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of the Demon King RAW novel - Chapter 526
526화 인정(1)
일찍 지어진 특수 병영에서 공병이 소환되었다.
공병은 소환되자마자 투석기를 제작했다.
투석기 제작이 완료되는 타이밍에 맞춰서 석궁병, 장창병, 방패병도 꾸준히 소환.
투석기가 완성되자 이신은 즉각 병력을 출진시켰다.
진영 밖으로 길목을 따라 넓은 중앙 지역으로 나오니, 마물들이 이미 대기하고 있었다.
이미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던 한니발은 마물들을 세 부대로 나눠서 정면과 좌우에 각각 배치해 놓은 상태.
이신의 군대가 밖으로 나오는 순간, 삼면에서 덮쳐 박살 낼 태세였다.
물론 이신은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
4차전까지는 마법사의 화력을 믿고 과감하게 한니발이 기다리는 곳으로 치고 나왔을 테지만,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었다.
분해해서 끌고 온 투석기를 선두에 전진 배치하여서 다시 조립했다.
조립을 마친 투석기는 마물들에게 바위를 쏘았다.
쿠웅!
“케엑!”
독포자꽃 2마리가 바위에 짓이겨져 죽었다.
그제야 마물들은 투석기의 사거리 밖으로 물러났다.
마물들이 물러난 곳으로 이신의 병력들이 대신 차지하여서 진형을 넓은 지역에 맞게 재정비했다.
병력이 자리 잡자, 다시 투석기를 분해하고는 좀 더 전진 배치하여서 다시 조립!
그렇게 야금야금 마물들을 쫓아내며 한 발씩 전진하는 이신.
그 사이에 투석기 2기가 더 완성되었다.
그 투석기 2기도 추가로 전진 배치하여서 중앙 지역을 한 발 한 발 장악해나가기 시작했다.
안전 위주의 탄탄한 운영!
투석기의 긴 사거리를 이용해 서서히 전장을 장악해나가는 휴먼다운 운영이었다.
4차전까지만 해도 투석기 대신 마법사를 앞세워서 공격적인 전투를 했던 이신이 이번에는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이자 한니발도 생각이 많아졌다.
‘아까까지는 과감하더니 이번에는 안전을 중시하는군. 4차전의 패배가 마음을 흔들었다는 것인가?’
이신이 지금까지 고수했던 방침을 바꿨다는 것은, 위기를 느꼈기 때문일 터였다.
그렇다면 희소식이었다.
한니발은 오히려 아까처럼 과감하고 공격적인 이신이 두려웠다.
신비한 용병술에 치유 능력, 거기다가 마법사의 한 방까지 더해진 이신의 군대는 그야말로 신들린 듯이 싸웠기 때문.
그런데 이신이 그런 흉포한 공격성을 버리고 안전하게 나와 주니, 오히려 한니발도 마음이 편했다.
‘그렇다면 나폴레옹 때와 같은 방식으로 상대해주면 되겠군.’
한니발은 투석기를 전진 배치시키며 중앙 지역을 야금야금 장악해 나가는 이신을 그냥 내버려두었다.
대신 마물 병력을 꾸준히 모으며, 승부를 볼 타이밍을 기다렸다.
‘투석기를 대거 전진 배치시키면, 본진이 비게 되지. 한 번 배치한 투석기는 다시 이동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니까 기회가 온다.’
나폴레옹을 상대로 많이 써먹은 패턴이었다.
휴먼이 투석기를 대거 전진 배치 시켰을 때, 전면전이 아닌 우회 침투로 휴먼의 본진을 직접 치는 것.
한니발의 고유 능력으로 절벽을 넘어 본진을 치면, 전진 배치된 투석기들은 이동성이 약해 본진을 지키러 돌아오지 못한다.
즉, 휴먼은 투석기를 전방에 놔두고 병영 병력만 가지고 본진을 지켜야 하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당연히 휴먼에게 심대한 타격을 줄 수 있고, 그 뒤에는 압도적인 우세로 승기를 굳힐 수 있다.
나폴레옹도 한니발의 이 고유 능력 탓에 크게 고생을 했었다.
투석기를 전방에 배치하면 본진이 위험해지고, 그렇다고 본진에 투석기를 좀 남겨놓자니 전력이 분산되어서 마물 대군에게 밀리고 만다.
아니나 다를까.
이신은 한니발의 바람대로 투석기들을 대거 전진 배치시키기 시작했다.
중앙 지역을 장악한 후에 기회를 봐서 단번에 한니발의 진영까지 치고 들어가 숨통을 조이겠다는 의도일 터.
한니발은 침착하게 기회를 노렸다.
그의 마물 대군이 우회 루트를 통해 이신의 본진으로 접근했다.
