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of the Demon King RAW novel - Chapter 275
274화 운영(1)
“문제 될 것 있나?”
악마군주 아미가 대답을 재촉했다.
“의외군. 배팅이 센데?”
“자신이 있으니까…… 두렵나?”
“그럴 리가.”
그레모리는 흘깃 이신을 바라보았다. 이신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이신은 항우와 이사를 의식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최대 배팅이라고?’
첫판에 끝장을 보겠다는 뜻인데, 그건 이길 자신이 있다는 뜻이 아닌가.
‘무언가 준비한 게 있겠군.’
연전연승을 거듭한 이신을 상대로 최대 배팅이라니.
분명히 숨기고 있는 게 있을 터였다. 한 번 들키고 나면 효력이 줄어드는 비장의 카드 말이다.
“그럼 전장에서 보지…….”
파앗!
악마군주 아미는 항우와 이사를 데리고 먼저 텔레포트했다.
“괜찮을까요?”
“특별히 준비한 게 있겠죠.”
이신은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승부를 앞두고 이기기 위해 나름의 준비를 하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어차피 이겨야 하는 건 마찬가지인데 특별히 배팅이 세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습니다.”
“맞는 말이에요. 그럼 카이저만 믿을게요.”
“예.”
싸움은 이신의 몫.
그레모리는 믿고 지켜보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그레모리와 이신 일행도 제12 전장 레틴으로 이동했다.
제12 전장 레틴.
본진과 앞마당의 거리가 멀고, 전장은 전체적으로 드넓은 평지로 이루어진 구조였다.
즉, 오크창기병과 오크궁기병을 주력으로 높은 기동력을 가진 전술을 구사하는 오크에게 유리한 지형이라 할 수 있었다.
언덕이나 나무, 바위 같은 각종 엄폐물 등 방어에 이용할 수 있는 지형이 많지 않아서 휴먼에게는 불리했다.
‘여기까지는 예상 범위 안이군.’
오크가 주 종족인 항우가 선택할 만한 합리적인 전장이었다.
일부러 불리한 전장을 골라서 이신을 유리하게 해줄 이유가 없다.
이런 기본적인 요소에 있어서는 의외의 선택으로 허를 찌르기보다는 정석을 따르는 게 좋았다.
[악마군주 그레모리님과 악마군주 아미님의 서열전입니다. 전쟁의 승패가 서열과 마력에 영향을 줍니다. 마력은 5만이 배팅됩니다.] [마력 10만이 마력석이 되어 전장에 유포됩니다.]제12 전장 레틴에서 양측이 서열전을 개시했다.
[종족을 선택해 주십시오.]“오크.”
“휴먼.”
항우와 이신이 동시에 대답했다.
항우는 이신을 보며 씨익 웃었는데, 이신은 달리 그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사실 그보다 더 이신이 관심을 보이는 것은 뒤에서 가만히 서 있는 이사였다.
항우에게 무언가 숨기고 있는 비장의 카드가 있다면, 그 카드를 준비한 건 저 이사일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어디 지켜보지.’
어차피 싸우는 중에는 이사가 개입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니 싸움 중에 변수가 발생했을 때, 이에 대처하는 임기응변은 자신이 항우보다 몇 수는 위라고 자신할 수 있다.
[서열전이 시작됩니다.] [악마군주 그레모리님의 계약자 이신님과 악마군주 아미님의 계약자 항우님께서 참전합니다.]서열전이 시작되자 이신은 처음 주어진 노예 4명에게 마력석 채집을 시켰다.
노예를 계속 생산하며 마력석 채집량을 늘렸고, 병영을 짓고 정찰을 보냈다.
이신의 위치는 1시.
그리고 항우의 진영은 콜럼버스가 5시를 거쳐 7시 지역을 정찰했을 때 발견했다.
‘대각선이군.’
1시와 7시.
위치가 대각이라 서로 간의 거리가 가장 멀었다.
이신으로서는 희소식이었다.
서로 거리가 멀기 때문에 초반에 기습적인 공세는 없을 터였다.
설사 있다 해도 사전에 정찰로 알아차리기만 한다면 적 병력이 오는 도중에 이미 대비를 다 해놓을 수 있었다.
‘계속 적 내부 진지를 정찰해라.’
“옛!”
콜럼버스에게 정탐을 지시하고, 이신은 보다 과감한 판단을 내렸다.
병영 1개 건설 후 앞마당에 마력석 채집장을 구축하기 시작한 것.
본진과 앞마당의 거리가 약간 떨어져 있기 때문에 방어하기에 불리했지만, 서로 거리가 멀기 때문에 초반에는 공격해 오지 않을 거라고 확신했다.
이신이 믿고 있는 구석 중 하나는 바로 콜럼버스.
항우가 특별한 동향을 보이면 콜럼버스의 정찰을 피해갈 수 없었다.
