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of the Demon King RAW novel - Chapter 506
506화 복수(2)
이신은 오자서와 호흡을 맞춰 한신의 2엘프 변수에 대한 대비책을 세웠다.
그리고 사흘이 지난 후, 두 악마군주와 네 계약자는 한자리에 모였다.
“오랜만이군.”
한신이 이신을 보며 웃었다.
이신도 고개를 끄덕이며 화답했다.
“예, 반갑습니다.”
“내가 많이 벼르고 있던 건 알 테지?”
“이 대결이 성사된 걸 보고 알았습니다.”
“자네도 참 너무하더군. 내가 기다리고 있던 걸 뻔히 알면서, 그냥 휙 지나가 버리지 않았나.”
이신이 한신을 건너뛰고 8위로 올라가 버린 것을 말했다.
물론 이신이 10위에 있었을 때 한신이 도전할 수도 있는 일이었지만, 그때는 한신이 이신을 단체전으로 꺾을 수 있다는 자신이 없었다.
이신은 보나마나 배팅이 높은 단체전을 택할 것이고, 그럼 일대일을 준비했던 한신은 그냥 물러날 수밖에 없는 것이었다.
“기대가 크다. 좋은 싸움이 되길 기원하지.”
“좋은 싸움은 이긴 싸움밖에 없습니다.”
“물론. 나 자신에게 한 말이다.”
한신의 대꾸에 이신은 나직이 미소를 지었다.
[악마군주 비네님과 악마군주 안드로말리우스님의 서열전입니다. 전쟁의 승패가 서열과 마력에 영향을 줍니다. 마력은 20만이 배팅됩니다.] [마력 20만이 마력석이 되어 전장에 유포됩니다.] [계약자 한신과 계약자 이신이 지원자로서 참전합니다.] [종족을 선택해 주십시오.]“휴먼.”
“마물.”
“엘프.”
“엘프.”
네 사람이 동시에 대답했다.
[서열전이 시작됩니다.] [계약자 오운, 계약자 이신, 계약자 피로스, 계약자 한신님께서 참전합니다.]서열전이 시작되었다.
전장은 제13 전장 그레이어스였다.
8인용이라 상당히 넓고, 절벽과 강으로 지형이 복잡한 것이 특징인 전장이었다.
전장을 선택할 권리가 있는 피로스 측이 이곳을 결전 무대로 고른 것이다.
당연히 한신의 선택이었을 터.
-역시 의도가 확실합니다.
이신이 말했다.
오자서도 동의했다.
-그래, 역시 우리를 갈라놓으려는 거야.
8인용 전장이므로 매우 넓어서 오자서와 이신이 서로 멀리 떨어질 가능성이 있었다.
거기다가 지형도 복잡하기 때문에, 적에게 방해받을 경우 서로 고립될 수가 있었다.
다행히 이신과 오자서는 멀리 떨어지지 않았다.
이신의 위치는 5시.
오자서는 7시.
6시를 사이에 두고 있는 비교적 가까운 위치였다.
정찰을 한 결과, 한신 측은 각각 9시와 12시에 위치해 있었다. 물론 누가 피로스이고 한신인지는 아직 식별이 불가능했다.
-위치는 나쁘지 않은데.
-상대도 위치가 좋군요.
-그렇지.
-일단 헬하운드로 먼저 나가서 견제하십시오. 중앙을 내주면 안 됩니다.
-알겠네.
오자서는 이신의 오더대로 헬하운드를 소환하며 밖으로 나섰다.
아직 엘프들은 이제 엘프 슈터 1명이 나왔을 때라 본진에 안전하게 틀어박혀 있어야 했다.
하지만 그 1명의 엘프 슈터가 본진에 얌전히 있지 않고 밖으로 드나들며 헬하운드들과 신경전을 벌이는 기세가 심상치 않았다.
9시 진영의 엘프 슈터였는데, 그걸 보고 이신이 고개를 끄덕였다.
-낯이 익은 엘프 슈터군요.
-피로스의 사도일세.
-계속 헬하운드 보강하세요. 엘프 슈터의 숫자가 쌓이면 슬슬 나올 겁니다.
-알고 있네.
오자서는 계속 헬하운드의 숫자를 꾸역꾸역 늘리며 전장을 지배했다.
넓은 지역에서 싸우면 삽시간에 에워싸서 덮칠 수 있기 때문에 엘프들은 쉽사리 밖으로 나오지 못했다.
하지만 엘프 슈터들의 숫자도 차근차근히 늘어가고 있었다.
충분한 숫자가 쌓이면 빠른 발을 이용해 치고 나오기 시작할 터.
