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of the Demon King RAW novel - Chapter 388
388화 인수(2)
인터넷 e스포츠 뉴스가 다시 이신으로 도배되었다.
[이신 “팀 넥스트 인수할 것”] [해체 위기의 팀 넥스트, e스포츠의 신이 구원 나서] [이신, 팀 넥스트 인수 고려 중] [협회 측 “이신의 팀 넥스트 인수, 아직 확정된 사안 아냐”]사실 강등권의 인기 없는 팀 넥스트라, 해체되건 말건 대부분의 팬은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하지만 이신이 개입하자 전 국민의 주목을 받았다.
해체 위기의 팀을 구하기 위해 이신이 나서주었다.
그런 드라마틱한 스토리가 형성되자 다시금 이신은 열광적인 지지를 받게 되었다.
-이신 형 왜 이렇게 멋있냐?ㅠㅠ
-응, 얼마 안 해
-그럼 네가 사봐 ㅅㅂ아
-팀 넥스트의 후배들을 위해 인수하겠다는 이신 선수 정말 멋지네요.
-선수, 코치, 감독에 이어 이제 구단주도 해보네. 이러다 조만간 협회장도 할 듯ㅋㅋㅋ
-이신 “팀? 그거 얼마 안 해”
-이신 “팀? 내 차보다 비싼 건가?”
-이신 “팀? 그거 내 1년 연봉보다 비싼 건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친놈들ㅋㅋㅋㅋㅋ
물론 환영하는 반응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이신의 가장 강력한 추종 세력인 이신교는 봇물 터지듯이 불만을 쏟아내었다.
이유는 별다른 게 아니었다.
-왜 신 오빠가 그런 돈 낭비를 해야 하는 거야?!
-오빠 그런 거 사지 마세요. 걔들 답 없어요.
-팀 넥스트 주전들 사람 아님.
-걔들 노답 경기력 보면 어차피 강등될 애들 같은데, 굳이 신께서 나서서 희생하셔야 하는지 모르겠음. 신님, 돈 남아도시면 그냥 빌딩이나 한 채 사서 건물주 하세요.
-팀 넥스트의 수준 이하의 실력을 보면 줘 패고 싶다. 하지만 이신 형님께서 인수하신다면 나도 의리로 온라인 시즌권을 구매하는 수밖에…….
-아 진짜 팀 넥스트 싫은데. 신께서 인수하시면 응원할 수밖에 없잖아ㅠㅠ
여론이 증명하듯 팀 넥스트는 평판이 좋지 않았다,
매너도 경기력도 좋지 않은 팀 넥스트의 1군 선수들 때문이었다.
감독이나 코칭 스텝은 말할 필요도 없었다. 그들은 팀을 강등권에 빠뜨린 데에 책임이 있다.
게다가 연봉 삭감에 응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손지훈을 팀 내에서 고립되도록 분위기를 몰아갔던 작자들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신은 팀 넥스트의 인수를 결심한 것이다.
‘일단 1부 리그 프로팀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이신은 자선사업가가 아니었다.
‘떨거지들 다 털어내고 얼마 안 남은 이 이적 시즌을 최대한 활용해 전력을 확충하고 1부 리그 잔류만 시킨다면…….’
그러면 이신은 결코 손해를 보지 않는다.
안 좋은 팀 넥스트의 이미지도 이신이 인수하고 나면 새롭게 바뀌게 된다.
무엇보다 이신은 이미 올도어SCC라는 국내 최강 팀을 키운 전력이 있었다.
1부 리그 잔류에 성공하면 e스포츠 프로팀은 기업 입장에서도 마케팅 효과가 상당히 뛰어난 콘텐츠였다.
위잉, 위잉.
스마트폰이 진동했다.
발신자는 차이였다.
-선생님, 정말 팀 넥스트 사시는 거예요?
이신이 전화를 받자마자 차이가 불쑥 얘기를 꺼냈다.
“어.”
-너무 무리하시는 거 아닐까요?
차이는 걱정이 되는 건지 신이 난 건지 쾌활하게 말을 이었다.
-지금 그 팀은 1군, 2군, 연습생들 전부 줄줄이 세워놓고 저 혼자 모두 올킬시킬 수 있어요.
“자신만만하군.”
-다시 자신감 되찾았거든요. 요즘 다른 팀과의 스크럼에서 제 승률이 장양하고 같이 최고조에요.
“잘됐군.”
-어쨌든 신중하게 생각하셨으면 좋겠어요. 그 팀 사정은 안됐긴 했지만, 자업자득인 측면도 있죠. 성적이 상식적인 수준만 됐어도 이렇게 새 구단주 찾기가 어렵지는 않았을 테니까요.
“나도 알아.”
