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of the Demon King RAW novel - Chapter 541
541화 스웜(1)
이신이 오크궁기병을 보고 대장간 무기 개발까지 해가며 석궁병을 모은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치고 빠지는 스웜 전술에 대한 가장 확실한 해법은 똑같이 원거리 공격으로 대응하는 것이니까.
실제로 스웜 전술은 총기가 나오면서 몰락했다.
물론 테무친은 그런 식의 대응을 서열전에서 숱하게 겪어보았을 것이다.
드워프 총수나 독포자꽃이나 석궁병 등을 상대해 보았을 터.
그럼에도 오크궁기병을 꺼내 든 것은 자신이 있다는 뜻이었다.
같은 원거리 공격의 교환에서 상대보다 더 이득을 거둘 자신이.
하지만 그런 식의 데미지 교환은 이신도 무척 자신 있는 분야였다.
‘로흐샨, 적이 접근할 때마다 U턴 샷으로 대응해라.’
“옛!”
로흐샨은 자신감 넘치는 태도로 대답했다.
그리핀을 타고 다니면서 이런 원거리 공격 공방을 수없이 해보았다.
지금은 비록 그리핀을 타고 있지 않지만, 기동성에 차이가 있을 뿐 U턴 샷은 똑같이 펼칠 수 있었다.
물론 그의 능력인 지휘 사격은 로흐샨이 빗나가면 다른 화살도 모두 빗나간다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지만, 로흐샨은 타깃을 맞출 자신이 있었다.
“사격 준비!”
로흐샨이 소리쳤다.
석궁병들이 석궁을 들어 조준하며 방아쇠를 당길 준비를 했다.
이신은 계속해서 기사들의 수장인 서영에게 말했다.
‘놈들이 화살을 쏘고 나면 즉시 앞으로 나서서 쫓아내라. 너무 깊이 쫓으면 반격을 받으니 적당히 거리를 유지하고.’
“예, 맡겨주십시오!”
서영도 이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들었다.
석궁병과 오크궁기병이 싸우면 누가 이길까?
두말할 필요도 없이 오크궁기병의 승리다.
효율 측면에서도 석궁병은 오크궁기병의 카운터 병과가 아니다.
석궁병의 석궁은 재장전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계속 교전을 벌이면 오크궁기병에게 박살이 난다.
회피율도 말을 타고 다니는 오크궁기병보다 못하다.
여기서 기사 셋을 섞은 이신의 조합이 빛을 발한다.
서영은 오크궁기병들을 쫓아내어서 석궁병들이 재장전할 시간을 벌어준다.
딱 한 차례씩만 공방을 주고받으면 석궁병은 오크궁기병에게 밀릴 일이 없는 것.
물론 기가 막힌 타이밍이 필요한 전술이다.
실수하면 석궁병이든 기사든 죄다 오크궁기병의 스웜 전술의 먹잇감으로 전락해버린다.
다소 난이도 높은 전술이지만, 이신은 자신의 컨트롤과 타이밍 센스로 그걸 실수 없이 성공시킬 자신이 있었던 것이다.
초반에서 중반으로 넘어가는 시기.
아직 규모가 작은 병력 간의 교전은 조금 삐끗해도 승기가 확 기울어 버린다.
하지만 그런 위험천만한 싸움에 테무친도 이신도 자신감 있게 달려들었다.
“발사!”
로흐샨이 버럭 소리를 지르며 지휘 사격을 펼쳤다.
쉬쉬쉬쉭―
볼트가 쏘아져 나갔다.
오크궁기병들도 활을 쐈지만 로흐샨이 반 박자 더 빨랐다.
콰콰콱!!
“취이익!”
오크궁기병 1명이 볼트에 집중적으로 꽂혀 낙마해버렸다.
석궁병들도 화살에 맞아 몇 명이 부상을 당했으나 이신이 콜럼버스에 빙의하여 즉시 치유했다.
“이랴!”
서영이 기사들과 함께, 오크궁기병들이 활을 쏘자마자 즉시 뛰쳐나갔다.
다시 사격을 준비하던 오크궁기병들은 기사들이 달려들자 뒤로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기사들도 계속 쫓지 않고 다시 복귀.
그사이에 석궁병들은 재장전을 마쳤다.
공방 교환은 사상자가 없는 이신의 판정승이었다.
테무친 측이 주춤거렸고, 이신은 계속 전진했다.
이신이 중앙을 넘어 테무친의 진영 쪽으로 접근하고 있었으므로, 테무친은 2차례 더 덮쳤다.
하지만,
쉬쉬쉭―
콰지지직!
“취이익!”
로흐샨의 대활약이었다.
