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of the Demon King RAW novel - Chapter 514
514화 대가(2)
-라이트닝, 정찰 운이 좋습니다. 한 번에 카이저의 진영 발견!
박이현은 정찰 보낸 신도로 이신의 진영 내부를 둘러보고 있었다.
이신은 평범하게 병영과 광산을 건설 중이었다.
이신도 건설로봇 1기를 정찰 내보냈다.
정찰 방향이 특이했다.
곧장 대각선으로 맵을 가로지르고 있었던 것이다.
-오? 카이저는 대각 방향부터 정찰을 갑니다. 저러다 센터에 지어진 참회실을 발견하겠는데요?
-아, 경로상 살짝 빗나가겠네요.
그대로 쭉 간다면 참회실을 아슬아슬하게 보지 못하고 지나칠 경로였다.
하지만 맵 센터를 지날 때, 건설로봇은 방향을 돌렸다.
센터 인근을 둘러보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마치 센터 참회실 전략이라고 누군가한테 귀띔이라도 들은 듯이 말이다.
-하하, 저게 뭐냐면 말이죠! 참회실 어디다 지었는지 찾고 있는 겁니다! 내 말에 자극받아서 센터 참회실 전략을 선택했을 거라고 확신한 거죠!
-상대의 심중을 꿰뚫고 있습니다. 부처님 손바닥 안이에요.
감탄을 자아내는 장면이었다.
광신도 컨트롤 미숙을 공개적으로 지적했던 이신.
자극받은 박이현은 보란 듯이 센터 참회실 전략을 써서 광신도 컨트롤을 보여주겠노라고 나왔다.
하지만 이신은 그 심리를 예상하고는 센터 부근을 뒤져 몰래 지어진 참회실을 발견했다.
-발견했습니다!
-하하, 찾았어요.
확신에 찰 정도로 상대의 심리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 이신이었다.
그때 양 선수의 얼굴이 잇달아 대형화면에 비춰졌다.
나직이 한숨을 머금는 박이현.
그리고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웃고 있는 이신이 나타나자 관객들이 환호했다.
“와아아!”
“카이저! 카이저!”
“꺄아악!”
-오랜만에 즐거워하는 카이저의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심리적으로 지친 모습이 보였는데 이제 한결 나아진 모습이네요.
팬들은 경기 중에 이신의 얼굴을 보는 걸 좋아했다.
워낙 잘생기기도 했지만, 포커페이스인 평소와 달리 게임 중에는 종종 표정에서 감정이 드러나기 때문이었다.
집중한 표정.
격렬한 싸움을 펼치는 표정.
그중에서도 백미는 바로 지금처럼 심리전에서 상대를 이겼을 때 웃는 얼굴이었다.
-자, 라이트닝은 어쩔 수 없습니다.
-이왕 칼을 뽑았으니 일단 달려야 합니다!
첫 생산된 광신도가 이신의 진영을 향하여 출발했다.
의도는 들켰지만 이렇게 된 이상 멈출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신은 건설로봇을 방어에 동원하지 않았다.
그냥 광신도가 본진 안에 들어오게 놔두었다.
그럴 필요도 없다는 뜻!
건설로봇들은 여전히 자원을 캐는 데 집중했고, 오직 보병 1명으로 광신도와 싸운다.
-투타타타!
보병이 총을 쏘고 피하고를 반복했다.
심시티를 활용하여서 건물 틈새를 빠져나가며 계속 총을 쐈는데, 상대적으로 덩치가 큰 광신도는 건물 틈새를 드나들 수 없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다.
정찰 온 신도도 가세했는데, 이신도 건설로봇 2기를 동원하여 맞섰다.
건설로봇들이 신도를 공격하다가 광신도의 앞을 가로막기도 하고, 공격받으면 뒤로 빠졌다.
광신도가 체력이 닳은 건설로봇을 쫓아다녔으나, 오히려 미끼를 쫓아다니다가 보병의 총격에 일방적으로 얻어맞았다.
-라이트닝의 광신도가 제대로 한 방 때리지를 못하고 있습니다!
-예, 자주 보셨던 장면이죠? 카이저의 건설로봇이 절대 안 죽는 거요.
긴장감 넘치는 컨트롤 싸움이 이어지자 해설진들도 신이 나서 중계했다.
보병이 하나 더 생산됐고, 박이현의 광신도도 추가로 도착했다.
하지만…….
-투타타타!
-으악!
앞서 왔던 첫 광신도는 끝내 보병들의 집중사격에 죽어버렸다.
남은 광신도 하나가 맹렬하게 달려와 칼을 휘두르려 했지만, 두 보병은 양방향으로 흩어져서 달아났다.