네 발로 달리는 헬하운드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준족으로 종횡무진하며 활을 쏘는 무시무시한 전투 능력을 뽐내게 되는 것이다.
오자서는 홀로 두 엘프를 상대로 압박을 가했지만, 공격적인 피로스는 물론이고 한신도 슬그머니 치고 나오려는 기색을 띠었다.
-이제 나오겠군.
그렇게 말하는 오자서의 어조에 신중함이 어렸다.
-한신이 1시로 우회해서 치고 나올지도 모릅니다.
피로스가 정면에서 치고, 한신이 옆길로 우회해서 나와 퇴로를 가로막을지도 모른다는 이신의 경고였다.
그렇게 되면 오자서의 헬하운드가 일순에 녹아버릴지도 몰랐다.
-확인하겠네.
오자서는 헬하운드 1마리를 1시 방면 길목으로 보냈다.
아니나 다를까.
그 길로 은밀히 우회 중이었던 한신의 엘프 슈터 부대가 발각되었다.
의도가 들키자 한신이 속도를 올렸다.
피로스도 재빨리 치고 나왔다.
오자서는 서둘러 헬하운드들을 뒤로 물렸다. 퇴로가 차단되기 전에 물러나야 했다.
하지만 한신의 속도가 워낙 빨랐다.
저돌적으로 달리는 한신의 엘프 슈터들!
양측의 속도로 보아 퇴로 차단은 글렀지만, 적어도 옆구리를 끊어서 절반이 조금 안 되는 헬하운드들이 빠져나가지 못하게 할 수는 있을 듯했다.
하지만 바로 그때였다.
5시 방면에서 노예 한 명이 매우 빠른 속도로 나타났다.
엘프 슈터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속도로 달리는 그 노예는 바로 콜럼버스.
한신의 엘프 슈터 부대는 가까이 다가오는 콜럼버스를 향해 화살을 쏘았다. 콜럼버스가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도라는 것을 경험과 정보를 통해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쉬쉬쉭-
“이크!”
깜짝 놀란 콜럼버스는 즉각 반응했다.
파앗!
[계약자 이신의 사도 상급 악마 콜럼버스가 능력 블링크를 사용합니다.] [10미터 범위 내에서 순간이동을 합니다. 3초 이내에 다시 사용하면 원래의 위치로 돌아갑니다.]10미터 앞선 위치에 나타난 콜럼버스.
그런 그에게 다시금 2차 사격이 날아들었다.
“쉴 틈을 안 주네!”
파앗!
3초 이내에 다시 블링크를 시전.
다시 원래 위치로 돌아오면서 또다시 화살세례를 피하는 데 성공한 콜럼버스였다.
평소에도 공격을 피하는 연습을 한 덕에 순간적인 반응이 빨라진 성과였다.
콜럼버스가 엘프 슈터들을 상대로 시간을 끌어준 덕에 헬하운드들은 무사히 빠져나갈 수 있었다.
콜럼버스라는 이신의 사도가 그만큼 탐스러운 미끼였던 탓에 한신도 잠시 이목이 쏠려 행동이 늦어진 것이었다.
물러난 헬하운드들은 콜럼버스와 합류하여서 진형을 재정비하였다.
한신과 피로스도 섣불리 달려들지 않았다.
이신의 사도 콜럼버스가 함께 있었기 때문이었다.
마비침도 쓸 수 있고, 무엇보다 이신의 고유 능력인 치유가 성가셨다.
그렇게 오자서가 그럭저럭 잘 시간을 벌어주었다.
가만히 있던 이신도 비로소 움직였다.
석궁병과 방패병으로 구성된 이신의 병력이 출현한 것이었다.
그런데 군세가 나타난 방면은 이신의 본진인 5시 쪽이 아니었다.
바로 3시!
이신도 한신과 같은 생각을 했다.
3시 길목으로 우회하여서 적의 옆구리를 들이칠 생각이었던 것!
오자서가 시간을 벌어다주는 동안 이신은 대장간을 아주 빨리 짓고 무기 개발까지 서두르는 등 테크트리를 올리는 데 집중할 수 있었다.
그 결과 석궁병과 방패가 업그레이드 된 방패병을 상당히 빠른 타이밍에 확보할 수 있었다.
여기까지 모두 이신이 구상한 설계였던 것.
-칩니다!
이신이 오더를 내렸다.
-알고 있네.
오자서가 응답했다.
헬하운드들이 일제히 달려들었다.
이신도 방패병을 앞세워서 달려들었다.
양방향에서 이루어진 협공!
[계약자 오운님께서 고유 능력을 사용합니다. 300마력이 소모됩니다.] [오운님이 받은 피해의 30%에 달하는 데미지를 적군에게 가합니다.]오운도 공격 타이밍을 앞두고 쓰지 않고 모아놓은 300마력으로 고유 능력을 펼쳤다. 승부처였다.