곳곳에 배치된 투석기의 사거리와 시야를 피해 은밀히 침투한 마물 대군은 이윽고 이신의 본진에 절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접근하는 데 성공했다.
‘바로 지금!’
한니발은 망설임 없이 총공격을 감행했다.
[계약자 한니발 바르카님께서 고유 능력을 사용합니다. 300마력이 소모됩니다.] [50마리의 마물이 절벽을 건넙니다!] [6마리의 마물이 절벽을 건너다가 추락사했습니다.]독포자꽃 25마리와 헬하운드 20마리, 그리고 엔트 5마리 일제히 절벽을 넘었다.
그중 6마리가 추락사해버렸지만, 나머지 44마리는 무사히 이신의 본진에 들어가는 게 성공했다.
그런데 그때였다.
전방에 배치되어 있던 이신의 투석기들이 일제히 분해되었다.
그리고 분주하게 이동하기 시작했다.
마치 한니발이 침공해오기를 기다렸다는 듯한 일사불란한 대응이었다.
일단 본진을 지키고 있는 투석기는 3대.
바리케이드처럼 심시티 된 건물들로 보호되어 있지만, 이 정도는 한니발의 마물 군단에게 그리 큰 장애가 아니었다.
하지만 재배치된 투석기들이 본진 절벽 쪽에 붙어서 절벽 너머로 바위를 쏘자 이야기가 달라졌다.
바깥에서 본진 안으로 투석기들이 바위를 쏘기 시작한 것이었다.
‘이건?’
한니발은 순간 당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본진에 침투한 마물들이 사방에 배치된 투석기들에게 난타당하는 상황이 되어버린 것이다.
한니발의 생각은 단순했다.
전방에 배치된 투석기들은 시간 내에 본진을 지키러 돌아오지 못한다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이신의 생각은 보다 입체적이었다.
굳이 본진까지 되돌아가지 않아도, 투석기의 사거리가 본진 내부까지 닿을 만한 포인트를 다 파악하고 있었다.
한니발이 침투해오자 그 포인트로 투석기들을 옮겼을 뿐이었다.
그 결과,
콰앙! 꽝!
사방에서 빗발치는 바위 세례에 마물들이 피떡이 되어버렸다.
잔존한 마물들 역시 병영에서 새롭게 소환된 병사들에 의하여 정리되었다.
심각한 패전!
‘위험하다!’
전투에서 대패하는 바람에 한니발은 다급해졌다.
병력의 균형이 급격하게 이신의 우세로 기운 것이다.
좀 더 시간을 벌어야 했다.
마물 병력이 다시 모일 때까지 버텨야…….
[적의 습격을 받았습니다!] [적의 습격을 받았습니다!]갑자기 사방에서 경보가 울려 퍼졌다.
‘벌써!’
이신은 폭풍처럼 움직였다.
한니발의 마물들이 본진을 침공했을 때, 이미 이신은 석궁병+장창병+방패병으로 구성된 병영 병력을 한니발의 진영으로 진격시킨 상태였다.
본진에 침투한 마물들은 투석기만으로 막아낼 수 있다는 계산이었다.
그 계산은 정확히 들어맞았다.
이신은 한니발의 공격을 별 피해 없이 막아냈지만, 한니발은 병력도 많이 잃은 상태에서 2곳을 동시에 습격 받은 터라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거기다가…….
[적이 출현했습니다.]열기구 1척이 홀연히 한니발의 본진에 나타났다.
거기서 장창병 8명의 특공대가 내려서 마력석을 채집하던 클로들을 습격했다.
본진까지 도합 3곳 동시 타격!
이신은 단 한 번의 역습으로 한니발의 모든 진영을 쑥대밭으로 만들어버렸다.
적의 공격을 받음과 동시에 역습 개시!
2곳을 치고서 연이어 열기구까지 동원해서 본진까지 총 3곳 동시 타격!
이게 즉흥적인 판단으로 감행된 공격이라면 실로 대단한 천재였겠지만, 그러기에는 너무 치밀했다.
‘열기구까지 미리 준비한 걸로 보면 미리 계획된 반격이었다. 본진에 침투한 내 병력을 역으로 처부술 자신이 있었던 거야.’
아니, 지금 생각해 보니 전진 배치되었던 투석기들의 위치도 절묘했다.
투석기들의 사거리를 피해 본진에 접근할 수 있는 루트는 하나밖에 없었다.
이신이 일부러 열어준 침공 루트였다.
거기로 침투를 감행했던 한니발은 결국 이신의 함정에 빠졌다. 사방에서 투석기가 날린 바위에게 얻어맞아 대패!
