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of the Demon King RAW novel - Chapter 406
406화 사자심왕(2)
오크전사 3명이 당도했을 땐, 이미 이신의 본진 출입구가 꽁꽁 틀어 막힌 뒤였다.
-퍼억! 퍽!
-쉬익!
오크전사들은 출입구를 막고 있는 식량창고를 두들겨 보았지만, 오히려 화살탑에 있던 궁병들에게 화살을 맞고 물러났다.
‘일단 순조롭군.’
이신은 자신의 방어 태세에 만족감을 느꼈다.
하지만 방심하지는 않았다.
리처드 1세였다.
사자심왕씩이나 되는 자가 고작 이 정도 작전을 믿고 덤볐다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무언가가 더 있겠지.’
이신은 어렴풋이 짐작을 했다.
아마도 진짜 문제는 본진 밖으로 나가는 일이었다.
꽁꽁 틀어막은 이 심시티 방어는 적의 공격을 막기 좋으나, 반대로 이신도 본진에서 나오기 힘들게 했다.
‘스페이스 크래프트의 인류처럼 건물을 공중에 띄울 수도 없으니.’
그것이 게임과 서열전의 가장 큰 차이였다.
그런 면에서 서열전의 휴먼은 게임의 인류보다 어려웠다.
그럼에도 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여겼기에 선택했지만.
‘휴먼의 약한 기동성을 노린 것이라면 썩 괜찮은 전략이라고 평가해 주지.’
지상전에서 휴먼이 오크를 이기려면 일단 투석기가 필수였다.
하지만 그 투석기는 게임의 기동포탑보다 더 조립과 분해가 오래 걸렸다.
그 분해했다가 다시 조립하는 간극을 노리고 적이 치고 들어오면 속수무책인 경우가 많았다.
그런 약점을 잘 알고 보완하기에 나폴레옹이 서열 1위 계약자인 것이다.
‘본진 밖으로 나서면서 한판 붙는다.’
대략 전략의 틀이 잡히자 이신은 즉각 준비에 들어갔다.
먼저 테크 트리를 최대한 빨리 올려 투석기가 신속하게 제작되도록 했다.
투석기 없이 지상전은 성립되지 않으니까.
투석기의 사거리라면 본진에 배치해도 앞마당까지 사거리가 미친다. 앞마당에 머물러 있는 리처드 1세의 오크 전사들도 투석기가 등장하면 일단 철수할 수밖에 없었다.
다만 리처드 1세가 무엇을 하는지 정찰할 수가 없어서 조금 답답한 면이 있었다.
‘아마 앞마당을 빨리 가져갔겠지.’
시작부터 조금 무리해서 압박을 가해 이신으로 하여금 출입구를 봉쇄하고 본진에 틀어박히게 했다.
그러면서 앞마당에 마력석 채집장을 빨리 가져가서 초반에 가난하게 출발했던 자원 손실을 보완한다.
‘괜찮은 작전이다.’
이제 리처드 1세는 이신이 확장을 위해 본진에서 나오려 할 때마다 공격을 시도해서 훼방을 놓을 것이다.
그렇게 점차 이신을 가난하게 만든다.
그리고 이신은 바로 그런 리처드 1세의 공격을 막아내고 앞마당을 무사히 확보할 생각이었다.
앞마당을 시작으로 천천히 진출을 시작하며 천천히 서열전을 장기전으로 이끈다.
후반의 대규모 전투가 되면 이신은 리처드 1세뿐만이 아니라 그 누구에게도 안 질 자신이 있었다.
[공병이 투석기 제작을 완료하였습니다.]마침 이신이 기다리던 안내음이 들렸다.
투석기 제작을 완료한 공병은 다름 아닌 그의 사도 마르몽.
[오귀스트 마르몽(휴먼, 공병)무기: 사브르(공격력 +5%)
방어구: 가죽갑옷(방어력 +5%)
능력: 빙의, 명중률(원거리 무기의 명중률이 100%가 됩니다.)]
1,000마력을 부여받아 하급 악마가 된 마르몽은 명중률 100%라는 능력이 추가적으로 생긴 상태였다.
투석기 1기의 파괴력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이때, 마르몽의 이 능력은 상당히 유용했다.
투석기가 쏘는 바위가 명중률 100%로 먹혀들 수 있으니, 이 힘을 빌리면 리처드 1세의 계략을 격파할 수 있다는 이신의 견적이었다.
거기다가 이신은 병영을 3채까지 짓고서 병력을 모으고 있었다.
로흐샨이 이끄는 석궁병 부대.
이존효가 이끄는 장창병과 방패병 부대.
거기다가 마비침으로 리처드 1세를 저격할 준비를 하고 있는 콜럼버스까지.
여차하면 이신이 콜럼버스에게 빙의하여 치유 능력도 펼칠 수 있다.
‘일단 준비는 대략 끝난 셈이군.‘
더는 지체할 수가 없었다.
아마 리처드 1세는 이미 앞마당에 마력석 채집장을 구축하고 마력을 먹고 있을 터.
