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of the Demon King RAW novel - Chapter 29
28화 도전(4)
-도전을 하러 왔나?
“그것 말고는 널 찾아올 이유가 없지.”
그레모리는 차가운 어조로 답했다
암두시아스는 히죽거렸다.
-좋지. 언제쯤 도전해 올까 기다리고 있었거든. 위 서열에 도전하려면 마력이 더 필요했는데 잘됐어.
아무래도 그레모리는 악마군주들 사이에서 호구로 단단히 찍힌 모양이었다.
“암두시아스, 네 계약자는 어디에 있지?”
-곧 올 거야. 그 친구 방금 전까지 꽤나 바빴어.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긴 계단으로 한 사내가 터덜터덜 내려왔다.
맨몸뚱이에 바지만 입고 내려온 건장한 백인 사내였다.
알몸으로 있다가 급히 바지만 입은 모습이 역력했다. 무엇 때문에 바빴을지 그의 이름을 생각하면 너무도 뻔했다.
‘저자가 바로 자코모 카사노바로군.’
이신은 그 백인 사내를 신기하게 쳐다보았다.
자신의 이름을 하나의 대명사로 만든 과거의 유명인을 실물로 보게 된 것이다.
카사노바는 불량한 차림새에 어울리지 않게 정중히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위대하신 악마군주 그레모리 님께 경의를!”
“오랜만이구나.”
“예, 덕분에 아주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레모리는 눈살을 찌푸렸다.
“그 소원이 널 행복하게 했다니 잘됐구나.”
카사노바는 능글맞게 웃었다.
그의 시선이 이신에게로 향했다.
“오, 그대가 그레모리 님의 새로운 계약자인가.”
“그렇다.”
“어휴, 말투 한번 오만당당하시군. 뭐, 이해하지. 계약자들이 다 그렇듯 한 끗발 날리는 거물이실 테니까. 그래, 그대는 어느 분야이지? 군주? 장군? 정치가?”
“대답할 이유는 없지.”
이신은 짧게 대꾸했다.
프로게이머라고 대답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카사노바는 턱을 손에 괘고 이신을 찬찬히 뜯어보았다.
“흐음, 말투가 너무 딱딱하신데. 아마도 군인이시겠어. 그것도 계약자로 선택받을 정도의 거물 군인.”
“정답에 근접했군.”
“하핫, 역시!”
카사노바는 자신이 알아 맞혔다며 좋아했다. 얼마 전까지는 군인 신분이었으니 아예 틀린 건 아니었다.
“이거 무섭군. 명성 떨친 군인이 상대라니. 난 그저 자유를 사랑한 떠돌이였을 뿐인데 상대가 너무 안 되는 게 아닌가 모르겠군.”
“쫓기던 범죄자였다고 듣긴 했다.”
“하하, 확실히 억압이 정의인 세상에서 난 범죄자였지. 아무튼 자네는 범상치가 않아 보이는군. 차라리 예전처럼 이론만 빠삭한 샌님이었으면 좋았을걸.”
샌님은 마키아벨리를 일컫는 듯했다.
이신은 그레모리를 바라보았다.
“시간 낭비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레모리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암두시아스에게 말했다.
“암두시아스, 나 72위의 악마군주 그레모리는 너에게 정식으로 도전하며, 도전 자격을 갖추었음을 밝힌다.”
암두시아스는 천천히 다가와 카사노바의 왼편에 섰다.
-좋지. 마신께서 정하신 율법에 따르면 자격을 갖춘 이의 도전은 거절하지 못하니까.
“전장과 배팅할 마력량을 정해라.”
-전장은 제2전장 블루레인. 마력은 2만. 하지만 서열전에 앞서 한 가지 제안이 있다.
“뭐지?”
-딱 한 번의 싸움으로 서열이 결정되는 것은 허망한 일이지. 그대의 새로운 계약자도 아직 경험이 부족해 어떤 실수를 할지 모르고.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것이지?”
-세 번을 겨뤄서 그중 두 번을 먼저 이긴 쪽이 이번 서열전의 승리로 하지. 어떠냐?