한마디로 투석기를 제작하여서 배치할 때, 이미 이 모든 걸 계획하고 있었다는 뜻이었다.
‘이 정도의 치밀함이라니?!’
그게 전부 계획이라면…….
‘내가 본 최고의 서열전 천재다.’
결국 한니발은 패배를 선언했다.
3-2.
다시 이신이 1승 앞서나가게 된 셈이었다.
물론 6차전에서 한니발이 설욕하면 또 원점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이 5차전의 결과는 보다 큰 의미가 있었다.
1차전과 3차전은 이신의 승리였지만, 반대로 한니발이 이겼어도 이상하지 않았던 위태로운 승리.
하지만 5차전은 달랐다.
그야말로 한니발의 완벽한 패배였다.
한니발은 초조함을 느꼈다.
‘먼저 공격하지 않았더라면 이길 수 있었을까?’
아쉬움 하나 남지 않은 패배.
5차전에서 이신은 어쩐지 필승 패턴을 터득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어려운 싸움이 되겠구나.’
한니발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 * *
불길한 예감은 적중했다.
하지만 그 원인은 한니발이 자승자박으로 이신에게 말려든 결과였다.
6차전.
한니발은 마룡을 주력으로 모았다.
투석기는 지대공 공격을 할 수 없으므로, 마룡을 주력으로 하면 쉽사리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었다.
그 결과는?
3차전의 재판이었다.
미리 정찰로 한니발의 마룡 체제를 파악한 이신은 그리핀을 주력으로 삼은 것.
그리핀 편대는 한니발의 마룡 편대를 가지고 놀다시피 하며 제공권을 틀어쥐었다.
한니발의 마룡 편대는 그리핀 편대에게 유린당하기도 바빴다.
이신은 그리핀 편대로 한니발을 계속 요리하는 한편, 투석기도 꾸준히 모아서 지상군도 진격시켰다.
그리핀 편대의 활약에 힘입어 전진한 이신의 지상군은 투석기가 유리한 위치에 자리 잡자 승기를 거머쥐었다.
결국 한니발은 또 패배를 선언하는 수밖에 없었다.
2승 4패.
비등하던 대결의 균형이 무너지기 시작한 순간이었다.
이제 가미진과의 마력 총량 차이도 얼마 남지 않게 된 그레모리는 다시 한 번 도전했다.
“이게 마지막 승부일 겁니다.”
이신은 그레모리에게 그렇게 장담을 했다.
승부 감각이 천부적인 이신은 6차전에서 이미 한니발이 무너졌음을 확신했다.
5차전에서 이신의 함정에 완전히 걸려들어 대패를 하는 바람에, 한니발은 생각에 혼란이 와서 6차전에서 마룡으로 제공권을 장악해서 투석기를 처리한다는 단순한 생각을 하고 말았다.
그 결과 이신은 그리핀 편대로 제공권을 장악하여서 한니발을 유린했고 말이다.
쉽게 설명하자면, 한니발은 이제 이신에게 말린 상태였다.
한니발 자신도 그걸 알면서도 7차전에 임해야 했다.
도전을 피할 수는 없었으니 말이다.
그렇게 시작된 7차전.
자신감이 넘치는 이신은 이번에는 기사+마법사라는 이색적인 조합을 꺼냈다.
기사단이 말을 타고 빠르게 누비고 다니며 적을 유린하고, 마법사를 수비용으로 남겨놓아서 한니발의 역습에 대비한다는 개념이었다.
이것은 아주 잘 먹혀들었다.
이신은 발빠른 병력을 아주 잘 다뤘는데, 기사단도 그중 하나였다.
기사단은 곳곳을 기습하고 다니다가도, 한니발의 공격을 받으면 재빨리 되돌아와서 수비까지 가담했다.
수비용으로 남겨진 마법사도 마물이 들이닥칠 때마다 파이어 스톰으로 활약했다.
분위기 전환을 꾀하고자 일부러 시종일관 맹공을 펼쳤던 한니발은 모든 공격이 다 막히자 한숨을 내쉬었다.
‘졌구나.’
변명이 필요 없는 패배였다.
[악마군주 가미진님의 계약자 한니발 바르카님께서 패배를 선언하셨습니다. 악마군주 그레모리님의 승리입니다.] [악마군주 그레모리님께서 마력 5만을 획득하셨습니다.] [마력 총량 3,186,330으로 악마군주 그레모리님께서 서열 5위가 되셨습니다.] [마력 총량 3,131,600으로 악마군주 가미진님께서 서열 6위가 되셨습니다.]이신이 거인 한니발을 일대일 실력 승부로 쓰러뜨린 순간이었다.
이것은 지금까지 단체전에서 재미를 보며 승승장구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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