로흐샨은 2차례 모두 타깃을 명중시켜서 오크궁기병 2명을 죽였다.
피해를 못 준 채 3명이 죽자 이신의 기세가 확 살아났다.
초반 상황이라 그 정도의 피해도 결코 작은 피해가 아니었던 것.
‘빠르게 전진.’
기회를 포착하자 이신은 단숨에 테무친의 진영을 향해 질주했다.
바람처럼 달려간 군대가 테무친의 앞마당 앞에 자리를 잡았다.
테무친은 오크궁기병들을 바깥에 빼두었다.
기다렸다가 후속으로 소환되는 병력과 함께 안팎에서 덮쳐 섬멸시키겠다는 심산.
하지만 이신은 시간을 줄 생각이 없었다.
추가 소환된 이신의 병력이 합류했는데, 그중에는 공병인 사도 마르몽도 있었다.
‘마르몽, 투석기를 제작해라.’
“예!”
‘콜럼버스, 화살탑을 건설해라.’
“옙!”
이신은 테무친의 진영 앞에서 보란 듯이 투석기와 화살탑을 짓기 시작했다.
병력들은 학익진처럼 좌우로 펼쳐져 적의 공격에 대비했다.
테무친의 두 눈에 불똥이 튈 광경이었다.
화살탑과 투석기가 완성되면, 테무친은 봉쇄되어서 밖으로 나오지 못한 채 투석기가 쏘는 바위에 일방적으로 얻어맞게 된다.
한마디로 이신은 테무친에게 어서 덤비라고 채근하는 것이었다.
‘곤란하게 됐군. 하필 좋은 자리를 빼앗겨서는…….’
앞마당 앞은 테무친이 싸우기에 좋은 지형이 아니었다.
학익진을 펼쳐놓고 맹공을 펼칠 준비를 마친 적에게 달려들면 이쪽이 패배할 공산이 컸다.
그걸 감수해서라도 공격해서 적을 몰아내야 하는 게 테무친의 상황이었다.
‘하는 수 없다.’
곧장 결단을 내렸다. 테무친이 총공격을 펼쳤다.
밖에서는 오크궁기병들이 일제히 덮쳤고, 안에서는 추가 소환된 오크창기병들이 돌격했다.
바로 그 순간,
[계약자 이신의 사도 상급 악마 콜럼버스가 능력 블링크를 사용합니다.] [10미터 범위 내에서 순간이동을 합니다. 3초 이내에 다시 사용하면 원래의 위치로 돌아갑니다.]화살탑을 짓고 있던 콜럼버스가 건설을 중단한 채 오크창기병들에게 블링크로 뛰어들었다.
퓨퓨퓨퓨ㅤ?!
마비침 5발을 난사!
그 직후 블링크를 다시 펼쳐 원래의 위치로 되돌아갔다.
이신의 지시를 받은 콜럼버스의 순간적인 기습에 오크창기병들의 기세가 뚝 끊겼다.
연이어 서영이 이끄는 기사들이 돌격을 감행하였다.
기세에서 밀린 오크창기병은 기사단의 돌격을 감당하지 못했다.
콰지지직!
퍼어억!
콰아악!
“취이이익!”
“취익!”
오크창기병들이 무더기로 죽어나갔다.
바깥쪽에서는 오크궁기병들이 석궁병들과 공방을 주고받고 있었다.
콜럼버스는 곧장 석궁병들에게 합류했다. 이신이 빙의하여 치유 능력으로 석궁병들을 보조했다.
그러는 동안 마르몽은 계속 투석기 제작에 매진하고 있었다.
마르몽을 처치하기 위하여 테무친은 무리를 할 수밖에 없었고, 그게 더 큰 피해로 이어졌다.
테무친은 눈을 질끈 감았다.
[악마군주 발라파르님의 계약자 보르지긴 테무친님께서 패배를 선언하셨습니다. 악마군주 그레모리님의 승리입니다.] [악마군주 그레모리님께서 마력 5만을 획득하셨습니다.] [악마군주 발라파르님의 마력 총량이 3,470,000이 되셨습니다. 서열의 변동은 없습니다.] [악마군주 그레모리님의 마력 총량이 3,303,966이 되셨습니다. 서열의 변동은 없습니다.]결국 패배 선언밖에 답이 없었다.
1차전의 힘겨운 승리에 비하면 참 허무하게 내준 1패였다.
그보다 더 테무친에게 뼈아팠던 건, 그의 초중반 운영의 근간이었던 스웜 전술이 이신에게 일절 통하지 않았다는 사실이었다.