-지훈이 형에게 들은 얘기지만, 그 팀 1군은 코칭스텝이 선수 관리도 제대로 안 해서 다른 게임하고 술 마시고 해이해질 대로 해이해졌다고 들었어요.
“다 뜯어고치면 돼.”
-선생님께서 그리 말씀하신다면 저 말리지는 않을게요. 다 생각이 있으실 테고, 여태껏 한 번도 실패하지 않았으니까요.
“그럼 됐고 사나다 료에게 온라인에 접속하라고 그래.”
-연습 상대 필요하세요?
“어.”
-네, 그렇게 전할게요. 그럼 힘내세요.
“어.”
이신은 통화를 끊고 스페이스 크래프트 온라인에 접속했다.
사나다 료도 접속해 있었다.
이야기를 전해들은 사나다 료는 쾌히 연습 상대가 되어 주었다.
‘지우펑도 Kaiser2017과 수십여 판을 싸워가며 철저히 준비를 하고 있다고 들었다.’
Kaiser2017을 연습 상대로 삼을 생각을 하다니, 굉장히 탁월한 선택을 한 셈이었다,
중국 톱클래스인 지우펑의 실력을 감안하면 상당히 위험했다.
이신도 가만히 있을 수야 없었다.
팀 넥스트 인수 건이야 그 뒤의 일.
‘일단은 금메달이다.’
사나다 료와 연습이 시작되었다.
5판 3선승제의 대결을 2번 치르기로 했다.
사나다 료는 전보다 더 완숙해진 실력을 뽐냈다.
특별한 개성이 없이 스탠더드한 스타일이지만, 빈틈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견고했다.
‘이 부분이 지우펑과 꼭 닮았지.’
광기신족 최영준이 광기의 물량으로 불리한 전세를 극복한다면, 지우펑은 아예 실수 자체를 하지 않아 불리한 상황을 만들지 않는다.
실수 한 번 있어서는 안 되는 칼처럼 살벌한 스타일은 엄청난 연습량에 기인한다.
‘까다롭지. 이런 타입은 심리전도 잘 안 걸려드니까.’
사나다 료는 이런 저런 보편적인 빌드 오더를 펼쳐주며 이신의 연습을 도왔다.
이신도 이것저것 시도해 보면서 쓸 만한 전술을 찾을 때마다 게임을 잠시 중단시키고 메모했다.
빈틈없는 원칙주의자 지우펑에 맞선 이신의 콘셉트는 역시 견제 플레이였다.
지우펑도 Kaiser2017을 상대로 견제를 막는 연습을 많이 했을 터.
하지만 그렇다고 자신의 스타일을 버릴 이신이 아니었다.
장시간 계속되는 연습.
이신은 한 발 한 발 더 오를 곳이 없는 정상을 향하여 전진하고 있었다.
* * *
연습을 마치고 왕춘 감독의 부름으로 면담을 했다.
“연습은 순조로우신 모양이더군요.”
왕춘 감독이 덕담을 건넸다.
이신의 모든 플레이 기록은 자동으로 리플레이 파일이 저장되어서 SC스타즈의 전략연구팀에 공유된다.
이는 소속 선수의 모든 PC에 설치된 선수 관리 시스템의 기능이다.
저장된 리플레이 파일은 전략연구팀이 훑어보고서 승리 요인 혹은 패배 요인을 카테고리별로 구분해서 기록한다.
그 기록이 누적되어서 해당 선수의 장단점이 그래프로 일목요연하게 표현되는 것이다.
또한 해당 선수가 그날 하루에 연습량이 어땠는지 체크할 수 있는 자료도 된다.
그럼에도 게으름을 피우는 리우 같은 선수도 있었지만 말이다.
“여기 이신 선수의 오늘 데이터 요약본이 있습니다.”
이신은 왕춘 감독이 보여주는 한 장의 프린트를 보며 내심 감탄했다.
사나다 료를 붙잡고 연습한 결과가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던 것이다.
“견제 플레이의 성공률이 연습 시간에 비례해서 높아진 점이 좋았습니다. 오늘은 연습이 잘 되신 모양이군요?”
“예.”
“그런데 예상하셨다시피 지우펑은 카이저 선수가 준비한 콘셉트를 이미 알고 대비하고 있습니다.”
“그렇겠죠.”
Kaiser2017를 연습 상대로 삼았으니 안 봐도 알 수 있었다.
“지우펑은 오늘 연습 상대인 사나다 료보다 훨씬 디펜스가 철저할 겁니다. 그 부분 인지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알겠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이건 다른 용건입니다만, 팀을 하나 인수하신다고요?”
“예.”
이미 이신이 예상한 질문이었다. 진짜 본론도 이쪽이었으리라.
“이쪽의 선수 생활에 지장이 생기는 일은 없겠지요?”