그러자,
‘응?’
이신은 흠칫했다.
양방향에서 공격받자, 엘프 슈터들이 두 갈래로 갈라진 것이다.
피로스의 엘프 슈터들은 뒤로 물러나면서 이신의 군세를 상대했다.
그리고 한신은 오히려 헬하운드들이 달려오는 정면으로 마주 달렸다.
원거리 공격을 하는 엘프 슈터가 헬하운드를 상대로 오히려 거리를 좁히다니?
하지만 그 의도는 간단했다.
쉬쉬쉭-
“크억!”
삽시간에 화살꽂이가 되어서 즉사한 사람은 바로 콜럼버스!
그랬다.
한신은 헬하운드 무리의 틈바구니에 있던 콜럼버스를 노린 것이었다.
이신이 빙의하여서 치유 능력을 펼치는 데 써야 했던 콜럼버스는 순간적인 저격으로 죽어버렸다.
이신의 능력을 사전에 차단해 버린 순간적인 센스는 과연 한신이라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덕분에 헬하운드와의 거리가 좁혀진 건 어쩔 수 없었다.
다시 물러나는 한신의 엘프 슈터들이었지만, 헬하운드들이 거칠게 달려들었다.
오자서의 고유 능력에 300마력이 투자됐으니 반드시 성과를 내야 했다.
“크르렁!”
“크르릉!”
“컹컹!”
쉬쉬쉬쉭-!
콰지직!
“크윽!”
제13 전장 그레이어스의 중앙 지역이 삽시간에 피로 물들었다.
헬하운드들에게 덜미가 물린 한신의 엘프 슈터들과, 엘프 슈터들이 쏜 화살에 죽어나가는 헬하운드들의 피가 강을 이루었다.
[계약자 피로스님께서 고유 능력을 사용합니다. 250마력을 소모합니다.] [승리의 군단은 총 50명까지 배속시킬 수 있으며, 전투의 성과와 비례하여 공격력이 상승합니다. 아군 진영으로 되돌아갈 시 공격력 상승효과가 사라집니다.]피로스도 특유의 고유 능력 ‘승리의 군단’을 펼치며 분전을 했다.
승리의 군단에 편성된
승리의 군단에 배속된 엘프 슈터들이 시계방향으로 돌며 측면에서 이신과 교전을 펼쳤다.
이신은 석궁병들로 피로스를 상대하는 한편, 방패병들은 오자서를 도와 한신의 병력을 섬멸하는 데 썼다.
방패병들이 벽처럼 도열하여서 한신의 퇴로를 가로막았다.
그리고 한신의 엘프 슈터들이 헬하운드의 공세에 밀려 물러나가다 방패병들과 가까워졌을 때,
“기다렸다, 이놈들!”
방패병의 뒤에 교모하게 숨어 정체를 숨기고 있었던 장창병 한 명, 바로 이존효가 엘프 슈터들에게 기습적으로 뛰어들었다.
[계약자 이신의 사도 상급 악마 이존효가 능력 광기를 사용합니다.] [주변 아군이 광기에 휩싸여 공격력이 크게 강화되었습니다.]이신도 숨겨둔 한 수가 또 있었던 것이다.
지근거리에서 갑자기 나타난 이존효의 존재에 장창병이 없는 줄 알았던 엘프 슈터들은 당황했다.
콰지직!
“으악!”
콰콱!
“큭!”
이존효의 혼천절이 춤을 추었다.
그 탓에 진형이 붕괴된 한신의 엘프 슈터들은 헬하운드 떼에게 몰살당했다.
한신의 병력이 전멸하자, 피로스도 더는 싸우지 않고 물러났다.
전투는 이신 측의 승리였다.
-승리이되 대승은 아닌 건가.
오자서가 말했다.
그 평에 이신도 동의했다.
-피로스가 건재하군요.
피로스의 승리의 군단은 전투의 성과에 비례하여서 공격력이 상승한다.
석궁병과 교전을 펼치는 과정에서 공격력이 상승된 채 무사히 돌아간 피로스의 승리의 군단은 이신 측의 습격을 견제하고 있었다.
한신의 병력을 전멸시켰다는 전과가 있긴 하지만, 대신 이쪽도 오자서의 출혈이 컸다.
고유 능력에 300마력을 썼고, 헬하운드도 꽤 소모한 것.
하지만 득실에서 이신 측이 이긴 것은 확실했다.
한신은 지금쯤 부랴부랴 병력을 다시 마련하며 재정비하고 있을 터.
이제 이신과 오자서도 다음 단계로 진행할 차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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