다.
즉, 결과를 쉽게 예측할 수 없는 대결이었다.
주디의 훈련을 도와주던 이신은 경기 시간이 되자 인터넷에 접속해 스트리밍으로 서비스되는 유료 생중계를 관람했다.
“누가 이길 것 같아요?”
“진철환.”
“요즘 분위기는 진철환 선수가 좋죠?”
“그것도 있지만, 요즘 JKT 괴물들은 대인류전 전략이 잘 잡혀 있는 것 같더군.”
16강전에서 존을 박살 내버린 괴물의 대표주자 박영호만 봐도 알 수 있었다.
종족 상성상 괴물의 천적은 단연 인류.
괴물로서 최고의 자리에 오르려면 필연 인류를 상대로도 승률이 좋아야 한다.
한때 한국에서 톱을 찍었던 레전드 오성준이 대인류전의 기틀을 잡았고, 그 제자격인 철벽괴물 박영호가 이를 더 체계화시켰다.
그리고 그 계보를 이어 받고 있는 괴물 플레이어가 바로 진철환인 것이다.
‘박영호의 기세가 심상치 않았다.’
괴물을 거의 한 끼 식사거리로 아는 이신을 진땀 흘리게 만든 상대가 박영호였다.
얼마 전에 함께 했던 연습을 통해서 이신은 박영호의 완성도 높은 플레이에 깜짝 놀랐었다.
작년에 우승패와 은메달을 차지하며 전성기를 맞이했던 박영호가 지금 오히려 더 성장해 있었다.
16강전에서 퀸 활용으로 존을 3-0으로 박살 내는 것을 보고서는 모두가 박영호를 과소평가했었다고 인정해야 했다.
이신의 귀환과 차이의 등장 등으로 살짝 인지도에서 밀려 있던 박영호가 다시금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정도로 엄청난 위엄이었다.
이신과 차이의 대결이 더 드라마틱하기 때문에 팬들은 차이의 결승 진출을 바라는 감이 없지 않았는데, 그런 분위기를 한 번에 되돌려 놓는 강력한 포스였다.
이신의 추측이 틀리지 않았다면, 이번 경기에서 진철환도 무언가 보여줄 것이다.
JKT에서 한솥밥을 먹었다면 말이다.
아니나 다를까.
-진철환 선수가 달려듭니다!
-앞뒤로, 앞뒤로!
진철환은 쐐기충과 바퀴 떼를 동원해 앞뒤로 협공을 가했다.
밖으로 진출했던 안태양의 병영 병력이 삽시간에 전멸하고 말았다.
특별할 것 없는 장면.
하지만 문제는 1, 2, 3세트 내내 그런 장면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괴물의 전략은 괴물주술사가 생산될 때까지 버티고 또 버티는 것.
괴물이 그 전부터 적극적으로 인류와 싸워서 병력을 잡아먹는 경우는 그리 많이 볼 수 있는 광경이 아니었다.
‘괴물주술사의 흑안개도 없이 들이받는 건 성준이 형 시대 때의 스타일인데.’
괴물주술사의 흑안개 없이 인류 병력과 싸우는 건 매우 위험한 일이었다.
이는 그만큼 진철환이 자신감 넘친다는 뜻이었다.
병력이 잘라 먹히는 바람에 제대로 괴물의 성장을 견제 못한 안태양은 시종일관 밀리는 싸움만 하다가 결국 3세트에서 3-0으로 셧아웃을 당했다.
존을 셧아웃시켜 버린 박영호에 이어 진철환까지 엄청난 활약을 하자 해설진은 침이 마르도록 찬사를 했다.
-진철환 선수, 박영호 선수도 그랬지만 오늘 경기에서의 아주 공격적인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에 진철환이 승자 인터뷰를 통해 말했다.
-우승을 위해서는 반드시 꺾어야 할 사람이 있습니다. 이제 4강에서 만나게 되었는데요, 그분을 꺾기 위해서는 전투에서 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서 많은 연습을 했습니다.
-아, 그렇다면 이신 선수와의 일전을 앞두고 각오의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신을 이기는 방법은 웅크린 채 가드 올리고 버티는 게 아닙니다. 이신 선수의 전술이든 컨트롤이든 겁나지 않습니다. 아주 제대로 뜨겁게 한 판 붙어보겠습니다.
경기장에 관객들의 환호성이 울려 퍼졌다.
“…라고 하는데요?”
주디가 옆에서 말을 건넸다.
“더 재미있게 해준다면야 언제든 환영이지.”
더 강한 상대, 더 아슬아슬한 대결을 원하는 이신의 일관된 태도.
너무 오랫동안 최강자로 군림했기에 나올 수 있는 풍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