조금만 더 시간을 내주면, 그 마력 채집량이 고스란히 병력이 되어 나타난다.
그전에 이신은 빨리 앞마당을 확보하여서 마력석 채집장의 숫자를 따라잡고 싶었다.
‘투석기 전면 배치.’
‘곧 앞마당을 탈환한다. 모두 전투 준비.’
이신이 지시를 내리기 시작했다.
마르몽은 투석기를 앞마당과 최대한 가까이 붙여서 배치했다.
조립된 투석기가 이윽고 바위를 날리기 시작했다.
투웅!
콰아앙!
“취이익!”
바위가 날아들자 오크전사 1명이 제대로 적중되어 피떡이 되었다.
이신의 앞마당을 점거하고 있던 오크전사들은 우르르 철수했다.
그리고 기다렸다는 듯이 이신이 발 빠르게 대처하기 시작했다.
앞마당을 차지한 즉시 노예 2명이 화살탑 2채를 짓기 시작했다.
이존효와 로흐샨이 이끄는 병력도 함께 나와서 태세를 갖췄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사령부 건물이 앞마당에 지어졌다. 이게 완성되면 앞마당에서도 마력석을 채집할 수 있다.
그야말로 신속무비.
삽시간에 앞마당을 치키는 방어선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특수 병영에서 공병이 소환되었습니다.]추가 소환된 공병도 즉각 투석기 제작에 투입됐다.
그런데 화살탑 2채가 지어지기도 전이었다.
“취이이익!”
“다 죽인다, 취익!”
“전공 세운다!”
대량의 오크 전사들의 떼거리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오크 전사?’
이 시간대면 오크창기병도 서너 기쯤 소환할 수 있었을 터였다.
그런데 리처드 1세는 오크 전사에 힘을 쏟았다.
아마도 병력을 대량으로 소환하기 위해 오크 전사를 택한 듯했다.
오크 전사는 무기도 더 커졌고, 갑옷도 훨씬 더 좋아졌다.
오크 전사의 공격력과 방어력을 모두 업그레이드했다는 뜻이었다.
‘이 정도까지 힘을 주었다는 건 역시 지금 승부를 보겠다는 뜻이로군.’
그렇다면 막으면 이쪽의 승리라는 뜻이었다.
한판 승부가 펼쳐졌다.
‘화살탑 사수.’
이신은 이존효에게 지시를 내렸다.
이존효는 즉각 행동했다.
“밀어내라! 화살탑을 사수해야 한다!”
[계약자 이신의 사도 하급 악마 이존효가 능력 광기를 사용합니다.] [주변 아군이 광기에 휩싸여 공격력이 크게 강화되었습니다.]이존효가 능력을 썼다.
광기에 휩싸인 방패병들과 장창병들이 일치단결하여서 몰려드는 상당수의 오크 전사들에 맞서기 시작했다.
장창병과 방패병은 대열을 유지하며 화살탑을 짓고 있는 노예 2명을 지켰다.
“취이익!”
“다 죽여라, 취익!”
“g! 화살탑 부숴라!”
파도처럼 밀려드는 오크 전사들.
치열한 난투가 벌어졌다.
오크 전사들은 온몸으로 밀어붙여서 방패병들의 대형을 흐트러뜨리고, 마구잡이로 뒤엉켜서 서로를 베고 찔렀다.
무시무시한 난전이었다.
그런데, 바로 그때였다.
“크하하, 바로 이거지!”
유독 한 오크 전사가 호탕한 웃음을 터뜨리며 난투에 끼어들었다.
다른 오크 전사와도 비교되는 기다란 검을 휘둘러 장창병 둘을 단숨에 베어 넘겼다.
그리고는 검을 냅다 집어 던졌다.
콰아악!
“끄악!”
놀랍게도 던진 검은 화살탑을 짓던 노예의 머리통에 적중되었다.
화살탑 완공을 눈앞에 두고 노예가 즉사했다.
“네 검도 이리 내!”
옆에 있던 오크 전사의 칼을 빼앗아 든 그 오크 전사는 단연 리처드 1세.
사도의 육체에 빙의되어서 직접 싸우는 것이었다.
“차아!”
리처드 1세는 다시 한 번 칼을 집어 던졌다.
놀랍게도,
콰지직!
“꺽!”
나머지 한 노예도 화살탑을 짓다 말고 절명했다.
모가지에 정확히 칼이 꽂혀 있었다.
리처드 1세는 놀라운 묘기로 화살탑 건설을 방해했다.
‘화살탑을 완공시켜라.’
이신은 급히 노예 2명을 더 투입했다.
저 화살탑 2채가 완성되어야 방어선을 굳건해진다.
“다 죽여라!!”
리처드 1세가 쩌렁쩌렁하게 고함을 질렀다.