“그건 마신께서 정하신 율법이 아니다.”
-하지만 금지하신 일도 아니지. 따라서 넌 승낙할 수도, 거절할 수도 있다. 이쪽은 그저 제안을 한 것뿐이야.
“잠시 상의를 해야겠어.”
-얼마든지. 시간은 많아.
암두시아스의 여유 있는 음성이 노래처럼 울려 퍼졌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그레모리는 이신에게 말했다.
“제 생각에는 이쪽에 불리한 조건으로 보여요. 저쪽은 카이저에 대해 모르지만 우리는 저쪽에 대해 여러 가지를 알고 있으니까요. 저들은 첫 싸움에서 당신에 대해 파악한 뒤에 그다음 싸움에서 승부를 보려 하는 거예요.”
“3전 2선승제군요.”
“그래요. 카사노바는 저래 봬도 한땐 암두시아스를 58위까지 끌어올린 적도 있을 정도로 많은 서열전을 경험했어요. 선보일 수 있는 전략이 다양하기 때문에 아직 경험이 부족한 당신이 불리해요.”
“확실히…….”
이신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다전제는 경험이 풍부한 쪽이 유리하지요.”
이신은 웃었다. 그의 눈빛이 독사처럼 빛나고 있었다.
이신은 그레모리에게 귓속말로 속삭였고, 놀란 그레모리는 이윽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레모리가 암두시아스에게 말했다.
“이쪽도 조건이 있다.”
-말해라.
“그 조건을 들어주는 대신 배팅할 마력량을 3만으로 하자.”
-……진심인가?
암두시아스의 목소리에 여유가 사라졌다.
암두시아스의 총 마력량은 91,000.
그레모리는 85,000.
3만은 양측 모두에게 매우 큰 배팅이었다.
“싫다면 그냥 통상적인 방식으로 가도 좋아.”
-잠시 이쪽도 상의를.
암두시아스는 카사노바와 나직이 대화를 나눴다.
잠시 후, 암두시아스가 말했다.
-하지. 대신 배팅은 2만 5천이다.
“약한 모습을 보이는군?”
그레모리가 살짝 도발했지만 암두시아스는 코웃음을 쳤다.
-최악의 경우도 생각해야지. 만에 하나 패해서 3만이나 잃으면, 내게 도전할 자격을 갖춘 상급 악마 나부랭이들이 너무 많아.
“어쨌든 좋다, 받아들이지.”
-그럼 전장에서 보자.
암두시아스와 카사노바의 신형이 한순간 사라졌다.
그레모리는 이신에게 말했다.
“2만 5천이나 걸렸어요. 이기면 서열을 한 단계 더 건너뛰고 70위까지 오를 수 있어요.”
“이길 수 있습니다.”
“자신감은 보기 좋네요. 알겠어요, 믿을게요.”
이윽고 두 사람도 차원의 문을 열고 텔레포트를 했다.
먼저 온 암두시아스와 카사노바가 기다리고 있었다.
카사노바는 결전 직전임에도 넉살 좋게 다가와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했다.
“잘해보지. 멋지게 겨뤄보자고.”
“멋지든 더럽든 이기면 된다.”
“허헛, 이 참 재미없는 친구일세.”
머쓱해진 카사노바가 손을 거두었다.
[악마군주 그레모리 님과 악마군주 암두시아스 님의 서열전입니다. 전쟁의 승패가 서열과 마력에 영향을 줍니다. 마력은 5만이 배팅됩니다.] [마력 5만이 마력석이 되어 전장에 유포됩니다.] [서열전은 총 3회의 싸움으로 진행됩니다. 2승을 먼저 거둔 쪽이 서열전에서 승리합니다.] [종족을 선택해 주십시오.]“휴먼.”
“오크.”
이신과 카사노바가 거의 동시에 말했다.
[서열전이 시작됩니다.] [악마군주 그레모리 님의 계약자 이신 님과 악마군주 암두시아스 님의 계약자 자코모 카사노바 님께서 참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