항우는 정찰이 느린 편이었다.
뒤늦게 오크노예를 보내 정찰을 시도했다.
이신은 병영에서 소환된 궁병을 전진 배치 시켰다가 오크노예가 접근하자 즉각 응징했다.
쉭― 콰악!
“취익!”
“좋았어! 다리 맞았다!”
로빈 후드가 쾌재를 부르며 계속해서 활을 쐈다.
비록 로빈 후드를 사칭한 도적에 불과했지만, 확실히 활 솜씨는 제법이었다.
로빈 후드는 왼쪽 발목에 화살을 맞아 절뚝거리는 오크노예를 쫓아가 목을 맞혀 확인 사살했다.
‘확실히 아깝긴 하군.’
공적을 거둔 로빈 후드를 보며 이신은 내심 생각했다.
보다 활솜씨로 유명한 영웅이었다면 사도로 삼았을지도 모른다.
휴먼이 가장 먼저 소환할 수 있는 전투 병과인 궁병 중에 사도가 있으면 그만큼 초반에 더욱 안전해지기 때문.
하지만 오리지널 로빈 후드도 아니고 그냥 도적 두목에 불과하니 5인밖에 안 되는 사도의 하나로 삼기가 애매했다.
‘여포나 이광 정도 되는 신궁이었다면 고민도 안 했겠지만.’
어쨌거나 출발은 좋았다.
일단 항우의 정찰로부터 앞마당에 마력석 채집장을 구축한다는 사실을 들키지 않았다.
콜럼버스가 항우의 진영을 속속히 볼 수 있는 점이 가장 컸다.
항우는 오크전사 한 명 안 소환하고 곧장 오크창기병을 소환하기 위한 테크 트리를 올리고 있었다.
기마군단을 조직하고서 싸움을 시작하겠다는 의도가 매우 뚜렷해보였다.
‘그렇다면 나도 좀 더 부유하게 운영을 해야겠군.’
병영은 1개에서 더 늘려 짓지 않았다.
물론 궁병은 꾸준히 뽑고 대장간도 지어서 석궁병으로 업그레이드할 준비는 했지만, 그 외에는 마력을 확보하고 테크 트리를 올리는 데 힘썼다.
앞마당의 마력석 채집장이 돌아가기 시작하면서 이신에게 모여드는 마력량이 풍부해졌다.
이신은 특수 병영을 짓고 투석기를 뽑기 시작했다.
뿐만 아니라 마탑을 건설하여 마법사도 소환할 준비를 했다.
‘지금쯤이면 괜찮겠군.’
이신은 적당히 타이밍을 봐가며 병영을 하나 더 늘려 지었다.
병영의 숫자가 많지 않았지만, 궁병은 꾸준히 소환해주고 있었다.
[대장간에서 무기 개발이 완료되었습니다.]무기 개발 완료와 함께, 모아놓았던 궁병들이 일제히 석궁병으로 업그레이드되었다.
방패병과 창병도 적당히 늘려주면서 병력 구성에 심혈을 기울이는 이신.
결국 그가 생각하는 조합은 투석기와 마법사의 화력에 병영 병력이 보조를 하는 형태였다.
오크창기병과 오크궁기병의 조합을 꺼내들 게 분명한 항우.
이때 무서운 점은 바로 오크궁기병이었다.
말을 타고 빠르게 달리며 활을 쏘는 오크궁기병의 무서움과 전술적 가치는 칭기즈칸과 몽골 제국이 충분히 입증한 바 있었다.
이에 대항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보다 더 사거리가 긴 투석기와 한 방에 대량살상이 가능한 마법사였다.
병력의 조합이 갖춰지기 시작하니, 이신도 자신감이 붙었다.
휴먼이 조심해야 하는 시기는 지났다.
이제는 적의 침공을 받아도 격퇴할 수 있는 군사력이 있기 때문에 슬슬 바깥으로 진출해도 될 것 같았다.
그런데 한 가지 마음에 걸리는 게 있었다.
‘항우가 전혀 움직임이 없군?’
마지막으로 정찰로 확인한 건, 오크창기병이 처음 소환되었을 때였다.
오크창기병이 소환되는 것을 보자마자 콜럼버스는 즉시 달아나야 했다.
계속 머물다간 말을 타고 뒤쫓는 오크창기병에게 사살당할 수 있으니 말이다.
이신의 계획상 콜럼버스는 끝까지 살려두어야 했다.
그럼 항우의 성격에 오크창기병이 서너기 정도 모였을 때 한번쯤 공격을 시도할 만도 했다.
일단 적의 동태도 살필 겸 한 번 말을 타고 와볼 수는 있는 게 아닌가?
그런데 상대가 항우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적은 별달리 공격을 시도하지 않고 얌전했다.
다만 항우의 진영을 정찰하기도 용이하지가 않았다.
‘경계가 삼엄하군.’