하나를 쫓으면 다른 하나가 총을 쏘고, 타깃을 바꾸면 또 다른 보병이 공격하며 약 올렸다.
-으악!
이번에는 신도도 죽었다. 건설로봇 2기에게 협공당해 죽은 것이다.
박이현의 표정이 점점 안 좋아졌다.
센터 참회실 전략을 시도하면서 가난한 출발을 했고 광신도 1기와 신도 1명까지 잃었는데, 보병은커녕 건설로봇 1기도 못 잡았다.
이신의 보병은 이제 3명으로 늘었다.
대체 어떻게 되먹은 컨트롤인지 3명이 각기 따로 살아 있는 것처럼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보는 입장에서는 열광했는데, 직접 상대하니 숨이 턱 막혔다.
박이현은 결국 광신도 푸시를 포기했다.
-으악!
이신은 도망치려는 광신도 하나마저 집요하게 쫓아가 잡아냈다.
-저, 정말 대단합니다!
-완벽하게 막았죠!
-예, 완벽 그 자체입니다. 하나도 안 죽었고, 디펜스에 동원한 건설로봇 숫자도 별로 없어요.
나머지 건설로봇들은 꾸준히 일을 하고 있었으므로, 자원 상황은 이신이 박이현보다 훨씬 부유했다.
완공된 기갑정거장에서 고속전차 1기가 생산되었다.
보병은 6명까지 늘어났다.
거기에 기동포탑 1기도 추가되자, 이번에는 이신이 역습에 나섰다.
그때, 박이현도 거신병기 몇 기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정면 승부를 시도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거신병기로 이신의 진격을 지연시켜 시간을 벌어야 했다.
시간을 벌지 못한 채 앞마당 앞까지 적이 들이닥치면, 그대로 봉쇄를 당해 게임이 끝나 버린다.
-카이저가 곧바로 역공에 나서는데요.
-페이크 더블이죠. 라이트닝은 거신병기를 최대한 잘 컨트롤해서 보병 숫자를 줄여줘야 합니다.
-실패하면 그대로 봉쇄당하고 승부가 끝납니다!
-거신병기 컨트롤에 모든 게 달렸습니다! 광신도 컨트롤에 이어서 이번에는 거신병기 컨트롤 솜씨가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박이현은 그야말로 이를 악물고 싸웠다.
그것은 일종의 반전이었다.
앞서 광신도 컨트롤은 1킬도 못한 채 막혀버리는 굴욕을 입었던 박이현.
그러나 거신병기를 잡은 순간, 그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되었다.
-펑!
-퍼펑!
-으악!
거신병기들은 업그레이드되어 보병보다 더 긴 사거리를 이용하여서 싸웠다.
이신은 6명의 보병들을 방패막이 삼아 기동포탑을 전진시켰다.
여기서 앞마당까지 밀리기 전에 보병의 숫자를 충분히 줄이지 못하면, 앞마당이 그대로 봉쇄당해 버린다.
이신은 이신대로 고속전차와 건설로봇도 1기씩 대동한 채 컨트롤하는 자신만의 개성을 보였다.
건설로봇이 뒷걸음질 치며 물러서는 거신병기의 무빙을 방해하기 시작했다.
보병들은 미끼가 되어서 거신병기들을 끌어들이고 뒤따르는 기동포탑이 퉁퉁 통상 공격으로 체력을 야금야금 깎는다.
그러나 박이현의 거신병기는 거의 신들린 듯한 무빙을 보여주었다.
길을 방해하는 건설로봇을 피해 좌우로 현란하게 움직이며 꾸준히 보병을 공격했다.
무빙 컨트롤이 계속 성공하면서 보병 숫자가 현저히 줄어들었다.
“오오!”
“잘한다!”
광신도 때와는 전혀 다른 박이현의 현란함에 관객들이 감탄했다.
그사이에 이신이 함정을 하나 만들었다.
배후로 침투한 고속전차가 지뢰 2개를 겹쳐서 심어 버린 것이다.
거신병기들이 물러서다가 밟아버리도록 말이다.
-카이저가 함정 포석을 하나 뒀습니다!
-지뢰 2개를 한 지점에 겹쳐 심었죠. 저거 굉장히 위험합니다!
-라이트닝도 고속전차가 배후에 지뢰를 심었다는 사실은 알고 있겠죠. 하지만 1개 정도만 깔았다고 생각할 겁니다. 지뢰 1개 정도면 터지기 전에 일점사 컨트롤로 제거할 수 있거든요!
-하지만 그 심리를 노리고 겹쳐 심기! 컨트롤로 제거하려 들다간 거신병기들이 몰살당합니다!