공방에서 일방적으로 이신이 이득을 보니 히트 앤 런이 의미가 없었던 것이다.
‘차라리 1차전 때처럼 내가 선제공격을 펼쳤던 게 나았다.’
그땐 이신이 방어를 위하여 움직임에 제한이 있었으므로 테무친이 일방적으로 활약할 수 있었다.
근데 이신이 넓은 지형으로 나와 움직임에 자유를 얻자 가공할 용병술로 활약을 펼치는 것이었다.
‘어째서 다른 계약자들이 이신을 상대로 어려워했는지 알겠군.’
일단 비슷한 병력 간의 교전에서는 패배를 하지 않는 이신!
그 기세에 밀리다보면 방금 전의 테무친처럼 궁지에 몰리게 되는 것이었다.
‘물러나서는 안 된다.’
1차전도 그랬다.
결국 테무친이 물러나지 않고자 했기 때문에 이신에게 기회를 주지 않고 승리를 굳힐 수 있었다.
2차전은 공방에서 손해를 입자 밀려난 끝에 쉽사리 유리한 지점을 내주고 말았다.
‘궁기병과 창기병과 섞어서 제대로 붙는 게 낫겠다.’
한편, 이신은 악마군주 발라파르에게 소원으로 마력을 받아냈다.
[악마군주 발라파르님의 마력 19,314가 계약자 이신님에게 전달됩니다.] [마력: 134,639/134,639]지닌 마력이 13만을 돌파한 이신.
반면 악마군주 발라파르는 마력 총량이 3,435,300으로, 그레모리와의 격차가 줄어들었다.
심기일전은 테무친과 3차전이 곧장 벌어졌다.
이번에는 오크창기병과 오크궁기병을 골고루 모아서 조합을 만들어낸 테무친.
반면 이신은 화살탑 및 건물들로 심시티를 해놓고 방어적인 태세를 보였다.
2차전과 달리 공격적이지 않은 이신의 모습에 테무친이 다소 안심했을 찰나였다.
별안간 이신이 불쑥 공격에 나섰다.
믿기지 힘들 정도로 많은 숫자의 기사들이었다.
앞마당에 심시티까지 구축하며 철저하게 방비를 한 이유가 있었다.
이신은 앞마당에 마력석 채집장을 가져가지 않고, 대신 특수병영을 2채씩 짓고 기사들을 모으고 있었던 것.
그제야 아차 싶은 테무친은 오크궁기병을 활용한 스웜 전술로 기사들을 괴롭혔다.
하지만 기사단은 아랑곳하지 않고 테무친의 진영으로 곧장 전진했다.
연이어 거침없이 테무친의 앞마당을 습격했다.
그러자 테무친도 앞마당을 지키기 위해 맞붙는 수밖에 없었다.
방어를 위해 지근거리에서 싸우게 되자 근접전에 강한 기사들이 위력을 발휘했다.
서영이 능력 ‘평정심’을 사용하여서 사기와 방어력을 일시적으로 높였다.
테무친은 앞마당에서 일하던 오크 노예까지 대거 동원하여서 수비했다.
‘오크 노예를 집중적으로 죽여라.’
“옛!”
이신의 지시로 기사들은 방어에 동원된 오크 노예들을 최대한 많이 죽였다.
테무친이 간신히 막아냈을 때는 상당한 피해를 입은 후였다.
테무친이 피해를 복구하기 바쁠 때, 이미 앞마당을 가져가 마력 채집량을 늘린 이신은 기사와 투석기를 모았다.
큰 피해를 입힌 덕에 이신과 테무친의 격차는 많이 벌어진 뒤였다.
다시 한번 이신이 진격했다.
이번에는 투석기들까지 동원된 막강한 전력이었다.
힘이 다소 빠진 테무친은 이신의 진격을 막아내기가 힘에 부쳤다.
시간을 벌어보기 위하여 스웜 전술을 펼쳐 투석기를 끄는 공병들을 집중 공략했지만, 이신은 투석기를 최대한 보호하여서 끝내 테무친의 앞마당까지 가져다놓는 데 성공했다.
계단식으로 투석기가 조립과 재조립을 반복하며 테무친의 진영까지 안전하게 도달.
거기까지 도착하기까지 테무친의 완강한 저항에 피해를 입었으나,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투석기들이 테무친의 진영을 향해 바위를 쏘기 시작했다.
초반의 피해 탓에 휴먼의 진격을 저지하지 못한 결과였다.
결국 3차전은 또다시 이신의 승리가 되었다.
4차전은 곧바로 시작되었다.
이번에는 테무친도 정찰을 강화하며 이신의 동향을 살폈다. 절대 2번 속지는 않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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