정찰의 달인인 콜럼버스로도 더 이상 적진을 살피기가 어려웠다.
오크창기병 2기와 오크궁기병 1기로 짝지어진 순찰조가 꾸준히 돌아다니며 염탐을 차단하고 있었기 때문.
‘저게 항우가 맞나?’
삼엄한 경계.
지금껏 공격 시도 없이 잠잠한 행보.
그리고 그러한 태도에서 은연중에 풍겨 오는 용의주도함.
패왕이라 불린 항우였다면 저렇게 얌전할 리가 없었다.
적의 방어가 얼마나 삼엄하든 깨부수겠다고 달려들 법도 하지 않은가?
‘곤란하군.’
적이 무얼 하는지 알 수 없고, 정찰도 불가능하니 좋은 징조가 아니었다.
차라리 이쪽에서 먼저 공격을 시도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적을 모르는데 무작정 병력을 움직이는 것은 무모한 행위였다.
어쩌면 지금쯤 항우가 마력을 쥐어짜서 잔뜩 모아놓은 기마군단이 출격할 때만을 기다리고 있는지도 몰랐다.
‘일단은 내가 먼저 움직이는 수밖에 도리가 없군.’
이신은 예정대로 진출을 하기로 했다.
가까운 3시 지역에 마력석 채집장을 추가로 구축하는 것.
이신이 3시를 가져간 순간, 항우도 이에 반응을 할 것이다.
지금껏 병력을 모으며 총공격을 준비하고 있었다면 공격해올 게 분명했다.
그럼 이신도 지금껏 준비한 병력으로 맞서 싸워 지키면 그만이었다.
‘전 병력 전진. 노예 2명은 3시에 사령부와 참호를 건설한다.’
이신의 명령이 떨어졌다.
“진격! 적이 언제 나타날지 모른다. 방심하지 마라!”
이존효가 앞장서서 석궁병·장창병·방패병을 통솔했다.
뿐만 아니라 사도 오귀스트 마르몽 역시 투석기를 끌고 다니는 공병들을 지휘했다.
“너는 저쪽! 너는 이쪽에서 투석기를 조립!”
방어의 핵심은 투석기의 위치.
오귀스트 마르몽은 포병대 지휘의 대가답게 투석기들을 절묘하게 배치했다.
1시 본진과 3시 마력석 채집장을 모두 지킬 수 있는 방어선을 완벽하게 구축한 것이다.
이존효가 병영 병력을 이끌고 다니며 투석기들을 보호했고, 중간중간 마법사들도 섞여 있어 언제든 마법을 펼칠 수 있도록 준비했다.
‘참호 2개를 더 건설한다.’
지형이 방어에 용이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신은 방어시설을 따로 건설해야 했다.
그렇게 해서 언제든 적의 침공을 막을 수 있는 방어선이 완성되었다.
게다가 3시 마력석 채집장이 완전히 구축되어서 노예들이 붙어서 마력 채집을 시작했다.
더 많은 마력량이 공급되기 시작했음은 물론이었다.
항우는 여전히 반응이 없었다.
‘계산상 지금이 가장 공격하기 좋은 타이밍인데?’
이신의 계산상으로는 오크의 기마군단이 최고조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때가 바로 지금쯤이었다.
이보다 더 시간이 지나면 휴먼이 강성해져서 더 이상 오크창기병과 오크궁기병으로 방어를 쉽사리 뚫을 수 없는 상태가 되는 것이었다.
항우라면 모를까, 참모인 이사라면 분명히 이를 알 터.
‘일단 정찰이 더 필요할 것 같군. 어쩔 수 없나.’
이신은 하는 수 없이 그리핀 목장을 건설했다.
그리핀을 한두 마리 정도 소환해서 정찰에 쓸 생각이었다.
그리핀을 주력으로 쓸 게 아니기 때문에 이쪽으로 테크 트리를 탄 것이 마력 낭비가 되는 셈이었다.
하지만 이신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적진을 정찰하기 위해서는 이 정도 투자는 감수할 수 있었다.
[그리핀 목장에서 그리핀이 소환되었습니다.] [그리핀 목장에서 ‘조종’ 기술 개발이 완료되었습니다.]이신은 그리핀에 석궁병 2명을 태워 정찰을 보냈다.
항우 진영의 삼엄한 경계를 뚫고 비행하며 마침내 정찰에 성공했다.
‘……?!’
이신은 흠칫 놀랐다.
항우는 벌써 3번째 확장 기지를 가져간 상태였다.
본진까지 총 4군데서 마력을 채집하는 것.
‘이 시간에 확장을 저렇게까지?’
그렇다면 병력은 간신히 방어할 수 있을 정도로 최소한만 모으고, 나머지 여력을 확장에 투자했다는 뜻이었다.
그랬다.
항우는 놀랍게도 이신을 상대로 장기전, 즉 운영 대결을 펼치려 하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