“그 점은 염려 안 하셔도 됩니다.”
“예, 믿습니다. 그런데 팀을 인수하시게 된다면 하셔야 할 일이 꽤 많겠군요?”
“그 일을 대신 해줄 책임자를 찾아봐야겠지요.”
당연하지만 이신은 팀 넥스트의 일에 직접 신경 쓸 정도로 한가하지 않았다.
최환열처럼 믿을 만한 감독이 필요했다.
“괜찮으시다면 제가 사람을 하나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저야 좋습니다.”
“한태곤을 아십니까?”
“한태곤?”
왕춘 감독은 정확한 한국어 발음으로 이름 석 자를 말했다.
그러니 아마도 한국인일 텐데, 이신은 모르는 사람이었다.
“제로섬이라는 닉네임은 들어보셨는지요?”
“아.”
‘제로섬’이라는 닉네임이 언급되자 이신도 비로소 기억해냈다.
닉네임 제로섬은 이신보다 더 이전의 유명 괴물 플레이어였다.
오성준의 전성기 시대에 온라인을 휩쓸었던 아마추어 고수.
한국 서버에서 프로들을 모두 재치고 랭킹 1위로 등극하면서 모든 국내 프로팀이 노렸으나, 제로섬은 전부 마다하고 중국으로 떠나 버렸다.
프로들보다 더 실력 좋은 온라인 강자로 등극했을 땐 팬클럽도 생길 정도로 유명세를 떨쳤지만, 중국으로 떠나 버리자 곧 잊혔다.
중국에서 준우승도 몇 번 하는 등 활약했으나, 그동안 한국은 최환열이 왕좌에 등극하고 그 뒤에 이신이라는 불세출의 스타가 출현한 탓에 묻힌 것이다.
“하지만 중국에서 제로섬은 매우 훌륭했던 선수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지금은 코치 2년차죠.”
“그 사람은 제가 인수할 팀의 코치로 추천하시는 겁니까?”
“감독입니다.”
“…….”
이신은 가만히 왕춘 감독을 바라보았다.
“지금은 상하이 게이밍의 코치로 일하고 있지만 계약이 곧 만료됩니다. 직접 만나본 적도 있는데, 모국에 돌아가고 싶어서 계약을 연장하지 않고 있다 하더군요.”
그 말에 이신의 머리가 빠르게 회전했다.
상하이 게이밍은 SC스타즈 못잖은 중국 최고의 명문이었다.
10만 관중을 수용할 수 있는 상하이 오리엔탈 스포츠센터를 매번 매진시켜버리는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었다.
‘그런 팀에서 코치를 했다면 선진적인 선수 관리 시스템을 잘 알겠군.’
이신은 생각 끝에 입을 열었다.
“만약 제가 팀을 인수하게 된다면 꼭 기용하고 싶은 사람입니다.”
“잘됐군요. 그리고 정말 팀을 인수하시게 되고 한태곤을 감독으로 기용하신다면, 저희 SC스타즈와 분기마다 친선 교류를 하는 것도 좋겠군요. 서로 발전을 꾀할 수 있는 좋은 협력 관계가 될 겁니다.”
이신은 의아해졌다.
“이렇게 절 배려해 주시는 이유가 뭡니까?”
“이상합니까?”
“한태곤의 사정을 잘 아시는 걸 보니 SC스타즈도 노리던 인재라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제가 인수할 팀은 약팀이라 SC스타즈로서는 도움이 안 될 텐데요.”
이신의 정확한 지적에도 왕춘 감독은 그저 웃었다.
“한태곤은 어차피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어 해서 영입할 수 없었습니다.”
왕춘 감독이 계속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아직까지 아마추어 게이머의 실력 수준이 가장 높은 곳은 한국입니다. 발달된 PC방 문화 덕분인지, 여전히 게임의 전략·전술 트렌드는 한국에서 발상하는 경우가 상당하지요. 그래서 제로섬이나 카이저 같은 천재가 툭 튀어나오는 것이겠지요.”
“…….”
“팀 넥스트는 약팀이기에 더욱 아마추어 중에서 인재를 발견하는 데 주력할 테고, 그만큼 변화가 더 역동적인 팀이 되겠지요. 구단주가 카이저라니 팀 넥스트로 뛰어드는 유망주들도 생길 테고요. 그 덕을 저희도 같이 보겠다는 뜻인 겁니다.”
한국에 밝은 왕춘 감독다운 깊고 장기적인 사고관이었다.
“무엇보다도…….”
왕춘 감독은 문득 짓궂게 웃으며, 손가락으로 위를 가리켰다.
“팀 인수 건에 대해 카이저 선수에게 도움을 주라는 당부가 있었습니다.”
그제야 이신은 납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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