[계약자 리처드님께서 고유 능력을 사용합니다. 300마력이 소모됩니다.] [계약자 리처드가 학살을 부추깁니다.] [계약자 이신 진영의 공격력이 10%, 계약자 리처드 진영의 공격력이 20% 상승합니다.] [계약자 이신 진영의 육체 손상이 15%, 계약자 리처드 진영의 육체 손상이 10% 빨라집니다.] [싸움에 임하는 전 병력이 광기에 휩싸입니다. 통제가 어려워집니다.] [전투가 끝날 때까지 효과가 지속됩니다.]줄줄이 쏟아지는 안내음에 이신은 계속 놀라야 했다.
학살을 부추기는 능력.
그것이 리처드 1세의 고유 능력이었다.
사실 학살을 부추기는 능력은 악마군주 글라샬라볼라스의 권능이었는데, 그 계약자인 리처드 1세에게도 이어진 듯했다.
양측의 병력 소모가 가속화되었다.
진형은 단연 이신이 유리했다.
뒤에서 투석기와 석궁병이 사격하고 앞에서 방패병과 장창병이 막는 탄탄한 진형을 이루고 있었기 때문.
하지만 리처드 1세의 능력이 펼쳐지자 병력이 소모되는 비율이 비등해졌다.
“화살탑을 못 짓게 해라! 밀어붙여!”
오크 전사에게 빙의된 리처드 1세는 길길이 날뛰었다.
던졌던 검을 다시 회수해서 휘두르며 육탄전을 벌인다.
“으아아악!”
“크헉!”
“취이익!”
모두가 광기에 휩싸여 있었다.
볼트를 쏘는 석궁병들 또한 점점 이신의 통제를 듣지 않고 사격 타이밍이 제각각이었다. 이 또한 리처드 1세의 능력이 주는 효과였다.
기어코 리처드 1세는 화살탑이 지어지고 있는 부근까지 밀어붙이는 데 성공했다.
이신은 화살탑을 짓던 노예들을 뒤로 대피시키는 수밖에 없었다.
“이 자식!”
이존효가 리처드 1세에게 덤벼들었다.
살아생전에 용맹을 떨쳤던 두 사람이 맞붙게 된 것이다.
물론 이존효는 그냥 맞붙지 않았다.
뒤에서 기회를 엿보고 있던 콜럼버스가 타이밍 맞춰서 마비침으로 지원해준 것!
“큭!”
리처드 1세는 마비침에 맞고 움찔했다.
그 틈에 이존효가 있는 힘껏 혼천절을 내질러 목을 벴다.
푸학!
둥실 떠오르는 오크 전사의 목.
방심한 틈을 타서 거둔 승리였다.
“이 이존효가 적장을 잡았다! 하하핫!”
포효하는 이존효.
그런데,
“너도 한번 받아봐라!”
옆에서 오크 전사가 덤벼들었다.
바로 리처드 1세였다.
곧장 다른 오크 전사 사도의 육체에 빙의해 버린 것이다!
“큭!”
검이 옆구리를 찌르자 이존효가 신음을 터뜨렸다.
콜럼버스가 나머지 2발을 다 쏴서 리처드 1세를 제지시키는 사이, 이존효는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섰다.
이신은 즉각 콜럼버스에게 빙의해서 치유 능력을 펼쳤다.
[계약자 이신님께서 고유 능력을 사용합니다. 1초에 5마력씩 소모됩니다.] [주변의 모든 아군의 체력이 회복됩니다.]이존효를 포함하여 아군 병력의 체력이 점차 회복되었다.
그런데 바로 그때,
휘이익!
이신은 눈앞에 날아드는 검을 보았다.
리처드 1세가 거의 본능적으로 집어던진 검이었다.
“주군, 조심……!”
이존효의 경고가 뒤늦게 들렸지만,
콰아악!
섬뜩한 고통이 심장을 파고들었다.
[계약자 이신의 사도 하급 악마 콜럼버스가 죽었습니다.] [빙의에서 풀려납니다.]“커헉!”
빙의에서 풀려나자 고통도 사라졌지만, 이신은 난생 처음 죽음에 이르는 고통을 겪은 후유증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이신의 머릿속은 승부로 가득 차 있었다.
‘이 전투만 넘기면 돼.’
리처드 1세가 발휘했던 효과가 지속되는 시간이 이신의 뇌리에 남아 있었다.
이 전투가 끝나면 효과가 끝난다는 이야기였다.
리처드 1세는 전투가 끊어지지 않기 위하여 추가 병력을 계속 투입하며 계속 공격을 퍼부을 것이다.
이신은 애써 정신을 추슬렀다.
‘이러고 있을 때가 아냐.’
앞마당의 상황이 좋지 않았다.
이신의 계산상 화살탑 2채가 아슬아슬한 타이밍에 완공되어야 했다.
그래야 리처드 1세의 공세가 실패로 돌아가면서 소강상태가 찾아온다.
그런데 변수는 리처드 1세의 신들린 활약.
검을 집어 던지는 신기(神技)로 화살탑 건설을 저지시켰고, 콜럼버스조차도 죽여서 이신의 치유 능력을 차단했다.
‘안 좋군.’
이신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
아직도 심장이 욱신거렸다.
사자심왕은 연신 포효하며 전투를 지배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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