보통 이 타이밍에 지뢰는 방어를 위해 쓰는 게 보통이었다.
신족을 몰아붙이면서 그 틈에 안전하게 앞마당 확장 기지를 짓는다.
그리고 물러설 때 신족이 쫓아오며 역습을 하지 못하도록 지뢰를 길목에 심어 디펜스를 하는 것.
하지만 이신은 그것을 거꾸로 했다.
지뢰를 방어가 아닌 공격에 썼다.
앞마당 확장 기지도 가져가지 않았다.
-카이저는 지금 앞마당 확장 기지를 짓지 않습니다. 오히려 병력을 더 뽑고 있죠?!
-그냥 끝내 버릴 심산입니다. 승부를 볼 기회를 본 카이저는 득달같이 덤벼들죠!
이신은 앞마당 확장 기지를 구축하는 대신, 오히려 병영을 추가로 건설하고 있었다.
기병 전략!
기동포탑+보병으로 신족이 가장 약한 타이밍에 승부를 보겠다는 의도였다.
이신의 무서운 타이밍 감각.
조금이라도 기회가 보이면 득달같이 덤비는 사나운 플레이 스타일이었다.
그러는 한편,
-라이트닝의 위기! 과연 저 겹쳐 심은 지뢰를 알아차릴 수 있을까요?
-못 알아채면 끝납니다. 지금 카이저는 앞마당도 없이 타이밍을 노리고 있거든요!
지뢰 2개를 겹쳐 심은 포인트로 거신병기들이 접근하고 있었다.
긴장되는 순간!
거신병기들은 거기서 뒷걸음질을 멈췄다.
좌측으로 방향을 돌려서 후퇴했다.
-피했습니다!
-라이트닝, 지뢰가 그쯤에 있을 걸 알아요. 지뢰를 제거하기보다는 안전하게 가기로 했습니다.
-정말 좋은 결정이죠?
-예, 무리했다가 실수라도 하면 바로 승부를 내주거든요. 신예답지 않게 침착하네요.
거신병기들이 반 시계 방향으로 돌면서 계속 보병들을 두들겼다.
놀라울 정도의 무빙에 방패막이 역할을 하던 보병들이 다 죽어 버렸다.
관중들이 그 환상적인 플레이에 환호했다.
기동포탑은 고속전차와 건설로봇과 함께 후퇴.
이제 거신병기들이 기동포탑을 잡기 위해 뒤쫓았다.
하지만 상황은 또 바뀌었다.
이신의 진영에서 많은 수의 보병들이 치고 나온 것이다.
기겁을 한 박이현은 즉각 후퇴.
이신은 다시 밀어 붙이기 시작했다.
계속 상황이 바뀌는 역동적인 경기에 관중들은 흥분했다.
필사의 컨트롤을 펼친 박이현의 얼굴도 흥분에 차 있었다.
거신병기 컨트롤은 자신이 있었다.
바로 이신의 신족을 본받았기 때문이다.
지뢰를 모조리 제거해 버리며 현란하게 스텝을 밟던 이신의 화려한 거신병기 무빙!
그것을 따라하고 싶어서 노력했고, 그렇게 거신병기 컨트롤에 통달한 덕에 실력이 부쩍 늘어 이 자리까지 왔다.
그것을 롤 모델인 이신을 상대로 선보이고 있으니 흥분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한편, 그에 반해 이신은 치열한 게임 상황과 달리 표정에 여유가 넘쳤다.
‘이제 슬슬 끝내볼까.’
워낙에 백전노장인 이신은 이 정도 상황에서도 느긋하게 여러 가지 복잡한 생각을 할 정신적인 여유가 있었다.
‘3분 안에 끝나겠군.’
박이현의 대응을 유추하며 시나리오를 설계한 이신은 시간까지 예상했다.
‘컨트롤 솜씨는 잘 봤다. 제법이더군.’
박이현에게 짧게 칭찬을 해줄 정도로 여유가 있는 이신.
‘보답으로 좋은 걸 보여주지.’
여유 가득한 표정과 달리 두 손은 초고속으로 움직였다.
보병을 생산하고,
생산된 보병을 컨트롤하고,
업그레이드를 하고,
기동포탑과 고속전차를 생산하고,
그 와중에 정찰도 한다.
생각하는 대로 게임이 다 이루어지는 전지전능한 느낌이 좋았다. 오늘은 컨디션이 좋은 모양이었다.
그의 APM은 미친 듯이 치솟았다.
전보다 더 손이 빨라졌다는 사실을 이신은 미처 자각하지 못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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